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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8. 27.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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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걸그룹 글을 쓰게 되고, 그게 기사로까지 나가게 되면서 들어온 문의 아닌 문의 중에 가장 많았던 것이 ‘도대체 이 팀이 왜 안 뜨는지 써달라’는 얘기였는데요. 사실 얘기가 들어온 팀들도 전체 아티스트 시장(=행사시장)으로 치면 적지 않는 페이를 받는 친구들이고, 기왕 이야기를 다루게 될 거 ‘왜 안됐을까’로 그치는 것보단, 그간 무엇을 안했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에 초점을 맞춰볼까 합니다. 일단 다루기로 확정한 팀은 레인보우, 나인뮤지스, 달샤벳, 헬로비너스, 베스티 이 다섯팀입니다.



1. 어떤 팀인가.


다루기로 마음먹은 이 다섯팀 중 그야말로 ‘안 뜨는 것으로 유명한’ 그룹이라면 첫손에 꼽을만한 걸그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예 무명이라고 하기엔 행사에서건 어디서건 수익을 못 내는 건 아니지만, 큰 꿈으로 다가가는 데는 매번 한두 발 부족했던 그룹 레인보우입니다.


레인보우하면 떠오로는 노래 A


실은 ‘얘네는 왜 안 뜰까’ 궁금해하시고, 레인보우가 뜨길 바라는 분들이 있다는 것 자체도 그녀들의 재능이 아닐까 합니다. 왜냐면 보통 연예인은 뜨지 못하면 잊히기 마련인데, ‘뜨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로 화재를 낳는 것도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이니까요.


물론 09년도에 데뷔해 지금은 아이돌 나이로는 적잖은 지점에 도달한 친구들이기에 폭발력씩이나 생각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보다는 한 두 발짝 더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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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에 '고난과 역경' 카테고리가 있는 걸그룹

출처 - <나무위키>


참, 이번 글에서는 ‘노래의 퀄리티’같이 회사와 멤버들의 노력선을 벗어난 얘기는 다소 제외하고 이야기하겠습니다.



2. 과거로부터의 이야기


1)‘접점’이 없다


어떤 ‘상품’이던 간에 시장이 갖는 수요와 상품이 꺼내 들 수 있는 최대한의 강점사이에서 흥행여부와 규모가 결정되기 마련입니다. 통상 아이돌 시장에서 스탯으로는 노래와 비주얼을 주로 거론합니다. 한 팀의 색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선 ‘컨셉’이라는 단어로 통용되기도 하죠.


어찌 보면 가능성은 보여준 셈이지만 만족할 순 없었던 ‘레인보우 블랙’ 활동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 음악적으로, 컨셉적으로 ‘이게 레인보우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딱히 없습니다. 그 이유는 그간 레인보우라는 팀이 걸그룹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컨셉을 다 한 팀이기 때문이죠.



선샤인와 블랙스완. 두 곡 사이에 어떤 연결점이 느껴지시나요?


이는 레인보우가 다양한 컨셉을 소화할 수 있는 팀이라는 이야기기도 하지만, ‘무엇이 먹힐 것인지’ 여전히 잘 모른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멤버들 비주얼도 좋고, 소위 말하는 피지컬도 뛰어난 편이기 때문에 섹시 쪽이 가능성이 좀 크지 않을까 하는 두루뭉술한 무언가만 존재할 뿐이죠.



데뷔곡 가쉽걸과 후속곡 낫유어걸. 이 둘에서는 어떠십니까


이 지점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노래를 만들고 활동한다는 것이 어떤 명확한 컨셉을 도출하고 그것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팀의 역량과 브랜드를 한 점에 집중해서 폭발시킨다 해도 하나의 노래가 뜨고, 하나의 팀이 뜨는 것을 장담할 수 없는데 이것저것 모두 한 번씩 건드려보면서 연차 수를 쌓은 레인보우에게 ‘핵심 분야’의 부재는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니 레인보우의 새앨범이 나온다고 하면, 이것부터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하는 게 정답이 아닐까 싶습니다.



2)다소 너무하다 싶은 정도의 텀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이 일종의 감가상각이 적용되는데, 레인보우는 있는 관심도 다 줄어들게 할 정도의 지나치게 긴 활동 텀을 보여주는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번은 메인보컬인 조현영의 건강문제라는 외부요인이 있었으나, 이를 제외하고도 중간중간 공백으로 인한 타격이 꽤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2013년 션샤인 활동 이후 완전체 활동이 2015년 블랙스완밖에 없다는 것은 심해도 너무 심한 공백이죠(물론 중간에 유닛활동도 했었지만 그걸 포함해도 거의 1년씩 공백이 생기는 셈이니).


앨범 간 공백기가 긴 것으로 유명한 에이핑크를 예로 들어보면,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세 번의 앨범을 냈고, 마지막 핑크러브 앨범 활동 이후 반년 뒤인 올해 여름에 정규앨범을 냈습니다. 레인보우에 비하면 에이핑크조차 앨범간격이 짧은 셈이죠.


물론, 레인보우도 한참 푸쉬 하던 시즌인 2010년도 즈음에는 이렇지 않았지만, 그 이후 선택이 아쉽습니다. 레인보우라는 팀을 반석 위에 올릴 의지가 있었다면 하지 않았어야 할 결정이죠. 연예인은 어쨌든 관심이 돈이고 재산인 직업인데 말입니다. 더욱이나 YG나 SM엔터테인먼트처럼 DSP가 활동하는 팀이 많아서 사이클을 돌리는데 어려움이 있는 회사에 속하는 것도 아니니, 여러모로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3)회사의 안목 내지 경청


이것은 다소 주관이 들어간 부분인데 레인보우의 소속사 DSP의 경우에는 선곡미스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곳 중 하나입니다. 카라의 경우엔 워너와 미스터의 더블타이틀 시기에 이런 말이 많았는데, 레인보우의 경우엔 데뷔초라 할 수 있는 가쉽걸 앨범이 나왔을 때가 그랬고, 올해 초 블랙스완 활동이 또 그러했습니다.


현재 행사에서 쓰이는 이 곡은 타이틀곡이었던 적이 없었죠


특히 이 부분에 있어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2015년 레인보우의 행사레파토리인데 바로 데뷔앨범 가쉽걸에서 데뷔곡 가쉽걸도 아니고, 후속곡 낫유어걸도 아닌 수록곡 키스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돌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가 행사인 점을 생각하면 이미 지금기준으로는 행사에서 쓸 만한 노래로써 키스가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이미 데뷔 초부터 가쉽걸 다음 활동곡으로 키스를 사용해주길 바랬던 팬들이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반전의 계기가 돼야 할 타이밍에 발표한 타이틀곡

2주 활동 후 종료. 행사에서조차 잘 쓰이지 않는 블랙스완


이런 문제는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하나는 회사차원에서 곡을 선택할 때의 기준이 대중적인 안목하고 맞지 않던지, 그런 안목의 의견이 나왔는데 경청하질 않던지. 이 둘 중 하나이거나 둘 다일 텐데, 어느 쪽이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겁니다.



4)바람도 탈 바람을 타야


오렌지캬라멜 마이너카피‘일 수밖에 없었던’ 레인보우 픽시의 호이호이


다소 결과론적인 얘기기는 하지만 레인보우는 소위 푸쉬를 받을 때조차 ‘정밀한 푸쉬’하고는 좀 거리가 멀었던 것이, 대략 대세라고 불릴만한 것들을 잘못 탔다가 역으로 타격을 받은 사례가 있었고, 그게 제법 컸습니다. 대표적으로 첫 번째 유닛 활동인 레인보우 픽시는 오렌지캬라멜의 중흥에 맞춰 내놓은 유닛인데, 오렌지캬라멜이 데뷔 후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지금에 와서 봐도 이 ‘오캬스러운’ 분야에서 정착한 것은 이 팀뿐일 정도로 상당히 모험수가 강한 컨셉이었습니다.


이 컨셉에 오렌지캬라멜은 무사히 정착했지만, 레인보우 픽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흥행과 별개로 향후 활동에 무엇을 주었는지를 따지고 봐도 이 기획은 그다지 남는 게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레인보우의 활동 중 ‘그래도’ 좀 먹혔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섹시 쪽에 가깝기 때문인데요. 청순발랄에 가까웠던 텔미텔미와 선샤인 활동을 생각해도 레인보우픽시 활동의 다소 ‘병맛스러움’은 후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4년 커버 댄스계의 강자 중 하나였던 카탈레나


물론, 당시로써는 할 수 있을 법한 선택지이긴 합니다만 그것을 어떻게 정밀하게 ‘잘’하느냐를 관건으로 봤을 때, 레인보우에게는 그 ‘잘’이 부족했던 셈이죠. 하나의 흥행코드이기도 하지만 마이너카피로 찍힐 가능성도 현저히 높은 컨셉을 선택한 것을 생각한다면 더더욱이나 말입니다.



3. 앞으로의 이야기



1)그 잘하는 거 영상으로도 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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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지숙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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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스타 블로거로 자리 잡은 지숙과 아이돌 3대 화백 중 한명인 재경


드라마 <여왕의 꽃>에서 고우리, <위대한 조강지처>에서는 정윤혜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 활동을 하고 있는 레인보우. 행사만 아니라면 다음 앨범 전까지는 거의 드라마, 예능 등 자기분야에서 개인 활동을 할 것이 분명한데요. 소위 ‘가내수공업돌’로 불리는 지숙과 재경을 포함해 연예 외적인 역량이 좋은 것은 레인보우의 자산이니, 그 시기를 잘 활용하는 것이 앞으로를 위해 중요할 듯싶습니다. 역시 중요한 것은 ‘관심’이 끊기질 않는 것이니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시험 삼아라도 한번 인터넷방송이 되었든 리얼리티가 되었든 멤버들이 함께 제작하는 영상 콘텐츠가 있었으면 합니다. 단편적인 사진이나 풍문이 아닌 움직이는 영상과 목소리를 통해 알아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도록 말이죠. 물론 이것이 '특별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아니지만, 레인보우는 그간 못 보여줘도 너무 못 보여줬기 때문이죠. 어쨌든 연예인이고 연예인은 자신을 드러내서 먹고 사는 직업이니 만큼, 유감없이 좀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러닝타임과 아이디어, 기획을 꽉꽉 눌러 담아서 말입니다.



2)진짜로 '자생돌'이 되어야 하고, 될 수 있어야 하는 시기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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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DSP가 미는 신인걸그룹 에이프릴


위와 같은 제안을 해보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슬슬 이제 이 팀이 회사와 계약종료 기간이 다가오기도 하거니와 년차 수가 꽉 찬 그룹임에도 일정 선을 못 넘었으니, 슬슬 후세대에 기획과 자원을 넘겨줘야 하는 타이밍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회사 DSP는 청순돌 유형의 새로운 걸그룹 에이프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고 말이죠. 사실상 올해에 있었던 블랙스완 자체가 회사의 의지로 내는 마지막 앨범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면 레인보우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각기 제 갈 길을 가던지, 아니면 본인들끼리(+약간의 도움) 무엇을 해보든지 이 두 가지 길밖에 남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글은 전자의 경우는 생각하지 않는 글이니 이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제작부터 홍보까지 전 과정을 직접 다 진행 중인 전 나인뮤지스 멤버 류세라


여튼, 이미 다년차 아이돌이고, 나름 아이돌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레인보우라고는 하나 지금 이 시점에 뭉쳐서 함께 나아가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역량강화라는 얘기입니다. 보컬을 더 가다듬고, 프로듀싱능력을 갖추는 등의 노력 말이죠. 물론 개별 멤버의 목표에 따라 갈리거나 받아들여지지 않을 여지도 있긴 합니다만, 무엇인가를 결정하기 힘든 시점에 차선 내지 차악의 선택이란 항상 기본에 충실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4. 마치며


본문에 미처 다 다루지 못했지만 레인보우의 역사는 음악적으로나, 음악 외 활동으로나 타이밍미스와 잘못된 선택, 뭔가 아쉬운 결과물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위치나마 유지하고 있고, 팬이 아님에도 심정적으로나마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레인보우라는 팀의 힘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극복해야 할 점이라고도 할 수 있죠.


이제 인터넷을 좀 하고 음악도 좀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A'를 넘어 그 어떤 결과물로 우리 곁에 돌아오는 레인보우를 '냉엄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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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