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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 19.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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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들 받으셨나. 2015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두 주가 지났다. 작년에도 흥미로운 영화들이 제법 있었지만, 올해는 더 많은 기대작들이 우리를 찾아온다. 물론 모든 작품이 우리의 기대를 채워주지는 못할 것이며(요태까지 그래와꼬, 아패로도...)몇 편은 관객들에게 쓰디 쓴 배신감을 맛보게 해 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까진 아니어도 승률이 높아지는 법. 올해의 기대작과 화제작들을 대강 함께 정리하며 2을미년 극장가 나들이의 예행연습을 해보도록 하자.


우선 당장 21일엔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가 개봉한다.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한 지는 이미 꽤 되었지만, 마블의 코믹스 원작을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 화 한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디즈니와 마블의 콜라보레이션이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미리 엿보는 차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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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소년 히로가 천재 공학자 형이 개발한 로봇을 개조하여 슈퍼히어로로 만든다는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다. 그러나 애초에 원작 코믹스가 일본색이 짙은 만큼 애니메이션도 지금 우리나라에선 왜색 논란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주인공 일행 중 한 명인 고고 토마고라는 캐릭터가 매우 일본인다운 이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으로 설정되었다는 점도 그저 구색 갖추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90년대가 워낙 일본이 애니메이션 강국으로 명성을 떨쳤던 시기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당시 일본 애니메이션 분위기를 표방한 원작을 이제 와서 다 뜯어 고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정 마땅찮은 분들은 알아서 관람여부를 결정하시라. <드래곤 볼><슬램덩크>보고 자라며 정서함양 해온 본인으로선 미국 만화에 일본 색깔 조금 들어갔다고 정색하기도 양심상 좀 뭣한 기분이라...

 

<빅 히어로>를 필두로 하여 하늘을 방방 날아다니며 불철주야 악의 무리와 맞서 싸우는 미국산 시리즈, 올해도 많다. 우선 서울에서 촬영까지 하고 간 덕분에 기대감 톡톡히 상승한 마블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바로 그 흐름을 타고 흥행을 노리는 <앤트맨>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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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기대야 굳이 또 언급할 필요가 있겠나 싶지만, 지난 해 본인이 쓴 가상 시나리오(링크)를 읽으며 곧 개봉할 본편의 진짜 이야기를 함께 상상해주시면 또 다른 재미를 얻으실 수 있으리라는 약을 한 번 팔아본다. 예고편에서 공개된 헐크와 아이언맨-헐크 버스터와의 대결이 이번 편의 하이라이트일 듯 싶은데, 본인 또한 하루라도 빨리 극장에서 그 진풍경을 보고 싶을 뿐이다.

 

<앤트맨>은 애초에 <새벽의 황당한 저주><뜨거운 녀석들>을 연출했던 에드가 라이트가 맡았던 프로젝트다. 그러나 마블과 라이트 감독 간에 각본을 놓고 의견 차이와 갈등이 심해지면서 그가 하차하고, 그 옛날 <브링잇온>과 짐 캐리 주연의 <예스맨>을 연출했던 페이튼 리드에게 메가폰이 돌아갔다.

 

예전부터 에드가 라이트의 영화를 좋아해온 본인의 입장에선 감독의 비전을 무시하고 각본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마블의 행태가 못마땅하지만, 또 그런 통제된 제작 시스템을 통해 현재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가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쪽의 입장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에드가 라이트가 연출하는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고 싶다는 내 꿈이 이뤄지지 않아 슬플 뿐...

 


그리고 <버드맨><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있다. 둘 다 처음 들어본다고? ‘자가 들어가긴 했지만 두 영화는 <어벤져스>같은 코믹스 원작 슈퍼히어로 장르는 아니다. 먼저 2월에 개봉할 예정인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킥 애스: 영웅의 탄생><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이름을 알린 매튜 본 감독의 신작으로, 구제불능 문제아로 자라온 루저 청년이 비밀정보기구 킹스맨의 요원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얼핏 <F학점 첩보원>같은 옛날 영화가 떠오르는 스토리인데, 매튜 본 특유의 유쾌하고 코믹한 분위기의 액션 영화가 될 것 같다. 주연 배우로는 태론 애거튼이라는 아직은 좀 낯선 이름의 배우가 맡았지만, 콜린 퍼스, 사무엘 L. 잭슨, 마이클 케인, 마크 스트롱 등 화려한 조연진이 무게를 잡아줄 듯하다. 매튜 본의 <엑스맨> 후속편을 기다렸던 분들, 이 영화로 대리만족이라도 하실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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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 3월 초 개봉할 <버드맨>역시 범상치 않은 작품이다. <21그램>, <바벨> 등으로 이미 명성을 떨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연출에,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나오미 왓츠 등 캐스팅만으로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내용인 즉 한 때 버드맨이란 슈퍼히어로 영화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세월이 지나고 대중에게 잊힌 배우 리건 톰슨이 브로드웨이라는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면서 현실과 부딪힌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주연을 맡은 마이클 키튼이 과거 팀 버튼의 <배트맨>영화 두 편에 출연했었다는 사실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시리즈가 어쩌면 더 유명해진 지금, 한 때 배트맨이었던 마이클 키튼은 <버드맨>의 리건 톰슨이란 캐릭터에 적역이라 하겠다.

 

이미 현지에서는 작년 개봉해 골든 글로브를 비롯한 유수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다가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 쾌거를 올릴 수 있을지, 아무튼 어서 개봉했으면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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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직 공개된 정보 많지 않으나 폭스에서는 <판타스틱 포>시리즈를 리부트 중이다. 앞선 두 편의 영화가 워낙 유치뽕짝이었기 때문에 기대감 일찌감치 접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번엔 폭스도 대오각성 했는지, <크로니클>의 조쉬 트랭크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다.

 


한 편 슈퍼 히어로 영화가 지겨우신 분들을 위한, 남자들의 땀내 물씬 나는 액션영화들도 물론 있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폴 워커라는 동료를 잃어버린 <분노의 질주>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세븐>으로 돌아온다. ‘도쿄 드리프트때부터 쭉 연출을 맡아왔던 저스틴 린 감독이 시리즈를 떠나고, <쏘우><컨저링>을 연출했던 제임스 완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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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디젤, 드웨인 존슨 등 전작의 배우들이 대부분 참여한 가운데 악역으로 등장할 <트랜스포터>시리즈의 제임스 스타뎀 외에도 커트 러셀, <옹박>의 토니 쟈 등 새로운 이름들이 기대감을 키운다. 토니 쟈가 코끼리 타고 고속도로에서 빈 디젤과 레이스를 펼친다면 꿀잼이겠지만 그럴 리는 없겠지...?

 


그것뿐 아니라 <매드 맥스>도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어느 옛날 고리짝 시절 <매드 맥스>타령이냐고? 소재 떨어진 할리우드의 재탕 우려먹기 아니냐고? 해마다 등장하는 수준미달 리메이크-리부트 영화에 지친 분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번엔 경우가 좀 다르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감독인 조지 밀러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정통성을 갖춘 속편 되시겠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에 비록 멜 깁슨 아저씨는 돌아오지 않지만,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 역할을 맡았던 톰 하디가 과거 멜 깁슨이 연기한 맥스캐릭터를 이어 받고, 그밖에도 샤를리즈 테론, 니콜라스 홀트, <트랜스포머 3>의 여주인공 로지 헌팅턴 휘틀리 등이 출연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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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미 공개된 예고편만으로도 CG남발되는 요즘의 액션영화들과는 달리, <다이하드><람보>를 보며 자란 세대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물씬 일으킬 만한 아날로그 감성 듬뿍 담은 피칠갑 액션을 기대해본다.

 


과거의 향수 하니,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가 올해 개봉한다는 점 짚고 넘어가지 않을 도리 없다. 위대하신 <스타워즈>의 창조주 조지 루카스가 프리퀄 3부작인 에피소드 1~3 이후 마니아(라고 쓰고 빠돌이라고 읽는다)들에게 포풍 까임 당하시더니, 드디어 일선에서 물러나며 무려 디즈니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셨다.

 

<스타워즈>가 디즈니에 넘어갔단 소식에 일부에선 ‘R2D2 대신 미키마우스가 나오는 거 아녀?’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관에서 잠자고 있던 <스타 트렉>시리즈를 부활시킨 떡밥의 제왕 J.J 에이브람스가 에피소드 7의 연출을 맡는다는 소식에 결국 덕후들은 다시 시리즈의 호갱...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직까지 공개된 것이라곤 짤막한 예고편 하나뿐이지만, 새로운 캐릭터와 과거 에피소드 4~6을 연상케 하는 화면 때깔, 그리고 새로운 라이트 세이버와 밀레니엄 팔콘의 반가운 등장을 모두 그 짧은 예고편에 담아내서 덕후들의 기대감 제대로 충전 시켰으니 역시 떡밥의 제왕다운 면모 과시했다고 평가해도 과하지 않을 훌륭한 예고편이었다.

 

본인 역시 어린 시절 <스타워즈>를 보며 꿈과 희망을 키웠던 꼬꼬마였던 만큼, 어쨌든 <깨어난 포스>를 극장에서 볼 날을 손꼽아 고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인생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대작. 오랜만에 신작으로 돌아오셨다. 마이클 만의 <블랙코드>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마이클 만이 누구냐고? 에헤이, 이거 왜 이러시나. 님들 전설의 레전드, <히트> 몰라요 <히트>? 물론 <히트>도 어느새 옛날 영화가 되어버리고, 최근 <마이애미 바이스>, <퍼블릭 에너미>같은 영화들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마이클 만 영화 특유의 묵직한 비장미는 다른 감독들이 섣불리 흉내 낼 수 없는 내공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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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드>는 시카고와 LA, 홍콩과 자카르타 등 세계가 무대다. <토르><어벤져스>로 이제는 우리에게 햄식이라는 별명으로도 익숙한 크리스 헴스워스와, 얼마 전 김태용 감독과 화촉을 올려 화제가 되었던 <, >의 탕 웨이가 주연을 맡아 전 세계를 위협하는 사이버 범죄에 맞서 싸운다. 과연 마이클 만다운 색깔과 액션을 기대해온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영화가 될지, 그의 팬으로써 본인 역시 무척 기대하는 작품 되시겠다.

 



자 이렇게 여태까지 올해의 기대작들을 훑어보았다. 그런데 기대가 되면서도 왠지 모르게 쌔한 느낌이 드는 게 뭔가가 불안한 영화들도 몇 편 계신다. 물론 예상을 져버리고 잘 뽑혀져 나온다면 가장 좋겠지만 말이다.

 

가장 먼저 워쇼스키 남매(이제는 공식적인 호칭이지만 본인 아직 낯설다)의 신작 <주피터 어센딩>이 있다. 당초 지난해 여름에 개봉하기로 되어있었지만 개봉을 한 달 여 앞두고 후반작업 등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개봉을 연기했는데, 아무래도 후반작업은 핑계고 완성도 면에서 여름철 대작 경쟁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매트릭스> 이후 워쇼스키 남매(...)가 만든 작품들이 흥행 면에서나 관객 호응 면에서 지지부진했기 때문. <스피드 레이서><클라우드 아틀라스>모두 야심은 엿보이는 영화였지만 높아진 대중의 눈을 사로잡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영화들이었고, 결과적으로 흥행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주피어 어센딩>은 과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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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스의 <엑스맨> 스핀오프에서 <갬빗>역할을 맡게 된 몸짱 배우 채닝 테이텀과 밀라 쿠니스가 남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죽는 역할 전문 배우 숀 빈과 더불어 우리 배우 배두나가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이어 다시 한 번 할리우드 무대에 등판한다. 국내에도 2월 초 개봉이 잡혀있으니, 어찌 이 남매 한 번 더 믿어보시겠습니까?

 


공룡들도 돌아온다. 정말 오랜만에 제작된 <쥬라기 공원>시리즈의 속편 <쥬라기 월드>는 기대작이어야 마땅하겠지만, 우선 속편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렸다는 점이 조금 불안하다. ‘그게 뭐가 문제냐고 할지 모르지만, 93<쥬라기 공원>이 처음 세상에 나올 때는 CG라는 것이 영화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던 시기였고, 스크린 위에서 공룡이 움직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시각적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매트릭스><반지의 제왕>을 지나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CG는 이제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시대에 다시 등장한 공룡이 관객들에게 새로운 충격과 재미를 주려면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 같은 이유로 <쥬라기 공원 3>에선 많은 이들이 지루함과 실망을 느끼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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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가 다시 감독으로 돌아왔다면 그의 이름만으로 기대감이 커졌겠지만, 이번에 메가폰을 잡은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안전은 보장할 수 없음>이란 영화를 연출했던,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과연 <쥬라기 월드>가 그의 출세작이 될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모쪼록 잘 만들어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예고편에서 보여준 크리스 프랫과 랩터의 동반질주 장면은 그래도 극장에서 확인하고 싶더라.

 


<터미네이터> 또한 다섯 번째 작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온다. <매드맨>, <왕좌의 게임>, <보드워크 엠파이어>등 유명 미드의 에피소드들과 <토르: 다크월드>를 연출했던 앨런 테일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원조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이번에도 함께 한다. 거기에 <왕좌의 게임>에서 용 엄마라는 호칭으로 잘 알려진 에밀리아 클라크가 사라 코너를, 요즘 때 아닌 스캔들로 도마 위에 오른 한류 배우 이병헌이 액체 인간터미네이터 T-1000을 맡아 연기한다고 하니 캐스팅은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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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문제는 제임스 카메론이 깔끔하게 끝냈던 시리즈를 억지로 부활시킨 3편부터 이어진 관객들의 피로감이다. 시간 이동이라는 소재와 종말론적 SF세계관을 잘 버무렸던 재미는 간 데 없고 병역의 의무 다 마쳤는데 끊임없이 찾아오는 국방부 통지서마냥 터미네이터 쫓아오고 죽이고를 반복하니, 동양인 터미네이터가 등장한다는 변수만으로 새로움을 강조하려는 수작이 아니라면 뭔가 다른 차원의 이야기나 볼거리를 제공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아니면 T-1000과 사라 코너 사이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연출해보시던가.

 


그밖에도 아직 많은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라든지, 각본 유출로 제작이 중단되었다가 다행히도 재개된 쿠엔틴 타린티노의 신작 <헤이트풀 에이트>라든지, 아직 제목이 공개되지 않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냉전 시대 스파이 영화 등 올해 극장가도 풍요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쯤 되면 물 건너온 영화만 영화냐 아이고 이 잉여놈이 국산 문물 차별 하네소리가 나올 때도 됐다. 물론 한국영화 기대되는 작품들 계신다. 싸구려 시나리오에 아무 배우나 출연시켜서 대충 만든 아무 영화들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신, 그런 우주 여신급 완성도의 수제 한국영화들. 올해도 좋은 작품 많이 개봉하길 바라는 마음에 몇 편 꼽아보았다.

 

먼저 <천하장사 마돈나> 연출했던 이해영 감독의 신작 <소녀>가 있으시다. 제목부터 왠지 가슴 철컹철컹하게 만드는 이 영화는 1938년 경성을 배경으로, 요양기숙학교에 한 소녀(박보영)이 전학 오면서 생기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리는 서스펜스 드라마라 한다. 촬영이 완료됐음에도 아직 많은 정보는 없지만 박보영이 출연한다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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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교 교장 선생님으로는 엄지원이 출연한다. 들리는 바로는 와이어 신과 폭발 신도 있다 하니 생각보다 스케일이 큰 영화인 듯. 개봉일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상반기 중 개봉 예정이라 하니 놓치지 말자. 박보영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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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감독의 <협녀: 칼의 기억> 또한 기대작이다. 1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이자 국내에서 흔치 않은 무협영화인 만큼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병헌, 전도연과 더불어 <은교>로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김고은까지 출연한다는 점이 기대를 배가시킨다.


원래 연말쯤에 개봉 예정이었지만 이병헌의 스캔들이 영향을 끼친 것인지, 급작스럽게 올해로 개봉이 미뤄졌다는 게 불안요소이긴 하다. 사건도 어느 정도 정리 되어가고 있는 만큼, 조만간 극장에서 만나볼 날을 기다리겠다.


<신세계>로 단번에 주목 받게 된 박훈정 감독의 신작은 최민식을 주연으로 한 <대호>. 조선 마지막 호랑이와 마지막 명포수의 대결을 그린다는데, 아따 우리 이순신 장군님께서 이번에는 범 잡는 포수로 변신하셨다. 최민식의 연기야 뭐 굳이 말을 보탤 필요 있겠나. 맡겨만 드리면 알아서 잘 연기해주시는 분이시니 연기에 대한 걱정일랑 놓아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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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아무래도 CG로 그려질 것 같은데, 아무래도 CG 호랑이 하면 <라이프 오브 파이>의 리차드 파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CG의 퀄리티가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판단하는 척도는 될 수 없지만, 호랑이와 포수의 대결이 주된 소재인 만큼 어색하지 않게 잘 만들었으면 한다.

 


이름이 곧 흥행 보증수표와도 같은 감독들도 2015년에 새로운 작품을 들고 온다. 그 명단 매우 으리으리하다.

 

류승완 감독은 <베를린>에 이어 <베테랑>이라는 작품으로 돌아온다. 황정민, 유해진, 오달수 등 익숙한 흥행 배우들에 젊은 배우 유아인도 가세한다. 범죄와 싸우는 형사들의 이야기야 낯선 소재가 아니지만, 개성 강한 영화만을 만들어왔던 류승완 감독인 만큼 이번에도 색다른 작품을 한 번 기대해본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아라한 장풍대작전><다찌마와 리>같은 작품에서 보여줬던 류승완 특유의 유머감각도 좀 살아있으면 하는 희망사항 품어본다. 너무 진지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

 

<도둑들>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흥행 전문 감독 최동훈의 신작은 <암살>이라는 강렬한 제목의 작품이다. <도둑들>에 이어 이정재, 전지현과 더불어 오달수가 출연하는 데다 하정우까지 합류했다. 그리고 이제는 빠지면 왠지 서운한 한국영화 필수요소 이경영까지...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암살자들의 대결이라니, 나만 기대돼?

 

<추격자><황해> 두 편으로 영화계 거물이 된 나홍진 감독의 신작은 <곡성>이라는 가제로 제작 중이다.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다루는 스릴러가 될 <곡성>은 곽도원, 황정민에 <한공주>로 작년 한 해 가장 주목을 받은 신인 여배우 천우희가 함께 한다.

 

<스토커>로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박찬욱 감독은 신작으로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 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아가씨>라는 준비 중이다. <화차>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민희를 비롯해 <아가씨>를 위해 준비된 오디션에서 1500: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된 신인 배우 김태리가 주연으로 캐스팅 되었다. <올드보이>를 통해 강혜정이라는 배우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렸던 박찬욱 감독의 안목을 다시 한 번 기대해보자.

 

암튼 요로코롬 올해 극장가를 뜨겁게 또는 미지근하게 달구어줄지도 모르는 영화들을 대략 디벼보았다. 물론 본인의 부족한 정보력 덕에 미처 언급하지 못한 작품도 있을 줄로 안다. 좋은 작품 있으면 살포시 댓글로 제보 부탁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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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