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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 20. 화요일

육두불패 연연풍진








편집부 주


아래 글은 육두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딴지일보는 삼진아웃 제도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온 바, 

독투불패(독자투고 게시판 및 딴지스 커뮤니티)에 쓴 필자의 글이 

3번 마빡에 올라가면 필진으로 자동 등록됩니다.









소중이를 벌컥벌컥 화내게 하는 한약을 생각하신분, 술에 한 알만 몰래 타서 먹이면 뇨자가 몸을 배배 꼬게 만드는 신비의 환단! 뭐 이딴 거 생각하신 분은 살포시 백스페이스.


한문도 막 나오고 평소 잘 듣지 못했던 용어도 막 나오고 해서 머리가 어지럽겠지만 최대한 쉽게 쓰는 게 딴지의 전통이고, 똥침 부위와 가장 근접한 우리 몸의 은밀한 부위와 연관이 되어 있으니 육두에 씀.



1. 방제란 무엇인가?


졸라 쉬워. 환자 상태에 맞게 한약제 이거 저거 섞어서 정형화된 구성을 이룬 것을 방제라고 해. 그리고 이름을 부치는데 뒤에 '~~탕' 아니면 '~~산', 아니면 '~~환', '~~고'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여. 


물이면 탕, 가루면 산, 구슬 같으면 환, 걸쭉한 꿀 비슷하면 고 이런식이야.





2. 방제의 작명 센스


방제는 이제 뭔지 알았으니까 그럼 이제 이름을 어떻게 붙였는지 옛 사람들의 작명 센스를 알아 볼까?


첫째는 이렇게 했을거야. 들어간 약제를 다 나열하는 방법으로 이름을 붙였어. 어떻게? 이렇게. 


마황부자세신탕!


그려 마황이랑 부자랑(이거 사약재료야) 세신이랑 섞었어 졸라 원초적이지? 이렇게 방제 이름이 원초적이란 말은 다시 생각하면 무지 오래된 방제라는거야. 즉 오랜 세월을 통해 꾸준히 효과가 있어서 살아 남았다는거지


둘째는 이렇게 들어가는 한약재 이름을 다 나열하니까 불편한거야. 약재가 다섯 개만 넘어가면 막 길어지는거야. 잘못하면 배 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방삭이~~~~ 이렇게될 공산이 크거든.


그럼 인간은 간단히 꾀를 내잖아? 어떻게? 이렇게. 


영계출감탕


그려 약재 이름에서 한 글자만 따서 붙이는거야. 처음엔 이것도 앞대가리 글자를 따 붙이다가 같은 글자가 앞대가리에 있으면 또 헷깔리니까, 그 약재이름 중 안 헷깔리는 글자를 따냈겠지?


위에 영계출감탕은 복령, 계지, 출은 백출, 창출 두 약제인데 현재는 백출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조사해 보면 창출이란 약재야 그리고 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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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쉽지? 이 방제, 엄청 명방제야. 현재도 무수히 많은 한의사들에게 명의 소리 듣게 해주는 방제지. 어떤 때 쓰냐고? 어지러울 때. 모든 어지럼증에 쓰느건 아니고 기립성 현훈, 아 말이 또 어렵다. 쉽게 말해 자리에서  빨리 일어나면 눈앞이 컴컴해지면서 아뜩하게 어지러운 경우있잖아? 이럴 때 쓰면 직빵이야. 뭐 원인이야 많겠지만 이렇게만 알어 어지럼증에 대해  깊이 들어가면 진짜 어지럼증을 맛 보게 될거야. 복잡해서리.


셋째는 아마 이랬을 거야. 서로 약재에 대해서 다 아는 처지에 뭘 그리 친절하게 다 적나. 그냥 들어간 약재 중에서 제일 중요한 거 한 놈만 적자.


그렇지? 이렇게 됐을거야.(이렇게 쓰는 이유는 추정이기 때문이야. 내가 만나서 물어 본거 아니니까) 예를 들어볼까.  


마황탕, 계지탕, 갈근탕...


다 감기에 먹는다고 알려진 약들이네. 그려 이렇게 이름을 붙였어.


넷째가 아마 이렇지 않을까?  "스승님 이 환자에게는 이 방제에 다른 약재가 더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이름을 뭘로 할까요?" 똘똘한 제자가 이렇게 말하니 스승이 개콘 유장프 스타일로 "야이 한심한 놈아, 그럼 먼저 이름 뒤에 더 넣는 약재 이름 붙이면 되잖아!"

 

그래서 계지탕에 계지를 정량보다 더 넣으면 계지가계탕, 용골 모려란 약재를 더 첨가하면 계지가용골모려탕 이렇게. 여기서 '가'는 첨가한다는 의미의 '가(加)'라는 글자야. 어때 쉽지?


"그럼 약제를 뺄 때는 어떻게 해여? 스승님?"  

"야! 너 죽을래? 그럼 이렇게 하면 되잖아! 계지계탕!"


그려 계지탕에서 계지를 빼면 제거한다는 '거(去)' 자를 써서 작명을 했어.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면요 스승님?" 

"계지용골촉칠모려탕! 됐냐? 이 똘빡 제자야!!!"


이렇게 친절히 작명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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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그럼 더 똘똘한 제자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뭐야 약재 이름만 나열해서 이름짓는 촌스러움 보다, 이 약먹으면 어떤 효과가 있다고 이름을 붙이면 더 잘 팔릴 꺼야. 음 똘똘하군. 그래서 약의 효과를 나타내는 방제 이름이 등장을 해. 


두둥. 사역탕. 이렇게 적어 놓으면 너님들은 효과를 모르겠지만 한의대에서는 이렇게 배워. 사람이 손발이 따뜻한 게 정상인데 손발이 점점 말단에서부터 차가워저 들어 오면 정상에서 역행하는 거잖아? 그래서 앞에 '사'자는 사지말단의 '사(四)' 그리고 '역'은 역행해서 차가워진다는 뜻의 '역(逆)' 자를 붙여 '사역탕'. 이렇게 이름 붙여 돈을 억수로 벌었는지는 난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명 센스에 혁신적인 일이 일어나.


그 다음 과정은 기회되면 소개하고 그렇다 보니까 다른 작명센스랑 막 합쳐져서 이런 이름의 방제가 탄생을 해.


당귀사역가오수유생강탕. 


이게 무슨 약이야? 


그렇지. 당귀가 주요 재료인 사역탕에 오수유와 생강을 더한 약이잖아? 그럼 어디에 써? 피의 양과 퀄리티가 떨어지고(당귀가 하는 일), 손발 끝이 차가워오면서(사역탕), 머리 꼭대기에 두통도 있고(오수유), 속이 약간 미슷미슷거리기도 하고(생강) 이런 환자를 보고 뭐라고 병명을 붙였어?

 

그려 레이노이드증후군, 또는 당뇨로 발끝에 혈액순환이 않되서 슬슬 썩어들어 오는 환자. 아무튼 사지말단부터 정상의 상태를 역행하는 증상이 나오는 병에는 투약을 고려하는 방제고 효과도 좋아. 치험례 엄청 많아.


그.런.데. 두둥.


졸라 작명 센스가 쩌는 센놈이 나타난 거야. 약재도 아니고 효과도 아니고 증상도 아닌 환타지 문학으로 방제를 작명하는 넘이 나타난거야.


소청룡탕.


으 악!! 할 사이도 없게 


백호탕. 대청룡탕. 현무탕(진무탕)

 

그래 좌청용, 우백호, 남주작, 북현무. 오래된 무덤 벽에서 그 예술적 자태를 뽐내고 있는 용, 호랑이, 공작? 거북이와 뱀, 뭐 이런 애들이 방제 이름으로 튀어 나오기 시작한거야. 아쉽게도 주작탕은 전해지지가 않아. 아마 남방화에 속하는 증상에 쓰였던 약으로 급성 열병 등을 치료하는 약이 었을 거야.


이걸 잊어버리는 바람에 천 년도 넘게 지나서 청나라 때 전염성 열병 등을 치료하려는 온병학이 발달을 해. 졸라 아까비.


아 참. 우리나라는 명나라가 끝이야. 뭔소린가 하면 명나라 임진왜란 넘어서 동의보감 만들어 놓으니까 이게 졸라 만렙인줄 알고 조선말기까지 그냥 쭉 내려간 거야.


그러다 너님들이 맨날 주구장창 듣는 체질, 사상의학을 창시한 이제마 샘이 나오기 전까지는 걍 동의보감이야. 이제마 샘, 그러니까 막 옛날 고리짝 먼 조상님 같지? 그럼 아인슈타인 하면 콧수염이 복슬거리는 귀여미 할아버지 같고? 이 두 사람이 같은 하늘에서 숨 쉬고 살았어. 생몰연대 찾아바. 이제마 샘 우리랑 무지 가까운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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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육두로 들어가는 마지막 관문이야. 이렇게 약 이름 짓는 작명센스가 각 시대마다 한 가지씩 유행을 하고 막 그런 게 아니야.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고 또 각 강호의 고수 문파들 마다 이름 짓는 데 제 각기 지 고집부렸겠지? 이런 게 막 백 년, 이백 년 몇 백 년씩 흘러가는 동안의 이야기인 거야.


그런데 어떤 책에 이렇게 이름이 혼재되서 기록되어 있다면 그 책을 지은 저자가 약 이름, 즉 방제를 다 만들었을까? 아니면 막 여기저기서 모아다 편집한 걸까? 더군다나 그 책 머리글이 졸라 이상해. 앞 문단하고 뒷 문단 글쓰기가 달라. 예를 들면 이런거야. 앞 문단은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 뭐 이런 식이라면 뒷 문단은 '만렙 포스 쩌는데. 헐~~' 뭐 극단적으로 이런 식이야.


그럼 이 책을 한 놈이 썼겠어 아님 짬짜면, 짬뽕이겠어? 당근 짬뽕이지. 쿱! 그런데 이 책을 한 사람이 지었대. 중국의 장사라는 지역에서 AD 200년 쯤에 태수 벼슬을 지낸 장중경이란 사람이 지었대. 그리고 '의성'으로 추앙을 해. '의성'은 의학의 성인이란 뜻이야. 책이름은 <상한론>이야. 추위에 몸 상한 걸 논함. 즉 데미지 프럼 콜드. 추워서 좆됐어요.


난 이 책을 무시하는 게 절대 아니야. 어마어마한 내용의 책이야.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런 일이 있어도 꼭 교조적으로 형식 따지고 종교 같이 추앙하면서 현재 자기 자리 보전하려고 이렇게 이용해 먹는 놈들이 있고, (대강 대가리 똘빡에 지가 배운 걸로 어떤 위치에 오르면 앞뒤 분간 없이 권위 내세우고 우기는 놈들 말이야) 아니면 그 책에 본의를 파악해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놈들이 있고 그렇더군. 인간사가.


거의 다 왔어, 쫌 만 참어. 


이 장중경이란 의성이 쓴 책이라고 알려진 게 <상한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금궤요략> 이란 책도 있어. 책 이름 죽이지? '금으로 만든 궤짝에 넣어 보관할 만한 중요한 책' 뭐 이런 뜻이래. 처음 책은 '추위에 좆됨을 논함' 인데 이건 '금궤요략' 이라고 책 이름을 붙였데. 한 사람이.ㅋㅋㅋ <비급천금요방> 이란 책도 있어 '비밀스레 전해 내려오는 천금과 바꿀 만한 중요한 방제' 책 이름 짓는 게 비슷한 시기인 거 같지?


그려, <상한론>이 지어졌다는 시기와 이 비슷한 이름의 <천금요방>의 시기는 달라. 그럼 <금궤요략>은 언제 지어 졌다고 보는 게 타당할까? 가탁이라고 하지. 옛날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빌려 책의 권위를 나타내려는 짓거리들 말이야.


<황제내경>도 마찬가지고. 한의대생들은 <맹자>를 외울 게 아니라 -한의대에서 하는 제일 미친짓 중에 하나야 <맹자> 외우 게 하는 것- 고힐강의 <고사변>이란 책 한 번 읽어 보게 해. 학생들이 불쌍하잖아. 이 한의대 교수랍시는 XX들아. <맹자>가 사람 치료하는데 뭐 그리 실질적인 도움이 되냐? 이거 욕 더 해도 돼.


자 그럼 내가 왜 이 <금궤요략>이란 책을 설명했냐 하면 바로 여기에 '가장 육두스러운 방제'가 있기 때문이었어. 그 밑밥을 까느라고 이름 짓기 작명센스 이야기도 하고 그랬던 거야.


이제 한문도 막 나오고 그럴 꺼야. 그래도 쫄지말고 차분히 따라와줘. 쉽게 쓸게.


가장 육두스러운 한약이름은 감/맥/대조/탕이야. 서오래탕도 아니고 부오래탕도 아닌 


감맥대조탕 (甘麥大棗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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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서오래탕은 남근이 빨딱 서서 오래 가게 만든 약이구 부오래는 여성용으로 부드럽게 오래가라고 만든 탕이야.


감맥대조탕의 작명센스를 알아보면 감은 감초, 맥은 소맥 즉 통밀, 대조는 대추를 말해. (여기에 맥이 밀로 알려진 것도 논란이 있지만 그건 마지막 쯤에 알려줄게. 일단 밀로 해)


'에게게, 이게 무슨 약이야' 할 사람, '역쉬 한의사들은 도둑놈들이야' 할 사람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을 거야. 자 이제부터 이 감맥대조탕이 왜 육두스러운지, 그 동안 한, 중, 일 한의사들이 얼마나 삽질을 해왔는지를 말해볼까해. 여기서 그 동안은 약 1,800년 정도를 말해. 이 약이 만들어 진지가 1,800년 정도 되었거든 .


이 감맥대조탕을 포털사이트에다 치면 여자들 우울증, 히스테리, 그리고 이상하게 얼라들 밤에 오줌 싸는 거(야제증)에 쓴다고 되어 있어. 간혹 ADHD 라고 애들 부산떠는 거에도 쓰고 틱 장애에도 쓰고 뭐 수험생 불안증에도 쓰고 뭐 막 이런 데 쓴다고 되어 있어. 그리고 한국전통지식포탈이란 곳에 들어가서 이거 처 보면 '슬퍼하며 울기를 잘하고 하품과 기지개를 자주하는 장조증()을 치료하는 처방임' 이렇게 떡 하니 설명해 놨어.


자 이제 이게 왜 육두스러운지 하나씩 알아보게쓰. 먼저 원문부터 살펴보자구. 물론 한문이야. 크게 보자구.


婦人臟燥 喜悲傷欲哭 象如神靈所作 數欠伸 甘麥大棗湯主之.


우선 맨 마지막에 있는 主之 라는 한자가 좀 특별한 의미가 있어. '~~한 병에 감맥대조탕으로 치료한다'라는 뜻이지만 앞에서 말한 <상한론>과 이 방제가 적혀있는 <금궤요략>이란 책에서는 이렇게 '뭐뭐뭐에 ~~~탕主之'라고 적혀있으면 앞에 말한 증상이 나타날 때 이 약을 주면 기똥차게 낫는다는 의미야.


그래서 책에도 전체 한약에 함부로 '~~~주지'라고 쓰지 않고 몇몇 방제에  '~~~탕주지'라고 적혀 있어. 그러면 앞에 적혀 있는 증상이 나타날 때 이 감맥대조탕을 주면 딱 정확하게 귀신같이 낫는다는 의미야. 그래서 이렇게 '~~주지' 라고 적혀진 방제는 무지 중요한 처방이 돼.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앞에 있는 증상을 해석하고 이게 왜 육두스러운지 알아보자구. 앞에 한문을 한글로 읽어 볼께.


부인장조 희비상욕곡 상여신령소작 삭흠신 감맥대조탕주지

婦人躁 喜悲傷慾哭 象如神靈所作 數欠伸 甘麥大棗湯主之


이 한문 해석을 '부인의 장조증으로 웃음과 울음이 나는 것이 마치 귀신에 홀린듯하며 하품과 기지개를 자주하는 증상에 감맥대조탕으로 주치한다' 라고 해왔어. 여기저기 조금씩 해석이 다르지만 대부분 대동소이해. 그리고 어느 정도 한문 읽을 줄 아는 사람들도 이렇게 해석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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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이 뜻일까? 글자 한자 한자 하나씩 싸그리 디벼보자구. 처음 부인(婦人)이 무슨 뜻일까? 결혼해서 출산의 경험이 있는 여자야. 결혼을 아직 안했거나 출산의 경험이 없으면 부인이라고 하지 않고 다른 표현을 써.

그래서 여기서 부인은 붕가붕가한 경험이 있다는 걸 전제로해. 하지만 이 정도로 육두라고 볼 수 는 없지.


다음이 장조(躁)의 해석이야. 다들 이 장조에 대해서 해석이 꺼려지니까 그냥 '장조증' 등으로 두리뭉수리하게 해석을 하고 장조증이 정확히 뭔지는 말 안해놨어. 어느 한의사는 그래도 용감하게 '부인의 자궁병성 신경증으로 블라블라~~' 이렇게 해석해 놨지만 오십 보 백 보야. 장(臟)을 이렇게 적어 놨다는 것은 '육달 월(月)'이 변에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실체가 있는 장기를 말해. 심장, 신장, 간장, 위장, 대장 등등 내장을 지칭할 때 이 글자를 써. 


그리고 이 조(躁) 는 '성급하다, 부산하다, 조급하다'라는 뜻의 한자야. 그런데 여기는 '다리 족(足)' 변에 조란 글자, 즉 나무에 새 세 마리가 짖어댄다는 한자를 쓰고 있어. 손 수(手)자가 변에 있는 한자도 있고 (잡을 조:체조할 때는 이 글자를 쓰고) 불 화(火)자가 변에 있는 (마를 조:초조하다 할 때는 이 글자를 써)자도 있어서 날 가르친 어느 방제학 교수는 '부인의 장이 말라서~~~' 이렇게 해석을 ㅋㅋㅋㅋ 진짜 개콘 찍고 있더라구. 한의대 교수가 한자 뜻도 몰라 막 왜곡해서 부인의 장이 말랐다니. 장이 마르면 변비냐?


그러면 왜 하필 '조급할 조' 자를 썼을까? '부인의 장기가 조급하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우리는 여기서 의문을 하나 가져야 되. 부인의 장기가 조급한 걸 누가? 어떻게? 알았을까. 의원이? 한의사가 그걸 어떻게 알어? 환자로 온 부인 맥 잡고? 아님 배를 진찰해서? 아니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불문진단'으로 환자를 딱 보고?


그럼 환자가 "선생님! 제 장이 조급해요!" 뭐 이렇게 환자말을 듣고? 무슨 자각 증상이 있는데 환자가 '제 장이 조급해요' 이렇게 말해? 그 동안 한의사들은 이 이야기가 물경 1,800년 전 상황이란 것을 전부 놓치고 있었어.


이 증상은 남편이 아는 거야. 다른 사람은 몰라. 심지어 환자 자신도 모르는 증상이야. 이 장조가 무엇을 뜻하는지 다음 글자들을 해석한 다음에 알려줄게. 진도 나가자구.


희비상욕곡(喜悲傷慾哭) 기쁘고 슬프고 하는 것에 상해서 곡(울려고)을 하려고 한다? 이걸보고 대부분 PMS를 떠 올려 여자 닝겐들이 달거리 전에 미쳐 날뛰기도 하니까 거기에 덴 남정네 한의사들은 금방 PMS를 떠올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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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쁠 희/ 슬플 비/ 상할 상/ 하고자 할 욕/ 소리내서 우는 곡/  뭐 이렇게 되어 있으니 대강 PMS를 떠올려도 무방하지만... 안돼! 정확히 해석해야 돼. 왜 그래야 하냐면 옛날에 책을 한 권 만들 때 엄청난 노력과 경비가 들어 가거든. 그래서 무척 정확하고 함축적인 글자를 선택해서 글자를 새기고 책을 찍었거든. 옛날에 책 한 권이면 밭이 한 마지기 값이야. 이 문단을 해석할 때 부인이 지금 울고 있어? 아니면 아직 소리내서 울진 않고 울려는 욕구만 가지고 있어?(초상집에서 아이고 아이고 하면서 땅치고 우는 걸 우리가 곡한다고 하잖아. 입 구(口)자가 두 개있기 때문에 소리가 있어야 해)


그렇지! 그런데 아직 소리내서 울지는 않고 그 욕구만이 보이는 거야. 근데 그걸 누가 보고 있어? 누가 알고 있어? 한의사가? 아님 환자가 "내가 지금 울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의사한테 말하나? 장난치나? 이것도 남편이 보고 알고 있는 상황이야. '기쁨과 슬픔에 상해서 막 울려고 하는 상황' 을 묘사해 놓은 문장이야. 여기서 '상'했다는 것도 남편과 의사의 해석이야. 부인은 상하지 않았어. 또 진도 나가자구.


상여신령소작(象如神靈所作) 그 모습이 마치 신령스런 무엇을 하는 것 같은. 무당 굿하는 걸 떠 올리면 되. 무당, 또는 주술사들이 뭔가에 씌여 눈이 돌아간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거야. 그럼 이것도 의사 앞에서 환자가 보여주는 모습 아니겠지? 이런 모습을 주위사람들이 보고 의사도 보고 그러면 그건 뭐야? 그래 간질이지. 그래서 간질에는 이 처방을 안 써. 왜? 효과가 없었으니까.


다음 삭흠신(數欠伸 여기서는 '수'로 읽지 않고 '자주 삭' 으로 읽어 '흠'은 하품, '신'은 기지개 펼 신) 자주 하품과 기지개를 펴면 피로한가? 하품하고 기지개 피게. 아니지.


자 이걸 모두 조합해서 주체와 객체상황과 그 모습을 떠 올리면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돼.


1,800년 전, 소녀경도 없고 <금병매>도 안 읽어보고(이것들이 나오기 전이니까) 더욱이 청계천 빨간책도 안 보고 하드에 기가 바이트 야동도 없던 시절. 여자의 성에 대해서 무지하지만 붕가붕가는 좋아하는 상황에서 이제 애 낳고 아내가 맛을 알아버렸어!(질병으로도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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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날 붕가붕가를 하는데 마눌님이 오르가즘으로 향하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 질 수축이 일어나(장조: 질이 막 남근을 쪼여 오면서 다리를 급하게 놀리고 하니까 남편이 오잉? 이게 뭐지 하는 상황이야), 그리고 마눌님이 너무 좋아하다 눈물도 막 흘리는데 소리내서 괴성을 지르지 못하고 참고 있는 모습. 누가 괴성을 들을까봐(희비상욕곡) 그래서 모습을 보니까 마치 무당이나 주술사가 엑스타시에 도달하는 그런 모습이고(상여신령소작)

조금 더! 조금 더!를 외치면서 허리가 휘고 입으로 헉헉 대며 절정으로 치닿는 그런 상황.(삭흠신)


그려 여자의 성에 대해 무지 했던 남편은 병으로 생각했을 거야. 왜? 어느날인가 엄청 밝히기 시작해서 맨날 하자고 조르니까! 하면 또 그런 모습을 보이니까 무서웠겠지? 그래서 남편이 의원을 찾아가 그 상황을 묘사한 것을 적어 놓은 것이 바로 이 조문인 거야.


이렇게 님포매니아증이나 이런 증상이 지금은 어떤 질환을 가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갑상선호르몬 항진증을 가진 여자 중 이렇게 엄청 밝혀 헌팅 다니는 여자한테 있어. 그래서 내 경험 중 '갑상선호르몬 항진증'으로 땀이 많이 나서 그걸 고쳐 달라고 하던 환자가 무심결에 이런 말을 했어. 남자 헌팅 다니는 것도 지겹다고. (대만 여자였는데. 나랑 하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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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 그 동안 의문을 가지고 있던 이 조문이 떠 오르면서 그 환자에게 이 감맥대조탕을 투여 했는데, 그만 딱! 적방으로 맞아 떨어진 거야. 그래서 확신을 했지. '감맥대조탕의 적증은 바로 이거다'라고.  


15년 전 이 조문을 읽으면서 내가 한 해석은 이거 였는데(딴지스라서 그랬나? 난 조문을 보자마자 이건 오르가즘 모습이잖아 했는데) 이렇게 해석을 하는 한의사를 내가 딱 한 명 봤어. 한국에 있는 한의사인데 얼마 전 그 한의사가 <금궤요략>을 강의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는데 나랑 해석이 정확히 일치 하더군.


이렇게 1,800년 동안 감춰져 있던 그 진정한 의미를 한국과 미국의 한의사가 거의 동시에 알아낸 거야. '여자의 병적 이상 성욕항진증에 적방은 감맥대조탕'이라고. 그래서 육두에 썼음.



※이 글을 읽은 거의 모든 한의사들이 돌 던질 거야. 미친놈이라고. 하지만 난 당신들에게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해주고 싶어.

당신들이 고친 그 우울증이나 히스테리, 야제증, 틱 장애, ADHD 등등 다른 질병의 치험례는 오직 감초와 대조만의 효능으로 고친 거라고.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소맥은 당신들이 알고 있는 밀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감맥대조탕에 '맥'은 맥문동의 맥자 였다는 것을.

소맥은 이 감맥대조탕이 나오고 800년이 흐른뒤 또 방제책에 한 번 나오고 그 뒤로 200년이 흐르고 또 방제책 한 번 나오고 하는, 아주 방제에서는 드물게 쓰인 약제 였다고. 그리고 맥문동에는 스테로이드성 사포닌과 이소플라본등이 있어 여자의 자궁 월경문제에 쓰는 온경탕에 들어간다는. 내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소맥으로 잘못 알게 된 경위는 갈홍의 <금궤옥함>이 후세에 잘못 기재하는 바람에 그렇게 된것이라는.


그럼 끝!







육두불패 연연풍진


편집 : 딴지일보 홀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