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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1. 27.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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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태양열

 

햇볕이라는 열복사파를 받은 물체는 원자 내부에 있는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바뀌면서 온도가 올라가. 햇볕을 받은 우리 몸이 따뜻해지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래.


복사파를 받는 그 자체로 열에너지를 받을 수 있으므로 햇볕을 직접 받음으로써 태양열을 이용할 수 있어.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볕은 실내 온도를 높여주는데, 이렇게 창을 통해 햇볕을 직접 실내로 끌어들이는 것을 직접획득 방식이라고 해.


햇볕을 받아 열을 내되 실내로 끌어들이지 않고 햇볕이 비치는 면에 축열벽을 두어 축열벽이 얻은 열로 실내 난방을 하는 간접획득방식도 있어. 축열벽은 유리창 안에 흙이나 돌, 유리병 등으로 두터운 벽을 만들어 햇볕을 받아 실내로 열을 방출하는 거지. 이 두 방식은 모두 햇볕의 열에너지를 그대로 이용하는 자연형 태양열시스템이야.


이에 비해 설비형 태양열시스템은 집열기를 이용하여 태양복사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하여 변환된 열에너지를 직접 이용하거나 별도의 축열장치에 저장하였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시스템이야. 설비형 태양열시스템은 일반적으로 태양열을 집열하는 집열기, 집열된 열을 저장할 수 있는 축열조, 태양열이 없거나 부족할 경우 열을 공급하는 보조열원장치(보일러), 이용부와 이를 제어하는 제어장치로 구성돼.

 

태양열집열기설치_150113.png 

 

지금은 태양열을 직접 난방에 이용할 뿐만 아니라 모아진 태양열을 열원으로 하여 전기를 생산하기도 해. 초기에는 증기 터빈을 이용한 태양열 발전이 많았어. 고온의 집열장치에서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리고 복수기를 통해 순환하는 방식이야. 접시형 발전기에는 엔진 내부의 온도의 차이를 이용하는 스털링 엔진이 장착되는데, 증기를 만드는 과정이 생략되므로 에너지 효율이 높아. 탑형 집열기의 경우엔 증기터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집열부의 온도차를 이용해 공기의 흐름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는 방식도 활용되고 있어. 하지만 태양열 발전은 우리나라에서는 좀 무리야.

 

태양열발전(캘리포니아바스토우)_141010.jpg 

미국 캘리포니아의 바스토우 태양열발전소.

주위의 반사경이 탑 위로 햇볕을 모으면 가열된 공기가 탑을 따라 위로 흐르면서 터빈을 돌리는 거임.

 

한편 태양열은 따뜻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냉방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 하지만 냉방도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이므로 태양열을 이용해서도 할 수 있어. 일반 냉방기는 압축기를 이용해서 냉매를 기계적으로 압축했다가 팽창할 때 냉매가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가잖아. 태양열은 압축기를 사용하는 대신 거의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되는 장치를 이용해. 이 장치에 물이 들어가면 곧바로 팽창하여 수증기가 되면서 열을 가져가. 이렇게 생긴 수증기를 계속 없애주어야 이 기능이 유지되는데, 브롬화리튬을 통해 이 수증기를 흡수해. 그리고 이 브롬화리튬용액에서 물을 증발시킬 때 태양열을 이용하는 거야. 증발된 수증기는 응축기를 거쳐 진공 상태의 장치로 다시 주입되는 순환이 이루어져. 이와 같은 흡수식 태양열 냉방장치는 독일 의회에 설치되어 있대.

 

태양열냉방_150113.jpg 

 태양열 냉난방


최근에는 실리카겔을 이용해 수증기를 흡수하여 공기를 고온건조하게 한 뒤, 물방울을 분사하여 증발시킴으로써 온도를 내리는 흡착식 냉방장치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 태양열은 실리카겔의 흡착력을 유지하도록 뜨거운 열기를 불어넣는 데 사용하는 거지. 흡착식은 소형에도 적합하며 보다 흡착력이 강한 제올라이트를 사용할 경우 냉장고에도 적용할 수 있대.

 

 

4) 지열

 

지열에너지도 태양열에너지만큼이나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해왔어. 처음 지열을 이용한 사례는 온천에서 나타나. 고대 그리스·로마에서는 귀족들이 온천욕을 즐겼다고 하며, 우리나라도 신라 시대부터 온천에 대한 기록이 등장해. 대부분의 온천은 화산활동과 관련이 있어. 땅속의 마그마가 식으면서 생성된 수증기가 암반층을 뚫고 나오면서 응결하여 뜨거운 온천수로 용출돼. 하지만 우리나라의 온천은 화산활동보다는 중생대 화강암층에서 주로 발견된대.


그런데 온천이 아니더라도 땅속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온도가 올라가. 현재의 시추 기술로 파내려 갈 수 있는 깊이인 10km까지는 1km를 내려갈 때마다 평균 25~30℃가 높아진대. 아래로 더 내려가 30km 이하에 있는 맨틀에 이르면 뜨거운 액체 상태인 용암이 되고.


이런 지열은 어디서 온 것일까?


지각과 맨틀을 이루는 물질 중엔 우라늄(U238, U236)과 토륨(Th232), 칼륨(K40) 등 방사성 동위원소들이 있어 이들이 자연 붕괴하면서 열을 내. 지구가 탄생할 때 핵이 형성되면서 생긴 중력에너지에 의해 발생한 열도 밖으로 방출되고 있지만, 그 양은 방사성 물질의 붕괴열에 비해 아주 적은 양이라는구먼. 사실상 지열의 대부분은 지각과 맨틀에 있는 방사성 물질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대.


온천은 중세 십자군 전쟁 이후 유럽으로도 퍼졌어. 지금도 온천은 가장 손쉽고 인기 있는 지열 활용 방법의 하나야. 하지만 근대적 의미의 지열에너지 이용은 20세기 초 지열발전에서 시작돼. 1904년 이탈리아의 라데렐로에서 지열 증기를 이용한 발전이 처음으로 이루어졌어. 이 지열발전소는 1913년 상업적인 발전을 시작하여 현재 543MW의 발전용량을 갖추고 있대.

 

지열발전_일본_141010.jpg 

일본의 지열발전소

 

그 후 지열발전소는 1919년 일본의 벳푸, 1958년 미국의 캘리포니아, 1959년엔 멕시코 등으로 퍼져나가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 24개 국가에서 약 11.2GW의 용량과 연간 70.1TWh의 발전량을 보이고 있어.


지열발전은 다른 재생가능에너지원에 비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 필리핀의 경우 전체 에너지원에서 지열발전 설비량 비율은 12.7%인데 생산량은 19.1%를 차지해. 미국도 설비량은 0.3%인데 비해 생산량은 0.5%로 높은 편이지. 이것은 태양에너지나 풍력 등 다른 재생가능에너지가 기후의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발전이 어려운 데 비해 지열발전은 환경 요소의 영향이 적기 때문이야. 실제 지열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90%를 넘는대.


지열발전이 중고온의 지열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사용하는 간접이용 기술이라면, 건물의 난방이나 급탕에 중저온의 지열을 이용하는 건 직접이용 기술이야. 지열에너지의 직접 이용기술은 그밖에도 설탕제조 공정 등의 산업, 시설원예 등의 농업, 양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


 그림3.11지열활용기술_백서2012.jpg

지중 온도에 따른 지열에너지 활용 기술. 출처: <2012 신재생에너지 백서>, ‘지열’

 

30~150℃의 중온수는 사용자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으며 열펌프나 냉동기와 같은 에너지 변환기기의 열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하지만 지열 열펌프를 제외한 나머지 기술들은 중온수가 풍부한 지역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지리적 제약이 따라. 그에 비해 지열 열펌프 시스템은 저온(10~30)의 지열에너지를 활용하므로 지리적 제약이 없이 적용할 수 있지.


현재 직접 이용 기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이 지열 열펌프 시스템이야. 열펌프란 저온의 열원으로부터 열을 흡수하여 고온의 열원에 열을 주는 장치로 냉장고나 냉방기가 바로 열펌프야. 하지만 열펌프는 반대로 작동할 경우 난방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냉방에 한정하지 않고 열을 이동시키는 장치의 총칭으로 사용되고 있어. 따라서 지열 열펌프란 지열을 이용하여 냉난방을 하는 시스템이라고 이해하면 돼.


지열 열펌프는 사용하는 열원에 따라 토양열원 열펌프와 지하수열원 열펌프, 지표수열원 열펌프, 하이브리드 지열 열펌프 등이 있는데, 현재 주로 사용되는 것은 토양열원 열펌프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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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열펌프의 냉방과 난방 작동 구성도. 출처: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지열’

 

지열 열펌프는 열펌프 유닛이 지열수 순환 루프로 이루어진 지중열교환기와 접촉하도록 설치하여, 열펌프 유닛의 냉매와 지열수가 서로 열교환을 해. 지중열교환기는 땅속에 묻은 폴리에틸렌 관인데, 여기에 물을 흐르게 하여 지하 토양의 열에너지와 교환이 이루어져 수온이 지중 온도와 같아져. 보통 열펌프 유닛과 접촉하는 지중열교환기의 수온은 10~30℃를 유지한대.


지중열교환기와 열펌프 유닛이 접촉하는 곳에서는 지중열교환기의 관 내부를 열펌프 유닛의 냉매관이 지나도록 설치해. 이곳을 지나며 냉매가 저온의 액체일 경우에는 지열을 받아 기화하고, 고온의 기체일 경우는 지열수에게 열을 내주고 액체가 되는 거지. 지열수의 온도가 그리 높지 않으므로 냉매로는 암모니아 같이 끓는점(액체에서 기체로 되는 온도)이 영하 40~0℃ 정도인 물질을 사용하고.


겨울철 난방을 하는 경우에는 저온의 액체 냉매가 지중열교환기와 교차하면서 지열수로부터 열에너지를 받아 기체가 돼. 이 기체는 이어진 압축기를 지나면서 고온고압이 되어 실내공기와 접촉하는 곳에서 열을 내주고 다시 액체 상태가 되어 열교환기로 순회하지. 반대로 여름철 냉방이 필요할 때에는 지상에서 고온의 기체가 된 냉매가 지중열교환기와 교차할 때 상대적으로 저온인 지열수에게 열을 내주고 액체 상태로 돼. 이 액체 상태의 냉매가 실내공기와 접촉하는 곳에서 기화하면서 공기의 열에너지를 흡수하고, 기화된 냉매는 열교환기를 지나면서 다시 액체 상태로 돼. 급탕이 필요한 경우에는 냉난방 시 항상 냉매가 고온고압의 기체 상태인 압축기 다음에 온수기를 설치하여 물을 가열하고.


이와 같이 지열열펌프는 저온 지열수를 사용하므로 지역적 제한을 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어. 지열발전이 미국과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화산대나 지진대 부근의 8개 국가들에 의해 90%가 이루어지는 데 비해, 지열에너지의 직접 이용은 각국에 고루 퍼져 있지.


미국과 스웨덴, 독일 등 유럽국가, 중국 등이 열펌프 보급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설치 용량에서는 미국이 세계 1위이지만 사용량에서는 중국이 1위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은 냉방 수요가 많아 가동률이 떨어지는 데 비해 중국은 지역난방과 온실 농업 등에 활용함으로써 실제 사용량에서 미국을 앞선대.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설치의무화제도와 일반보급보조사업에 힘입어 2005년 이후 설치량이 크게 늘었어. 2009년 기준 정부 지원 사업으로 설치된 용량이 총 334메가와트(MWth)이며 민간시장도 형성되고 있고. 하지만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지열에너지 생산량은 65,277석유환산톤(toe)으로 기술적 잠재량 233.8Mtoe 0.027%밖에 활용하지 않아.


2010년 기준으로 가정 부문에서 냉난방과 급탕용의 에너지 소비비율은 74.9%, 상업공공 부문에서 60.0%, 대형건물은 55.6%에 이른대. 제조업의 경우에는 보일러용으로 21.3%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현재 이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주로 천연가스와 석유, 전력인데 지열 열펌프를 통해 지열에너지를 공급할 경우 상당한 양의 에너지 수입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로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감축할 수 있어.



5) 수력과 소수력


우리나라에서 물레방아가 실제 방아를 찧는 역할을 한 것은 언제까지일까?


놀라지 마시라. 그리 오래 전이 아니야. 1960년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농촌 지역에선 추수한 벼를 말려 물레방앗간으로 싣고 갔어. 보리며 밀도 마찬가지였지. 개울가에 위치한 물레방앗간은 사철 돌아가며 동네의 곡식을 빻았어.

 

물레방앗간_신불거사불로그_150114.jpg

출처: 다음 '신불거사' 블로그

 

인류가 물의 힘을 동력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전의 일이래. 흐르는 물에 뗏목을 띄운 것은 더 오래 전의 일이지만, 물이 떨어질 때의 힘을 이용해 맷돌을 돌려 곡식을 빻는 물레방아가 기록에 나타나는 건 그 무렵의 일이라는구먼. 물레방아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나가 중세에는 광산의 배수나 권양기의 동력으로도 응용되었으며, 대장간에서는 바람을 불어넣는 풀무를 돌렸어.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계의 동력원 자리를 화석연료 연소 기관이 차지하게 되었지만, 한편에서는 수력을 동력원으로 이용하려는 노력도 계속되었지. 최초의 근대식 수차는 프랜시스 수차. 미국 매사추세츠주 로웰의 한 기관차 제작사 기사장이었던 제임스 프랜시스는 1851년 반동수력터빈을 설계하여 로웰의 제분소에 설치해. 이어 1870년 미국의 펠턴은 낙차가 큰 곳에서 유리한 충동식 수차인 펠턴 수차를 개발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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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의 종류. 출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력발전’, ‘카프란 수차’

  

19세기 전기의 발명은 수력의 활동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어. 1878년 영국의 윌리엄 조지 암스트롱은 최초의 수력발전기를 설치하여 그의 미술관을 밝히는 전등에 전력을 제공했대. 1881년 미국의 나이라가라 폭포에는 보다 덩치가 큰 숄코프발전소 1호기가 건설되어 1904년까지 가동되었어. 에디슨의 전구가 가스등을 대체하던 1882년 에디슨전기회사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수력발전소를 위스콘신주 애플리톤의 폭스강변에 세웠지. 12.5kW를 출력하는 이 발전소는 인근 공장과 주택의 전등에 불을 밝혔어.


1886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는 모두 45개의 수력발전기가 설치되었으며, 1889년에는 미국에만 200개를 넘어섰어. 1892년에는 일본의 교토시영발전소가 비와호의 물을 이용하여 직류발전을 시작했고.


전기의 확대와 함께 수력발전도 세계 여러 나라로 확산되었어. 대공황 시기 미국에서는 대규모 수력발전소 건설이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으로 채택되기도 했지. 2차세계대전 이후 건설이 용이하고 초기 투자비용도 적게 드는 석탄 화력발전소에 밀려 주력 발전소의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지리적 조건에 따라서는 수력이 유용한 발전 방식으로 활용돼. 2009년 기준 전체 발전량에서 수력발전의 비중이 노르웨이 98.2%, 브라질 85.5%, 베네수엘라 69.2%, 캐나다는 61.1%를 차지할 정도로 수력이 풍부한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수력발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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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 수력발전소. 출처: 'Dr. JW Kim' 블로그

 

수력발전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일 뿐만 아니라 지열발전과 같이 시간적 제한을 받지 않고 발전이 가능해. 또한 발전 방식 중에서 전력수요량의 변화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5분 대기조야. 우리나라의 경우 수력발전은 최대전력시간대에 주파수 조절을 담당함으로써 전력계통의 안정에 기여한대.


반면 초기 설비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환경을 변화시키는 게 수력발전의 단점이야. 특히 댐 건설로 상류에 광범위한 수몰지구가 발생하고 수생 생태계에 단절과 변화를 초래함으로써 수력발전소 건설 시 사회적 합의 과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 이에 따라 큰 댐을 필요로 하는 대수력은 재생가능에너지의 범주에서 제외하고, 10MW 이하의 소수력만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간주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야.


소수력은 단순히 출력만으로 나뉘는 개념은 아니야.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댐의 건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방식, 즉 하천이나 저수지, 하수처리장 등 일정하게 물이 흐르는 곳에서 고성능의 저낙차 수력발전기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을 의미해. 출력은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수력에너지의 최대 이용을 꾀하는 것이 소수력 발전의 목표야.


우리나라에 세워진 최초의 수력발전소는 1905년 동양금광회사가 자가용으로 건설한 550kW 용량의 평북 운산수력발전소야. 이어 1912년에 원산수력전기()에 의해 86kW 용량의 사업용 수력발전소가 세워졌어. 메가와트급의 대수력발전소는 1929년 함경도 부전강수력발전소를 시작으로 1943년 압록강의 수풍발전소, 1945년 섬진강의 칠보수력발전소까지 해방 이전에 10개가 건설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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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수풍발전소. 전기는 북한과 중국이 반띵.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해방 당시 우리나라의 발전 용량은 수력 1,586MW, 화력 171MW로 북한이 남한의 약 8배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었어. 1948년 북한이 남한으로 송전을 중지하고, 전쟁 후 복구시기를 거치면서 1960년까지 수력발전은 기저부하용으로서 전력공급의 중심 역할을 차지했지. 1960년대는 늘어난 화력발전이 기저부하를 맡으면서 수력은 중간부하를 담당했어.


산업화가 본궤도에 오르고 도시화가 진전한 1970년대는 기저부하와 중간부하를 모두 화력발전이 담당하고 수력은 기동력의 장점을 살려 첨두부하를 맡게 돼. 1980년대 이후에는 원자력발전이 기저부하용에 참여하고 수력은 최대전력 사용 시 주파수 조절 등 전기품질 향상과 전력계통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맡아. 또한 흘러내린 물을 다시 퍼 올려 사용하는 양수발전을 통해 소비량 이상으로 발전이 이루어질 때 여유전력을 회수하는 역할도 담당해.


우리나라는 제1차 석유파동의 영향으로 1974년에 소수력 개발 입지 및 자원조사연구에 착수하고, 1975년 시범 소계곡발전소의 연구조사 및 설계를 수행했어. 이를 바탕으로 1978년 강원도 횡성군에 안흥소수력발전소가 설비용량 450kW로 소수력 발전의 문을 열었지.


1982년에는 소수력 개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여 민간자본에 의한 소수력 발전을 유도하고, 1982년부터 1984년까지 국내에서 소수력발전이 가능한 유망 후보지의 자원을 실측하였어. 이에 힘입어 1986년 한국수력발전()이 한탄강에 건설한 1,485kW 용량의 포천발전소를 시작으로 1999년 성주발전소까지 15개소에 민간소수력발전소가 세워져.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민간자본의 참여가 부진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정부투자기관 등 공공기관에 의해 소수력발전 개발이 추진돼. 민간자본의 참여가 줄어든 것은 일반 하천에 소규모 댐이나 보를 건설하는 데 대해 환경 파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야.


대신 농업용 저수지나 다목적용 소규모 댐을 비롯해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 등의 용수를 활용하는 소수력 발전이 해당 공공기관들에 의해 추진되었어. 아산과 천안, 진해 등의 하수처리장에 소수력발전설비가 설치되고, 성남과 안동, 장흥 정수장에는 취수장에서 정수장으로 보내는 물의 여유 위치에너지를 이용한 소수력발전소가 세워져. 서귀포의 남제주 화력발전소에서는 방류수를 이용한 소수력발전소가 건설되었어. 2010년 기준 소수력발전소 총 61개소 중 한국농어촌공사가 9개 소, 지자체가 6개 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이런 추세를 반영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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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구좌읍의 양식장 배출수를 이용한 행원 소수력발전소 개념도


한편 2008년부터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16개 소의 소수력발전소가 건설돼. 당초 계획에 소수력발전소는 없었어. 준설과 보의 건설 등이 상당히 진행된 2009 8월에서야 국토해양부는 16개의 보에 2개씩 소수력발전 시설을 갖추겠다고 발표해. 최종적으로 정부는 한강 이포보에 3기 등 4대강 16개 보에 41기의 소수력발전기를 설치했지. 보마다 400~2,500kW로 전체 용량은 50MW.


당초에 없던 소수력발전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추가된 것은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와 사업효과에 대한 회의가 확산된 데 따른 대응의 일환이었어. 정부는 소수력 발전으로 보의 건설 목적을 강화하고, 재생가능에너지원의 사용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녹색성장이라고 홍보하였지. 그러나 청정개발체제(CDM)로 유엔기후협약의 인증을 받아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려던 정부의 노력은 2010년 유엔기후협약에 의해 거부되었어.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청정개발체제 인정 기준은 환경 훼손을 고려하여 침수되는 공간의 단위면적(1제곱미터) 4와트의 발전을 요구해. 하지만 4대강 16개 보에 의해 침수되는 공간은 6,800만㎡로 실제 설치용량이 기준 발전량의 1/4에 불과했기 때문이야.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소수력발전소 건설은 두 가지 면에서 교훈을 남겼어.


첫째는 소수력 발전소를 건설할 때는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을 충분히 평가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거야. 하지만 당초 계획에도 없던 것을 건설 과정에 포함시키면서 주민들의 의견 청취는 배제되고 환경영향평가 또한 미흡하게 이루어졌어. 그 결과는 청정개발체제 인증을 받지 못함으로써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귀결되었고.


둘째, 촉박한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느라 국내 산업의 발전 기회를 박탈했다는 거야. 4대강 사업의 소수력발전소에 사용된 수차는 체코의 마벨사와 오스트리아의 구글러사, 안드리치사 등 모두 외국 업체의 제품이야. 대규모의 보의 건설로 조성된 ‘저낙차 대유량’ 발전환경에 맞는 기존 제품이 그 회사들 거였거든.


그동안 우리나라는 소수력발전시스템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어. 1983년 시스템 개발 연구를 시작으로 1988년 횡류형 수차개발, 1989년 저낙차용 수차개발, 1997년 카플란 수차 국산화 개발 연구, ·저낙차 프란시스 수차 국산화 개발 등 정부 지원 하에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 그 결과 2000년 이후에는 카플란 수차와 튜블러 수차, 프란시스 수차 설계기술로 많은 부분의 국산화를 이루었고, 이를 이용한 ‘저낙차 소유량’형의 국산 발전설비가 국내 소수력발전소에 채택되어 왔어.


4대강 보에 소수력발전설비를 갖추는 사업이 장기적으로 추진되었다면, 국내 발전설비업체들과 협력하여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저낙차 대유량’형의 수차도 상당 부분 국산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을 거야. 하지만 계획성 없이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지난 30년간 건설해온 소수력 설비 용량을 신설하는 좋은 기회를 국내 산업 발전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어.


소수력발전소_한강강천보공사.jpg

한강 강천보와 소수력발전소 공사 장면.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겨~








에너지전환


편집 : 딴지일보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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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이토록 거침 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 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