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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2. 03. 화요일

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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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가카식 셀프소환장'



몰랐어요


코에 침 바르고 필자가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가장 혐오하는 정치인이 가카고, 지난 5년간 나꼼수 등을 들으며 가카를 조롱하는 게 중요한 여흥이었던 내가 가카의 저서에 추천 한방을 날리게 될 줄이야!




빨아주서옙


애초에 편집부 최측근으로부터 부탁 받은 원고는 가카를 한번 빨아달라는 것이었다. "가카의 회고록이 발간될 예정인데 벌써부터 폭풍 까임질을 당하고 있으니, 자-타칭 가카바라기이자, 스토커인 본지가 빠질 수는 없는 일. 한 번 열나게 빨~아 간만에 컴백하신 가카의 헛발질에 격한 화답을 보내자"고 제안한 것이다. 어짜든동 가카와 본지는 멀카락에 붙은 껌딱지 마냥 뗄레야 뗄 수 없는 지기가 아니던가. 입만 열면 툭~ 툭~, 자고 일어나면 우~수수~ 사고를 쳐 놓는 가카 덕에 5년내 본지의 글감은 마를 일이 없었다. 


출간도 안 된 책에 어찌 서평을 할 수 있겠냐는 새콤한 앙탈을 끝내기도 전에, 비선라인을 통해 책을 공수해 준 편집부 덕에 800여페이지에 달하는 고서苦書를 접할 수 있었다. 씨바~ 고맙다. 


앉은 자리에서 꼬박 7시간을 뒤적여서 완독할 수 있었던 이 책엔 읽어도 읽어도 끝이 안 나는 괴랄함이 있다. 무슨 해리포터의 마법서도 아니고, 몇 시간을 읽어도 책이 도무지 절반을 안 넘어간다. 학부 때 읽었던 이재상 선생의 형법총론 말고 이런 책은 처음 봤다. 한 권 사서 화장실에 비치해 두면, 그대 앞에 생이 끌나갈 때까지 화장실에 읽을 거리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지만, 이... 책... 은... 자... 잘 쓰여진 책이다. 


책만 보면 이 가카가 그 가카인가 싶을 정도다. '우리 가카가 달라졌어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카이저 소제 가카'를 보는 느낌. 글의 편집과 정서, 구성에 세심히 신경을 썼음이 느껴지고 문장도 딱히 거슬리는 대목이 없다. 설렁 설렁 읽어나가기에 어렵지 않고, 뜻밖에 쉽게 잘 읽힌다. 아무리, 박용석 작가가 초고를 쓰고, 김두우, 류우익 등 가카의 기타등등 등이 총괄집필과 감수 등을 맡았다고 해도, 가카께 이 정도 '구술력'이 있었었는지 놀랐다. 사실 우리끼리 얘기지만, 일부에게 비쳐지는 가카는 YS보단 조금 나은 지진아에 가까웠잖아. 


물론, 지루할만하면 박장대소를 안기는 가카 스타일의 자아도취형 개그감은 여전하시다. 부시랑 오바마와 친구 먹다, 어느 순간 그들의 멘토가 되어버리시는 가카라던지, 대북교역을 금지한 가카의 5.24조치 덕에 북한에 한류바람이 불었다거나, 한.EU FTA에 반대하던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EU-Korea FTA, ok?" 이 한마디로 설득했다는 가카의 이적은 실로 바다를 뛰어넘고 태산을 옮길 듯 신묘막측하여 배꼽을 움켜쥐게 한다. 읽다보면 나자르예프 카자흐스탄 총리에게 양말 신김을 허하시는 조선판 지-쟈스도 영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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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책 후기에 있는 가카의 자복에 따르면, 이것도 '서운할 정도'로 참모들의 지적을 받아 자화자찬을 경계한 결과라고 하니, 그저 감읍할 따름이다.




성기만 발랄


필자는 성기발랄한 대한민국의 장년 남성으로, 지난 10여년간 평균 수준 이상의 관심을 한국 정치에 기울여 왔다고 자평한다. 그런데도 이 책을 읽어가면서 아리까리해 지더라. 대표적으로 직접 촛불시위까지 조직했던 광우병 사태에서 시작해서, 나름 자신있던 FTA와 ISD(투자자-국가소송제) 대목이나, 강만수의 고환율 정책 덕에 직격을 받아 비럭질을 해야했던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4대강까지. 당시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직접 당사자였던 사건에서 조차, 가카께서 자서전에서 내어놓은 수치와 논거들을 짚어가며 읽으니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지점이 있었고, 당시의 확고했던 내 판단들이 과연 옳았었는지 의문이 갔다. 


먼저 광우병 사태에 대한 가카의 기억은 해괴하다. 노무현 정부와 부시 정부와의 쇠고기 협상 과정을 이면합의가 있었던 양 단정짓는 것도 그러하고, 길고 고통스러웠던 재판 과정속에 PD수첩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을 마치 정부가 승소한 양 해석하는 것도 그렇다. MB 정부의 졸속 협상과 그에 분개한 시민덕에 쇠고기 협상이 전면적으로 수정되고 그 덕에 비교적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인정된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조건은 지금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수입기준으로 자리잡았다. 그 과정에서 정부가 한 것은, 안전한 먹거리를 요구하는 시민에게 물대포를 쏘고, 명박산성을 쌓은 일이었다. 마땅히 정부가 지켜야 했던 식품안전주권을 시민이 보호했건만 이를 일방적으로 시위대, 혹은 대선불복세력의 준동으로 매도하는 것은 ‘대통령의 시선’이 아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의문도 들었다. 2014년 기준으로 인간에게 광우병이 확인된 건수는 전세계적으로 220건에 불과하다. 1996년 영국에서 광우병이 처음 발병되서 대략 20여년간 220여건이 관찰되었다면 이는 아주 희귀병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식품보건안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예방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당시 ‘뇌송송 구멍탁’이라 외치며 당장이라도 광우병에 걸릴 것 마냥 불안에 떨었던 시민사회의 대응방식에는 문제가 없었던 걸까. 물론 졸속 협상과 어처구니 없는 대처를 통해 광우병 사태를 키운 8할의 책임은 MB 정부에 있을테지만, 조류독감과 구제역이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나라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는 우리에게 당시의 과민했던 반응은 한번쯤 되짚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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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에 있어서도, 


한.미 FTA가 발효된 지 2년이 지났다. 그러나 ...... 부작용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ISD 조항으로 인해 한국이 미국 기업의 소송 천국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갔다...... 의료비나 약값은 폭등하지 않았고,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도 크게 오르지 않았다...... 미국으로의 수출량은 6퍼센트가 증가했다. 대미 무역흑자도 68퍼센트가 늘어났고 농산물과 축산물의 미국 수입액은 -29퍼센트, -12퍼센트로 오히려 줄었다.

(p.480~481)


라는 MB의 논거에는 언뜻 반박이 떠오르지 않는다. 


나 또한 노무현 정부서부터 한.미 FTA에 회의적이었고 반대해왔다. FTA가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고 서민의 삶이 걍퍅해지는데 일조할 것이라 염려했다. 친미성향의 ISD 중재부 등으로 인해 투자자-국가소송에서 우리 공기업 등이 제소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도 했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그러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듯한 기미는 적다. 물론 아직 한.미 FTA의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아서 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어머니께서 이 같은 문제를 내게 지적 하신다면 반문할 답이 궁하다. 사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내내 어머니를 생각했다. PK의 본산인 부산에서 전형적인 시골 지주(?)에서 이제는 하우스 푸어로 몰락하신 어머니는  초기 신앙 단계의 새누리당과 종편의 신도 자칭 합리적인 새누리당 지지자시다. 나는 현정권에 대한 5,60대의 박근혜 지지도를 가늠하기 위해 어머니의 생각을 자주 여쭙는데 신기하게도 한번도 뒤따라 발표되는 여론 조사와 어긋난 적이 없다. 당신의 자식을 한국에서는 살 수 없는 반골분자, 빨갱이, 공직자가 되어서는 안되는 문제적 사상의 소유자로 확신하시는 어머니는 정치문제로 자주 나와 설전을 벌이시는데 심하면 서너달씩 연락을 끊을 정도로 격론이 오간다. 참고로 아주 최근에도 세월호 문제로 격론을 벌이다 의절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다보니 주요한 정치 이슈가 생기면 자연스레 어머니께 설명드릴 수 있는 용어로 컨버팅하는게 버릇이 되어 버렸다. 그런 어머니가 FTA에 대해 MB의 논거를 들어 나를 추궁하신다면 나는 뭐라고 답을 올려야 할까. 


MB 정부의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대처 또한 그렇다. 가카의 생각을 따라가보면 신속하게 통화 스와프 등을 체결하여 외환보유와 지불능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한 MB의 대처는 제법 적절해 보인다. 재벌 살리기라 비난 받던 강만수의 고환율 정책도 몇 달 뒤의 금융위기를 생각하면 인위적인 환율 개입보다 나은 판단이었던 듯도 하다. 당시 1,200원에 시작했던 유로환율이 1,800원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적잖은 고생을 했었는데 MB의 설명을 읽자니 불가피했겠다는 생각도 든다. 


세종시 문제는 애초에 가카와 같이 나도 반대했었고 -문의할 일이 있어 정관계부서에 전화를 걸 때 마다 안내하는 언니가 알려주는 042로 시작하는 부서 전화번호를 들으면 이게 도시 뭐하는 짓인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외교의 달인 MB에 대한 내용 중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미얀마, UAE 등을 활보하며 각국 정상과 외교를 펼쳤다는 MB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폴레옹이 그토록 저주했던 외교의 달인 탈레랑을 보는 듯 하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MB는 5년내 대한민국의 대북. 대일. 대중.외교를 파탄상태로 몰고간 지진아였는데… 막상 이렇게 책에다 여러 근거를 들어가며 기술을 해 놓은 것을 정독하니 다시 아리까리 해 진다. 야가. 야가. 마냥. 김종민이 맨쿠로 그렇지는 않았는가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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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분도 알고보면 천재일 거란 의혹을 받기는 한다.


22조원이 투하된 4대강을 회복시키는데 다시 84조원이 더 투여해야 된다고 맹폭을 당하는 4대강 사업에 있어서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경제위기를 극복케 한) 그린 뉴딜

(p. 565)


2011년에 내린 100년만의 큰 비에도 비슷한 강우의 수해 피해의 1/10의 피해로 막을 수 있었다

(p. 573)


2012년의 기록적인 가뭄에도 가뭄피해가 극미

(p. 575)


등을 들어 4대강 사업이 적효했음을 지적하는 MB의 반박을 들으면 또 한편 그런가하며 갸우뚱하게 된다.


논란이 되었던 녹조현상도 1995년도부터 4대강 살리기 전년까지 단 한 해도 빠짐없이 4대강 곳곳이 극심한 녹조로 뒤덮였었다거나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행한 남한강은 녹조가 없었던 반면, 공사를 안 한 북한강과 서울 한강 본류는 극심한 녹조가 나타났나는 지적을 하고, 큰빗이끼벌레 또한 이 분야의 전문가인 티모시 우드 박사의


수질오염이나 생태계 교란 영향(과는) 전무하고, 녹조 현상과도 무관하다.

(p. 579)


는 발언을 인용하니 이쯤되면 나는 누규? 여긴 오데? 할 정도로 헷갈릴 지경이다. (이 부분은 실로 교묘한 인용이다. 큰빗이끼벌레가 수질오염이나 녹조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자정능력이 떨어지는 물에서 이런 벌레가 발견되는 것이기 때문. 본지가 과거에 올렸던 MB벌레 기사를 참고하시라. -편집부 주)


물론 이러한 내 혼동과 혼란에는 스스로의 무식함이나 기억력 부재 등도 큰 몫을 할테지만, 그러한 오해에 부자연스러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이 책은 설득력이 있다.   




MB의 항소이유서


최근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가카의 자서전 출간을 두고 많은 비판들이 있다. 심지어 본지와 함께 가카 빨기의 자웅을 겨루었던 좃선이나 신흥 강자 종편마저 가카를 비난하는데 주저함이 없으니 인심막측人心莫測이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가장 문제가 되는 대북협상의 막전막후를 다 까버려서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가 홀로 베겟잎을 적시게 만드는 망동이라던지, 추후 박근혜 정권의 대북협상 카드를 싸그리 불태워 버린 거. 마아~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어디 가카가 사고 치는 거 한 두번 봤나. 현직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와 한 대화도 통 크게 다 까버렸는데 고작 한 주먹거리도 안되는 북녘땅 노동당 비서의 생명줄 쯤이야. 오히려 가장 안스러운 사람은 나자르예프 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다. 속옷 바람의 남의 나라 대통령에게 친히 양말을 신겨주던 자국 대통령을 카자흐스탄 국민은 앞으로 어떻게 볼까. "EU-Korea FTA, ok?"란 엉터리 영어 한마디에 한.EU FTA를 수락했다는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쪼다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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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쇠고기 협상의 이면계약 의혹을 제기한다거나, 세종시 문제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까고, 이미 상장폐지하고 폐업한 회사 주식을 들고 좀 더 기다려보자는 삘의 자원외교 쉴드질은 곁가지라 본다. 내년 총선을 보고 친이계 결집을 위한 신호탄이라던지,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에 적극적인 배리어를 안 쳐주는 박근혜 정부를 향한 경고사격이라는 설도 그렇다. 이는 정쟁政爭의 영역이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점은 전직 대통령과 직전 정부의 치적과 과오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적극적이고 공식적인 당사자 증언이 나왔다는 점이다. 이번 MB가 발간한 ‘대통령의 시간’은, 현대 한국사에서 가장 문제적 정부로 꼽힐 MB 정부가 그간 쏟아진 국민의 비난 여론에 숙고 끝에 내어 놓은 최초의 '항소 이유서'다. 이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발간된 MB의 자서전을 읽으며 깨닫게 된 사실은, 종편과 새누리당을 향한 초기 신앙의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 어머니만큼이나 나 또한 맹목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증오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반문이었다. 맹목적인 믿음이 신앙이라면, 맹목적인 증오 또한 신앙일테다. 겨우 5-6년전에 겪었던 혹독한 경험 등이 벌써 가물가물할 정도로 내 기억력은 부족하고, 초라한 기억들의 자리에는 편협히 윤색된 이미지들만 들어차 있는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내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가장 분개했던 지점은, 법치를 무력화 시키고, 권력을 사유화 했으며, 사유화한 권력을 통해 부정과 부패를 만연시켰다는데 있었다. 불필요했던 수모와 압박을 가해 직전 대통령인 노무현을 자살케 했으며, 그 여파로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돌아가시게 만들었다. 시민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진솔한 대화보다는 당면한 국면만 넘기는 꼼수를 부리는 거짓말쟁이 대통령이었고, 그리고 그 모든 책임에서 미꾸라지처럼 도망나갔다. 


미.웠.다.


하지만 그로 인한 증오가 사회의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까.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증오는 또 다른 증오의 메아리 일 뿐이다. 한 없이 소리치며 떠돌다 종적없이 사그라든다. 증오로 유지되는 사회는 외다리의 불구가 모는 자전거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축차 운동으로 전진해야 하는 온한 자전거가 아니라 한 다리로 '삐뚤빼뚤' 겨우 겨우 지탱하다 결국은 담벼락을 들이박을 고장난 자전거다. 


흔히들 국민의 법감정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만약 진짜 국민의 법감정이라는게 있다면, 법감정이 실현될 국민의 심판대 또한 있다는 게 논리적일 것이다. 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그 심판대로 소환했으면 한다. 아니.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는 흔쾌히 그 심판대에 올라와 주셨으면 한다. 자서전에 쓰신 것처럼,


반대하던 이들은 반성은 커녕 굳게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는다...... 우리도 성숙한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p. 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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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증언하신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 주셨으면 좋겠다. 수고롭게 써서 풀어주신 책을 온전히 고히 돌려드린다. 이제 이 책은 가카께 보내는 우리의 소환장이다. 


그렇기에 서슴없이 이 책에 추천 한방을 날린다. 사시라. 읽으시고, 기억을 되짚어보시라. 부족한 것은 찾아보시고 모르시는 것은 물어보시라. 준비물은 이성적인 자세다. 윤색된 이미지나 기억은 배제하고, 확인된 사실들만으로 MB의 치세를 바라보시라. 치적은 인정하고, 과오는 지적하면 된다. 실수는 용납되어야 하지만 범죄는 처벌받아 마땅할 것이다. 


주의할 점은 있다. 가카가 논거로 사용하는 수치와 통계 등은 여러 경우 비틀어져 있었다. 예컨대, 쇠고기 협상의 경우 


미국산 쇠고기가 가장 많이 수입됐던 2003년 기준으로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19만 여톤으로 전체 대미 수입액의 3.4 퍼센트에 불과하므로 비중이 크지 않았다.

(p. 107)


고 하지만, 이는 당시 한국의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66%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었고, 한국 국민들의 연간 쇠고기 소비량의 2/3에 달하는 규모였다. 또한 한국은 미국의 쇠고기 수출국 중 빅 3안에 꼽히는 최대 수입국 중 하나였다. 쇠고기 카드는 FTA 체결을 위해 쉽게 쓰고 버릴만한 가벼운 카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원외교와 관련해서도, 


"(자원외교에 26조를 투자한 것에 반해) 총회수 전망액은 30조원으로 투자 대비 총회수율은 114.8퍼센트로…전임 (노무현)정부 시절 투자된 해외 자원 사업의 총회수율 102.7퍼센트보다도 12.1퍼센트가 놓은 수준이다." 

(p. 533)


라는 주장도 말 장난이다. 이미 회수된 전임 정부의 회수율 102.7퍼센트와 아직 회수되지 않고 회수를 예상(희망)하는 회수율 114.8퍼센트를 일괄 비교하는 식이다. 게다가 이 예상수치마저 희망수치로 혹평할 만큼 부풀러져있거나 과장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역시 방심을 허하시지는 않는 가카다운 꼼꼼함이 곳곳에 안배되어 있으니 독자제위덜은 퍼즐을 맞추는 심정으로 따져가며 읽어야 할 것이다. 재임 중에도 생물학분야 'vCJD(인간광우병)와 JCD(크로이츠펠츠야곱)', 공학분야 '1번 어뢰 설계도', 법학분야 'ISD(투자자-국가소송제) & 내곡동 사저 배임', 경제학분야 'BBK와 옵셔널벤처스 & 다스 지분' 등 각 분야를 망라하며 사고를 쳐 인민의 교양함양에 부단히 노력하신 계몽군주답게 퇴임 후에도 깨알같은 안배로 인민의 향학열을 고취시킨다.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덮고 난 후 첫번째 한 일은 출판사 ‘알마’에서 내는 가카의 자서전의 반론격이라는 ‘MB의 비용’이라는 책의 발간일정을 묻는 일이었다. 발간예정일은 3일이고 알라딘에 주문하면 4일부터 출고가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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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자서전을 기회로 치열한 실명비판이 전개되길 진심으로 고대한다. 전문가들의 식견과 고견으로 답답하게 가리워져있는 물음들이 밝게 밝혀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관전하는 시민들도 성실히 공부하며 따라가서 엄준한 판단의 밑감으로 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대통령의 시간 - 이과장의 시각


글을 따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시선을 쫓아보면, 가카는 홍선대원군이 아닌 박정희의 길을 걷고 싶으신듯 하다. 4대강과 각종 토목사업들이 조선을 패망으로 이끈 홍선대원군의 경복궁 건립이 아니라, 경제부흥의 기틀이 된 박정희의 경부고속도로로 평가받기를 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가카의 말씀처럼, 복구하는데만 84조가 든다는 4대강도 매년 돈을 쳐 바르면 언젠가 한반도의 젖줄이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은 텅텅 벼 방치되어 있는 자전거 도로도 십년, 이십년이 지나면 한강고수부지처럼 북적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 평가는 그 때 가서 받으시면 된다. 현재의 평가는 당대에 받으실 일이다. 굳이 올지 안 올지도 모를 미래를 가리키며 당대의 평가를 부정하는 것은 괴랄한 일이다. 오죽하면 가장 위대한 정치가는 죽은지 10년이 된 정치가란 말이 있겠는가.


쇠고기 수입에 대한 정부의 졸속 협상과 무능한 대처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바램을 ‘시위대’나 ‘대선불복세력의 협잡’쯤으로 폄하한 것도 딱한 일이다. 그럼 광우병 사태에 대해 사과문을 읽고 청와대 참모진을 사퇴시킨 ‘내’ 대통령은 고작 시위대나 협잡꾼들에 무릎 꿇은 못난이였던가. 지지자도 내 국민이고 반대자도 내 국민이다. 그것이 ‘대통령의 시선’이고 ‘시간’이어야 한다. 모든 것을 자사와 타사의 경쟁 구도로 나눠 임기 시절 가카를 이과장으로 부르며 조롱했던 일각의 판단들이 옳았음을 인정하고 싶으신가.


책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성숙한 세계국가(Global Korea)가 아닐까 한다. 가카는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성숙한 세계국가로 인정받기를 고대하고 인정받았다고 여긴다. 그럼 이제, 가카 또한 성숙한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이 되어보심은 어떨까? 세계까지는 안 바래~


가카! 졸라 환영합니다. 졸~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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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천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너클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