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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사용설명서



제품명: 국회의원. 스스로 ‘머슴’이라고도 함.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구캐의원’이라고 사람 취급 안 하는 이들도 있으나 그래 봤자 자기 손해라는 게 업계의 정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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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선수 포함

(출처- 오마이뉴스)


수량: 300명 (지역구 246명, 비례대표 54명) 소비자들이 돈 먹는 하마라는 이유로 싫어해서 숫자를 적게 보이게 하려구 법으로 299명으로 정했음. 300명인 듯, 300명 아닌, 300명 같은 299명! 이었지만 세종특별시가 생기면서 어쩔 수 없이 19대에 한해 300명이 됨. 총 수량과 의석결정방식을 국회에서 빨리 정해줘야 중앙선관위의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10월13일꺼정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를 그릴 수 있다능.


제품 생산 방식:

1) 지역구: 246개 선거구에서 상대다수제로 1명을 뽑음. 2012년 선거 결과 새누리당 127명, 민주통합당 106명, 통합진보당 7명, 자유선진당 3명, 무소속 3명이 당선됨. 걍 1등 먹은 넘이 당선되는 거라 당선자를 낸 1,144만 755명은 의회에 대표를 보낼 수 있었지만, 2등 이하에 투표한 1,036만 6043명의 표는 죽은 표가 되었음


2) 비례대표: 1인 2표제에 의해 지지정당투표를 함. 지역구 국회의원 5석 이상 당선 또는 정당 득표율 3% 이상인 정당에게 득표수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을 배분함. 19대 선거에선 새누리당 25석, 민주통합당 21석, 통합진보당 6석, 자유선진당 2석을 배정받음. 유권자들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전체 의석수 결정도 정당 득표에 의해 하는 게 합리적인 방식임


제품 개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 민주공화제의 제도적 요체인 권력분립에서 입법부를 구성함. 하는 일은 법을 제정하고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며 정부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함. 지난해 이들은 1,246건의 법률안을 처리하고 376조원의 예산과 507조원의 기금 운용 계획을 통과시켰음. 우리와 같이 대통령제를 채택한 미국의 의회는 이 권한을 온전히 행사하여 대통령도 지 조때로 하지 못함. 클린턴 정부 때는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아 연방정부의 기능이 부분적으로 일시 중지되기도 했었음.


제품 특성: 1) 스스로를 머슴이라고 낮추고 지역구 유권자를 만나면 만면에 미소를 띠고 악수를 함. 특히 재계약 시즌이 되면 허리를 90도로 폴더같이 접음. 때로는 큰절을 하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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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당시 시민들에게 큰절을 하는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출처- 김태흠 페이스북 @ktheum)


2) 허나 재계약 서류에 도장을 받고 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목이 뻣뻣해짐.


3) 재계약 면접 볼 때는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헤헤거리지만 막상 법안이나 예산 통과 때 투표한 걸 보면 내 편보다는 엄한 놈의 편을 드는 경우가 많음. 새경은 나한테 받아먹고 일은 동네 과부집에 가서 하는 꼴이니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음.


4) 냅뒀다가는 과부랑 니롱내롱 하니라 돈을 흥청망청 써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신불자 신세가 될 수도 있음. 어떤 과부가 아라 자전거길 만든다고 2조 6,759억 원을 쓰는 걸 눈감아준 적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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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사용설명서: 1) 소비자는 이들에게 매달 고액의 월급을 주고 있고 이들이 하는 일이 소비자의 일상생활을 규제한다는 점, 가끔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엄한 데로 끌고 가기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함.


2) 장점은 4년마다 재계약한다는 거. 다만 평소엔 디립다 씹어대기만 하다가 재계약 시즌에 잠깐 들여다봐서는 ‘그 넘이 그 넘’이라고 도매금으로 치부하기 쉬움. 그래서 계약서 쓰는 날이 되면 동네 마름하고 과부는 지들이 다루기 쉬운 넘 뽑는다고 자리 지키고 있는데, 방콕에서 디비자든가 룰루랄라 바람 쐬러 가는 고갱님도 계심. 그런다고 고갱님 주머니에서 새경 줄 돈 안 빼가는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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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귀한 한 표를 주고 구매한 국회의원은 수시로 일을 시키고 지켜봐야 머슴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음. 우리 논에 물 들어오게 도랑 좀 치라 했더니 과부네 논에 물 대는 넘은 가차 없이 재계약에서 제외시켜야 함. 허나 평소에 “너, 지켜보고 있다”라는 인식을 주지 않으면 내 말을 듣고도 아예 생까거나 겉으로는 “예~ 예~”하고는 과부 나들이 가는 데 도시락 통 들고 신바람 나는 일이 비일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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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스마트폰으로도 실시간 중계를 해주지만 맨날 들여다 보고 있을 수는 없잖아?


4) 내 표를 주지 않은 국회의원이라 해도 지역구 의원은 법적으루 나의 대리인이니 주문을 걸 수 있음. “존경하는 울 동네 김이박 의원님, 최저임금 좀 올려 주셈~” 뭐 이런 거.


5) 수시로 지역구 의원에게 일을 시켜보고,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장부에다 적어둘 필요가 있음. 재계약 할 때 이 장부를 보고 귀중한 내 한 표를 주어야 함. 일찍이 교계의 명망 있는 목사님께서도 “한번 자고 싶다고 했을 때 빤쓰를 내리면 내 신도요, 아니면 똥이다.”라고 갈파하지 않으셨던가?


5) 이들은 연봉 1억 4,736만원을 받지만 자본주의 선거판이 워낙 돈을 필요로 하다 보니 후원금도 받음. 출판기념회는 대표적인 모금 아이템. 소득세를 내는 사람이라면 1년에 10만 원까지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니 해볼만 함. 이거 하고 나면 고갱님을 대하는 태도가 마니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음.



이상, 국회 홈페이지 구석탱이에 조그맣게 쓰여있는 국회의원 사용설명서야. 워, 워. 그렇다고 굳이 홈페이지에 들어갈 필요는 없어.


가을바람 불어와 정기국회의 계절이 되었지만 국회의원들의 마음은 내년 4월 13일 치러지는 총선에 가 있어. 마지막으로 지역 유권자들에게 눈도장 찍을 수 있는 기회라, 텔레비전 카메라가 보인다 싶으면 괜히 목소리 높이고 호통을 치는 등 ‘생쑈’를 할 거야. 암튼 내년 봄까지 동네에서 코빼기도 보지 못했던 존경하는 의원님의 존안을 심심찮게 보게 될 거야. 횽들이랑 눈이라도 마주칠라치면 만면에 웃음을 짓고 악수를 청하고 허리를 조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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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부르는 바람직한 자세


한 장의 표를 가지고 있는 횽은 대접받는 고갱이 될 수도, 눈탱이가 밤탱이 되는 호갱이 될 수도 있어. 알잖아? 고갱과 호갱의 차이는 얼마나 손·발품을 팔았느냐에 있다는 거. 대리점 찾아가 부르는 게 가격인줄 알고 20% 깎아준다고 흐뭇해하며 80만 원짜리 스마뽕 샀더니, 칭구 녀석은 며칠을 잠 설치며 한밤중에 인터넷 디벼서 20만원에 같은 스마뽕 샀다고 자랑질을 하네? 그 때의 씁쓸함이란.
 
내년 4월에 선관위로부터 날아 온 두툼한 봉투에 이 넘 저 넘 자랑질로 범벅이 된 홍보지를 보고 고갱님의 일꾼을 골라내기는 쉽지 않아. 결국은 ‘그 넘이 그 넘이지 뭐’ 하며 때깔 좋은 홍보지에 나온 넘을 찍거나 노는 게 남는 거라고 투표소에서 되도록 멀리멀리 날아가겠지. 원하지 않은 정치 세력이 과반수를 차지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이번 19대 국회만 돌아봐도 알 거야. 한 해 새경으로 1억 5천이나 주고 제대로 호갱 노릇 하고 있잖아?


그래, 호갱에서 벗어나려면 사용설명서를 잘 읽고 매뉴얼에 충실하면 돼. ‘나 하고 싶어’라고 말하고는 빤쓰를 내리는지 안 내리는지 단디 지켜봐야지. 그러기 위해선 내팽겨두지 말고 일을 시키는 게 첫 번째야. 횽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나 횽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 거를 요구해봐. 요즘은 의사소통의 수단이 워낙 편리해져서 컴퓨터나 전화기로도 주문을 할 수 있잖아. 개인 홈페이지, 이메일, 메시지, 페북 등 따우따우…. SNS가 워낙 다양해서 무조건 하나는 얻어걸리더라구. 5분만 시간 내면 횽의 요구 사항이 횽의 대리인에게 전달될 거야.


하여, 이제 재계약 시즌을 준비하는 놀이터를 하나 준비하려 해. 횽의 관심 영역에 따라 횽의 놀이터도 만들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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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서비스


나란 뇐네가 작년 12월 1일, 독투에 긴급제안을 한 적이 있어. ‘원자력홍보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보내고 답변으로 자랑질을 해보자는 거였지. 그리고 바로 내가 호갱이었음을 확인했어. 메시지, 페북 등 여러 경로로 요청을 보냈음에도 무플의 참담함을 경험한 거지. 존경하는 의원님한테 난 별 영양가 없는 한낱 동네 뇐네일 뿐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난 거야. 내년 봄 우리 집의 두 표가 어디로 갈지 묘연해지는 순간이었어.


그런데 나중에 그날 회의록을 보니까 우리 동네 의원은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기권을 했더라구. 무슨 이유로 그리했는지는 모르지만 조금 맘이 풀리기는 했어.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확인해보려구 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이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횽들은 같이 함 해보자.


우선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이메일, 메시지, 페북 등으로 요구 사항을 보내. 조금은 예스러운 팩스나 아날로그 감성이 돋는 손 편지도 좋아. 하다 보면 그 양반이랑 가장 소통이 잘 되는 방법이 나올 거야. (참고로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는 'ㅇㅇ동에 사는 아무갭니다.'라고 신분을 밝혀야 돼. 내년 총선 때 의원님이 원하는 표라는 걸 보여 줘야지)


암튼 요구 사항은 다음과 같아.


1) 2016년 예산에서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예산을 원자력 발전 관련 예산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주세요. (장기적으로 원전 관련 예산은 안전과 폐로 분야로 한정)


2)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 확대를 위해 기준가격의 무구매제(FIT)를 재도입해주세요.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보낸 메시지와 답변은 잘 모아서 챙겨둬. 이건 혼자 해도 되지만 여럿이 같이 하면 더 재미있을 거야. 일단은 뇐네가 운영하는 카페에 같이 모으려고 해. 일이 커지면 그때 가서 상황에 맞게 하고.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이 19대 국회 동안 쟁점 의안에 대해 투표한 결과와 그의 답변이나 에너지 정책 관련 발언, 행동 등을 볼 수 있는 창고는 임시로 만들어놨으니 첫 발은 내딛을 수 있을 거야.)


호갱에서 고갱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건 남이 해주지 않아. 스스로 손·발품을 팔아야 해.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말 늦었다’는 말도 있으니까 함 해보자, 딴지스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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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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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선은 끊임 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