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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에 관해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처음 든 것은 아마 천일염 문제가(다음 뉴스펀딩: 일제는 왜 한반도에 천일염전을 두었나) 대두될 즈음일게다. 사실 필자는 천일염이 좋은 소금인지 나쁜 소금인지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딴지 공식 이비인후과 블로그 삼백이 배출한 슈퍼스타이자 수석요리사(Chef de cuisine) 겸 대표이사(Chief executive officer), 쉽게 말해 짱짱맨인 아톰횽의 기사 ‘알고나 먹자 <식재료편> - 소금’ 을 한번 참조해보면, 천일염의 위해성 따위보다 억만 배 지랄 맞은 게 새만금이다. 당시 물막이 찬성했던 참여정부인사들, 한티 묶어서 소금산에 파묻어 버리고 싶다. 누가 봐도 비합리적이고 몰상식한 4대강 사업을 반대의견 묵살하며 그리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새만금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어떻게 해도 새만금과 4대강이 다른 문제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해두고, 소금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SALT ≠ 소금 ≠ 염


소금은 영어로 ‘salt’다. 그리고 salt는 한글로 번역할 때 ‘염’ 또는 ‘소금’이라 하는데, 소금은 수많은 염 중에 하나면서 가장 대표적인 염이다. 그래서 소금을 그냥 salt라 하지 않고 ‘common salt’라고 하기도 한다(이편이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이다). 그러면 염이라 할 때의 salt는 대체 뭘까.



염(鹽, salt)은 산의 음이온과 염기의 양이온이 정전기적 인력으로 결합하고 있는 이온성 물질인 화합물을 말한다. 주로 중성을 띠는 물질이 많으나, 산이나 염기를 띠는 물질도 있다. 흔히 염화 나트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소금 결정도 염에 해당한다. 

- 위키백과



시바. 걍 스크롤을 내리고 싶은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우선 본문의 이해를 위해 ‘나트륨이온(Na+) + 염소이온(Cl-) = 염화나트륨(NaCl)’만 외우자. 중요한 건 소금과 나트륨은 다르다는 거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영양성분표에는 소금이 아닌 나트륨으로 표시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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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마켓 아임닭 닭가슴살 큐브


마켓의 깔큼매콤 소시지 100g에 포함된 나트륨의 함량 (402mg)은 염화나트륨이 아닌 순수 나트륨의 질량이다. 따라서 소금으로 섭취한다면 대략 1020mg이 된다. 염소의 무게는 나트륨의 대략 1.54배 정도로 나트륨이 염화나트륨 형태로 존재하면 나트륨(Na) 1g당 염소(Cl) 1.54g 정도가 붙어 다닌다. 우리가 섭취하는 대부분의 나트륨은 염화나트륨의 형태로 염소와 함께 공급되지만 제과제빵에 사용되는 베이킹소다(탄산수소나트륨, NaHCO3)처럼 다른 형식으로 공급되기도 한다. 그러니 세계보건기구 (WHO) 에서 제시하는 나트륨(Na) 일일권장량 2000mg은 소금(NaCl)으로는 약 5080mg에 해당한다.


인간 체중의 60%는 수분(H2O)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수분의 2/3는 세포 안에, 나머지 1/3은 세포 밖에 있다. 세포 안에 있는 수분을 우리는 세포내액(ICF, intracellular fluid)이라 하고 밖에 있는 수분을 세포바깥액(ECF, extracellular fluid)이라 한다. 세포바깥액(ECF)은 다시 혈장(blood plasma)과 간질액(interstitial fluid)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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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체내수분을 구획하는 이유는 그사이에 물질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는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세포막은 세포 안과 밖을 나누고 혈관벽은 혈장과 간질액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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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이나 날카로운 물체에 손끝이 베여 피 흘린 경험 누구나 있을 거고, 쪽쪽 빨아도 봤을 거다. 그 맛은? 예외 없이 짜다. 물론 안 씻어서 그럴 수 있는데 계속 빨아도 계속 짠 거 보면, 확실히 피는 짜다. 혹여나 맛이 기억 안 나는 처자분들은 남친의 양해를 구해보자. 아무리 살살해도 피날 정도로 찌르라면 따끔하기 때문에 섬섬옥수가 아닌 짐승의 앞발에다 실험하는 게 좋다, 아마 피 빨리면서도 좋다고 할 정신 줄 놓은 짐승 분명히 있을 줄로 믿는다. 그리고 남성분들도 재주 있으면 여친의 양해를 한번 구해봐라, 물론 결과는 내 책임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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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 보듯이 세포 바깥의 수분을 지배하는 것은 나트륨(염소는 전기적 중성 맞춰주기 위한 옵션으로 취급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독자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이고 세포 안의 수분은 칼륨이 지배한다. 그러니 우리가 피를 빨았을 때 나는 그 맛은 정말로 소금 맛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세포바깥액의 구분 중에서 혈장(blood plasma)이라는 것은 바로 피(blood)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제거한 나머지 부분을 가리키고, 적혈구 등은 그 자체가 독립된 세포기 때문에 세포내 공간으로 취급한다. 나트륨이 세포바깥의 수분을 지배한다고 했는데 이는 삼투현상에 대해 이해하면 더욱 확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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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투현상에 대한 간략한 설명인데,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잠만 술 좀 가져올께...


체내수분에 녹아있는 전해질(electrolyte)은 물 분자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고, 삼투압이란 힘으로 나타난다. 위장관을 통해 영양소를 흡수하거나 정맥을 통해 수액을 투입하는 등 일시적 삼투압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수분이 매우 빠르게 구획 사이를 이동해서 이를 해소한다. 그러므로 모든 구획 내의 삽투압(osmolality)은 같게 유지된다. 여담으로 체액에 녹아서 존재하는 나트륨이나 칼륨, 염소, 마그네슘 등등의 물질을 전해질이라고 부른다. 전해질은 물에 녹은 상태에서 이온으로 쪼개져 전류가 흐르는 성질을 지닌다. 재미난 점은 전해질이 제거된 순수한 물은 전기를 전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뭣이? 구라치다가 손모가지 날라가붕거 못 배웠냐고? 진짜다, 순수한 물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다. 물이 전기를 통하는 까닭은 전해질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소금 역시 결정 상태에서는 전기를 전도하지 않는다. 만약 50cm 정도의 길이에 순수한 소금결정을 손에 쥐고 고압선을 막막 건드려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증류수(순수한 물분자)로만 가득 찬 너른 풀장 안에 고압선이 지나가도, 직접 건드리거나 가까이 가지 않는 한 얼마든지 헤엄치며 놀 수 있다, 물론 사람 몸에서 배출되는 체액은 전해질이 있기 때문에 수영 중에 쉬야를 한다거나 하면 아주 좋게 되겠지? 마지막으로 고압선이 지나는 증류수 수조에 닭이 유유자적 헤엄치고 있는데 소금 결정을 던져 넣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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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실험이다, 오해하지 말자


세포 안과 밖의 주된 전해질이 다른 이유는 칼륨(K)을 안으로 집어넣고 나트륨(Na)을 밖으로 퍼내는 단백질 펌프(Na-K exchanger)가 세포막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 생물을 배운 분들이라면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 이 나트륨-칼륨 교환 펌프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게 1957년이고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확인된 게 1953년이니 둘 다 횟수로 60년 안팎이다. 인류가 세포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한 시간은 이렇듯 얼마 안 되었고 이 순간에도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다. 이야기가 샜는데 다시 소금으로 돌아가자.


위에 상술했듯이 세포 바깥에 존재하는 수분은 나트륨이 발생시키는 삼투압의 영향을 받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작용하는지 예를 들어 보자. 천방지축이였던 딴지스들도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한두 번쯤 병원에 입원하거나 문병가 본 사람이 있을 것이고 직접 링겔을 맞거나 링겔을 맞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게다. 링겔은 락테이트 링거(lactate ringer)의 줄임 말이고 정맥주사로 주입하는 여러 가지 수액 중에 하나인데 어쩌다 보니 수액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어버렸다.


만약 정맥으로 1L의 증류수를 집어넣는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될까? 물론 실제 임상에서는 그렇게 안 한다(임상에서는 증류수 대신, 같은 목적으로 5% 포도당 용액을 쓴다). 증류수는 삼투압이 전혀 없어서 증류수와 직접 맞닿은 적혈구 세포들이 미친 듯이 증류수를 흡수하고 터져 버리는 건 물론이고 재수 없으면 정맥염이라는는 고약한 병도 생긴다. 어쨌든 정맥으로 증류수 1L를 넣으면 그 1L는 온몸에 수분이 분포하는 모든 구획에 동등하게 퍼진다. 증류수는 정맥으로 들어간 직후엔 혈장에만 분포하겠지만, 간질액 삼투압이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무슨 말인지 이해 안 가면 위에 삼투압 그림을 다시 곱씹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물 분자들이 간질액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해서 혈장액과 간질액, 즉 세포바깥액에 1L가 고루 분포하면 게임이 끝나느냐? 이 경우에는 세포바깥액의 삼투압이 낮아진 것이기 세포 안팎으로 삼투불균형이 발생하고 물 분자는 세포 내로 들어간다. 결국 증류수 1L는 몸에 모든 수분구획에 고루 분포하게 된다.


반면 멸균생리식염수 1L를 주입했다고 가정해보자. 생리식염수은 말 그대로 인체의 세포바깥액과 비슷한 나트륨 농도를 가진 용액이다(증류수 1000g에 염화나트륨 9g을 넣어서 만들고 0.9% saline이라고도 부른다). 앞서 말했듯이 나트륨-칼륨 교환 펌프의 작용으로 나트륨은 항상 세포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증류수 1L와 함께 들어간 9g의 나트륨은 세포바깥에 머물고 그만큼의 삼투압을 세포바깥 공간에 더해준다. 그래서 물 분자 역시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세포바깥에 머물러 있게 된다.


같은 증류수 1L 이지만 나트륨 투여 여부에 따라 수분이 세포 내외에 고루 분포하는지 아니면 세포바깥에만 머무르는지, 차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들어간 수분이나 나트륨은 천년만년 몸 안에 머무는 것은 아니고 결국 소변 혹은 기타 타액이나 대변으로 배설된다, 먹어봐서(?) 알겠지만 소변도 짜다.



동영상 좌하에 영어로 설명이 나오지만 처음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했고, 그다음에 고장(hypertonic)액 다시 생리식염수, 마지막으로 증류수(ditilled water)를 투여했다. 각 용액에 따라 적혈구가 크기와 모양이 어떻게 변하는지 잘 보면 된다. 고장액을 만난 적혈구는 수분을 빼앗겨 쪼그라들고, 증류수에서는 수분을 흡수하다가 터져 버린다.


아…조금 어렵나? 그래도 의과대학에서 학기당 오백만 원을 들이부어도 이것보다 잘 가르쳐 주지 않는 것 같으니, 좀만 참으시라. 이렇듯 나트륨은 수분이 세포바깥에 머무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수분이 세포 안과 밖에 머무르는 어떤 차이를 발생시킬까?


어디든 1L만 들어가면 결국 같은 것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세포바깥액과 세포내액의 차이는 통화량에 비유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서 아무리 발권해도 금고에만 보관해 놓으면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 세포바깥액(ECF)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는 화폐에 해당하고 세포내액(ICF)은 짱박아 둔 돈뭉치에 해당한다.


경제에서 순환구조가 중요하듯이 체액에서도 순환은 중요하다. 세포바깥액은 신체 구석구석을 순환하면서 대사에 필요한 에너지와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를 씻어낸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 적절한 규모의 세포바깥액은 필수이다. 세포바깥액이 부족해지며 대사활동이 저하되고 면역력도 저하된다. 병원에서 수액을 달아 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질병으로 인해 탈수가 나타날 수도 있고, 반대로 탈수가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의사들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수액을 보충해준다. 적지 않은 할머니들이 병원에 와서 수액만 맞아 좋아 지신다. 때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액처방은 치료에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행위다.


얼마 전 TV에서 피곤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전후해 인근 의원에서 수액을 맞는다는 뉴스를 보았다. 한번은 마늘 주사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는 내과 선생님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한 적도 있다. 필자도 외래타임에 정맥주사제 문의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 돈으로 소고기 사 드시는 게 훨씬 이롭다고 설명 드린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경구섭취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수액을 맞는 것 불필요한 행위다.


하지만 필자가 개인 의원의 오너였다면 모른 척하고 처방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보험수가는 양심적으로 진료하다가는 굶어 죽기 딱 좋은 수준이라 그렇다. 설마 굶어 죽으랴 하지만 진짜 굶어 죽는다. 근래에는 우리나라 보험 제도가 좋은 것이라고 옹호하는 글도 좀 만나볼 수 있는데, 자본주의 정신이 충만하다 못해 하늘을 뚫고 나가는 사회에서 의사들도 적자를 보면서 진료할 순 없다. 어떻게든 이윤은 남아야 하고 지금의 시스템은 큰 병원만 유리하게 짜져 있다. 의사가 실력이 없거나 양심이 없어서 교과서에 없는 진료를 하는 것이 아니다. 양심적인 선생님들이 이런 상황을 말해도 다들 외면하기 바쁘다. 모르겠다, 시스템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는 잠시 접어 두고 계속 글을 이어가기로 하자.



구석기 인류 ≠ 현대인


현대인의 몸에는 염화나트륨(소금)으로 계산했을 때 130g 만큼의 염분이 존재하고 매일매일 9g 정도를 흡수하고 그만큼 배설하면서 평형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구석시시대의 인류, 농경과 정착생활이 시작하기 전 백만 년 동안 인류는 소금을 하루에 9g씩이나 먹질 않았다. 학자들이 추산하기로는 신석기 시대 이전의 호모 사피엔스들은 하루 2g 정도의 소금만을 섭취할 수 있었다.


요즘이야 만 원만 있으면 반평생 먹을 정도의 소금을 구할 수 있지만 구석기 시절 내륙 한가운데서 어떻게 소금을 구했을까? 지금도 고립된 내륙에서 수렵과 채집에 의존해 생활하는 종족들은 사냥감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염분 외에 별도의 소금을 섭취하지 않는다, 아니 먹고 싶어도 먹을 수가 없다는 편이 더 옳겠다. 인간에게도 세포바깥액(ECF)이 부족할 때 소금을 갈구하는 몇몇 증거들이 있지만 소금갈구(salt craving)는 중대형 초식동물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대부분의 식물이 소금기 서린 땅에서 생장을 방해받는 것을 떠올려 보라, 식물은 동물의 혈액 같은 세포바깥액 운반 시스템이 없고, 나트륨-칼륨 교환펌프도 없다! 그래서 식물은 생존과 성장을 위한 나트륨 요구량이 동물에 비해서 매우 적다. 고로 식물의 체내에는 소량의 나트륨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모든 풀이나 과실 종류의 먹이는 칼륨이 많고 나트륨은 부족하다. 그걸 주식으로 먹고 사는 초식동물은 나트륨을 비롯한 여러 미네랄 부족에 시달리기 쉽다. 혹시 소금핥기(satl lick)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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혓바닥이 잘 보이는지, 소금을 비롯한 미네랄을 핥으려고 저런 아크로바틱한 포즈로 걸터 있는 거다


소금에 열광하기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식당들이 괜히 음식을 짜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입맛에는 약간의 학습효과도 있지만, 짠맛을 선호하는 것은 진화의 일부분이라고 보는 게 옳다. 최근 지방(기름 맛)을 혀의 미뢰가 구분해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링크)가 발표 되었었다. 지방은 인간의 3대 영양소중 가장 칼로리가 높으며, 혀가 고칼로리를 선호하도록 진화해온 증거가 될 수 있다. 인간의 미각이 짠맛을 매우 잘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염분이 생존에 필수적임을 뒷받침 하는 좋은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하루 2g의 소금과 9g의 소금은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인체는 매우 정확한 기계이자 고립된 우주선이기 때문에 먹은 만큼 배출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터져 버린다, 예를 들어 소금이 하루에 0.1g씩만 누적되어도 1년이면 36.5g, 27년이면 1kg이 된다. 소금 1kg 포대를 생각해보자, 삼십 대부터는 다 걸어 다니는 파김치일까?(그런가?) 섭취된 만큼 배설하지 않고 이 상황을 피하는 방법은 나트륨 원자를 다른 원자로 바꾸는 핵분열이나 핵융합 밖에 없는데 우주소년 아톰이 아닌 이상 그런 일들이 몸에서 일어나진 않는다. 결국 하루 2g이 들어오면 2g이 배출되고 9g이 들어오면 9g이 배출된다. 계산의 결과는 제로에 수렴하지만 그 가운데 한 가지 숨어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늘어난 체액량이다.


9g이 들어와 9g이 나가는 과정에서 세포바깥 구획의 확장이 일어난다. 이것도 화폐의 유통을 생각해보면 된다. 하루에 2조 원이 도는 경제와 하루에 9조 원이 도는 경제는 규모가 다르다. 2g을 섭취할 때와 비교해 얼마나 체액량이 많아 졌는지 정확히는 아직 모르고 있다. 하지만 정황증거를 토대로 생리학자들은 현대인들의 세포바깥액이 구석기시대의 것보다 ‘확장된(expanded)’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체액이 확장된 만큼 혈장량(≒혈액량)도 늘어났고 혈액량이 늘어난 만큼 혈압도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Salt, Salary, Sal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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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빛과 소금 이야기는 그다지 새로울 것 없고, 급료를 뜻하는 샐러리의 어원이 로마군단에서 왔다는 사실도 딴지스 정도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로마군단이 소금을 급료로 준 것이 아니고 병사들에게 화폐와 함께 소금을 구입 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다는 이야기는 처음일껄? 또는 급료는 돈으로 줬는데, 급료를 준 이유가 소금산지를 정복하거나 소금 무역로를 지켜준 대가라서 샐러리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이돌 언니야들의 삼시 세끼 식단에 꼭 포함되어 있는 샐러드도 라틴어 salata(소금맛)에서 왔다. 중세 시대엔 소금을 엎지르는 행위를 죽음을 상징하는 불길한 징조로 간주했으며 흘린 사람이 자신의 왼쪽 어깨에 소금을 뿌리는 것으로 액땜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 전설의 레전드 시인 호머는 소금을 성스러운 존재라 불렀고 플라톤도 신 옆에 가까이 있던 것이라 기술했다.


혈압과의 관계는 차치하고서라도 위암과의 상관관계도 꽤 높은 걸로 알려져 있는 소금, 일단 싱겁게 먹는 것이 좋기는 한데 솔직히 필자도 나트륨까지 생각해 가면서 뭘 먹은 적은 없다. 여러분도 긴 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이 했으니 션한 맥주와 더불어 짜고 기름 맛 나는 음식들 많이 드시라(그렇다고 굳이 짜게 먹을 필요는 없다). 단 신선한 재료로 직접 해 드시라. 케인즈의 말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누구나 다 죽는다. 맛난 거 많이 먹고 씩씩하게 살다 죽자, 졸라!



* 참조문헌


Ricahrd A. Preston 산-염기, 수액 그리고 전해질 2판 대한의학 2012

Mitchell L. Harperin et al. Fluid, Electrolyte, and Acid-base Physiology 4th edition Elsevier 2010

Eaton SB et al. Paleolithic nutrition revisited : A twelve-year retrospective on its nature and implications Eur J Clin Nutr. 1997 Apr;51(4):207-16.

Johansson, Karolina, 2008. Salt to ruminants and horses. First cycle, G2E. Uppsala: SLU, Dept. of Animal Nutrition and Management

http://www.jped.com.br/conteudo/03-79-S187/ing_print.htm

https://chriskresser.com/shaking-up-the-salt-myth-history-of-salt/

http://time.com/3957460/a-brief-history-of-salt/

http://www.glacierconservancy.org/newsblog/glacier-national-park-volunteer-associates-win-national-award/

http://www.oneinchpunch.net/?s=astro+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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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ankofbiology.blogspot.kr/2014/07/comparison-between-diffusion-and-osmosi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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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