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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18. 수요일








지난 기사에서 아이오와 코카스에서 시작하는 6~7개월 대장정, ,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야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다고 언급했었다. 기초 선거(primary) 혹은 코카스(caucus) 등으로 불리는 당내 경선은 당원들이 투표를 통해 대통령 '후보'를 뽑는 과정이며, 전 국민이 참가하는 국민 투표(general election)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한다. , 미국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50번 이상의 코카스와 전당대회 그리고 국민투표라는 관문들을 통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이중 구조(Primary and General Election)

 


민주당과 공화당은 기초 선거 후, 그해 8월이나 9월의 전당대회에서 최종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정한다. 대통령 후보 지명 방식은 이렇다. 기초 선거 결과에 따라 전당 대회에 참석할 대표(Delegate)들이 지역 당원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다. 그 다음, 지역 당원들의 위임을 받은 대표들이 전당대회에서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나면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화요일(111일이 화요일이면 그 다음 주 화요일에 선거를 한다는 의미다. 화요일 전에 월요일이 꼭 있어야 한다고 법으로 정해져 있다)에 하는 국민 투표일까지 선거운동 할 수 있는 기간이 두어 달 남는다.

 

이러한 기초 선거 과정의 장점은 첫째, 풀뿌리 민주주의의 표본으로, 후보 선출이 작은 풀(pool)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당원만 참여하는 과정이긴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50번 이상 반복하기 때문에 경쟁력 없는(?) 후보는 알아서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일정 지지율 이하의 후보는 경선을 계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8년 힐러리의 경우에서 봤듯이 경선 마지막까지 가도 승산이 없다는 것이 확실해지면 알아서 사퇴한다. 캠페인 비용 낭비하면서 마지막까지 가야 할 의미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군소정당 후보로 등록한 게 아닌 이상, 내가 후보가 되면 국민들이 뽑아줄 거라는 믿음(?) 하나만으로 투표지에 이름을 올릴 수가 없어진다.

 

둘째, 긴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후보 검증이 더 철저하게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코카스 하나 치룰 때마다 뉴스가 나온다. 그러면서 일반 국민들은 예비 후보들에 대한 지식을 늘려간다. 당내 경선 후보들 간의 토론회도 텔레비전을 통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당내 경선이 일반 국민들에게도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지 숙고할 시간과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치 수험생이 수능 시험일 앞에 두고 그날을 대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국민들은 대통령 선거일을 앞두고, 어떤 후보가 자신과 나라의 미래에 도움이 될 지 매체를 통해 자료를 얻고, 투표에 임하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인단 (The Electoral Col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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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국의 조상들

존 아담스, 벤자민 프랭클린, 알렉산더 해밀턴, 존 제이,

토마스 제퍼슨, 제임스 매디슨, 조지 워싱턴.

 

영국 독재 왕정에 반기를 든 반골답게 하나같이 당당한 태도다.

이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져 가진 것, 아는 것 별로 없는 미국 사람들도 당당한 편이다.

 

 

사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인(Elector)을 뽑는 선거다. 일설에 따르면, 미국 건국의 조상들(founding fathers)이 자질 없는 사람이 프로파간다에 의해 대통령이 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들은 국민 투표보다는 의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길 바랐다고 한다. 다분히 엘리트주의적 발상이긴 한데, 의회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과 국민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의 타협점이 바로 대통령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통한 간접 선출 방식인 것이다. 여담이긴 한데, 연방정부 웹사이트에 가보면 Electoral College는 무슨 장소가 아니냐는 말이 가장 먼저 나온다. 칼리지란 말 때문에 대학으로 오인하는 분들이 미국에도 있나보다.

 

이미 설명하였듯이 미국 대통령은 의회를 통한 선출과 국민 투표를 통한 선출 방식이 혼합된 간접 선거 방식이긴 하지만, 사실은 직접 선거에 가깝다.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자신이 어떤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지 공개한다. 국민들은 자신이 뽑는 선거인이 어떤 후보를 대통령으로 찍을 건지 알고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 거나 마찬가지다. 다시 말하면, 국민은 선거인이 마음에 들어서 뽑아주는 게 아니라, 그 선거인이 뽑겠다고 말한 후보를 보고 그 선거인을 뽑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11월 초, 각 주에서 선출된 538명의 선거인단은 12월 워싱턴으로 가서 자신이 지지한다고 공개한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하지만 그 전에, 언론은 국민 투표 결과에 따라 대통령 선거 승자(projected winner)를 발표한다. 다시말해, 12월 대통령 선거인단의 선거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대통령 선거인단 538명은 어떻게 구성되는 것일까?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 D.C.가 있는 컬럼비아 특별주(이 컬럼비아 특별주는 대통령 선거인단을 위해 만든 특별주로 국회에 의석은 없다)를 합한 51개 주에서 인구비례에 따라 선출한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구수가 많은 주인 캘리포니아는 55석을 차지하고 있고,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와 같은 주는 3명의 선거인단을 갖는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대통령 선거인단 가운데 최소 270인의 투표를 얻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일 269:269로 동점이 나왔을 경우, 헌법에 따라 하원의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다.

 

호기심에 제5공화국 시절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을 간접 선출해왔던 '통일주체 국민회의'는 어떻게 했나 살펴보았더니, 대의원 수는 2,500명 내외였고 대통령 후보는 항시 하나밖에 없었기에 선거라고 하기에도 뭐했다고 한다. , 옵션이 있어야지. 옵션이 없으니 매 선거 때마다 지지율 99% 이상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Red State or Blue State

 


대통령 선거인단 선출과정의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주가 승자 독식(winner-take-all)방식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대통령 선거인단 55명 가운데 27명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이 뽑혔고, 28명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이 뽑혔다고 치자. 1표 차이이긴 해도, 민주당 후보 지지자가 더 많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대통령 선거인단 55명은 전부 민주당 표가 된다. 민주당 후보가 538명 선거인단 가운데 55표를 확보하는 것이다. 텍사스 대통령 선거인단은 38표를 가지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한다. 이렇듯 개표가 진행됨에 따라 각 주가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정해지는데, Red State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주로, Blue State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주로 표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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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다이어그램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대통령 선거인단의 숫자 및 지지 정당을 표시한 것이다.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를 지지한 주들은 파란 색 부분이고, 주로 서부와 동부 연안의 도시 지역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다. 반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공화당 후보 롬니를 지지하는 주들은 남부 및 중서부 내륙 지방이다. 2012년 선거에서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필요한 270표보다 60표 이상이 많은 332표를, 미트 롬니는 206표를 얻었다.

 

일명 Popular Vote라고 알려진 국민 투표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오바마는 62,615,406(51%)표를 얻었고, 롬니는 59,142,004(48%)표를 얻었다. 대통령 선거인단에서는 60표 이상 차이가 나서 오바마의 대승리(?)라고 생각했는데, 국민 투표수는 3%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롬니 측에서는 3% 차이 밖에 안 나는 패배라서 아쉬워할 수도 있겠는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후보가 국민 투표에서 얼마나 받았는지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Popular Vote에서 이겨놓고 대통령이 못 된 드문 케이스가 몇 번 있는데, 2000년 대통령 선거가 바로 그 사례 중 하나이다.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가 맞붙은 선거에서 앨 고어는 더 많은 국민 투표를 얻어놓고도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에서 271:266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부시가 자기 동생인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던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표를 가져오지 못했으면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다.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s)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선거가 숫자싸움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당 후보이든 270표를 확보하는 게 승리하는 길이고, 어디에서 어떻게 270표를 가져올 수 있을지 궁리해 내는 게 캠페인의 전략 참모가 할 일이다. 캘리포니아는 전통적으로 블루 스테이트이기 때문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55표를 얻고 간다. 반대로 텍사스는 전통적으로 레드 스테이트이며 38표를 가지고 있어서, 공화당 후보 역시 38장의 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레드 스테이트와 블루 스테이트의 숫자를 다 합해 계산한 다음, 270표에서 모자란 부분을 끌어와 채워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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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자란 숫자를 확보하기 위해 후보들의 선거 유세는 스윙 스테이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캘리포니아나 텍사스처럼 색깔이 분명한 주가 있는 반면,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s)라고 해서 한해는 빨간 주였다, 다음 선거에는 파란 주가 되기도 하는 왔다리 갔다리 하는 주들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을 예로 들자면, 플로리다, 오하이오, 아이오아, 위스컨신 등이 있다.

 

2012년 선거 때 오바마가 캘리포니아에 갔단 이야기는 뉴스에서 못 본거 같은데, 스윙 스테이트에서는 수시로 연설했다. 사실 공화당 후보도 55석 얻겠다고 캘리포니아 와서 죽어라고 선거전 안한다. 그래봤자, 시간 낭비라는 거다. 그럴 바엔 좀 더 가능성 있는 주에 가서 선거 운동하는 게 낫다는 거다. 당시, 롬니 역시 스윙 스테이트에 가서 선거운동을 많이 했고, 스윙 스테이트 중의 하나인 위스콘신 출신의 하원의원인 폴 라이언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삼았다. 롬니는 라이언을 러닝메이트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스콘신 대통령 선거인단 10표를 오바마에게 빼앗겼다. 이 밖에도 롬니는 스윙 스테이트 대부분에서 지는 바람에 결국 2012년 선거에서 패배하고 말았다.

 

 


정치는 이상임과 동시에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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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엘비라 마디간' 한 장면)

 


이제까지 선거 시스템에 대해 살펴봤는데, 선거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땅 파서 선거 캠페인 할 수 없음이 자명한 이치 아닌가? 아름다운 사랑 영화나 드라마 같은 걸 보면 너무나 깊이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취해 현실의 근심은 오간 데 없고 사랑만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사랑을 해도 밥은 먹어야 하고, 잠도 자야하고, 기본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서커스단 줄타기 소녀와 유부남이 벌이는 애정의 도피 행각을 그린 영화 <엘비라 마디간>은 사랑을 해도 현실적 요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화면 가득한 햇살과 함께 둘의 사랑이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음과 동시에 둘이 너무 배고파하는 장면이 오버랩 된다. 기본적인 현실적 요구가 해결되었다면, 둘이 자살로 생을 끝마치지 않고 백년해로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와 같이 정치도 이상과 현실이 교차된다. 후보가 아무리 원대한 비젼을 가졌어도 일단 대통령이 되어야 그 이상을 펼칠 수 있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캠페인을 해야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캠페인해서 상대 후보를 이기려면 선거 자금이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무지 많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경우, 대통령 선거 시 사용할 수 있는 법정 선거 자금의 상한액이 후보당 약 560억 원이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후, 대통령 당선자와 유효 투표수 가운데 15% 이상 득표를 한 후보는 사용한 선거 자금 전액을 보전 받는다. , 대통령 선거를 세금으로 치루는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12년 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와 문재인 후보가 도합 약 930억 원을 썼다고 한다. 그에 반해 미 대선에서는 선거 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의 상한선이라는 게 아예 없다. 그리고 Public Fund라고 해서 국고 지원이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 지출이 훨씬 크기 때문에 대부분 대통령 후보가 알아서 펀드레이징(fundraising. 정치 자금 모금하는 것을 말함)을 한다. 2008년 당시 공화당 후보 매케인은 국고 지원금 850억 원을 수령하였던 반면, 오바마는 역사상 최초로 국고 지원금을 사양하고 자신이 모금한 돈만으로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그런데, 2008년 이후 미 대선의 지출 양상을 보면 현실적 요구를 넘어서 일종의 과소비 선거전으로 가고 있는 인상이 강하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미 대선 뿐만 아니라, 선거에서 차지하는 텔레비전 광고의 비중이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나라가 워낙 넓다 보니 후보가 발로 뛰는 데에 한계가 있고, 선거 운동은 스윙 스테이트 위주로 전개된다. 그렇다고 다른 주를 다 잡아놓은 토끼라고 내버려 둘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가장 효과적인 게 텔레비전 광고다. 그런데, 이 텔레비전 광고에 들어가는 돈이 장난 아니다.

 


Restore Our Future의 오바마를 크게 혼내는 광고

 


두 번째는 2010Citizen United라는 보수 단체가 연방 선거 위원회(Federal Election Commission)를 대상으로 낸 소송에서 승리함으로써, Super PAC이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쓰고 싶은 만큼 텔레비전 광고에 돈을 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따라서 2012년 롬니 당선을 위해 오바마를 공격하는 광고를 내보냈던 Restore Our Future(우리 미래를 복구하자)이란 단체는 무려 1,200억 원 가량을 광고비로 지출하였다.

 

 

 

Political Action Committee (PAC)

 


지난 편에서 젭 부시가 자신의 캠페인을 후원할 P.A.C.를 올해 초 결성하였다고 언급하였다. PACPolitical Action Committee의 약자로, 특정 후보의 선거 운동이나 법안 지지 등을 위해 PAC 회원을 상대로 모금 운동을 하는 단체를 말한다. 현재 미국엔 수천 개의 PAC가 존재하며, 그 가운데 대선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PACSuper PAC이다.

 

일반 PAC는 기업이나 노조로부터 직접 기부금을 받을 수 없고, 일인당 기부액이 $5,000를 넘을 수 없도록 연방 선거 위원회 법으로 정해 놓았다. 반면, Super PAC은 기업이나 노조로부터 기부를 받을 수 있으며, 기부 금액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Super PAC의 경우, 직접 캠페인에 관계되는 비용(스태프 월급이나 행사 및 사무실 비용 등)을 지출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주로 애드버킷의 역할을 담당하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광고나,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한 비판 광고를 선거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내보낸다.

 

선거철 정치 광고들은 저렇게 후보를 비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적나라한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 광고 때문에 방송사나 광고주가 징계 당했다는 소식을 못 들은 걸 보면 아직까지 무사한 모양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CNN과 같은 진보 미디어에서 '오바마가 당선되면 동구 공산주의 국가가 무너졌듯이 미국도 위태롭다'는 뉘앙스(직접적으로 공산주의자로 공격할 수는 없음)의 광고를 내보냈었다. 역시 광고비 앞에는 장사가 없구나 싶어 실소를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마치 딴지가 광고비 잔뜩 받고 박근혜 대통령 업적을 찬양하는 광고를 싣는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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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 부시의 PAC 'Right to Rise'



한편, 2016년을 겨냥해 젭 부시가 결성한 리더쉽 PACRight to Rise(떨치고 일어날 권리가 있다 혹은 보수여 일어나라)라면 힐러리를 외곽에서 지원 사격할 Super PACReady for Hillary(힐러리를 위해 준비하자)이다. 또한, 힐러리의 대통령 당선을 적극적으로 막으려고 하는 Stop Hillary도 있다. 필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후원자들에 의해 결성된 Super PAC일 가능성이 높다.

 

 


2012년 미 대선 선거 자금

 


2012년 미 대선 선거 자금을 살펴보기에 앞서, 미국이란 나라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한국과 비교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월드뱅크 통계에 따르면, 2013년 미국의 GDP는 약 $17 trillion(17천조 원)이고, 한국은 약 $1.3 trillion(1천 300조 원)이었다. 인구 역시 미국이 6배 이상 많으며, 영토는 100배 가까이 넓다. 선거비용 산출은 20111월부터 201211월까지 지출한 내역을 합산한 것으로 거의 2년에 가까운 기간이다. 이 스팬(span) 안에는 11월 국민투표 뿐 만 아니라, 기초 선거 과정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러면 2012년 캠페인 기간 동안 오바마와 롬니가 쓴 선거 비용은 얼마나 될까?

 

뉴욕 타임즈 기사(링크)에 따르면 2012년 미 대선 시 후보당 약 1조씩, 둘이 합해서 약 2조 원을 썼다. 2016년에 깨질 기록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미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대의 금액이다. (이하는 모두 뉴욕 타임즈 기사를 근거로 제시한 숫자들이다. 환율은 계산하기 편하게 $1=1000원으로 계산했다) 두 후보는 201210월 국민 투표가 있기 한 달 전에 24천만 달러(2400억 원)을 지출함으로써 선거 자금 가운데 1/4을 사용하였다. 아래 표를 보면 2012년 오바마와 롬니가 어디에서 얼마나 선거자금을 모금했으며, 얼마나 썼는지를 알 수 있다. ('Raised'는 기부 받은 금액을 의미한다)

 

첫번째 표는 기부금이 어디를 통해 들어왔나를 보여준다. 오바마가 후보 자격으로 모금한 돈이 전체 모금액의 68%인 반면, 롬니는 45%로 반도 안된다. 롬니는 상대적으로 당 차원의 모금액이 많았다(37%). 두 번째는 법률상 $2,500(250만 원)을 넘을 수 없는 개인 기부자의 기부 금액에 따른 분석이다. 오바마의 경우, $200(20만 원)이하의 소액을 기부한 사람들이 57% 이나, 롬니의 경우엔 250만 원을 낸 사람들이 39%인 점으로 미루어 보아 여유 있는 사람들이 롬니에게 기부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표는 Super PAC 기부자들을 분석해 놓은 거다. 주로 부유한 개인들이어서 그런지 절반 정도가 $1 million(10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사람을 보면 공화당의 경우, casino 갑부인 셸든 아델슨과 그의 부인이자 의사인 미리암 아델슨이 $30 million(300억 원)을 기부하였다. 민주당의 경우, 눈에 띄는 기부자는 드림웍스 대표인 제프리 카젠버그로 $3 million(30억 원)을 내 놓았고, 마이클 블룸버그와 스티븐 스필버그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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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오바마와 롬니 선거자금 모금 분석표

 


미국인은 정치의식이 투철하고 민주의식이 발달해서 대통령 후보한테 기부하고 그러는 것일까? 물론 그런 면도 있을 것이다. 미국은 200년 동안 동일한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아왔기 때문에 이런 기부문화가 자리를 잡고도 남을 만 하다. 꼭 정치인에게 기부하는 게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기부는 매우 흔한 현상이다. 교회 헌금 말고도 기부할 곳이 많은 곳이 미국이란 사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 세금 공제라는 실질적 동기 부여까지 있어서 기부 문화가 발달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소득세율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긴 한데, 상당히 높은 편이다. 원 소득금액에서 공제할 수 있는 건 모조리 공제한 후, 최종적으로 산출된 소득 금액(adjusted gross income)에 의거하여 소득세를 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많은 공제를 받으려고 노력한다.

 

이 때 기부금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항목 중 하나이다. 특히, 자녀가 다 성장하고 집 모기지(mortgage)도 갚고 나면 소득세율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50대 이상 사람들이 많이 기부를 한다. 일반 시민들도 세금 보고 시즌인 1월부터 415일까지 세금 공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 기부할 곳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학교 과외 활동을 후원하는 학부모회에서도 세금 시즌이 되면 학부모들에게 기부 더 하고 싶으면 하라고 공지를 내보낼 정도다. 거액이 아니어도 단돈 20, 100불도 기부금이기 때문이다.

 

 

원래 2부작으로 계획하였던 미 대선에 관한 이야기였지만, 쓰다 보니 자꾸 이것저것 생각난다. 다음 편엔 1, 2편에서 못 다한 이야기와 미 대선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이 연재를 마무리 지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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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디벼주마 1 : 대통령의 아내 vs 대통령의 동생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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