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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18. 수요일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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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띄엄띄엄 일하는 딴지갤러리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무상 영화 관람>이다. 


전업 아티스트의 생계는 무엇으로 유지될까? 


당연히 그의 작품을 소비한 사람들이 지불하는 돈으로 유지된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의 문화 소비는 아티스트의 차기작을 위한 투자로 이해될 수 있다. 


<무상 영화 관람>은 '너네들한테서 걷은 돈으로 나는 일할 시간에 영화나 보면서도 잘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런 대중의 투자-작품을 통한 보상의 대중과 아티스트 간 거래 관계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가를 화두로 던지는 작품이다.


2012년 3월 잠시동안 새누리라는 예술 집단의 대표자를 역임하며 대한민국 탑 아티스트로의 도약을 꿈꾸던 홍준표 아티스트는 '앵그리버드' 퍼포먼스 외에 이렇다할 활동을 보여주지 못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그러나 새누리가 어떤 집단인가. 그 퍼포먼스의 횟수와 파격성, 돈과 섹스 등의 금기를 다루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는 과감성과 더 이상 새로운 예술 퍼포먼스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도 늘 대중에게 낯선 방식으로 사회 부조리를 표현하는 그 창의성까지. 그런 집단에서 잠시라도 대표직을 했다는 것은 그의 깜냥이 절대 '앵그리버드' 한 작품만을 폭발시키는 데에 머무르지 않을 것임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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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앵그리버드' 퍼포먼스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아카데미 수상 영화 '버드맨'이 

'홍그리버드'라고도 불리는 위 퍼포먼스에 영감을 얻아 나온 작품이란 주장까지 있다.

(판단은 대중이 할 것이다.)


비록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로 입지가 줄어들었으나 그는 '무상 급식 전면 중단' 퍼포먼스로 다음 세대에게 박한 세상을 보여줌으써 대한민국 예술계에 미래 지향성이 부족함에 경각심을 일깨우려 하였다. 


그러나 여기에 그쳤다면 홍 아티스트의 작품을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어 그는 다수의 아티스트가 모여 질의를 하고 문화예술계의 앞날을 도모하는 자리에서 대놓고 영화를 봄으로써 앞서 다음 세대에게 박하게 굴었던 만큼 축적된 사회적 혜택을 누가 누리(그래서 그의 소속 집단이 새누리라는 주장도 있다. 누리기만 하는 집단이라고...)고 있는지 직설적으로 전달한다. 


거기에 이 퍼포먼스가 계층간 갈등까지 함축하고 있다는 평가는 아티스트의 주변으로 둥글게 배치된 '팝콘을 바치는 아이들'을 세금과 국민으로까지 확대 해석할 수 있게 한다. 


감정가 - '무상'이라는 단어의 남발로, 복지가 결국은 우리 세금이 우리에게 돌아오는지 아닌지의 문제임을 잘도 가린 그 잔머리에 묻어가는 혜안을 치하하여 비싸게 책정하고 싶지만 돈 받으며 일하는 시간에 영화 예고편 찾아 본 만큼 아티스트도 뭔가 토해내야 하겠기에 그냥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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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그룹 마켓팀원. 편집부 일도 하고 왔다갔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