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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20. 금요일

딴지 편집부








바쁜 벌꿀님(a.k.a.가카)께서 이번 주도 어김없이 벌꿀 노릇을 하시었다. 비리의 뿌리를 찾아 들어내야 한다는데, 아, 본인과 주변인의 업적까지 들어내겠다는 저 강한 겸손과 의지. 전임 가카가 청계재단에 전 재산을 기부하던 멋진 행위와도 비교할 수 있겠다. 어김없이 감동에 도가니탕에 빠질 수 있었던 이번 주였는데.


이 의미 있는 가카 치하의 한 주를 정리하자는 의미로, 또 왔다. 주간 베스트/워스트. 고심했다. 미안하다. 주간기획이다. 내 영혼이 허락하는 한 (아마도) 꼬박꼬박 올 것이다. 이번 주에는 시사 이슈와 함께 생활 이슈들도 담아보았다. 일상의 베스트-워스트를 요렇게 싸가지고 데려왔다. 이 글을 보는 독자덜은 '베스트'와 '워스트' 양단의 어디쯤에서 글을 즐기시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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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영화] 명탐정코난: 코난 실종사건- 사상 최악의 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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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명탐정 코난이 살아있다는 사실은 아시는감? 연재 시작 20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초등학생인 건? 이 놈, 나이는 안 먹으면서 세월이 지남에 따라 스케일만 커지고 있다. 원래 코난 자체가 뻥카의 왕이지만, TV 애니메이션보다 극장판이 더 뻥카가 심하다. 보는 사람을 우습게 만드는 정도랄까.


이러던 코난 극장판이 드디어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이번에 극장판 사상 처음으로 뻥카보다 스토리를 택했다. 나름 전개도 있고 해결하는 방법도 꽤 합리적이다. 연기가 디카프리오 급인 코난을 보고 소름이 끼치기도 하지만, 웬일로 스토리에 치중을 하다니. 개봉한 지는 조금 됐지만, 내가 얼마 전에 봤으므로 이번 주 베스트 드림.



[WORST-과자] 커널스 팝콘: 고소허니 팝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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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원래 과자를 잘 안 먹는다. 단 거라면 사족을 못 쓰지만, 과자는 왠지 거부감이 든다. 달기 위한 단 맛이어서, '단 맛'의 본질을 오도한 것 같다고 할까. '나 귀엽지?! 빨리 귀엽다고 말해!' 라며 영악하게 애교부리는 아이를 보는 것 같아 별로다.

 

그러던 내가 이 놈 앞에선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신.세.계. 허니버터칩을 먹고도 고개를 갸우뚱 하던 나였지만, 이 팝콘,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가끔 걸리는 고메버터가 가득 들어있는 팝콘이 날 미치게 한다. 한 번 씹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버터 향이라니. 버터, 버터! 이건 잘못이라고 할 만큼 맛있다. 여기까지 보면 베스트 같지만, 사실 워스트다. 왜냐고? 너무 맛있어서 날 살찌게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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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사회] 서면 청소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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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에서 14일부터 17일까지 거리를 청소하지 않는 ‘청소파업’에 나섰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찬반 양론으로 갈려 대차게 싸우던데, 개인적으로는 함 해봄직한 조치였다고 본다 가본 사람은 알거다. 서면 밤거리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물론 이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책거리를 논의할 ‘토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가끔은 이런 식의 충격요법으로 분위기를 환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쓰레기와의 전쟁에서 먼저 용감하게 들이받은 서면에게 베스트 주겠다.



[WORST-교육] 덴마크의 포르노 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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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한 성 과학자가 "학교 성교육에서 포르노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양 극단은 통한다고, 첨엔 딸통법의 대척점에 있는 병맛 주장인 줄 알았다. 30명의 아이들이 숨죽이고 야덩을 보고 있으면 참 장관이겠다. 근데, 이 아저씨 말을 자세히 보니 마냥 헛소리를 한 건 아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이미 포르노를 보고 있으니, 차라리 학교에서 교사의 도움 하에 포르노에 대해 비판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자는 거다. 포르노 속 성생활과 실제가 어떻게 다른지 까놓고 알아보고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거. 좋다고 본다.

물론 이런 주장은 덴마크에서 포르노가 합법이니 가능하겠지만 부럽긴 부럽다. 무조건 '안돼!', '참아!', '모르는 척 해!'라고 쉬쉬하는 성교육보다 이게 훨씬 효과적인 접근 아니겠냐. 덴마크, 너무 부러우니까 워스트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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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명소] 벙커1 앞 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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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추위를 많이 타서 겨울이 빨리 지나가고 봄이 오길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데 와우!! 드디어 봄이 왔다. 예년보다 빨리 찿아온 봄 때문에 내 마음은 설렌다. 점심 식사 후 벙커 앞 테라스에 앉자 살랑살랑 봄바람과, 따뜻한 햇살 맞을 수 있는 그곳이 바로 천국. (의자에 앉는 것은 비추. 꼭 나무에 앉아야 느낌이 더 산다. 아차. 황사에 미세먼지는 나쁨까지 올라갔으니 각자들 조심하길...)



[WORST-명소] 딴지 편집부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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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사무실에 들어오면 뭐든지 차단해 줍니다. 따스한 햇살? 봄 바람 그게 다 뭐에요? 빛이라곤 머리 위에 있는 조명이 다고, 사무실 공기는 아직도 썰렁…. 무릎담요 덮고, 머그잔에 따뜻한 물 한가득 담아 시려운 손 녹이며, 열심히 일하는 그곳은 편집부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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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기술] 초친수성(初親水性) 유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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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표면에 1μm(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이산화실리콘을 코팅한 뒤 고온의 플라스마로 깎아낸다.동시에 나노 돌기의 ‘틀’ 역할을 할 나노 금속입자를 유리 표면에 뿌린다. 금속입자가 들러붙은 표면은 상대적으로 플라스마에 덜 깎여 나가고, 금속입자가 있던 자리를 따라 나노 돌기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면 유리의 표면이 초신수성(初親水性)으로 바뀐다. 


먼 말인지 잘 모르겠다. 기냥 이렇게 이해하자. 기존의 유리에 먼가를 코팅하고 졸라 세밀하게 깎아낸 뒤에 멀 또 뿌려가지고 표면을 돌기형태로 맹그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더 이상 유리에 김이 서리지 않는단다. 표면이 돌기형태이기 때문에 수증기가 방울형태로 유리에 들러붙지 않고 돌기 사이로 퍼진다는 말이다. 


이제 더 이상 라면을 쳐묵할 때 안경을 벗지 않아도 된다. 안경 끼고 습식 사우나에 들어가도 옆에 놈 꼬츄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이로서 안경과 내 눈이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험을 맛보게 될 날이 멀지 않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우리 과학 기술의 쾌거라 할 수 있겠다. 한국과학기술원 계산과학센터의 문명운 센터장과 그 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EXTREME BEST-멘트] 돌격. 중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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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년이 다 어니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라!"


베스트 하나, 워스트 하나로 가려고 했던 본 필자. 우연히 박근혜 대통령의 멘트를 보고 머리 한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모든 병신리스트를 리셋하고 기냥 베스트가 아닌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혹은 '익스트림 베스트'로 박근혜대통령을 선정하는 바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말씀을 ‘안에서 징징거리지 말고 나가서 외화 좀 벌어와 바바’정도로 곡해해서는 안되겠다. 이 말의 참 의미는 청년들을 대거 중동으로 출가시킴으로서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집값을 바로 잡겠다는 서민경제 안정화를 위한 대통령의 거시적 안목임과 동시에 점점 골이 깊어지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위한 창조적 주문이자, 우리 아버지 세대가 박근혜대통령의 아버지를 통해 경험했던 사우디, 독일, 베트남 원정 등을 직접 체험함을 강제함으로서 세대간 갈등을 해소코자 하는 강렬한 메시지라 할 수 있겠다.


이게 베스트가 아니면 머가 베스트란 말인가. 필자 보자마자 무릎을 '탁'치고야 말았다.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저 멘트를 했을 당시 회의장에서 웃음 꽃이 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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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가수] 민아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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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 민아가 솔로활동을 시작했다. 손흥민과 헤어져서 솔로가 아니라 짧은 핫팬츠와 도발적인 섹시미를 풍기며 '나도 여자예요'라는 솔로 데뷔곡을 갖고 무대에 섰다는 말이다. 그래, 이제 민아가 여자로 보인다. 무조건 베스트다.



[WORST-담배] 문득 The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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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담배를 사던 편의점이 아닌 동네 조그만 편의점에 갔더니 (올해 담배 가격이 올랐지만 국산 담배와 가격이 같아진, 그래서 다시 피우기 시작한) 던힐 후로스트가 없어 작년까지 피우던 the One을 샀다. 던힐은 필터 가운데 구멍을 뚫버서 괜찮아졌고 가격이 오른 만큼 그런 생색이라도 냈는데 the One은 그대로더라. 가격만 오르고 바뀐 건 없는 거 같아서 워스트다.


참고로 국민 건강과 금연을 위해 담뱃값을 올린 정부의 의도완 다르게 금연 인구는 가격이 오르기 전보다 많아졌으며 1,800원 가격인상으로 가격이 같아진 외산 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KT&G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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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탱커] 어그로 만렙 윤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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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로 하여금 인수 욕심을 끝없이 부리도록 만드는 언론사 '좆선'에 '개념' 만화를 연재 중이라는 윤서인. 각종 SNS가 그의 이름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빅맥지수를 인용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왜 한 시간 일해서 빅맥을 먹어야 하냐'고 극딜을 시전하는 만화와 더불어, 100만 원 받으면 150만 원 만큼 일하라는 만화를 그렸던 그가 알고보니 병특 중 외주 일을 하며 태업을 했음이 드러나 버린 것이다. 


'지수'라는 개념을 이해 못하는 자아의 허물을 과감히 오픈해보인 그 스킬의 대범함은 둘째치고 '너 잘못 했지?'란 말에 '그런 잘못 안 하면 큰일나요'란 식으로 대응한 일은 정말이지 어그로의 마스터, 아니, 장인이라 불려도 성에 안 찰만치 예술적인 것이었다. 


이 글을 보는 독자 제위들이여, 윤서인 발로 차지 마시라. (발만 쓰지 않으면 괜찮단 얘기로 알아들으심 곤란하다.) 당신은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나는 그래도 유식한 편'이라 안도케 한 사람이었던가. 


이런 어그로 아티스트는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대대손손 기억되도록 해도 부족할 것이므로 제위들의 예상과는 달리 베스트에 봉하겠다. 



[WORST-역시 탱커] 어그로 쪼렙 애슐리 매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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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자 간의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인생은 짧다. 바람을 펴라'라는 카피부터가 어그로를 끌기 충분한 와중에 최근 CEO가 '건강한 외도는 이혼률을 낮춘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시전하면서 어그로 왕좌를 노리는 신성의 등장을 만방에 알렸다. 


그렇지만 웬걸... 인터뷰를 읽어보니 경제 육아 등이 '안정'된 상황에서 하는 외도가 건강한 외도이며 통계도 의뢰해 증명했다는 둥, 우리는 플랫폼일 뿐이라는 둥, 애초에 애정을 받았더라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둥 요리조리 회피성 발언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 CEO가 말하는 건강한 외도의 정의대로라면 이혼율을 줄이는 것이 '외도'인지 '안정'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건 이러한 몸사림이 진정한 어그로꾼으로의 길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간통법 폐지 이전에 한국 들어왔다가 차단 먹으니 접었던 것만 봐도 그렇다. 맷집이 없달까. 앞서 병특 중의 외도 사실이 폭로되자 '안 하면 큰일난다'는 대응으로 밀어붙인 윤서인이 그의 이름 석자를 끼워넣은 스팸 광고까지 성행하게 만든 것에 비하면 애슐리 매디슨의 어그로, 안습이다.





그렇다. 점점 베스트/워스트는 발전하고 있다. 열라 노력을 하면서 이런저런 방식을 고안 중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당분간 주마다 형태가 조금 달라질 것 같다. 그 부분 양해 부탁헌다.

다음 주 베스트/워스트에는 독자들의 의견도 조금 넣어볼랑가 한다. 꼭 따끈따끈 하지 않아도 괜찮다. 주제도 프리하다. 시사 이슈도 좋고, 영화도 좋고, 딴지에 대한 것도 좋다. 마켓 물건 중 뭐를 써봤더니 베스트더라 하는 것도 환영한다. 그냥 댓글에 마구 써주시라. 혹시 부끄러워서 댓글을 못 달겠거나, 길게 쓰고 싶은 분덜에겐 딴지 공식메일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ddanzi.master@gmail.com <- 요기로 [베워]라는 꺽쇠를 달아 날려주시길 바란다.


열분덜에게 본의 아니게 마빡에 작게나마 올라가는 영광을 드릴 순 있을 것 같다.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안 썼다가 후회 말고, 서두르시라.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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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금주의 베스트/워스트 3월 둘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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