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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3. 23. 월요일

펜더






 


조만간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누굴 선택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올 것이다.”

 


20대의 끝자락에 읽었던 브레진스키 교수의 <거대한 체스판>에 나와 있던 말이 40대의 초입에서 현실화 됐다(개인적으로 그 선택지에 대해선 결론을 내린 상태다).

 

 


에피소드 1





한국은 사드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주권국가로서 반대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주석 -




사드의 한국 배치는 한중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며 명확히 반대한다.”


- 2014년 11월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




사드의 한국 배치는 중국 안보와 한중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한다.”


- 2015년 2월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 -




중국의 파워엘리트들이 사드에 대해 거품을 물었다. 이들의 발언을 들으면서 문득 20012월에 있었던 <ABM 파동>이 생각났다. 푸틴 대통령이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내한한 상황에서(한반도종단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사업, 나훗카산업공단건설사업, 이르쿠츠크가스전 개발사업 등등) 김대중 정부는 뭔가 있어 보임직한 선물을 하나 던지게 된다(생각이 없었다고 보는게 맞다).

 

·러 공동성명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

 

그때 당시 미국은 한참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에 열을 올리던 시점이었다. 러시아는 만만한(?) 한국을 구워 삶으려 안간힘을 썼다. 공동성명에 국가미사일방어(NMD) 및 전역미사일방어(TMD)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을 넣자고 압박을 넣었는데, 한국은 여기서 한발 물러나 탄도탄요격미사일 조약에 대한 재확인 정도로 협상을 봤다. 그 결과?

 

'좆됐다.'

 

...한국 외교부는 이후에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눈치보고 난리를 쳤다.

 



에피소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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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TV 한국정책방송


3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 를 말한 청와대.


왜 그런지 알겠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그냥 네들은,

 

'좆됐다.'

 

그런데 차라리 잘 된 건지도 모른다. 유승민 의원이 제대로 불을 지핀 것이다. 애초에 새누리당 원내총무가 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같은 이름도 요상한 미사일 따위를 알고 있다는 게 이해가 안가겠지만, 원래부터 유승민은 ‘S’ 쪽이었다(혹시 M일까?). 국방위에만 6년간 있었고, 예전부터 사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천명했던 인물이다. 갑자기 이완구가 차출되면서 원내총무자리에 앉게 되면서 말빨이 올라 이야기가 확 커진 것이다(이럴 땐 차라리 신념이란 게 있는 쪽이 낫다)

 



에피소드 3


 

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논쟁이 언론지상을 가득 메울 때 난 밀린 원고를 쓰고 있었다(지금도 원고가 잔뜩 밀려있다).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 것은 작년 6월쯤인가에 방위사업청이 뿌린 보도자료였다.

 


'(상략) 방위사업청은 L-SAM은 내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아래 3년간 탐색개발을 거친 뒤, 5~6년간의 체계개발 과정을 거쳐 2022~2023년경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구개발에는 1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다.(하략)'

 


미국의 못 된 버릇이 또 도진 걸까? 아니면 내 피해망상일까?

 

L-SAM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KAMD(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의 핵심 요소였고, 시작부터 사드급을 천명했다. 당시 이 사업의 관계자는,

 


'L-SAM사드급의 요격체계로 탐색개발을 포함한 개발기간이 7년 이상 소요될 것'

 


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우리가 뭘 좀 개발하려고 하면, 자기들 무기를 들이민다. 밀당이라고 해야 할까? 엿 먹이기라고 해야 할까? 우리나라 국방부가 자랑하는 K-9 자주포가 단적인 예이다. 우리가 K-9을 개발한다고 하자 미국은 뜬금없이,

 


너네가 쓰는 K-55 자주포 개량사업 안할래? 우리가 도와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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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만약 미국의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K-9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거의 대부분 그런 식이다. 우리가 뭘 좀 개발하려고 하면 미국의 태클 아닌 태클이 들어온다(재미난 것인 한국 국방부도 미국이랑 밀당하면서 나름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한다).

 


이거 함 써볼래? ? 에이 우리 사이에 왜 그래? 그냥 주는 거야.”


? 그런 걸 개발한다고? 무슨 쌩돈을 들여? 그냥 우리 거 써. 오래 됐다고? 그럼 손 좀 보면 되지 뭐. 나바다 몰라?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나눠쓰는 거?”

 


솔직히 사드급미사일을 목표로 하는 L-SAM의 개발비가 1조원 밖에안 들어간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공돌이를 갈아넣을테냐?), 어쨌든 뭘 해보겠다는 건 환영할 만 한 일이다. 특히나 미사일 개발 인력 같은 건 2~3년 키운다고 나올 인력도 아니고, 그렇게 나올 기술도 아니다.


그런데 만약 정말 만약에 사드를 우리가 산다면(미군용으로 배치하는 게 아니라 KAMD 용으로), L-SAM에 투입 될 연구비와 연구 인력들은 어떻게 될까?

 

노파심일 것이다.

 

나이가 드니 자꾸 걱정만 늘어난다.

 



사드에 대한 배경지식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우선 알아둬야 할 게 몇 개 있다. 일단 알고 있으면 기사를 읽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 상호 확증 파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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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미친전략]이다. 이건 전략이라고 말하기에도 좀 뭣한 건데, 아주 간단한 논리이다. 이쪽에서 쏘면 저쪽에서도 쏜다. 결국 같이 부둥켜안고 죽는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미친(mad) 전략이었던 것이다. 결국 이런 상호확증 파괴(편집자 주: 적이 핵공격을 가할 경우, 미사일 등이 도달하기 전에 상대편을 핵공격 하여 같이 전멸하는 전략)를 위해선 상대보다 한발이라도 더 많은 핵폭탄을 만들어야 하고, 적의 공격에서도 살아남을수 있게 다양한 채널의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때문에 미소 양국은 대륙간 탄도탄, 잠수함 발사 탄도탄, 대륙간폭격기 이 세가지의 핵무기 체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걸 TRIAD 3각체제라 불렀다. 그 중에서 지구를 구한 핵무기가 바로 SLBM 잠수함 발사 탄도탄이었다. 물속의 잠수함은 인간이 지금까지 개발해 낸 그 어떤 무기보다 완벽한 은밀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핵탄두를 감춰 놓고, 여차하면 쏘는 것이다.



MD(Missile Def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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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시절 일명 스타워즈라 불렀던(조롱의 의미가 더 강했다) 전략방위구상(SDI : Strategic Defense Initiative)을 의미한다.

 

미친(mad) 전략에 만족하지 못했던 이들이,

 


쟤들이 쏘고, 우리도 쏘면 같이 죽는다. 그런데, 쟤들이 쏘는 걸 우리가 막으면 결국 우리가 이기잖아?”


 

라는 단순한 논리에서 냉전 시절 내내우리는 다 막아내고, 쟤들을 두들겨 팰 수단을 찾게 된다. 미소 양쪽 다 이 유혹을 받았는데, 결국 ABM 조약이라고 서로 한발 물러섰다. 그걸 레이건이 들고 나왔고, 우여 곡절 끝에 부시 시절이 되면 MD로 완성(?) 된다.

 

MD를 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게 그 말많고 탈 많은 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 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 PAC-3(패트리어트 미사일), 공중발사레이저 플랫폼인 ABL, SM-3 등등. 엄청나게 때려 부었다. 미사일 방어의 기본 개념은 다층방어 개념이다. 저쪽에서 대륙간 탄도탄이 날아오면, 그걸 발견한 즉시, 레이저도 쏘고, 미사일도 쏘고(미사일 시리즈가 고도에 따라 층층이) 해서 미사일을 격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돈지랄이다.

 

그 성능이나 실효성을 따지기 이전에 가성비만 따지자면 미친 돈지랄이다. 얼마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로켓 전투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슈퍼마켓에서 설탕이나 감미료같은 재료를 사와서(질산칼륨도 넣는다) 만든 수십만 원 짜리 로켓을 막기 위해 한 발에 수천만 원이 넘어가는 아이언 돔을 쏜다는 게 수지타산이 맞을까?

 

물론, 피해를 생각하면 당연히 막아야 하겠지만, 순수하게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해 본다면 미친 짓이다.

 

대륙간 탄도탄도 마찬가지다. 경제적인 측면만 고려하자면, 이만한 돈지랄도 없다. 대륙간 탄도탄을 격추하는 건 힘들지만, 격추하겠다고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다른 수단을 기만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쉽고, ‘싸다’. 미국처럼 돈이 많으니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게 미친 짓이지만, 만약 그들이 만족할 정도의 성능이 나와 준다면 이것만큼 노나는 카드도 없다.

 


드루와, 드루와! 네 칼 다 막아줄테니까!”


 

이게 가능한 것이다. 나는 저놈의 창자를 구경 할 수 있지만, 저 놈은 내 창자는커녕 얼굴도 제대로 못 본다면? 전략적 이점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래서 하는 것이다.

 

미국은 돈이 많아서 한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 Korea Air and Missile Def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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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부


미국이 한국한테 옆구리를 찔렀다.


 

나랑 같이 MD 하자. ? 너네도 북한 상대해야 하잖아. ?”


 

여기에 대한 한국측 대답이 KAMD.

 


, 그냥 우리가 만들어서 해 볼게.”


 

우리가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려는 이유는 당연히 북한 때문이다. 여기서 MDKAMD의 차이를 간단히 살펴보자면, MD는 간단히 말해서 카스테라. 한 마디로 말해서 층층이, 겹겹이 쌓여있는 방어막이란 소리다. 고도 10~1000Km의 방어범위를 모두 커버하겠다는 소리다. 저쪽에서 쏘면,

 


저놈들이 쐈어? 오케이 그럼 우리도 쏘자!”


 

라고 말할 때 1발을 막는데, 딱 하나의 수단으로 막는 게 아니라 겹겹이 방어망을 구성해서,

 


플랜 A가 안 먹혀? 그럼 플랜 B! 플랜 B도 피했어? 그럼 플랜 C!!”


 

이런 식이다. 이런 계획꾸러기 같은 놈들... 이렇게 해서 배치된 게 GBI, 이지스함에서 쏘는 SM-3, 보잉 747에 리볼버처럼 레이저 포를 달았고(진짜 레이저포다. ABL 이라고 있어), 사드(THAAD)까지 깔아놓고, 이것 마저 뚫리면 마지막에 패트리어트(PAC-3)를 쏘는 것이다.

 

그럼 한국은? 우린 가난하잖아. 그런데 북한은 위에서 심심하면 미사일을 쏘잖아? 그래서 한국형의 보급형 MD’를 내놓게 된 것이다.

 

보급형이다 보니 당연히 지원되지 않는 서비스가 많다. 미국이 레이저포를 쏠 때 우리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 쉽게 말하자면, 저쪽이 미사일을 발사해서 우리 쪽으로 날아올 때까지 미국은 서너번은 미사일을 때릴 수 있지만(격추유무를 떠나 공격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잘 해봐야 1~2번 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미사일이 거의 우리 땅으로 넘어올 때쯤 해서(종말단계)야 겨우 요격 체제를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준비 된 게, 사드급 미사일을 목표로 하는 L-SAM, 이지스함에 달 SM-6(미국이 팔아야 사겠지만), 우리가 만든 철매 2와 이거의 발전형인 철매 2 PIP 등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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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공유도무기 철매2


철매2 PIP(발전형)의 경우는 고고도 방어 능력을 부여한다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고, L-SAM은 처음부터 사드급을 말했기에 우리도 그 다층방어란 걸 할 수 있다고 꿈꾸고 있다.

 

(L-SAM은 고도 50킬로에서 요격이 가능하다는 걸 목표로 개발 중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미사일로는 고도 30킬로까지가 한계라서 이렇게 되면 우리도 미국 흉내를 낼 수 있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 KAMD는 여러 문제점이 있는데,

 

첫째, 너무 가깝다.

 

미사일을 격추할 때 종말단계에서만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이란 게 발사 되면, 발사단계(boost phase), 중간 비행단계(mid-course phase), 종말 하강 단계(terminal phase)여정을 갖게 된다. 그냥 캐치볼 한다고 생각해라. 볼을 높이 던졌는데, 그게 네 글러브에 들어가는 단계다. 이걸 미국은 야구공 4~5개를 가지고 날아오는 공에다 던져서 맞춘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거리고도’, ‘시력이다. 캐치볼 하는 거리가 50미터라면, 아무래도 공을 던질 타이밍이 많다. 고도도 마찬가지다. 내가 팔 힘이 쎄면, 위로 올라가는 공을 향해 쎄게 던질수 있다. 시력도 마찬가지다. 공을 봐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한국에서는 아무리 미사일이 좋아도 문제가 있다. 바로 거리.

 

북한과 한국, 너무 가깝다. 사실상 미사일의 중간 비행단계가 없다. , 날아오는 공을 받기도 빠듯한데, 이걸 공을 던져서 맞춘다? 지금의 체제. 그러니까 L-SAM이 개발 완료 돼서 실전 배치되기 전까지 한국은 아주 빠듯하게 1번 요격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다행이다. 까놓고 말해서 사드가 아니라 사드 할애비가 오더라도 한반도 지형에서 제대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미사일의 성능은 차치하고, 지정학적인 한계다)

 

둘째, 눈도 병신이다.

 

미사일 방어의 핵심은 쏘는 즉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거리가 짧아서 1번 요격할까 말까인 상황인데, 빨리라도 봐야 하지 않겠는가? 기본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눈도 병신이다. 미국 같은 경우는 인공위성으로 보고, 조기경보기로 보고, 이지스함이랑 연계하고 별 짓을 다한다. 근데 우리는?

 


에이, 우린 가난하잖아.”


 

맞다. 우린 가난하다. 킬 체인(Kill Chain, 편집자 주 : 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공격하는 방위시스템. 뒤에 서 자세히 다뤄 집니다.하기 위해서 정찰 위성 쏘아 올리겠다는데... 그래, 일단 쏘고 말하자.


결국 KAMD를 하려면 미국의 정보자산의 도움이 필요하다.

 


씨바! 우리도 조기경보기 있어! 비싼 돈 들여서 사줬잖아!”


 

우리 피스아이, 아직까지 탄토탄 요격용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 못하고 있다(안 좋은 쪽만 말하는 거처럼 보일 것 같은데, 현실이 그래).

 


, 이지스함 있잖아! 거기서 미사일 쏘면...”


 

미안하지만 그거도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안 됐다. 함정끼리 센서 자체를 연동하는 CEC체계나(지구상에서 완벽하게 CEC체계를 구축한 나라는 미국밖에 없지만),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린 이지스함에 미사일도 없다.


 

우리 SM-6 사려는데...” (편집자 주 : SM-6은 이지스함에 장착하는 함대공 미사일)


너네 MD 안하잖아? 아쉬울 때만 우리 찾냐? 꺼져!”


 

이지스함으로 북한 미사일 요격한다는 소리는 하지 말자. 우리 아직 미사일도 없다니까.

 

결국은 미국의 정보자산에 기대서 북한 미사일을 막아야 하는데, 미국이 자기들 MD 걷어차고 우리끼리 미사일 방어하겠다는 한국에게 제대로 정보지원을 해줄까?(뭐 전쟁 터지면 서로 도와는 주겠지만... 잘 모르겠다)

 

셋째, 북한 미사일이 너무 많아.

 

우리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만약 북한이랑 한국이 전쟁이 났다. 김정은이,


 

우리 정정당당하게 1발씩 쏠 테니까, 네들이 알아서 막아봐라!”


 

이렇게 하지는 않을 거야. 글치?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을 최우선으로 막아야 한다! 서울을 방어하기 위해 KAMD를 구축하자!”

 


미안하게도 내가 김정은이라면, 서울에 미사일 안 쏜다. ? 낭비니까. 방사포라는 싸고 튼튼한 것들 많은데, 굳이 미사일을 쏠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기분이니까 한 발 쏴 보자고? 계산 들어가 보자.

 

서울에서 100Km 떨어진 북한의 신계 미사일 기지에서 서울로 향해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치자, 단순계산으로 신계에서 발사된 스커드 미사일이 서울에 날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340초이다. 340초 동안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하는 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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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미사일이라는 것은 최고 고도까지 올라간 후에야 미사일의 탄착지점을 알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 스커드 미사일이 발사 상승고도인 35킬로미터까지 날아간 뒤에야 미사일을 추적해 요격태세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스커드가 최고고도 까지 올라가는 시간이 90초이므로, 패트리어트는 210초 안에 스커드를 요격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다 필요 없고 비용대비 효과로 보자면, 방사포를 쏘면 되고 뭔가 좀 크고 아름다운 걸 쏘고 싶으면, 프로그(FROG)를 쏘면 된다. 이게 그냥 '커다란 로켓'이다. 북한은 1969년부터 이걸 대량으로 들여왔는데, 사정거리가 70Km로 좀 짧다. 근데, 이걸 휴전선에서 서울로 쏘면? 2분이면 된다. 이걸 요격한다고?

 

만약 북한이 스커드부터 시작해서 노동, 대포동, 은하 3호 등등 지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종류의 탄도탄을 다 쏜다 치자. 이걸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사거리 300km짜리 스커드만 8~900발을 가지고 있고, 그 위의 사거리 500km짜리 화성 미사일이 260, 1,300km짜리 노동미사일 250(더 말해야 하나?) 무수단이니, KN-08이니, 대포동이니 하는 건 아예 우리 영역 밖이고 말야(얼마 전에 쐈던 은하 3호 있잖아? 그거에 핵 달아서 쏜다면... 우리나라가 방어할 수 있을 거 같아? 불가능해. 국방부도 인정했어. 포기하면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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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작정하고 미사일 쏘기 시작하면, 이걸 다 막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KAMDMD 체제가 대한민국 아니, 콕 찍어서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50%,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수도권을 방어할 순 없어(다시 말하지만, 미사일을 쏠 필요도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한이 이나 ‘EMP’를 쏜다거나 할 때 전략적으로 꼭 지켜야 할 몇 군데를 방어해야 할 때 빠듯하게’ 1~2번 공격할 수 있는 게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다. 물론, 전략적으로 거점을 방어하는 건 중요하다. 그렇지만 꼭 복싱선수가 걸레가 될 정도로 두들겨 맞으면서도 끝까지 고환만은 방어했다고 자위하는 느낌? 뭐 그럴 거 같다는 느낌이다.

 


킬 체인(Kill Chain)

 

참 말 많고 탈 많은 킬 체인 나왔다(KAMD랑 세트메뉴로 묶여서 나왔다). 이 계획을 처음 들었을 때,

 


“...야 이걸 우리가 한다고?”


 

그랬다.


이게 뭐냐면북한이 먼가 거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먼저 때려 부신다는 전략이다구체적인(?) 내용을 보자면,



첫째한미의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 감시정찰자산으로 1분 내에 위협을 탐지


둘째, 1분 내에 식별


셋째식별된 정보를 바탕으로 3분내에 타격 명령


넷째, 25분 내에 목표물을 타격을 완료한다.


 

말은 쉽게 하는데, 솔직히 이게 가능할까? 패배주의적 발상이 아니라 첫번째 부터가 함정이다. 미국의 지원 없으면 어렵다. 우리도 정찰위성 띄우고, 글로벌 호크 수입해서 먼저 발견하면 된다고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진행된 거 없다.

 

이거의 핵심은 이동식 탄도 미사일 발사대(TEL)를 때려부시는거다. 이게 북한애만 200대나 있다(미국 정보보고서 내용이다).

 

이동식 탄도 미사일 발사대, 이게 꽤 골치 아픈 존재다. 1차 걸프전 때 후세인은,

 


씨바, 무슨 일이 있어도 이스라엘을 끌어들여야 해! 그래야지만, 우리가 싸워 볼 만해!”

 


라는 생각으로 이스라엘에 스커드 미사일을 날렸다(그리고 패트리어트가 이걸 막았다는 헛소리를 봐야 했고) 당시 고정식 발사포대는 최우선으로 박살 냈는데, 문제는 이동식이다. 당시 다국적군은 2,500회를 출격해서 이동식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를 샅샅이 찾아서 공격했는데, 실제로 공격한 횟수는 고작 215회였고, 박살낸 발사대는 80개 정도였다.

 

당시 이라크 군은 여러 가지 뺑끼를 쳤는데, 일부러 공격을 유도해 폭탄을 다 쏜 다음에 숨겨 둔 발사대를 꺼내 쏘지를 않나, 더미를 만들어 놓고 낚시질을 하질 않나여하튼 골치 아팠다. 북한이 이런 발사대 200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물론, 1차 걸프전 때보다 공격하는 애들도 기술적으로 발전했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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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내에 식별, 3분 내에 판단, 25분 내에 파괴'라는데... 일단 이걸 할 수 있는 모든 전략 전술적 수단을 다 갖춘다 해도(일단 다 갖춰졌다고 하자) 문제다. 핵심적인 문제가 걸린다.

 

우리가 먼저 공격하는 거잖아?


물론, 말도 안 되는(말이 될 수도 있지만) 미사일 방어보다는 확실히 싸다그리고 현실성도 더 있다. 그런데 이거 하자는 건, 만약 어떤 놈이 전략적 판단을 잘못 내리면?


우리 전쟁하는 거다.



배경지식 말하다 보니 사드 이야기 시작도 못했다. 미안하다. 쓰다 보니 한정 없이 길어졌다. 다음 회에 마저 쓰겠다.  




P.S.


쓰다 보니 한국군을 까는 내용이 많은데기사 쓰면서도 마음 한 켠이 뿌듯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진공관이 달려있는 나이키 미사일로 방공망 짜던 게 대한민국 이었는데철매에 패트리어트에, L-SAM에 정말 이 정도면 엄청난 발전이다!! 정말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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