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행사, 특히 야외행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외부변수는 누가 뭐라해도 날씨입니다. 아무리 최상의 기획과 연출, 운영시스템을 갖춰놨다고 해도 비 한방에 그 모든 것이 말짱꽝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죠.
결국 강행된 행사의 악천후 상황을 감당해야하는 것은 주최측도, 관객도, 연예기획사도 아닌 가수가 온연히 짊어지게 됩니다. 그런 환경 안에서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의 꽈당 직캠이 화제가 되고, 그것이 음원 역주행의 시발점이 된 것은 그녀들에게는 분명 호재라고 불릴만한 무엇이었을 것입니다. 이름 값은 높아졌고 행사섭외율은 많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렇다고 소위 '꽈당사태'를 좋게 볼것이냐?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그것은 당연히 '노'입니다.
원본 기사 - 링크
<아육대 부상을 통해 한개 활동을 통으로 날린 AOA 설현에게 누가 무슨 보상을 해줄 수 있었을까요?>
꼭 야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 스타의 문제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몸은 정말 큰 재산이고, 특히나 남에게 자신을 보이는 걸로 먹고 사는 '노동'을 하는 친구들에게 부상은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 절대적인 '재난'이며, 부상이 발생했을 시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기는 정말 쉽지 않기 때문이죠. 다행히도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부상이 아니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저 무대 이후로 유주양이 몇 개월 쉬어야 했다면 '아무리 음원역주행을 했다하더라도' 유주양 개인, 팀 여자친구, 연예기획사 모두 만만치 않은 타격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만큼 아무리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때때로 감동적이기까지 했더라도 이번 꽈당사태와 같은 일은 없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은 왜 일어나는걸까요?
1. 바닥재 문제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시공의 끝은 마감입니다. 당연히 설치된 행사무대에도 마감이라는 것이 존재하죠.
필자가 아는 것이 전부라고는 당연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 행사무대의 마감에 있어 정말 자주쓰이는 마감이
바로 포맥스 마감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틀림없이 비가 올 것이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당연히 대체제를 찾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위에 보이는 파인텍스 마감 같은 것 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마감재는 안전하긴 하지만 비가 안 오게 되면 무대연출에 다소 제약을 받게 되는 마감재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벤트대행사, 그리고 무대시공사 입장에서는 연출이냐 안전이냐 하는 이지선다가 항상 존재하게 됩니다(이는 비가 안오고 날씨가 좋은 가을에 행사가 많은 이유와 당연히 연결됩니다). 그렇기에 항상 이벤트를 준비하는 측에서는 날씨에 민감하고 일기예보에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기상황에 맞춰 시스템을 준비해야 하니까요.
이러한 점을 염두해두고 여자친구의 무대를 다시 보면 이야기는 간단해집니다.
1)일기상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거나
2)예측했지만 연출의 문제 때문에 강행했거나
3)제대로 예측 못했고 그래서 결국 강행까지 했거나
이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일기예보를 봤는지, 어땠는지 그래서 주최측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필자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진행측의 머리 속에 '알아서 조심하겠거니'라는 사고가 탑재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그 누구라도 부정하기 힘들 것입니다. 아마 그런식으로 (다행히) 잘 끝난 무대도 물론 많았었겠죠.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주최측은 그 상황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 '책임'은 질까요?
2. 시간의 문제
정말, 정말로 많은 행사장에서의 문제인데 우리나라 행사시장은 시스템 측이든, 연예기획사 측이든 빨리 그리고 많은 스케쥴(+돈 되는)을 소화하는 것을 중시합니다. 그에 따라 축하공연 시간이 되면 그 시간 맞춰서 가수가 딱 도착하고, 무대를 소화한 뒤, 바로 퇴근하는 류의 상황이 비일비재합니다. 즉, 무대를 살피고 말고 할 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죠.
실제로 여자친구의 그날 행사에서 제대로된 리허설이 존재했을지 어땠을지는 필자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행사가 있기 전 충분한 시뮬레이션이 돌려졌다면(저녁공연이었으니 그날 오전과 오후는 내내 셋팅 및 리허설 시간이었겠죠), 그래서 행사진행 측과 연예인 측의 충분한 의견교류와 협의가 있었다면 과연 '굳이 유주양이 그 날씨, 그 바닥에 그 정도로 격렬히 춤을 췄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필자의 판단이기는 하나, 그날의 유주양이 보여준 모습은 거의 본능에 가까워질 정도로 체화된 '기존에 소속사로부터 받았던 철저한 교육의 이행'이었기 때문이죠. 특별히 '이런 상황일 때는 이렇게 하세요'라는 이야기가 없는 상태에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이 그것 뿐이었기에 한 행동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만 마치 '부상투혼'이라는 있어선 안 될 아름다움과 같은 아름다움이 아니었을까요?
3. 시스템의 문제
2번의 연장선상과도 같은 이야기인데, 최소 우리나라에선 행사 준비 자체에 그렇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수 천 만원짜리 행사라 해도 긴급하게 공고 올려서 업체 선정하고 일주일 후에 바로 행사를 치루는 일도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행사시장의 많은 부분이 '허술할 수 밖에 없는 구조'안에서 흘러가고 있죠. 실제로 충분한 시간이 있어도 사고가 나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행사인데, 애초에 허술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어디서 가장 문제가 발생할까요?
그것은 당연히 안전입니다. 시간이 촉박하고 준비할 것이 많으면 인간은 '돈이 되지 않는 부분'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신경을 덜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그 부분이 실제로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도 말이죠. 그래서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마냥 대행사, 무대제작사 측을 비판하고만 싶지 않습니다. 애초에 그들 역시도 허둥지둥 할 수 있고 허술할 수 있는 구조 안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대부분의 이벤트대행사가 실제로 처리해야하는 업무대비 인력 자체가 매우 적은 경우도 많고 말입니다. 다만, 그들의 그런 구조로 인해 한 소녀, 그리고 한 팀이 겪지 않아도 될 어려움을 겪었으니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렇기는 하다'는 얘기죠.
4. 우리 사회의 문제
비약이라면 비약이겠으나 더 크게 보자면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과도 이 부분은 일견 맥락이 닿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시스템의 허술함 내지 시스템의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의 무지, 무책임으로 발생되는 안전 공백을 개인이나 노동의 희생으로 커버하는 모습. 그리고 그 '희생되는 사람'이 안전문제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모습까지도 말이죠. 고화질의 직캠, 그리고 유주라는 개인의 프로페셔널한 모습 때문에 화제가 되었으나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아티스트들은 여자친구가 겪었던 안전문제에 여전히 무방비로 노출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잠시 잠깐 직캠의 화제로 소비하고 끝날 문제는 절대로 아닙니다. 기왕 이것이 화제가 되고, 외신을 타고, 한 팀을 음원 역주행의 주인공으로 만들 정도로 에너지를 얻은 만큼, 이것이 사회가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낮은 가능성이라 해도 기대해봅니다. 지금은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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