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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01. 수요일

raksumi








아직도 MSG에 대한 논란이 있네요. 사실 학술적으로는 이미 논쟁이 끝난 내용인데 말이죠. 오늘은 MSG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본인의 마눌님은 평소에 조미료를 절대로 쓰지 않습니다. 과거에 나 혼자 살 때는 조미료를 사다가 요긴하게 사용했었습니다만, 총각 시절 쓰던 조미료를 몇 개 가져와서 결혼 초에나 조금 썼을 뿐, 이제는 조미료를 쓰지 않습니다. 시장 볼 때도 절대로 안 사니, 집에 조미료가 없어진 지 10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집사람은 조미료 대신 다시마나 멸치로 국물 맛을 냅니다.


따라서 본인이 즐겨먹는 라면 역시 MSG가 듬뿍 들어간 관계로 저희 집에서는 혐오 식품으로 분리하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큰 일 있을 때(엄마가 출타 중인 경우)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결국 김대중 대통령도 즐겨 드셨다는 라면을 저는 물론 딸들도 잘 못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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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G계의 아이콘, 라면



MSG는 ‘MonoSodium Glutamate’의 약자로 자연계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입니다. (필수 아미노산은 아닙니다) 1968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라는 저널에 특이한 논문이 실립니다. (이름은 잉글랜드지만 미국 저널입니다. 굉장히 유명한 저널로, 흔히 이야기 하는 인용지수인 ‘SCI 점수’가 2013년 기준 54.4점이었습니다. 의학 저널 중 가장 높으며, 의학 논문을 쓰는 사람이라면 여기에 한 번 실려 보는 게 소원입니다)


중국 식당에서 식사를 한 많은 사람이 식사 20분 후, 약 2시간 동안 뒷목이 마비되며, 등과 팔이 점점 뻗치듯 아프고, 힘이 빠지며, 가슴이 뛰는 현상이 지속되었다.


라는 내용의 논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논문의 필자는 이 현상을 ‘Chinese restaurant syndrome’이라고 명명했으며, 필자(미국에 사는 중국인)가 겪었던 증상과 비슷하다고 했고, 이 증상에 대해 ‘요리에 사용된 술과 MSG가 그 원인일 것으로 의심된다’고 기술하였습니다. 이 'Chinese restaurant syndrome'은 저널이 가지고 있던 영향력과 동양 음식에 대한 서양 사람들의 의심이 더 해져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전 세계에 퍼집니다.
 

MSG가 건강악화의 원흉으로서 등장한 것이 이때부터입니다.



MSG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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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키쿠나에 교수



동경 대학(당시는 동경 제국 대학)의  ‘이케다 키쿠나에’ 교수는 1908년 해조류(정확히 말하면 다시마)로부터 ‘그루타민산(glutamic acid)’을 분리하는 데 성공하고, 그 맛을 ‘우마미’ 라고 부릅니다. 이 우마미(うま味, uma-mi)란 일본어 umai(맛있다)와 mi(맛)을 조합한 말입니다. 이케다 교수는 우마미가 우리가 알고 있고, 이미 증명이 된 4대 맛인 짠맛, 단맛, 신맛, 쓴맛과는 다른, 다섯 번째 맛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우마미는 다섯 번째 맛이라고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았고, ‘쓰나미’처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일본 말이 되었습니다. 우마미는 중국어로는 ‘선미(鮮味)’, 영어로는 ‘Savory taste’, 우리말로는 감칠맛이라고 합니다. 감칠맛은 음식을 먹은 뒤에도 남아 있는 맛깔스러운 맛이나 식욕을 돋우는 좋은 맛, 더 먹고 싶은 느낌을 가지게 하는 맛을 말합니다.


우마미 혹은 감칠맛을 내는 것이 바로 MSG입니다. 이것을 발견한 사람이 바로 위에 언급한 일본인 이케다 키쿠나에 박사로, 약 100년 전인 1908년에 이것을 인위적으로 추출하는데 성공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 MSG)이죠. ‘글루탐산’은 아미노산의 일종인데, 나트륨 한 개와 만난 MSG는 다시마나 육류 등에 존재합니다. 이것을 이케다 박사가 발견했고, 인공적으로 추출해냈습니다.


1909년, 아지노모도 사는 이 물질에 특허를 내고, MSG의 조미료를 팔기 시작했고, 돈을 억수로 벌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상륙했고, 일제 강점기에 엄청 팔렸습니다. 특히 국물 요리가 많은 음식점에서 인기가 많았고, 냉면 집을 중심으로 팔렸다고 합니다. 여담으로 아지노모토(味の素, あじのもと)는 'essence of taste' 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조미료를 팔았던 회사인 ‘미원(味元)’과 의미가 똑같습니다,


가격은 얼마였을까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아무튼 아지노모도는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요즘으로 말하면 루이비통이나 샤넬 정도 였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할머니 시절에는 너무 비싸서 쓰지 못하던 조미료를 이제는 건강을 위해 쓰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에 천연의 맛을 낸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그래서 식민지 시절에 조미료를 뿌리지 못한 게 한이 되었던 어른들이 미원에 계속 한이 맺혀 뿌리시고, 또 뿌리시고 하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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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미원을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하면서, 미원을 세계로 수출을 하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미원은 집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80년대 그 분이 집권하시고 정치적으로는 암흑기였지만, 근면한 국민들과 3저 호황 속에 나라의 경제가 발전했습니다. 풍요와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는 ‘옛날 것이 좋은 것이여’라는 수구적 패러다임의 부상에도 한 몫을 하여 ‘화학조미료 유해론’ 이 널리 퍼지기 시작합니다. 그 때 화학조미료 유해론을 타고 '엘지 생활 건강'에서 문성근(MSG)이 나와 선전하던 MSG 무첨가 조미료가 바로 ‘맛그린’입니다. 하지만 상품은 폭망했는데요, MSG가 없으니 맛이 없어서 사람들이 사 먹지 않았습니다.



MSG의 유해론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까다로운 미국의 FDA에서도 MSG는 ‘Generally Recognized As Safe(GRAS)’로 분리되어 있으며,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유럽에서도 많이 먹지만 않는다면 문제없는 식품 첨가제로 분류하고 있고, 음식물 없이 MSG만을 위장에 들이 붓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다만 동물 실험에서 어린 쥐에게 투입한 경우 중추 신경계에 손상을 줄 수 있으나, 어리지 않은 동물에서는 손상 정도가 약하고 사람 실험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산부인과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MSG는 모유 수유로 나오지 않고, 태반을 통과하지 않아 태아의 기형과도 관련이 없으며, 애기들도 어른처럼 대사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임신 중 라면을 안 먹는 분들은 참조하시고, 아기들도 먹어도 되니 너무 호들갑스럽게 피하지는 말자는 말입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MSG가 위에서 이야기한 두통, 심계항진, 부정맥, 기절, 어지러움, 땀 등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al Science, 2002, The Safety Evaluation of Monosodium Glutamate)


그리고 MSG는 조미료나 라면 혹은 동양의 음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맥도날드 햄버거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정크 푸드, 육가공품에도 많고 토마토나 파르멘산 치즈(이태리 식당가면 음식에 갈아서 뿌려주는 딱딱한 치즈), 감자 그리고 버섯 등 천연 음식물에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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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MSG가 들어간 식품들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글루타민산은 필수 아미노산(우리 몸에서 합성을 못하여 꼭 섭취해 줘야 되는 아미노산)은 아니지만 단백질을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으로, 단백질이 분해되다 보면 흔히 만나는 그런 성분입니다. 실제로 전혀 위험 할 것이 없는 물질인데다 이 글루타민산에 sodium(Na)이 붙은 게 MSG입니다. 당연히 단백질을 함유한 천연 유제품이나 육류‧어류‧채소류에도 들어가 있고, 효모를 비롯한 각종 식품 첨가제에도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소금이 천연 성분이지만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듯이, 다른 천연 성분들도 많이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렇게 MSG가 해롭지 않다고 발표를 해도 사람들이 어찌 된 셈이지 믿지를 않습니다. 2010년 인가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최근 '식품첨가물 안심하세요'라는 소책자를 발간하였습니다.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토대로,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식품첨가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 만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댓글들은 '이래서 정부를 못 믿는다'였고, 지금까지도 MSG에 대한 국민들의 왜곡된 인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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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added MSG



참고로 미국 FDA에서는 free glutamate가 있는 음식이나 식품에 'no MSG' 라고 적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고,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도 'MSG 무첨가'라는 문구를 금지시킬 예정이라고 합니다.




MSG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이번엔 MSG처럼 몸에 안 좋기로 소문(?)이 난 커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커피는 카페인 외에도 여러 물질을 담고 있지만, 주로 커피의 카페인에 대해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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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차는 널리 소비되고 사회적으로도 허용된 각성제입니다. 전 세계 성인의 약 90%가 매일 카페인을 섭취한다고 합니다. 커피나 차에는 카페인 말고도 폴리페놀이나 플라보노이드(flavonoid) 같은 항산화제(antioxidants)가 포함되어 있어 우리 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페인은 커피나 차 뿐 아니라 초콜릿이나 커피 맛 아이스크림에도 있습니다. 아무튼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은데,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 때문에 맛있으면 몸에 좋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아무튼 대부분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400mg 이하의 카페인 섭취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의학 저널인 <Uptodate>에 정리된 내용입니다. 혹시 레퍼런스가 필요하신 분은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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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페인 커피도 카페인 함량이 0은 아닙니다.

환타에는 없으니 참고 하시도록. 허쉬 초코렛에도 의외로 많이 있음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에 커피 3잔 정도까지는 무난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의 경우, 아직까지 기준은 없지만 어른보다는 카페인에 더 예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어른보다는 덜 마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다 청소년들은 카페인의 과도한 섭취를 자제하고, 술이나 다른 약을 커피와 섞어서 먹는 것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1억 5천만 명이 매일 커피를 마신다고 합니다. 사실 커피 섭취량은 우리나라도 미국에 뒤지지 않지만, 커피의 경우 주로 선진국에서 많이 소비한다고 합니다. 특히 유럽에서 많이 마시는데, 전 세계 커피 소비량의 71.5%를 선진국에서 소비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보통 하루에 2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는데, 이 정도면 카페인 280mg을 섭취하는 것이니 위에서 언급한 허용 기준인 400mg에는 못 미칩니다. 커피 과다복용자’는 하루에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커피는 여자보다 남자가, 비흡연자보다 흡연자가 더 많이 마신다고 합니다.
 
커피와 홍차에는 크림이나 설탕 혹은 우유를 넣어서 먹습니다. 하지만 유제품이 아닌 크림(non-dairy cream)의 경우, 반경화유(partially hydrogenated oil)가 포함되어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몸에 좋지 않은 트렌스 지방으로 바뀝니다. 일명 다방 커피라고 불리는, 설탕이 많이 함유된 커피 역시, 혈당을 올리고 커피의 항산화 효과를 떨어뜨려 커피의 장점을 상쇄시키기도 합니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우유를 커피에 넣는게 좋지 않을까 싶지만, 커피에 우유를 첨가하는 것이 우리 몸에 좋은 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별로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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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우유를 넣은 카페 오 레(cafe au lait)



커피의 능력 혹은 무능력


카페인 말고도 커피의 잘 알려지지 않은 성분들이 교감 신경계를 자극하여 혈압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혈압이 오르는 것은 일시적이고, 매일 마시는 사람에게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커피가 다른 음식물의 흡수를 막아서 다이어트에 좋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지만, 대개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한 소규모 연구인데다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커피가 알렌드로네이트(칼슘의 흡수를 돕는 물질. 골다공증이 있는 사람들은 이 약을 일부러 먹기도 합니다)와 철의 흡수는 감소시킨다고 하니, 골다공증이나 빈혈과는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1) 인지‧신경 정신학적


카페인은 단기적 혹은 장기적으로 인지능력과 기분에 영향을 미칩니다. 적당량의 카페인은 불면증과 반응 속도에 도움이 됩니다. 잠을 잘 자지 못한 경우, 판단력과 학습 능력들이 떨어지는데 카페인은 기능의 회복을 도와줍니다. 비행기 파일럿이나 운전사들이 피곤 할 때 커피를 마시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커피나 차를 평소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반응 속도나 시공간 인지 검사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합니다.


2) 기민(alertness. 정신이 맑은 것)


카페인은 정신을 맑게 하고, 정신적 에너지를 주며, 집중을 돕습니다. 특히 졸리고 피곤 할 때 더 크게 작용합니다. 그 때문에 밤일 하시는 분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기도 합니다. 특히 시차 적응을 하는 경우, 커피가 큰 도움이 되고, 잠을 못 자서 다른 일을 못하는 경우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3) 두통


또, 카페인은 두통에 좋습니다. 실제로 카페인을 오랫동안 두통약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대규모 연구에서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에 카페인이 큰 효과가 있으며, 두통‧치통‧생리통에 먹는 펜잘이나 게보린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습관적이고 상습적인 카페인 복용은 오히려 만성 두통을 부르기도 합니다. 두통이 있으신 분들이 상습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하는데, 그러다가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경우 다시 두통이 올 수도 있습니다. 두통은 카페인의 가장 큰 금단 증상입니다.


4) 파킨슨병


무하마드 알리가 걸린 파킨슨병은 몸을 떨고, 몸이 굳어지며, 몸의 균형을 잃어버리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런데 커피나 차가 파킨슨병을 예방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전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폐경 후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여성의 경우, 커피의 파킨슨병 예방 효과가 사라진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여성 호르몬제와 커피와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호르몬제를 사용하면서 커피를 6잔 이상 마시는 여성에서 파킨슨병이 4배나 증가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5) 치매 (알츠하이머병)


커피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에 대한 연구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몇 몇의 연구에서 커피가 알츠하이머병을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는 동물 실험에서도 밝혀졌다고 하니 조만간 연구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심혈관계 질환


과다한 커피의 복용은 교감 신경계를 자극하여, 개인에 따라 관상동맥 질환이나 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커피가 심근경색증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고, 오히려 하루 3잔 정도의 커피는 심근경색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7) 당뇨병


카페인이 당뇨병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커피가 당뇨에 좋지 않다는 글을 최근에 본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 글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아무튼 당뇨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우리 몸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인슐린의 농도가 높아지고, 인슐린의 농도가 높아지는 병이 바로 당뇨병(성인 당뇨병. 즉, 제 2형 당뇨)입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카페인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우리 몸의 당 조절을 방해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에서 커피나 차의 섭취가 우리 몸의 인슐린 민감도를 높여 당이 있는 환자에서 식후 혈당을 조절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기전은 확실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 카페인이 우리 몸에서 ‘아디포넥틴(adiponectin)’이라는 물질을 올려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춘다는 이론


-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가 우리 몸의 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나 에스트로젠)을 증가시켜 우리 몸의 혈당을 조절한다는 이론


- 그 밖에 쥐 실험에서 몇 가지 더 있는 데 복잡하니까 패스


디카페인이나 카페인이 들은 커피 모두 당뇨에 좋은 작용을 하는데, 특히 디카페인 커피는 당뇨에서 중요한 ‘Hbg A1c’ 농도를 줄여준다고 합니다.


8) 변비


카페인 자체가 평활근(불수의 근육,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근육)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커피는 변비에도 좋을 수 있습니다. 다만 효과가 너무 좋으면 설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역시 카페인이 함유된 중국이나 일본차는 되려 변비를 유발 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차에 들은 다른 성분들이 카페인의 근육 수축을 방해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9) 간 경화


미국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특히 4잔 이상) 알콜성 간 경화의 빈도를 낮춰 준다고 합니다.


(<1 cup per day RR 0.7, 95% CI 0.4-1.1; 1 to 3 cups RR 0.6, 0.4-0.8; ≥4 cups RR 0.2, 0.1-0.4)


이 정도면 엄청난 예방효과이며, C형 간염에 걸린 환자의 추후 간 경화로의 진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10) 암


카페인이 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아직 없습니다. 오히려 커피나 차에 있는 항산화 물질들이 암 예방에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까지 확실 한것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전립선암에서 녹차와 커피가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만, 그 효과가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11) 골다공증


많은 연구에서 칼슘을 적게 먹는 여성이 커피를 마실 때, 골밀도가 낮아지고 골절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한편 차의 경우, 같은 카페인인데도 불구하고 골밀도를 높여준다고 합니다. (골절의 위험을 감소하지는 못한다는 게 함정) 차의 경우 ‘프라보노이드’가 골밀도를 높여주는 게 아닌가 합니다.


12) 관절염


일반적으로 커피와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만, 커피 섭취량과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의 농도와는 역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통풍 환자가 줄었다고 합니다. 디카페인 커피의 경우도 통풍을 줄여주지만 차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13) 빈뇨


카페인은 빈뇨과 연관이 있습니다. 아마 커피를 많이 마신 날 화장실을 자주 들락 거렸던 기억이 한 번쯤은 다 있으실 겁니다.


14) 운동 능력의 향상


카페인을 먹으면 운동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되었고, 실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수영처럼 격렬한 운동은 말 할 것도 없고 지구력을 요하는 천천히 하는 운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카페인의 양은 대략 2~3mg/kg이라고 하니 70kg 기준으로 200 mg 정도, 그러니까 커피 1잔 반 정도입니다. 참고로 올림픽 위원회의 권고사항은 소변에서 카페인이 12 mcg/mL 이상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인데,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3~6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면 이 기준을 상회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올림픽 선수들은 하루에 2~3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면 안 됩니다.


15) 사망률


일반적으로, 커피는 사망률을 약간 낮춰 줍니다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커피를 먹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들입니다. 몸이 좋지 않거나 병에 걸린 사람들은 커피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래 건강한 사람이 커피를 마셔서 사망률이 높게 나온 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커피가 몸에 좋아서 사망률이 낮은 것이 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많은 흡연자들이 커피를 좋아하고 많이 마시는데, 그렇게 보면 흡연에도 불구하고 커피가 사망률을 낮추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변수가 많아서 판단하기 애매하지만, 많은 대규모 연구에서 커피가 사망률을 낮춘다고 보고하고 있으니 적어도 몸에 아주 해로운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커피 속의 카페인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커피가 만병통치약인데다 부작용이 적은 것처럼 적었지만, 실제로 많은 양의 카페인 섭취는 두통이나 불안‧떨림‧불면증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평소 과다하게 섭취한 사람들은 이런 증상에 덜 민감할 수도 있습니다만, 갑자기 많이 먹는 경우 이런 증상을 쉽게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불안 장애나 약물 중독과도 연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카페인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되, 커피에 대해 너무 거부감을 가지지 말자고 싶었습니다.








raksumi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