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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06. 월요일

에너지전환









첨 시작할 때 얘기했듯, 에너지 전환은 내가 하려는 게 아니야.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진행 상황이지. 오랜 바이오매스 연료 시대를 지나, 13세기 석탄, 19세기 석유, 20세기 천연가스의 사용으로 화석연료 시대가 열리고, 20세기 중후반 원자력이 발전에 참여하고, 20세기 후반부터 재생가능에너지가 활용되었어. 21세기의 에너지 체제는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체제로 넘어가는 중이야.


앞서가는 넘이 있고 처진 넘이 있는 건 여기서도 마찬가지. 아래 표는 2012년 OECD 34개국의 1차 에너지 소비량에서 재생가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야.



재생가능에너지비중순위(2012)_보급통계2013.jpg

OECD 국가 중에서 꼴찌 하는 게 하나둘이 아니라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이것두 우리가 꼴찌야. 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니까...

(출처: 2013 신·재생에너지보급통계)



아이슬란드는 화산대에 있어 지열발전이 많은 나라야. 석유 수입을 제외하고는 지열발전과 수력발전으로 에너지 자립을 하는 셈이지. 30%를 넘는 7개국은 대부분 수력과 삼림이 풍부한 나라야. 그런데 얘들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그리 많지 않아서 양으로 보면 세계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의 절반 가까이를 미국(21.0%)과 중국(15.4%), 독일(10.6%)에서 생산하고 소비해.


주목할 나라는 덴마크와 독일이야. 덴마크는 북해의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풍력을 바탕으로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을 높여온 나라고, 독일은 우리와 비슷하게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에너지 소비대국으로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 나라야. 우리가 에너지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가고자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세계는 이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제를 전환해 가고 있는 중이야.


그럼 재생가능에너지가 중심이 되는 에너지 체제는 어떤 모습일까? 우선 화석연료 체제가 가져온 사회의 변화부터 되짚어보자.


13세기부터 사용된 석탄은 증기기관을 동력으로 삼아 면직물공업과 제철공업, 철도를 핵심으로 한 제1차 산업혁명을 불러왔고, 19세기 후반 석유는 화학공업과 전기공업을 중심으로 한 제2차 산업혁명과 자동차혁명, 통신혁명을 일으켰어. 20세기에는 천연가스까지 에너지원으로 도입되면서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라는 화석연료 3형제가 현재의 산업 문명을 떠받치고 있지.



유럽철도주요노선도.jpg

유럽의 주요 철도노선도.
철도산업은 대규모 중앙집중형 관리 체계를 만든 최초의 산업이야.



그런데 이들 화석연료는 특정한 장소에만 매장되어 있는 이른바 ‘엘리트 에너지’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군사비 지출과 지정학적 관리가 필요해. 또 특정한 지역에 땅속 깊이 묻혀 있는 화석연료를 채굴해 전 세계의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중앙집권형 하향식 지휘 통제 체제와 대량의 자본 집중이 필요하고.


그럼 자동차 휘발유가 우리 차에 들어오기까지 그 과정을 살펴보자.


우선 석유가 묻혀 있는 곳을 찾아야 해. 파보기 전에는 한 뼘 땅속에 든 것도 알 수 없잖아? 사실 석유광상을 탐사하는 사람들도 땅속 사정을 알아보는 게 어려운 건 마찬가지야. 이들은 중력과 지진파, 전자기파, 방사능은 물론 화학적 탐사를 통해 지질 구조를 파악하여 유전이나 가스전이 있을 만한 곳을 예상한 뒤, 시추를 통해 실제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지, 그 양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 탐사 작업을 통해 경제성 있는 유전을 찾아내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이제는 수 킬로미터 심해 해저 아래 다시 수 킬로미터를 파 들어가고 빙하로 덮인 북극해까지 찾아나서는 상황이 되었어.


우리나라는 2011년 한 해 동안만 약 10조 원,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약 30조 원을 해외 석유가스개발 사업에 투자했어. 하지만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에 착수한 지 몇 해가 지났음에도 자주 개발을 통해 들여온 석유가 미미하기 짝이 없어. 이명박 정권 5년 동안은 확정된 손실액만 3조 원에 달한대. 들인 돈의 10%지. 안타까운 건 5년 동안 30조 원을 투입했으면 석유 탐사 개발 및 운영 기술이 상당 정도 축적되었어야 하지만, 주먹구구로 밀어붙이다 보니 바가지만 쓰고 남은 게 별로 없다는 거야.


탐사를 통해 경제성 있는 유전이 확인되면 개발에 나서. 플랫폼과 파이프라인, 육상 처리 시설 등을 건설하고 생산정을 시추하면, 본격적인 채굴에 들어가지. 생산 단계에서는 저류층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생산을 최적화 하고, 물이나 화학물질을 주입하여 회수율을 증대시키는 작업을 병행해.


생산된 원유와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을 통해 소비국가로 수송돼. 현재 전 세계에는 100만km를 넘는 송유관과 가스관이 설치되어 있으며, 5억 4천만 톤 이상을 실을 수 있는 8천여 대의 대형 유조선과 LNG선이 바다를 누비고 있어. 수송된 원유는 대규모 설비 산업인 정유공장에서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용도별로 정제돼. 정제된 석유는 송유관과 유조차를 통해 개별 주유소에 공급이 되고, 마침내 주유소를 찾은 자동차의 연료통으로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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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유조선이 

북극해에서 얼음을 뚫고 항해하고 있어.

(출처: 삼성중공업)



한정된 지역에 고여 있는 석유가 우리의 자동차를 움직이기까지 이렇게 막대한 자본이 들어. 탐광과 채굴, 장거리 수송, 정제, 급유 과정을 거쳐서야.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0대 기업 중에서 석유회사가 8개를 차지하고, 화석연료 산업의 연간 매출이 세계 전체 GDP의 1/3을 넘는 것은 이런 자본 집중의 결과야.


현재의 산업문명은 중앙집중형 에너지 체제 위에서 대량 생산과 유통을 통해 굴러가. 과거에는 지역에서 생산하던 먹을거리마저 대량 생산과 유통의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현대 산업사회의 작동 논리에 따라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어. 미국에서 생산한 밀가루와 호주에서 기른 쇠고기가,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대형 유통매장을 통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세상에 살고 있어. 20세기 초에 시작된 자동차 혁명은 지구촌의 거리를 좁히고 세계화를 촉진하였지만, 이 역시 에너지를 먹는 하마야. 오늘날 교통 수송 부문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4분의 1을 차지해.


산업사회는 또한 도시화를 동반했어. 기업들은 대형화와 집중으로 이익을 보았어. 근거리에서 부르면 달려올 풍부한 노동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지. 이촌향도로 커진 도시는 물산과 정보, 문화가 몰리면서 더욱 커졌어. 대도시에 솟아오르는 수십 층의 고층건물은 성장과 현대화를 상징하며,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어 나갔지. 이런 고층 건물 역시 에너지를 먹는 하마들이야. 게다가 대도시의 혼잡은 더욱 많은 에너지의 소비와 낭비를 초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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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해의 모습.

고층건물이 즐비한 대도시는 에너지 먹는 하마야. 

(출처: 유로저널)



이렇듯 화석연료는 인류에게 1, 2차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화와 도시화를 선사했어. 산업화와 도시화는 농업사회의 인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물질적 풍요와 부를 선사했지만, 이 부와 안락함은 다량의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얻은 거야. 이를 받쳐주는 것이 바로 수억 년 지구가 축적해온 ‘엘리트 에너지’인 화석연료고.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1900년에서 2000년까지 100년 동안 약 10배가 늘었어. 처음 두 배가 느는 데는 50년이 걸렸지만, 그 다음 두 배는 십 수 년밖에 걸리지 않았어. 국제에너지기구는 2012년 현재 13,371Mtoe인 세계 1차 에너지 소비량이 2035년까지 지금보다 절반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이 중 60%는 중국과 인도, 남아공 등 신흥공업국에서 필요한 에너지래.


하지만 이제 파티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어. 화석연료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으며, 화석연료의 과소비로 기후변화라는 지구의 자정 작용 프로그램이 작동하면서, 인류는 생존의 시험대에 올랐지.



재생가능에너지, 분산형 에너지 시대를 열다


재생가능에너지의 최대 장점은 역시 지역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세계 모든 나라에 고루 존재하는 에너지원이라는 거야. 태양은 위도에 따라 일사량이 다르지만 어느 곳이든 아침이면 떠올라 한나절 동안 고루 비춰 줘. 대기권을 이루는 공기의 흐름인 바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엔 없어. 지진대와 가까워 위험한 화산 지역은 지열이 풍부해 지열발전도 가능해. 하지만 다른 지역도 발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열을 난방이나 온수에 활용할 수는 있어. 이렇듯 어느 곳에서든지 접근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므로 화석연료의 매장량이 부족한 국가엔 에너지 안보를 위해 더할 나위 없는 에너지원이야.


재생가능에너지가 화석연료 시대를 이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등극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설비 제작 과정 외에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는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에너지라는 점이야. 화석연료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기후변화를 가속화하였고 국제사회는 기후변화를 완화시키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의무적으로 감축하는 데 뜻을 함께 하고 있어.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구성에서 화석연료의 비중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리는 방법이 최선이야. 교토의정서 상의 감축 의무를 달성한 나라들은 대부분 일찍부터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에 힘쓴 나라들이란 사실을 눈여겨봐야 해.


하지만 재생가능에너지는 공급의 안정성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어. 태양에너지는 낮 동안만, 그것도 구름에 가리지 않았을 때에만 안정적으로 공급돼. 바람은 그 강약이 일정하지 않으며, 어떤 때는 다른 에너지로 변환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게 불어. 파력 역시 바람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것은 지열과 수력이며,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예측이 가능한 정도이지 매년 사용할 수 있는 양은 한정되어 있어.


또한 재생가능에너지는 한 곳에서 대량생산하기가 어려워. 한 평의 땅에 주어지는 일사량은 한정되어 있으며, 강력한 바람을 일정한 장소에서 계속하여 불도록 할 수는 없잖아. 그래서 원전이나 화전처럼 비교적 작은 면적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해. 사실 이런 단점 때문에 화석연료가 등장했을 때 자연에너지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지.


그러나 21세기의 재생가능에너지는 발달한 정보통신산업과 함께 하면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게 되었어. 전기통신이 철도의 확장과 함께 석탄과 석유의 시대에 중앙집권화한 지휘통제 체제를 이어주었듯이, 컴퓨터의 발달로 쌍방향 대량 정보 소통의 길을 연 21세기의 정보통신산업은 분산된 소량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거든. 재생가능에너지와 정보통신산업의 결합, 이것이야말로 화석에너지 시대를 대신할 새로운 에너지 체제의 기둥이야.


단속적으로 공급되는 에너지, 그리고 소량으로 공급되는 에너지가 중심이 된 에너지 체제는 어떤 모습일까?


광주시 신효천 마을 주택의 계량기는 화창한 낮 시간이면 거꾸로 돌아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시공비의 절반 정도를 지원받아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발전기가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야. 태양광 발전기로 생산한 전기 중 집에서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계통망을 통해 한전으로 송전되는데, 이때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가. 이 집에서 2012년 12월에 낸 전기료는 15,000원. 그해 5월과 10월에는 아예 전기요금을 내지 않았어.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근 10개 마을 250가구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지.



태양광발전_신효천_오마이뉴스.jpg

광주 신효천 마을.
이제 사람 사는 모든 곳이 발전소야. 

(출처: 오마이뉴스)



이와 같이 첫째로 미래에는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은 물론, 제조업 공장과 농축산업 현장 등 에너지를 사용하는 모든 곳이 곧 에너지를 생산하게 될 거야. 중앙집중형 에너지 체제에서는 주민이 적은 시골이나 바닷가에 위치한 대규모의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고압송전선으로 소비처인 도시와 공단으로 끌어와. 발전 시설이 큰 이유는 연료의 열효율을 높이기 위해 증기발생기와 터빈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고, 발전 시설이 외진 곳으로 밀려나는 이유는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때문에 주민들로부터 배척을 받기 때문이지.


2012년 10월 경남 남해군민들은 주민투표를 통해 석탄화력발전소 유치안을 부결시켰어. 같은 달 강원도 고성군정조정위원회는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에서 추진하던 화력발전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결정했고. 동해안 최북단 해수욕장으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명파 해수욕장 일대를 주민들이 삐뚤빼뚤 붉은 색으로 쓴 반대 현수막으로 살풍경하게 했던 소동이 이렇게 마무리되었지.


하지만 재생가능에너지는 산업 시설을 위한 대규모 단지 외에는 굳이 특정한 장소에 모을 이유가 없어. 태양광 발전기는 개별 주택 또는 아파트의 지붕이나 외벽, 창문 등에 설치할 수 있어. 공공건물이나 상업용 빌딩, 공장 등도 마찬가지야. 공간이 허용된다면 대규모로 설치할 수도 있지만 작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없어. 그렇게 생산된 전기는 해당 건물이나 공장에서 사용하고 남는 것은 계통망을 통해 배전업체에 판매해.


풍력발전기는 규모에 따라 마을 단위로 건설할 수 있어. 해당 마을의 연간 풍속을 고려하여 적절한 규모를 선택하면 돼. 가로등이나 주택에 소형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도 있고, 요즘은 수직형 풍차에 의한 소형발전기가 많이 개발되어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어. 중대형 풍력발전기의 경우 개인이 설치할 수도 있지만 주민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소유할 수도 있지.


재생가능에너지의 열을 이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야. 주택이나 공장의 지붕에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하면 온수나 난방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어. 지열 난방은 주택이나 건물은 물론 농업용으로도 적절한 공급 방식이야. 화석연료를 수입하여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비닐하우스의 난방을 하는 엄청난 비효율은 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가 빚은 세계 초유의 희극이지.



지열난방계사_에너지관리뉴스.gif

지열난방하는 계사의 모습

전기로 농축산용 난방을 하는 넌센스는 이제 그만!

(출처: 에너지관리뉴스)



둘째, 쌍방향 소통 체계를 갖춘 정보통신산업과 결합하여, 재생가능에너지의생산과 소비를 관리할 수 있을 거야. 소규모로 분산되어 존재하며 현장에서 소비하고 남는 전기를 판매하는 전력 체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가 지역 또는 전국 단위로 실시간 종합되고, 전력업체에서 부족한 부분을 화석연료 발전 시설 등에서 공급하도록 조치할 수 있어야 해.


현재 개발 중이거나 도시 단위로 시험 운영에 들어간 스마트 그리드는 각 수용가와 배전업체의 쌍방향 정보통신 시스템이 수용가의 소비량과 역 판매량을 실시간으로 수집‧집계할 수 있어. 배전업체에서는 이러한 집계를 바탕으로 수용가로부터 구매한 전기를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전달하며, 부족한 양은 화석연료 발전소나 대규모 재생가능에너지 발전단지로부터 조달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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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가능에너지 시대를 밑받침 하는 정보통신 산업

(출처: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 단지)



셋째,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한 발전은 생산과 소비 사이에 시간적 불일치가 존재해. 태양광 발전이나 태양열 집열은 낮 동안만 가능한데, 주택의 전기와 난방 수요는 밤에 더 많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개발이 필수적이야. 다량의 전기를 효율적으로 충·방전할 수 있는 2차 전지는 개별 수용가의 필수품이 될 거야.


한편, 전기자동차가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분담할 수 있어. 개별 수용가가 소유한 전기자동차의 축전지에 남는 전기를 충전했다가 필요할 때 빼서 쓰든지, 첨두부하 시간에 전력업체에 판매할 수 있지. 미래의 전기자동차는 이렇게 수송 수단뿐만 아니라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고 판매하는 역할도 하게 될 거야.


우리나라 같이 전력망이 구석구석 보급되어 있는 경우에는 개별 수용가에서 저장할 것 없이 남는 전기는 배전업체에서 사들이고 모자라는 전기만 배전하는 방식으로도 개별 생산 단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어. 하지만 지역 또는 국가 단위에서는 여전히 에너지 저장의 문제가 풀어야 할 숙제인데, 양수발전이라든가 지역 국가 사이에 공동의 전력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어. 덴마크의 경우 야간에 초과 생산한 풍력 전기는 노르웨이의 양수발전기로 보냈다가 주간에 돌려받아. 지역 에너지 공동체가 형성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수력발전_노르웨이_전력경제.jpg

수력발전이 풍부한 노르웨이는
덴마크의 풍력발전량이 남을 때 양수발전으로 이를 저장했다가 돌려준대.

물론 계산은 칼같이 하겠지. 
(출처: 전력경제)



넷째, 전환을 서두른다 해도 앞으로 상당 기간은 에너지 구성에서 화석연료가 중요한 몫을 차지하게 될 거야. 하지만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데서는 전기 또는 열만을 단독으로 생산하는 방식에서 전기와 열을 함께 생산하는 열병합 방식이 늘어나야 해.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면 해당 연료가 본래 가지고 있던 에너지의 30~35% 정도만 전기로 변환되고, 나머지는 폐열로 버려져. 하지만 열병합발전을 하면 전기와 열 모두 사용하므로 총 효율이 70~80%까지 올라가지. 덴마크나 독일 등이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지역난방과 열병합발전의 확대가 큰 역할을 했어.
 


열병합발전소_일산.jpg

일산열병합발전소.

천연가스를 때서 발전도 하고 일산 신도시에 열에너지를 공급하니까 열효율이 높아.



지금과 같은 중앙집중형 에너지 체제에서는 외진 곳에 떨어져 있는 대형 발전소의 폐열을 회수하여 이용하는 것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하지만 분산형 에너지 체제에서는 지역 곳곳에 집단 난방 시설이 들어서고, 열병합발전으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며, 인근 공장들 사이에는 폐열을 회수하여 사용하는 예가 늘어날 거야. 산재한 지역난방 시설들은 또한 현재 버려지는 간벌 목재와 같은 바이오매스 폐기물을 유용하게 처리해 줄 거고.


에너지의 공급 및 소비 체제가 이와 같이 분산형 체제를 갖추면 다른 산업들도 영향을 받아. 우선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과 관련한 지역 내의 중소기업과 고용이 늘어날 거야. 농업과 제조업에서도 집중의 효과만큼이나 분산의 효과가 높아지면서 대도시 중심의 현재 구조가 권역별 균형 발전 체제로 향하겠지.


또, 재생가능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지역 국가 사이의 에너지 협력이 더욱 중요해져. 이미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는 해저 전력선 구축을 통한 전력 시장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현재 한‧일간에 1980년에 통신용 해저동축케이블을, 2002년에는 해저초고속통신망을 설치한 경험이 있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야.


동아시아 에너지 협력체에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도 참여시켜야 해. 전력 협력은 물론 시베리아 천연가스를 수송관을 통해 도입함으로써 천연가스의 도입 가격 하락과 안정적인 공급에 큰 역할을 할 거야.
 


3차 산업혁명


‘화석연료와 핵에너지에 기반을 둔 중앙집중형 에너지 체제가 분산형의 재생가능에너지 체제로 넘어가면서 나타날 산업사회의 변화’를 제레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이라고 이름 붙였어. 제레미 리프킨은 전작 <엔트로피>와 <생명권 정치학> 등을 통해 에너지 과소비 사회의 한계를 지적하며, 화석연료와 핵에너지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역설해온 미래학자야.



3차산업혁명_130324.jpg



21세기 인류가 그 출발점에 서 있는 3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수억 명의 사람이 자신의 가정과 직장, 공장에서 직접 녹색 에너지를 생산하여 지능적인 분산형 전력 네트워크, 즉 인터그리드로 서로 공유할 거야.


분산형 에너지 생산 및 분배 체제는 정치·경제·사회 권력의 분배에도 영향을 미쳐.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이러한 변화를 ‘분산 자본주의(distributed capitalism)’와 ‘협업경제(collaborative economy)’로 표현해. 중앙집중한 에너지 공급체제는 여타의 제조업과 유통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구가하며 부를 집중시켜왔지만, 분산형 에너지 공급체제에서는 산업 전반에 걸쳐 분산화가 이루어지고, 부의 분배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해. 또한 분산적 에너지가 수백만 곳의 현장에서 수집되고, 지능형 전력 네트워크로 취합 및 공유되겠지. 이런 에너지 체제에서 공급자와 사용자 사이에 대립보다는 협업을 중시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성장할 수 있을거야.
 

리프킨이 제시한 3차 산업혁명을 유럽연합에서 적극 수용했어. 유럽연합은 2007년 12월 채택한 에너지 선언에서 ‘녹색 수소 경제와 3차 산업혁명을 수행할 것’을 천명하였는데, 이 선언은 2020년까지 에너지 효율 20% 향상과 발전 부문에서는 33%, 전반적 에너지 소비에서는 25%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어.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 개념은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에너지 체제에도 많은 영감을 줘.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정보통신산업이 발달했을 뿐만 아니라 전력 및 정보통신망이 구석구석까지 보급되어 있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거든.


“쇠락하는 2차 산업혁명의 에너지, 기술, 인프라 체계에 갇히길 원하는가? 아니면 떠오르는 3차 산업혁명의 에너지, 기술, 인프라 체계로 이행 중이길 원하는가?”   - 제레미 리프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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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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