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체육]빈볼이 어때서?

2015-04-14 16:28

작은글씨이미지
큰글씨이미지
너클볼러 추천6 비추천-7

2015. 04. 14. 화요일

너클볼러









선수가 큰 부상이라도 입었는 줄 알았다?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 한화 투수 이동걸이 1-15로 뒤진 5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롯데 타자 황재균에서 몸쪽 위협구(빈볼)을 던지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동걸에겐 퇴장 조치가 내려졌고, 양쪽 벤치에서 선수들이 몰려나와 벤치클리어링 상황으로 이어졌다. 단순하게 빈볼 2개에 벤치클리어링(우리말로 ‘벤치 깨끗하게 비움’ 좀 더 풀어 ‘상대팀과의 집단 난투극을 위해 전 선수 잠시 벤치비움’)으로 이어진 뒤 다행히 부상없이 경기종료 쯤으로 생각했다. 헌데 이 빈볼사태를 두고 후폭풍이 만만찮게 일어나고 있다. 쏟아져 나오는 기사와 양 팀의 감독들 인터뷰까지. 승부조작 스캔들에 맞먹을 만한 후폭풍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애들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을꼬얌"이라는 감독의 발언까지 튀어 나오면서 그라운드가 순식간에 '링'으로 바뀌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되는 형국이다. 과연 이 빈볼사태의 불은 어디까지 번지게 될 것인가. 함 살펴보자.




빈볼 Bean Ball 케이스


빈볼(Bean Ball)시비였으니 우선 빈볼(Bean Ball) 얘기 좀 하자. 빈볼은 위협구를 말한다. 다시말해 투수가 타자에게 ‘너 함 조때바라’는 심뽀(고의)로 던지를 공을 말하는 것이다. 콩(Bean)을 타자의 ‘마빡’으로 해석하면 정확하다. 주로 상대팀, 혹은 선수의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해석되곤 하는데, 전 타석에서 홈런을 친 타자에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빈볼을 선사했던, 우리에게 로캣맨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로저 클레멘스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 그렇다곤 할 수 없겠다. 오죽하면 로저 클레멘스의 별명이 ‘헤드헌터’였겠는가. 이런 위험천만한 행위는 그라운드에서 매우 다양한 형태로 재현되곤 하는데 몇 가지 케이스를 함 살펴보자.

 

 

마냥 웃기는 상황


 

이시카와(야쿠르트 스왈로즈)의 빈볼을 맞이한 토니 바티스타(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순간 빡쳐 마운드를 달려가려 했고, 이시카와 시껍해 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티스타는 아무일 없다는 듯 1루로 향했고, 튀던 이시카와는 뻘줌한 미소와 함께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바티스타의 스텝으로 덕아웃에 있던 동료 선수들은 물론, 빈볼의 발사체인 상대팀 투수마져도 미소짓게 만든 매우 명랑한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웃으면 안되는데 웃기는 상황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설명이 필요하겠다. 일단 타자인 리지 알칸타라에게 던져진 몸쪽 볼은 위협적인 빈볼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리지 알칸타라는 마치 준비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 오른쪽 족발로 포수의 마빡으로 정통으로 후려친 뒤 마빡 가격을 통한 반발력을 기폭제로 투수에게 총알같이 달려나간다.(아마도 출격 전에 감정적인 먼가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곧이어 벌어진 벤치 클리어링, 하지만 모두 함께 일종의 춤사위로 보이는 세레모니를 나눔으로서 훈훈하게 끝나는 상황.

 


불 같은 강속구로 묻 야구팬들의 슴가를 벌렁이게 했던 텍사스 퐈이어볼러 놀란 라이언이 로빈 벤츄라에게 던진 빈볼로 인해 벌어진 상황. 그라운드의 모든 이들이 뛰쳐나와 몸을 뒤섞은 위험한 상황이나, 놀란 라이언이 로빈 벤츄라에게 헤드락을 걸고 ‘핵꿀밤’을 시전한 것으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준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웃음이 나오지 않는 상황.





메이저리그 팬들에겐 빈볼하면 회자되곤 하는 장면이다.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부상을 함 당한적이 있었더랬다. 그 부상을 안겨줬던 투수가 바로 산체스. 2012년 4월 14일 캔자스스티 홈구장에서 추신수와 산체스는 다시 만났다. 하지만 산체스가 던진 공이 추신수의 오른쪽 허벅지로 향했고, 공에 맞은 추신수는 빡쳤다. 그렇게 1차 벤치 클리어링. 이어진 3회말에 클리블랜드의 투수 진마 고메즈는 캔자스시티의 타자 무스타커스에게 허리쪽으로 빈볼을 던졌고 흥분한 선수들이 2차 벤치 클리어링. 심판은 진마 고메즈의 고의적인 빈볼로 판단해 퇴장 명령을 내렸고, 사무국은 5경기 출장정지와 벌금형을 내렸다. 진마 고메즈의 벌금은 클리블랜드 선배 선수들 팀 사기를 위한 행동으로 간주하여 대납해줬다. 1년 뒤 각각 신시내티 타자와 피츠버그 투수로 만난 추신수와 진마 고메즈. 진마 고메즈는 추신수에게 몸에 맞는 볼 2개를 선사했지만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이렇게 말했다. “고메즈의 볼이 절대 고의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고메즈도 두 번째 몸에 맞는 볼이 나왔을 때 많이 놀라고 미안해하는 표정이었으니까요”




빈볼은 계속된다.


2013년. 우리에겐 LA다저스의 팀 동료로도 잘 알려져있는 잭 그레인키를 함 보자. 잭 그레인키는 2013년 4월 11일 샌디에고와의 경기에서 상대 타자인 카를로스 쿠엔틴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졌다. 이에 빡친 카를로스 쿠엔틴이 마운드로 달려갔고, 그레인키도 맞짱 뜰 기세로 쿠엔틴을 맞이했다. 쿠엔틴은 어깨로 잭 그레인키의 가슴을 가격. 그레인키는 빗장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한 달 결장.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잭 그레인키는 6월 11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서 팀 동료인 야시엘 푸이그가 안면에 공을 맞자 6회초에 등판에 상대팀 타자 미겔 몬테로에게 보복성 빈볼을 던져 1차 벤치 클리어링, 이후 타석에 들어선 잭 그레인키에게 애리조나 투수인 이안 케네디가 마빡을 향한 빈볼을 날리면서 2차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불과 두 달 전 몸에 맞는 볼로 인해 빗장뼈가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잭 그레인키의 빗장뼈를 부순 카를로스 쿠엔틴은 MLB 사무국이 내린 8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3천 달러의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쿠엔틴은 주장했다. 그레인키가 고의로 자신을 맞췄다고,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확실하다고 말이다. 그렇다. 빈볼은 대개 심증인 것이다.


54482906.1.jpg

그레인키를 향해 달려가는 쿠엔틴


미국은 물론 국내도 마찬가지로 고의적 빈볼은 엄중하게 징계된다. 출장정지는 물론 벌금도 부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볼은 꾸준히 ‘승리’ 혹은 ‘팀 단합’을 위한 아이템으로 애용되어 왔다(물론 종종 투수가 타자를 제압하기 위한 스킬로 시전되기도 했다만). 야구가 과학적인 분석과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분업화되고 체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선사시대 채렵과 같은 고전적인 방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이 왜 이런 무식한 응징이 ‘용인’되고 있는 것인가. 우선 메이저리그가 100년 넘게 통용되어온 분물율 (Unwritten rule)을 좀 살펴보자.


상대를 약올리는 행위를 하지 마라 (크게 앞서고 있을 때 번트나 도루 등을 하지 않는다)


빈볼은 타자 등을 겨냥하라(머리나 다리, 팔 등의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면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가라(안 나가면 팀 별로 대부분 벌금을 매긴다)


난투극 중 맨 밑에 깔려있는 선수에겐 주먹을 날리지 않는다.



그렇다. 빈볼은 사무국이나 협회의 상대팀의 비신사적인 행위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용인되고 있는 것이다. 가급적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등’으로 던지라는 친절한 가이드와, 빈볼로 인해 벤치클리어링 발생 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함께 그라운드로 돌격하라는 팁과 더불어 말이다.


이렇듯 빈볼은 야구와 함께 늘 함께 해왔던, 지양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행위였다. 자칫 선수생명에 위기를 선사할 수도 있는 행위임으로 고의성이 인정되면 퇴장이나 징계 등을 엄격하게 적용하나 빈볼의 사용 금지를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주로 투수의 위험행위로만 인식되는 경우가 있으나, 타자와 투수의 승부에서는 서로 위협을 주고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타자가 타자석 깊수키 들어가 투수를 위협하고, 투수는 몸쪽으로 공을 뿌려 타자를 위협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LA다저스의 돈 드라이스데일은 “몸쪽으로 붙는(홈플레이트 안쪽으로 바짝 들어오는) 타자는 내 할머니라도 맞춰버리겠다”고 했을까, 이런 발언은 물론이요, 고의 사구 찬스에서도 시원하게 몸에 맞는 볼 하나로 끝내버리는 플레이를 종종했음에도 큰 비난에 휩싸이지 않았다. 위험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일종의 해프닝처럼 받아들어지곤 하는 것이다.


헌데 참 이상도 하다. 황재균과 이동걸 사이에서 벌어진 빈볼시비는 참으로 많은 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과잉이다 싶을 정도다. 거 참 이상하다. 참으로.




황재균 & 이동걸


12일 벌어진 롯데와 한화의 경기. 1회 7-0으로 롯데가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황재균이 도루를 시도했다. 4회말 11-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한 황재균을 향해 김민우는 등을 가격하는 공을 뿌렸다. 그리고 5회말 15-1로 더 벌어진 상황 황재균 등장, 이동걸이 몸쪽 위협구를 2개 연속으로 뿌린 뒤 3구에 등에 맞는 볼 던짐. 그리고 벤치 클리어링. 경기는 15-3이라는 시원한 점수차로 롯데가 승리했다.


자 이게 가정을 제외한 사실의 전부다. 일단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대부분 가정이다.


우선 이번 빈볼시비의 원인이 1회 7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황재균이 도루를 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보자. 많이 앞서있는 상황에서 약올리는(비신사적인) 행위(도루나 번트)를 하지 않는다는 불물율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건 상대적인 거다. 한화가 추격의 의지가 있었거나, 롯데가 7점의 점수 차가 크지않다고 판단할 경우 언제든 할 수 있는 판단이다. 그건 굳이 한화의 김성근 감독이 그동안의 커리어에서 보여주었던 플레이를 언급할 필요도 없다. 상대적인 것이며,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4회말 상황을 보자. 11-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황재균이 등장했고, 김민우의 초구는 황재균의 등에 꽂혔다. 거기서 살짝 붙을 뻔 했다. 황재균은 1루를 향해 가며 투수를 노려봤고, 투수가 모자를 벗어 ‘미안하다’는 싸인을 보내지 않는다는 제스쳐를 취해보였다. 김태균이 대신 ‘화풀어’의 동작을 취했고, 황재균도 김태균의 히프에 터치를 감행해 ‘괜찮다’는 싸인을 보냈다. 머 아무일 없는 것이다. TV중계 해설자는 고의적인 빈볼이라 했다. 중계화면에서 보지 못한 싸인을 해설자는 본 것일까. 아님 포수가 황재균에게 바짝 붙은 걸로 판단한 걸까, 아님 투구 동작에서 고의성을 읽어 낸 것일까. 난 모르겠다. 다만 9-1로 앞선 상황에서 등장한 황재균이 평범한 높은 공, 몸쪽 공에 오버액션을 취한 것에 1회 도루에 대한 일종의 괘씸죄가 추가되어 고의로 벌어진 일일 수도 있겠다고 가정해 볼 수는 있겠다. 헌데 그건 ‘그럴 수도 있다’지 ‘그럴 것이다’가 아니다. 누군가 고의로 볼 수도 있겠다만 누군가는 고의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


빈볼3.JPG


그리고 문제의 5회말. 황재균이 또다시 타석에 등장했다. 한화의 투수는 이동걸. 이동걸은 2개의 공을 황재균의 몸쪽에 바짝 붙였다. 그리고 3번째 던진 공이 황재균의 등을 가격. 빡친 황재균으로 마운드로 향하고 양 팀의 전 선수가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벤치클리어링 발생.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고, 이동걸은 고의로 판단한 주심에 의해 퇴장당했다. 여기서 빈볼을 고의적이라 규정하고 한편의 드라마가 등장한다. 고것도 짧은 한순간의 표정으로 말이다.


빈볼2.JPG 


빈볼8.JPG


빈볼 싸인(?)를 받은 이동걸의 표정이다. 항명할 수 없는, 부정에 항거할 수 없는 만감이 담긴 표정이라는 것이다. 이 표정을 통해 어이없는 빈볼 지시에 대한 문제제기와 오랫동안 2군생활을 견뎌왔던 이동걸의 휴먼스토리가 더해진다. ‘그럴싸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정확하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동걸 자신이 ‘감독의 싸인을 받고 하기 싫지만 억지로 할 수 밖에 없어 자연스레 나온 표정입니다’고 고백하지 않는 이상, 이 표정을 통해 맘만 먹으면 수만 가지 상황을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황재균 빈볼사태 이후 한화에서 김태균을 뺀 것이 2차 폭풍을 몰고 왔다. 롯데 이종운 감독이 한화가 간판타자인 김태균을 빈볼시비 직후 뺀 것을 두고 '우리 행동대장(태균이)이 혹시나 다구리를 당할까바 걱정되어 빼 버린 것으로, 동시에 자신들의 빈볼을 빈볼로 인정하고, 이후 벌어질 지 모를 인지상정스런 빈볼을 미연에 막고자 뺀 것'으로 모든 사태를 깔끔하게 한방에 규정해버린 것이다. 동시에 "앞으로 우리 팀 선수를 가해하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야구로 승부하자"고 했다. 순식간에 그라운드가 쌈마이들의 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동걸 퇴장 이후 롯데는 빈볼에는 빈볼이라는 불문율을 실행해 옮기지 않았다. 올바른 판단이었다. 헌데 감독이 한 마디가 아쉬웠다. "고의든 아니었든 위협구가 계속되고 몸에 맞는 공이 두 번이 나왔다는 것에 안타까울 뿐이다" 요정도 멘트에 "앞으로 좋은 플레이로 만나자" 정도를 꽂아주었더라면 어땠을까. 머 요런 기사를 원했다고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빈볼1.JPG





빈볼은 역시나 계속될 것이다. 


황재균의 몸에 맞은 2개의 볼이 모두 고의적인 빈볼이라고 가정해 볼 수 있듯이 모두 고의적인 빈볼이 아니라 가정해볼 수도 있다. 이동걸의 두 번째 몸에 맞는 볼을 몸쪽으로 두 번 붙이고 세 번째 때려 맞추는 지시에 의한 고의적인 빈볼로 규정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몸쪽에 붙이자는 싸인에 컨트롤 난조로 몸에 맞는 볼을 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고의적이지 않음'을 가정하는 언론은 거의 없다. 전후 상황 복기를 통해 '고의'로 규정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것이 '고의'였다고 치자. 그렇다면 고의적인 빈볼에 따른 징계를 받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출전정지와 벌금과 같은 징계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양상은 그 이상의 과열이다. 마치 옳고 그름, 혹은 더 나아가 선과 악, 죽일 놈 살릴 놈의 형태로 자가발전하고 있다. 우리는 이동걸에게, 혹은 김성근에게, 혹은 한화에게 '고의적인 빈볼'로 규정되어 받게 될 징계 이상의 그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 것인가? 빈볼은 앞서 말했듯이 '비신사적인 행위'를 '비신사적인 행위'로 경고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웃기고 자빠라진 자기모순의 행위다. 지금의 상황은 한화의 빈볼 2개를 '비신사적인 행위'로 규정한 뒤 '가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비신사적인 경고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형국이어서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불편하다. 


사실 빈볼시비는 그 어떤 상황이든 유쾌하지 않다. 하지만 솔직히 종종 부상과 무관할 경우 더욱 흥미롭게 보게 되기도 한다. 그 옛날 보스턴 레드삭스의 투수 아로요가 던진 공에 맞은 알렉스 로드리게즈가 과민반응을 보이자 포수였던 제이슨 베리텍과 충돌이 일어났고,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정확하게 기억난다. 제이슨 베리텍이 포수 미트로 알렉스 로드리게즈의 안면을 살포시 두드려 줄 때 필자는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던 것 같다.



그리운 얼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대표적으로 '돈 매팅리'


이번 한화와 롯데와의 빈볼시비는 딱 빈볼시비로 마무리 되었으면 싶다. 우린 이후 벌어질 경기들을 재밌게 즐기자. 황재균이 얄미워 빈볼을 던졌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고의적인 빈볼에 걸맞는 징계를 받으면 그만이다. 이제 막 2군에서 올라온 선수에게 가혹한 지시를 내렸다며 감독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붓는 것는 것이나 '우리 선수들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감독에게 박수와 찬사를 보내는 것이나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레인키의 빗장뼈를 날려버린 쿠엔틴은 고의적인 빈볼이라 주장했고, 그레인키는 고의적인 빈볼이 아니라 주장했다. 확인 된 바는 없다. 단 상대편 투수의 빗장뼈를 날린 쿠엔틴에게 출장정비와 벌금형이 내려졌을 뿐이다.


그러니 빈볼시비는 빈볼시비로 가게 두자.


우린 앞으로 계속 있을 경기를 즐길 준비를 했음 싶다.






너클볼러

트위터 : @kncukleballer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