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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선정이유


올해 여름은 정말 유난스러울 정도로 대형 걸그룹이 많이 출동한 시즌이었습니다. 신인에 가깝거나 중소 기획사의 아이돌에게는 소위 명함도 못 내보고 퇴장하기 쉬운 환경이었지요. 그러나 이런 환경을 헤치고 일어선 한 팀이 있었으니, 바로 마마무입니다. 최근 아이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모를 수 없는 팀이죠.


올해 ‘음오아예’를 통해 대중성과 팬덤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와 시선을 받게 된 팀인 만큼 이번 글의 주인공으로 채택하게 되었습니다.




1. 걸그룹 미드필더?


그간 몇 번 걸그룹 스포츠 시리즈를 쓰면서 이런저런 포지션을 언급해 드렸었는데요. 이번엔 축구에 비유하게 되었습니다. 보컬을 통한 스코어링을 전술(A), 퍼포먼스를 통한 무대 장악을 전술(B). '걸스데이 유라로 보는 걸그룹 파워포워드론'에서 언급한 미모와 피지컬 등을 통한 최소한의 화제생산능력을 수비 등으로 보고 각 전술적 상황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든든한 허리와 같은 존재를 걸그룹 미드필더로 보려고 합니다.


축구, 축구장이라고 하는 무대에 있어 미드필더라는 포지션이 갖는 전술적인 역할은 대단히 많습니다. 한 팀의 허리에 있기 때문에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그 어느 부분에 있어서도 ‘못 해도 되는 능력’이라는 게 없죠.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유형이 존재는 합니다만, 주요 포지션이라는 게 존재하고 스타일이 있을 뿐, 균형 잡힌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허리’라고 할 수 없을 테니까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미드필더로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기성용


마마무는 누구 한 명 꼬집기 힘들 정도로 모든 멤버들이 제가 내린 정의에 충족되기도 하고, 하나의 라인으로서 ‘유기성’까지 갖춘 보기 드문, '팀 자체가 하나의 미드필더 라인’으로 보이는 팀이기에, 그전 시리즈들과는 달리 아예 팀 하나를 통째로 조명해 보겠습니다.



2. 들여다볼 부분


1) 스탯의 균형

 

팀의 멤버가 4명인데 3명이 고음을 맡고, 2명이 랩을 맡는 팀


마마무의 강점은 무엇보다 각 분야에 있어서 최고까진 아닐지라도, 걸그룹이 무대에서 갖춰야 하는 능력이 빠지는 곳이 없이 고루 균형 잡혀 있다는 점입니다. 보컬이면 보컬, 랩이면 랩,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그 어느 것도 '특정 멤버가 구멍이라서' 다른 멤버에게 부담이 가거나 롤이 몰리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죠.


꽤나 많은 선대 걸그룹이 보컬엔 굉장히 강력한 멤버가 있지만, 다른 멤버들의 능력은 전무하다든지, 소위 ‘비주얼 멤버’라 하는 미모는 기가 막히나 이쁜 거 말고는 전혀 다른 스탯을 갖출 수 없는 멤버가 많았던 것에 비하면 마마무 팀원 전원이 가진 이 균형은 쉽게 보기 힘든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컬 능력이 뛰어난 팀의 주요 약점인 퍼포먼스에서도 강점을 가진 팀


어찌 보면 마마무는 '걸그룹'이라기보다는 미스에스, 가비앤제이, 초기 브라운아이드걸스와 같은 '여성그룹'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이러한 그룹들은 '실력이 좋다'는 평을 받기는 해도 일정 수준 이상 팀의 그레이드가 올라가고 팬덤 결집력이 높아지는 부분에 있어 한계를 가졌었는데, 그 요인 중 하나가 퍼포먼스 능력의 부재였습니다. 바로 이 점을 극복한 것이 마마무라는 팀의 전술적인 움직임을 넓게 해주는 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전술적 유기성


축구의 어느 부분(크게는 스포츠의 어느 부분이나 마찬가지겠으나) 미드필더 라인에 있어서 유기성이라는 것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미드필더 라인이 경직되어 있고 상호 유기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팀의 중원 싸움, 나아가 경기의 승패는 너무나도 뻔한 것이 되기 때문이죠.


상황과 전략에 따라 변화무쌍한 포메이션 변화와 상호연계가 필요한 것이 미드필더 라인이라고 보았을 때, 마마무는 그러한 상호연계와 유기성이라는 면에서 상당히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는 팀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보컬 라인을 형성할 때 네 명 중 셋(솔라-화사-휘인)이 라인을 서고, 함께 화음을 넣을 때는 래퍼인 문별도 함께 참가 가능.



(2) 랩은 문별이 메인래퍼, 화사가 서브 래퍼로서 라인을 형성하고 있지만 무대의 재미와 풍성함을 위해서라면 휘인, 솔라도 참가 가능.


(3) 퍼포먼스는 문별과 휘인이 메인을 잡고 있지만 화사와 솔라 역시 마마무의 팀워크 안에서 소화하는 퍼포먼스까지는 소화 가능.


(4)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남성팬 대상 비주얼로는 솔라, 여성팬 대상으로는 문별이 라인을 서지만 팬 몰이를 위한 끼라는 측면에서는 휘인, 화사 역시 능력발휘 가능.



등등 사실상 스타일이 고정이 될래야 될 수 없는 전술적 카드의 풍부함과 이를 바탕으로 한 유기성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걸그룹보단 여성그룹의 속성에 더 가까운 이 팀의 진짜 흥미로운 유기성은 바로 '아이돌 기믹을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와 케미'입니다.


약 빨고 만든 언프리티 랩스타 패러디, 암프리티 랩스타


수많은 여성그룹이 그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제대로 된 팬덤을 형성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기믹' 소화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과 멤버들 간의 관계를 통한 케미 발산이라는 점이 잘 안되었기 때문인데, 그 점에 있어 마마무는 신인 걸그룹 중 가장 모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공간 지배력


노래를 잘하는 것과 무대를 장악할 줄 아는 것은 다른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마마무는 가창력과 무대를 장악하는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죠. 특히 공간 장악 능력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걸그룹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막 시작한 신인이 날고 기는 선배들과 함께하는 <KBS> 불후의 명곡 무대를 단독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느 면으로 보나 예사 능력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애초에 지명도가 낮은 걸그룹이 불후의 명곡에 나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 그럴 능력이 없었다면 섭외가 되지도 않았겠죠.



여튼, 여러모로 놀라운 팀인 마마무는 최연장자가 스물다섯, 막내는 수물한 살밖에 안 된 어린 친구들입니다. 이런 나이의 친구들이 공간을 장악할 줄 안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죠. 보통 연습한대로, 프로듀서가 만들어준 대로 소화하기에 급급한 '걸그룹'이라는 유형의 팀 안에서는 통상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결론


앞서 충분히 설명해 드린 대로, 마마무는 전술적 상황과 무대 표현에서도 누구 하나 낭비되거나 버려지는 일 없이, 각자 자기 나름의 룰을 소화할 수 있어야 모범적인 미드필더 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마마무 개개인이 가진 고른 균형, 그리고 유기성을 바탕으로 한 팀의 시너지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여러 걸그룹, 나아가서는 앞으로 데뷔할 무수한 팀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걸그룹은 걸그룹대로, 여성그룹은 여성그룹대로 그들이 갖고 있지 못한 일면을 모두 갖춘 팀이기에 어느 면에서나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기도 하죠.


트렌드가 점차 뭐하나 못 하는 것 없는 완벽성을 바라는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는 조금 더 미래에서나 볼법한 걸그룹을 미리 만나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설을 너머 레전드가 된 마마무의 파트 바꿔 부르기



4. 그 외 걸그룹의 미드필더라인


1) 투애니원 씨엘/공민지 라인


실력파 걸그룹 투애니원의 무대를 책임지는 라인이라고 할 수 있죠. 보컬/퍼포먼스/랩 등 무대에서 무언가를 소화하게 될 때 이 라인이 출격하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미지로 보면 씨엘은 랩, 공민지는 춤에 좀 더 특화된 느낌은 있으나 어느 면에서나 롤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고, 그 수준이 걸그룹 내 상급임은 부정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2) 에이핑크 윤보미/김남주 라인


팀 에이핑크의 전술적 유기성을 책임지는 소위 ‘BnN’라인입니다. 무대에 있어 메인 보컬 정은지를 뒷받침하는 보컬 라인이자 오하영과 함께 팀의 퍼포먼스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보컬과 댄스, 예능, 비주얼 등 걸그룹에게 요구되는 대부분의 능력치 전반을 살펴볼 때, 에이핑크에서 가장 균형 잡힌 능력을 갖추고 있는 라인이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3) AOA 혜정/유나 라인


무대 에이스인 초아와 지민, 그리고 비주얼 에이스인 설현을 보좌하는 AOA의 허리 라인입니다. 혜정은 장신의 피지컬에서 나오는 퍼포먼스, 유나는 2번 보컬로서의 보컬 분담과 팀 내 상급의 댄스실력으로 AOA의 무대를 채우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편은 아니라 하더라도, 이 AOA의 숨은 경쟁력과 내공을 상징하는 라인이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4) 오마이걸 미미/유아 라인


팀 내 제일 급인 댄스라인으로서 한 명은 랩으로, 한 명은 보컬로서 노래를 환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아이돌 팀에게 하나의 역할을 밀도 있게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의 폭이 넓은 것과 전술적 활용도가 높다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다소는 몽환적인 음색을 가진 유아, 청순 걸그룹의 멤버치고는 파워풀한 타입의 랩과 댄스를 갖춘 미미의 존재는 아직 신인이고 갈 길이 먼 오마이걸이 커가는 데 중요한 경쟁력 중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여담


다소 옛날식 표현이기는 하지만 10년대 이후 데뷔 걸그룹 중 마마무 만큼 [황금의 4중주]라는 표현을 쓰기에 적절한 팀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정상급 걸그룹이라 해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완전한 분업화가 되어있는 그룹이 많고, 소위 ‘유기성’을 갖추었다고 여길만한 팀이 별로 없기 때문인데요. 올해 ‘음오아예’ 활동으로 ‘개룡돌’(개천에서 용 난 아이돌)이라는 칭호를 얻은 그녀들.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지 흥미롭게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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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