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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4. 30. 목요일

챙타쿠








1. 입선수의 발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동네 복싱 체육관 생활을 3년 반 정도 한, 복싱이 취미이나 물살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복싱보다는 UFC를 좋아하고, UFC 선수인 론다 로우지를 좋아해서 (신체적인 조건을 생각지도 않고) 언젠간 저런 몸을 갖고 말겠다는 그저 꿈 많은 사람이다. 나는 UFC 관람이 취미이기 때문에 경기 관람을 좋아하는 여느 사람처럼 UFC를 볼 때 입으론 못하는 게 없다. 저 놈은 저래서 안 된다느니, 체력이 달린다느니, 펀치가 약하다느니, ‘꼬우면 내가 뛰겠다’ 정신을 살려 이래저래 품평을 하곤 한다. 내가 직접 뛰면 한 라운드(UFC 기준 5분)만 뛰어도 지칠 거면서 꼭 이렇게 말을 하지 않고는 직성이 안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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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메이웨더 (우) 파퀴아오



그러다가 복싱을 몰라도 이름은 한 번 쯤 들어봤을 매니 파퀴아오와 플루이드 메이웨더가 맞붙는다는 것을 알았다. 무려 ‘웰터급 통합 챔피언’전이란다. 뭐라고? 이거 옛날부터 한다 만다 말 많았던 그 경기가 아니던가?! 둘의 경기가 드디어 성사됐다는 걸 경기하기 2주일 전에 알았으면서, 경기를 엄청 기다렸던 척, 엄청 보고 싶었던 척 찾아봤더랬다.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웰터급 통합 챔피언전은 2015년 5월 2일(우리나라 기준 5월 3일), 미국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다. 대전료만 2억 5천만 달러(한화로 2,700억 원)으로 실로 어마무시한 스케일이다. 추신수 연봉이 1,400만 달러(한화로 약 150억)라는데, 대전료만 추신수가 7년 넘게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대전료만 2,700억 원을 쓰는데 주최 측이 망하지 않겠냐고? 이 경기에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하는 돈이 4,000억 원이다. (시중에 풀린 티켓이 1,000장 밖에 안 되긴 하지만) 티켓의 경우, 가장 저렴한 좌석이 160만 원 정도고 가장 비싼 티켓은 천만 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1분 안에 팔렸단다. 암표는 억이 넘어 간다니 말 다했다. 흔히들 '세기의 대결'이라고 하던데, 그래, 세기의 대결 맞다.


사실 이 '세기의 대결'이 이뤄지기까지 쉽지 않았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모두 이 경기를 해도 안 해도 아쉬울 게 없지만, 메이웨더 쪽이 더 아쉬울 게 없었는지 굳이 튕겼다. 2009년부터 경기를 하자는 말이 나왔지만, 메이웨더가 채혈을 통해 도핑 검사를 하자고 주장했고 파퀴아오가 거절함에 따라 결렬됐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의 실력이 약물 없이 있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2012년, 또 스믈스믈 말이 나왔다. 드디어 이뤄지나 했지만, 메이웨더가 ‘파퀴아오보다 많은 대전료를 달라’고 요구해서 또 무산됐다. 자꾸 튕기는 메이웨더에 이 경기는 없어질랑가 했지만 작년, 두 사람이 NBA 경기장에서 우연히 만났고 드디어 성사됐다.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에게 경기를 제안했고, 파퀴아오는 채혈도 하고, 대전료도 덜 받겠다고 양보를 했다. 장장 6년 간 말만 나왔던 경기가 드디어 성사된 것이었다.


사실 운동 경기를 포함한 모든 화제가 되는 일에는 여러 말이 나와 줘야 한다. 더군다나 이렇게 힘들게 성사된 경기라니! 더더욱 여러 말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 기자도 떠들어보기로 했다. 물론, 잘 모른다. 처음부터 밝혀두고 가니까 혼은 내지 말아달라. 


뭐, 창피하지만 야부리를 털어볼 내 복싱 실력으로 말할 것 같으면 3년을 다녔니 3년 반을 다녔니 해도 그냥 동네 그 수준이다. 샌드백치고 미트받고 가끔 매스도 하지만, 사람 때리는 걸 못하겠어서 그런지 스파링은 안 해봤다. 관장님으로부터 가끔 ‘생활체육대회에 나가보지 않을래?’라며 권유 당하지만 딱 잘라서 거절한다. 그래도 여잔데, 얼굴 상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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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는 건 싫고 보는 건 좋아?



당연하지. 모든 게 내가 하는 건 싫지만 보는 건 좋은 법이다. 나 역시 하는 건 싫지만 보는 건 좋다. 그래서 나름대로 사견이라는 걸 풀어보겠다. 원래 뭐든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야 더 재밌는 법이다. 옆에서 아는 척도 해주고 이래야 더 맛이 난단 말씀. 뭐, 이게 다 경기에 대한 기대감의 발로 아니겠는가? 모두 다 아는 척 해주고 훈수 좀 둬보자. 경기 보는 게 훨씬 재밌을 거다.


 

2. 체급 도장깨기가 취미인 '매니 파퀴아오'



그럼 뭐가 어떻게 될 것 같다 말하기 전에 선수에 대해 알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8체급을 석권한 파퀴아오와 20년 정도의 선수 생활 져 본 적이 없는 메이웨더를 차근차근 디벼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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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필리핀의 국민영웅이자 구직의 귀재(알려진 직업만 대여섯 개다)인 매니 파퀴아오는 8체급을 석권한 복싱계의 ‘사기캐’다. 가장 가벼운 체급인 플라이부터 시작해 웰터급까지, 가볍게 약 20kg 정도의 체급을 씹어 드신 전력이 있다. 주특기는 공격. ‘복싱 선수가 당연히 공격이 주겠지!’라고 말하실 순 있겠으나, 파퀴아오는 정말 특기가 공격이다. 공격하고 또 공격해서 항상 상대방을 묵사발로 만들곤 한다. 경기가 끝나고 엉망진창이 된 파퀴아오의 상대자를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라고 할 정도로 높은 확률로 얼굴을 망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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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퀴아오의 취미는 KO다. 64전에서 38경기가 KO승일 정도로 KO횟수가 많다. 상대방이 모두 유리턱(턱이 유리와 같이 깨지기 쉽다는 것으로, 턱 공격에 약한 선수들을 칭할 때 쓴다)일린 없을 텐데 KO가 이렇게 많다는 것은 파퀴아오의 취미가 KO라고 볼 수 밖... 에 없는 건 아니고 그만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데다 주먹이 세다는 말일 것이다. 


주먹 얘기를 마저 하자면, 파퀴아오는 인파이터(상대방에게 파고들면서 공격하는 타입)로, 다시 말하지만 엄청난 공격형이다. 사실 공격형 선수라는 게 쉬운 게 아니다. 주먹만 세면 될 것 같은데, 주먹만 세면 큰일난다. 주먹이 세고 공격을 많이 한다는 건 다시 말해 상대방에게 엄청 다가간다는 뜻이다. 그럼 나만 때리나? 상대 선수가 바보가 아닌 이상 당연히 나도 맞는다. 그 때 견딜 맷집이 있어야 한다. 맷집이 없으면 내가 당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파퀴아오 같은 공격을 할 수가 없다. 고로 파퀴아오는 맷집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공격적인 것이다. 하긴 복싱계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데 맷집이 약할 리가 있겠냐만.


파퀴아오의 공격은 그냥 세기만 한 게 아니라 예측하기도 힘들다. 어딘가 꿈을 꾸는 듯 한 스텝에서 우러나오는, 가늠이 안 되는 움직임부터 다양한 각도에서 뻗어져 나오는 공격이 상대방을 정신 못 차리게 한다. 거기다 어찌나 빠른지 거짓말 좀 보태서 다른 선수들보다 속도가 두 배는 빠른 것 같다. 아마 메이웨더도 파퀴아오의 빠른 공격을 피하기는 힘들 거라는 얘기도 있다.


거기다 파퀴아오는 왼손잡이다. 왼손잡이라서 그런지 오른손잡이 선수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 왔는데(그냥 강한 것 같긴 하다만), 사실 왼손잡이라는 게 그 자체로 변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시합 때 어떻게 작용할지 모른다.

 


정말 때리고 또 때린다...



3. 경기는 둘이 했는데 항상 혼자 멀쩡한 '플루이드 메이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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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 중에 가장 돈을 많이 번다는, 취미가 차 수집인 플루이드 메이웨더로 말할 것 같으면 ‘무패’ 이 두 글자로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겠다. 메이웨더는 20년 가까운 선수 생활 동안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파퀴아오는 5번의 패배를 맛봤는데, 비슷하게 선수 생활을 한 메이웨더는 패배한 경험이 없다. 패배해본 경험이 없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정말이지 너무 세서 아무에게도 지지 않은 걸 수도 있고, 한 번도 컨디션 조절에 실패해본 적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 (상대 선수를 조금 거른 걸 수도 있고) 어느 쪽이 됐던 간에 ‘무패’ 두 글자로 메이웨더는 강함을 증명하고 있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와 다르게 방어형이다. 아웃파이터(뒤로 빠져서 거리를 재면서 싸우는 타입. 치고 빠지기에 능함)로, 회피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 아웃파이터라 그런지 링 활용도도 매우 뛰어나다. 공수전환이 매우 빠르기도 해서 공격할 때도 바로 방어할 수 있게 몸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그만큼 수비적인데다 점수 위주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경기 자체가 재미없다는 평이 있긴 하다)


메이웨더 하면 ‘숄더롤’을 빼놓을 수 없다. 숄더롤은 ‘어깨를 흔들며 안면으로 오는 상대의 주먹을 피하는 기술’인데, 사실 이렇게 말해도 잘 모른다. 숄더롤부터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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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웨더가 하니까 꽤나 합리적인 방어기술 같은데, 메이웨더가 하니까 이런 거지 보통 선수들이 했다간 경우 역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쪽 얼굴이 거의 노출되어있기 때문에 (오른손잡이 선수가 숄더롤을 했을 때) 왼손잡이 선수의 스트레이트나 훅이 그대로 꽂힐 수 있다. 실제로 그 메이웨더도 숄더롤을 하다가 왼손잡이 선수에게 얻어맞은 경험이 있다.


거기다 메이웨더는 상대의 흐름을 읽고 경기를 하기 때문에 빈틈을 찾기가 힘들다. 그에 반해 메이웨더 본인은 남의 빈틈을 잘 파고든다. 파퀴아오의 공격도 메이웨더의 빈틈은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메이웨더가 파퀴아오보다 리치까지 길기 때문에 더 파고들기 힘들 것이다. 또 메이웨더는 상대방이 아무리 특이한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해도 자기 스타일에 말리게 하기 때문에 이기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메이웨더는 파퀴아오 비해 리치가 길다. 정말 길다. 메이웨더의 키는 172cm인데, 리치가 183cm이다. 반면에 파퀴아오는 키와 똑같은 170cm의 리치를 갖고 있다. 180cm가 넘는 선수의 얼굴도 잘 때리는 파퀴아오에게 13cm의 리치 차이는 익숙한 것일 수도 있지만, 상대가 메이웨더다. 리치가 길고 아웃복서의 최강자라고 불리는 메이웨더를 파퀴아오가 공격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4. 승리를 가늠해보자

사실 양 선수의 스타일이 어쨌건 간에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결과일 것이다. 절대 싸울 것 같지 않았던, 소문만 무성했던 복싱계의 두 거장이 싸워 드디어 우열을 가른다는 데 결과만큼 궁금한 게 있겠는가. 가장 비싼 표가 천만 원이 넘는 데도 60초 안에 팔려나가고, 암표가 1억 원까지 치솟는 것은 모두 경기 그 자체와 승패를 궁금해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 기자도 정말이지 궁금하다. 과연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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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수뇌부 홀 모 기자의 흔한 KO 확률 계산법



누가 이길까 계산해보기 전에 우선 두 선수 모두가 상대했던 선수를 찾아보자. 우선 ‘오스카 델 라 호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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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에서 최초로 6체급을 석권한 델 라 호야는 파퀴아오를 상대로 ‘거의 아무것도 못해 보다가’ 8라운드에서 TKO(경기를 계속하기 힘들 정도로 부상을 당했을 때 주심이 시합을 중단하고 승패를 결정짓는 일)를 당했고, 메이웨더에게는 2-1 판정패를 당했다. 메이웨더가 TKO 혹은 KO로 이기지 않았다고 해도, 메이웨더는 특유의 ‘상대 선수를 자신에게 말리게 하는’ 전술을 사용하며 계속 델 라 호야에게 우위를 점했다. 참고로 두 선수 모두와 싸워봤던 델 라 호야는 무려 2011년! 트위터를 통해 “메이웨더가 파퀴아오를 이길 것”이라고 의견을 밝힌 적이 있다.

다음은 파퀴아오의 선수 인생에 5번 중 한 번의 패배를 안긴 선수다. 바로 ‘후안 마뉴엘 마르케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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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즈는 파퀴아오를 4차전에서 KO시켰다. 물론 파퀴아오가 2승 1무로 앞서가고 있었지만, 마르케즈의 펀치에 맞아 정신을 잃고 KO당했다. 마르케즈가 4차전 끝에 힘들 게 이긴 거라는 말이 있지만, 이 패배 덕분에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에게 질 거라는 사람들이 많다. 왜냐고? 메이웨더가 마르케즈를 상대로 이겼던 적이 있으니까.

 




물론 여기에는 반론의 여지가 있다. 마르케즈에게 패배하기 전 마르케즈에게 2승 1무로 앞서있던 파퀴아오의 실적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인데다, 메이웨더가 마르케즈와 시합을 할 때 둘이 동일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시합 당시 마르케즈는 체급을 올린 지 얼마 안 된 상태였고, 메이웨더는 체중조절에 실패해 체중초과로 벌금까지 낸 상태였다. (체중조절 실패가 컨디션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무게가 더 나간다는 건 그만큼 주먹이 세다는 말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경기 하나로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승부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찌됐든 파퀴아오에겐 이겨본, 하지만 메이웨더에게는 진, 마르케즈 역시 메이웨더의 수비력을 파퀴아오의 공격력보다 높이 사며,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뭐라 말했나. 대부분이 메이웨더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두 선수 모두와 싸워봤던 델 라 호야와 마르케즈 말고도, 마이크 타이슨, WBC 라이트 플라이급 타이틀을 15차나 방어한 장정구 선수도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도박사들(어떻게 보면 전문가라고 볼 수도 있지)도 마찬가지고 대체로 메이웨더 쪽에 기울어져있다. (델 라 호야와의 결투에서도 그랬지만 파퀴아오가 도박사들로부터 저평가 받는 느낌은 있다.)


그럼 둘 다 패배했을 때의 리스크를 살펴보자. 위험부담이 클수록 경기에서 더 절실하지 않겠나. 우선 파퀴아오는 메이웨더보단 리스크가 적다. 이미 5번의 패배 전력이 있어서 무패 기록을 깰 일도 없고, 전문가들도 메이웨더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메이웨더 보단 부담이 덜하다는 뜻이다. 거기다 (인파이터와 아웃복서라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메이웨더보다 신체적 조건이 불리하다’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확실히 리스크가 적다.

다만 ‘승리했을 때 올라갈 좋은 이미지’를 잃을 수 있다. 파퀴아오의 대선 출마설 얘기가 나오던데, 대선에 ‘영웅’이미지는 무엇보다 좋은 파트너다. 이미 탈세 혐의를 안고 가는 파퀴아오에게 승리자의 이미지는 큰 도움이 될 거다. 생각해보자. 대통령으로 ‘패배한’ 영웅이 좋겠는가, 그냥 ‘영웅’이 좋겠는가. 아무래도 후자가 좋다.

메이웨더는 파퀴아오보다 확실히 부담이 많다. 파퀴아오와 다르게 선수 외적인 데서는 별로 없어 보이지만 ‘선수’로서의 부담이 정말 많다. 가장 큰 리스크는 ‘무패 신화’가 깨진다는 것이다. 현재 메이웨더의 아이덴티티는 ‘무패’다. 무패라는 그 두 글자가 메이웨더의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거기다 메이웨더가 이길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파퀴아오가 이기면 ‘의외의 결과’지만, 메이웨더가 이기면 ‘예상했던 결과’다. 다시 말해 메이웨더는 이겨야 본전, 지면 낭패라는 뜻이다. 아무리 봐도 메이웨더가 잃을 게 더 많아 보인다.



5. 결론

본 기자는 개인적으로 파퀴아오에 한 표 던지고 싶다. 묘하게 전 남친을 닮아서 조금 기분이 나쁘지만, ‘이게 복싱이다!’ 말하는 것 같은 경기 스타일이 좋다. 경기 후의 얼굴이 너무 깨끗해서 ‘프리티보이’라고 불리는 메이웨더(실력이 너무 좋아서 맞지 않는 거라고 말하면 할 말은 없다만)와 다르게 상대방의 얼굴을 묵사발을 만들고, 본인의 얼굴도 별로 성하진 않은 파퀴아오처럼 ‘내가 경기 좀 봤구나’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메이웨더의 무패 기록이 깨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메이웨더로서도 이 경기는 ‘무패 신화를 깨기 싫어 상대를 조금 가린다’라는 평과 마주하는, 일생일대의 경기임엔 틀림이 없다. 메이웨더가 이기면 웰터급 최강자임을 증명하는 동시에 ‘나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그것을 파퀴아오가 깨줬으면 좋겠다. 너무 나쁜 마음인가? 어쩔 수 없다. 내가 깰 순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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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은퇴를 배수의 진으로 두고 있어, 각 선수의 은퇴가 꽃길이 될지 똥길이 될지 시합 전까진 알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내가 이렇게 기사로 '파퀴아오 이겨라!'라고 말만 하지 않았다면 누가 이기던 간에 다 만족할 것 같기는 하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 경기가 이루어졌다는 것 자체도 중요하니까. 이 세기의 대결이 복싱의 중흥기를 다시 불러오길 바란다.


라고 하지만 역시 파퀴아오가 이겼으면 좋겠다. 흥




p.s: 아직 누구를 응원해야 할 지 모르겠는 분들을 위해 다른 비교를 준비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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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수뇌부가 예상하는 경기 결과는 이렇다. 3:4로 파퀴아오가 앞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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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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