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한국의 프로야구는 1982년에 시작되었습니다. 어느새 34년이 흘렀네요. 원년 베어스 어린이 회원이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거침없이 흐르고 있음을 느낍니다. 야빠로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절대 깨질 것 같지 않은 한국 프로야구 기록 몇 가지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주요 기록들은 미국 프로야구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1. 선동렬의 통산 평균 자책점 1.20


선동열-현역.jpg


선동렬의 한국에서의 통산 평균 자책점은 1.20. 단 한 시즌이라도 이 평균 자책점을 넘어선 기록을 가진 선수는 1993년의 OB의 김경원 밖에 없다.(단일시즌 평균 자책점 1.11) 심지어 선동렬이 기록한 가장 높은 한시즌 평균 자책점은 1994년의 2.73이었다.(참고로 작년 2014년 우리나라 평균 자책점 1위인 삼성의 반델 헐크의 자책점이 3.18 이었다.)


선동렬이 선발에 마무리로 전업한 1993년엔(잘 아시다시피 평균 자책점은 선발투수보다 마무리 투수가 더 유리하다) 아무도 깨지 못할 기록이라 할 수 있는 방어율 0.78을 기록하였다. 130년이라는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경우 더치 레오나드가 1914년에 0.96을 기록한 후 영점대 자책점 기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참고로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방어율은 그렉 메덕스가 1994년 세운 1.56이다.



2. 백인천의 원년 타율 0.412


2013082301698_1.jpg


워낙 유명한 기록인데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한 책도 나왔다. 사실 미국에서도 1941년 테드 윌리엄스의 0.406 이후 4할 타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테드 윌리엄스 시절엔 희생플라이를 그냥 범타로 처리했다고 하니 만일 희생플라이를 포함하면 백인천과 똑같은 4할 1푼 2리가 된다고 한다.


참고로 역대 2위 기록은 1994년 이종범의 0.393.(투수들의 분업화와 전반적인 투수들의 실력 향상으로 앞으로 4할 타자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4할 타율 작성 당시 백인천은 무지막지한 장타율 기록도 세웠는데 무려 0.740. 이승엽, 강정호도 깨지 못한 이 대기록에 올해 NC 다이노스의 테임즈가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10월 5일 현재 0.791)



3. 1984년 최동원의 31승과 한국 시리즈


HFGF.JPG


혹시 한국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승이 1983년 장명부의 30승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1984년 31승을 한 투수가 있었으니 바로 최동원이다. 물론 정규리그에서는 27승 밖에(?) 못했지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 지는 한국 시리즈에서의 4승을 더하면 도합 31승이 된다.


사실 한 시즌 27승도 대단하지만 그 해 롯데의 100경기에서 284.2이닝을 소화한 것도 대단하고, 더구나 한국 시리즈 때의 최동원은 진짜 ㅎㄷㄷ.


실제로 부산 롯데가 가장 인기 팀이 된 데에는 최동원의 1984년 롯데와 삼서이 맞붙은 한국 시리즈가 결정적이었다. 시리즈를 함 살펴보자.


한국시리즈 1차전(대구, 9/30)

가을의 전설의 시작. 최동원의 2:0 완투승 


한국시리즈 2차전(대구, 10/1)

당연한 패배 


한국시리즈 3차전(구덕, 10/3)

최동원의 3:2 완투승 (이때도 롯데가 9회에 점수를 겨우 얻어 승리) 


한국시리즈 4차전(구덕, 10/4)

삼성 에이스 김일융의 호투. 삼성 승리.


한국시리즈 5차전(잠실, 10/6)

최동원의 3번째 완투 그러나 2:3 완투패


한국시리즈 6차전(잠실, 10/7)

5차전을 완투한 최동원이 5회부터 구원 등판해 6:1로 구원승. 이게 말이 됨? 


한국시리즈 7차전(잠실, 10/9)

롯데 유두열의 역전 쓰리런 홈런, 최동원의 완투승. 다행인지 그 전날 비가 와서 하루 쉬었다고 함.(이렇게 짧게 쉬는 게 연투를 더 어렵게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구원으로 등판 할 것이라던 주위의 예측을 깨고 선발로 출전하여 완투승으로 장식. 결국 5경기 등판 4승 1패 40이닝 투구 평균자책점 1.80 WHIP 1.08.


최동원은 이렇게 만화에 나와도 욕 먹을 만한 기록을 남겼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를 보면 1903년(우리나라 고종 황제 때) 월드시리즈 당시 디콘 필립이라는 투수가 44이닝을 던지고 3승을 한 적이 있기는 하다. 무려 100년 하고도 13년 전. 하지만 당시는 투수가 완투하는 게 일반적이어서 강하게 볼을 던지지 않았다. 최근 기록을 보면 1967년에 밥 깁슨이라는 투수가 27이닝을 던지고 3승을 하기는 했다. 최동원의 한국 시리즈 40이닝 5완투 경기는 깨어질 것 같지 않은 기록이기도 하지만 깨져서는 절대로 안 되는 안타까운(선수 혹사 측면에서) 기록이다.



4.  장명부의 1983년 427.1 이닝


40330692.7.jpg


1983년의 기록. 당시 한 팀당 경기가 100경기였으니까 대충 900이닝이라고 보면... 와! 진짜 시즌의 반을 던진 것이다.


우리보다 경기가 훨씬 많은 메이저 리그를 보면 1879년에 680 이닝 던진 투수도 있다. 하지만 그 당시는 지금과 많이 다른 분위기(슬슬 던지면서 완투하는 분위기)였다고 앞서 이야기 했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40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1908년 에드 월시라는 투수로 464이닝을 던졌다.


최근 1970년 이후의 기록을 살펴보면 메이져리그 최고의 좌완 중 하나라고 알려진 스티브 칼튼이 346.1 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 이닝 기록이다. 역시 장명부와는 큰 차이가 있다. 


아무튼 1981년 스티브 칼튼의 304이닝 이후로 300이닝도 안 나오고 있다.(참고로 올해 기록은 커쇼의 232.2이닝이다.) 아무리 그 당시가 프로야구 초창기라고 하더라도 이건 좀 너무 했다는 생각이다. 천하의 무쇠팔 최동원도 1984년에 기록한 284이닝이 최고 기록.


이 기록 역시 다시는 나와서는 안 되는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5. 타이거스의 한국 시리즈 10번 진출해서 10번 우승


DFDDDDD.jpg


적어도 97년까지의 해태 타이거스는 최고의 팀이었다. 9번 한국 시리즈에 나와서 한 번도 진적이 없다. 이 전통은 오랫동안 이어져 2009년도에도 당시 최강이었던 SK를 꺾고 우승, 한국 시리즈 10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도무지 타이거스 사전에 준우승이라는 것은 없었다. 참고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이 우승을 차지한 양키스의 경우 40번 진출해서 겨우 27번 밖에(?) 우승 하지 못해 승률이 겨우 67.5%다.(6번 이상 우승 한 팀 중 최고 승률. 사실 6번 이상 우승 한 팀이 6개 밖에 안 된다)


아마 이 기록 역시 깨지기 어려울 것이다.



6. 박경완의 삼진 수


DFDFDFDFDF.JPG


무려 1,605개. 참고로 박경완의 안타수는 1,408개로 삼진보다 적다. 2위인 송지만과는 154개 차이. 그 밑으로는 장종훈이 1,354개로 3위, 박재홍이 1,147개로 4위, 심정수가 1,073개로 5위, 그리고 이승엽이 현재(2015년 10월 2일 기준) 1170개로 6위다. 이들 말고는 아직 네 자릿수 기록이 없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기록은 정말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이승엽의 삼진 수는 최근 70-100 개 사이로 최근 홈런 수가 줄어들면서 삼진수도 줄어들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테임즈가 40-40(홈런40, 도루 40)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2년 연속 50홈런(이승엽도 2번의 50홈런 기록이 있으나 연속이 아닌 1994년과 2003년)이라는 한국 프로야구의 대기록을 작성한 것을 기념해 나름 진기한 기록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더 신기하고 과격한 기록 혹은 우리가 잊고 있던 기가막힌 기록이 있다면 댓글로 함 나눠보자.




raksumi 


편집: 딴지일보 너클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