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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꼭 마개가 코르크여야 좋은 와인인 건 아닙니다. 확실히 예전에는 코르크 마개를 써야 산소도 잘 통하고 오래 숙성시킬 수 있다고 말했지만, 이젠 꼭 그렇지 않습니다. 고가 와인도 음료병에 쓰는 ‘스크류 캡’을 쓰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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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같은 와인이더라도 ‘빈티지’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집니다. ‘빈티지’는 그 해에 수확된 포도로만 만들었다는 뜻으로, 보통 라벨에 연도를 표기합니다. 2014년에 수확한 포도로만 만든 와인이라면 라벨에 ‘2014’라고 표기하는 식이죠.

포도가 풍년이 해에 만든 와인이 질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풍년인 해의 빈티지 와인이 가격도 높습니
다. 와인 관련 책이나 빈티지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어떤 빈티지가 좋은지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렴한 와인도 빈티지의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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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소믈리에’는 레스토랑에 속한 와인 담당 직원입니다. 와인을 보관하고 서빙하는 사람이지요. 와인 전문가나 와인 평론가 등 와인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소믈리에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모든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으로 총칭하는 것과 같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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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예전에 비해 소믈리에의 역할이 중요해진 건 레스토랑 간의 차이가 흐릿해졌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맛으로 승부를 보기가 어려우니 와인 리스트로 경쟁하기 시작한 거죠. 저렴하면서도 가게의 음식들과 어울리는 와인을 선별하는 게 관건입니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일단 가게 음식에 맞는 와인을 내는 게 만만찮습니다. 전형적인 요리라고 해도 소스와 식재료, 요리방식을 모두 고려해야 딱 맞는 와인을 선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가격대까지 맞추려면 더 쉽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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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소믈리에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은수저, 바로 ‘타스트뱅’입니다. 소믈리에의 상징이기도 한 일종의 배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타스트뱅은 원래 와인이 상했나 안 상했나를 알아보는 도구였습니다. 예전에는 와인을 오크통 단위로 유통했는데, 소믈리에가 타스트뱅으로 오크통의 와인을 맛본 뒤 상태를 판단했습니다. 이제는 병 단위로 유통하니 타스트뱅으로 확인할 일은 없지만, 여전히 소믈리에를 상징하는 징표로 남아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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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음식과 궁합 좋은 와인엔 스위트 와인이 있습니다. 스위트 와인도 종류가 다양한데, 먼저 프랑스의 소테른 지방의 ‘귀부와인’이 있습니다. 귀부와인이란 ‘귀하게 부패한 와인’으로 귀부 곰팡이에 의해 부패한 포도를 사용한 와인을 가리킵니다. 어째서 부패한 포도로 와인을 만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귀부 곰팡이 덕분에 포도의 수분이 줄어들어 당도가 응축됩니다. 거기에 귀부균의 독특한 향까지 더해져서 설탕으로 만드는 달콤함과는 차원이 다른 단맛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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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아이스 와인도 스위트 와인에 속합니다. 아이스 와인의 포도는 일반 포도보다 훨씬 늦게 수확합니다. 거의 눈이 올 때 즈음, 포도가 얼어서 시들어버리지 않을까 할 때쯤 수확합니다. 포도가 얼면 포도 내의 수분이 줄어들고 당도가 응축됩니다. 귀부균이 포도에게 주는 효과와 비슷하죠. 아이스 와인으로 유명한 곳은 독일과 캐나다로,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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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다음은 포트 와인입니다. 사실 스위트 와인보다는 ‘주정강화와인(일반 와인보다 도수가 높은 와인. 선원들이 와인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함)’으로 취급하는 것이 맞을지 모릅니다. 그래도 맛이 단 편이니 같이 다뤄도 무방하겠죠. 포트 와인은 보통 알코올 도수를 높이기 위해서 당도 함량이 높은 과즙이나 브랜디를 첨가해서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한 번 드셔보실 것을 권합니다. 지금까지 마셨던 일반 와인과는 차원이 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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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와인을 굳이 와인잔에 마시는 이유는 뭘까요? 와인이 향으로 마시는 술이기 때문입니다. 와인에선 꽃향, 과일향부터 시작해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채소향, 심지어는 금속, 미네랄, 가죽 송로버섯 등 여러 가지 향이 나오지요. 와인을 그냥 종이컵에 마시면 산소 접촉 면적이 많지 않아 향을 즐기기 힘듭니다. 그래서 최대한 얇고 볼이 넓은 와인잔에 마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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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와인을 따를 땐 레드 와인은 잔의 30%, 화이트는 50%, 스파클링은 60%를 따르고, 와인잔을 쥘 때는 볼이 아닌 다리 부분을 잡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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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와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잔이 다릅니다. 가장 일반적인 보르도 레드 와인잔은 공기 접촉이 잘되도록 볼이 넓고 경사가 완만합니다. 경사가 완만한 건 향이 더 잘 음미하기 위함인데요, 경사가 급하면 와인이 혀뿌리가 아닌 혀끝에 먼저 닿아서 혀 전체로 와인이 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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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다음은 부르고뉴 레드 와인잔입니다. 한눈에 봐도 넓다 싶을 정도로 뚱뚱합니다. 같은 레드 와인 잔임에도 불구하고 보르도 잔과 다르게 생긴 이유는 부르고뉴 와인 쪽이 더 복합적인 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급 부르고뉴 와인의 경우 부르고뉴 잔으로 마시면 맛이 한결 더 살아난다고 하는데, 주의할 점은 부르고뉴 와인잔에 따랐다고 맛이 좋아지는 건 아니란 것입니다. 저렴한 와인의 경우는 안 좋은 향이 살아나서 더 맛없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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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화이트 와인잔은 레드 와인잔보다 볼이 좁습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에는 차게 마시는 편이 맛이 좋은데, 볼이 넓으면 공기 접촉 면적이 늘어나 와인의 온도가 더 빨리 상온에 가까워집니다. 물론 좋은 빈티지의 화이트 와인이나 고급 화이트 와인이라면 볼이 조금 넓어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복합적인 향을 가지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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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샴페인은 화이트 와인보다 더 차게 마셔야 하는 술이라 화이트 와인잔보다 볼이 더 좁습니다. 이렇게 잔이 길면 샴페인의 탄산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샴페인뿐만 아니라 탄산이 들어있는 스파클링 와인도 샴페인 잔으로 마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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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프랑스의 지방인 ‘소테른’의 이름을 딴 소테른잔도 있습니다. 일반 와인잔보다 작으며 끝이 오므려져 있습니다. 소테른 지방에서는 달콤한 맛으로 잘 알려진 귀부 와인을 만들죠.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게 ‘샤토 디 켐’인데요, 열대과일 향, 꽃향, 꿀향 등 복합적인 향을 음미하기 위해선 특수한 와인잔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소테른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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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와인잔을 닦을 때는 세제를 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잘못하면 세제의 냄새가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듯한 물에 담근 후에 천으로 살살 물기를 닦아내야 합니다. 보관할 때는 음식 냄새가 밸 수 있으니 일반 그릇과 같이 보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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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와인에도 경매가 있습니다. 저가 와인부터 프랑스 5대 샤토의 초특급 빈티지까지 모든 와인을 만나볼 수 있지요. 원래 와인경매에 참여하는 이유는 희귀한 와인을 구매하기 위함이지만, 한국에서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희귀 와인을 구한다는 목적보다는 와인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요즘은 와인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늘어서 단순히 이 이유로 경매를 찾지는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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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와인경매에 와인판매를 의뢰하기 전 ‘내정가를 정합니다. ‘최소한 이 금액은 이상으로 판매해달라’고 정해두는 겁니다. 따라서 낙찰가가 내정가에 미치지 못하면 거래는 취소됩니다. 낙찰가는 경매사가 경매봉을 내리치며 ‘낙찰’이라고 말을 할 때의 가격입니다. 낙찰가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제한 금액이)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오고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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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경매회사는 수수료를 통해 돈을 법니다. 수수료에는 크게 위탁수수료와 낙찰수수료가 있지요. 위탁수수료는 와인경매에 와인판매를 의뢰했을 때 발생하는 수수료입니다. 대신 팔아주는 사람에게 주는 일종의 수고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와인이 팔리지 않으면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낙찰수수료는 내놓은 와인이 팔리면 경매회사에 주는 수수료로, 보통 팔린 가격의 일정 퍼센트를 지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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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와인경매는 즐거운 만찬을 즐길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굳이 어떤 와인을 사지 않는다고 해도 경매에 참여하면 디너와 와인 2~3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렴하게, 혹은 희귀한 와인을 만날 수 있는 와인경매에, 기회가 있으시다면 한 번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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