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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의 속의 행운

 

3 21, 정오를 넘게 가미역을 출발해 이카루가유업 본사 공장에 인접한 가카 출생지를 확인, 그리고 이카루가우유업 본사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우유 판매 대리점을 찾아가기까지는 순조로웠고, 나머지는 이번 미션의 핵심 요소이기도 이카루가우유를 마시는 뿐입니다. 

 

그러나 막상 이카루가유업 본사가 있는 동네에 가봤더니 이카루가우유를 파는 가게가 없다는 위기 빠져 버렸죠. 게다가 미션 미달성을 만회하려 찾아간 가카 큰 형의 출생지도 전혀 임팩트 없는 일반 주택이었고요. 가미역을 출발하고 벌써 4시간이나 지났고 심리적으로도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이것저것  했는데도 성과 없음! 몸도 마음도 가장 힘든 상황이죠. 우유만 마실 있었다면 호텔에 체크인 하고, 짐을 두고 식사나 하러 밖에 놀러다닐 시간인데. 아무 성과가 없는 이대로는 난바(難波) 신세카이(新世界)에서 싸구려 맛집 탐방을 즐길 기분이 들지 않았습니다(처음에는 이걸 도대체 왜 하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꼭 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기세등등입니다). 뭐, 오늘은 호텔 근처에 있는 슈퍼 타마데(スーパー玉出)에서 도시락이나  방에서 먹으며 미션을 수행하지 못한 핑계나 짜내기로 했. 일단 가카 큰 형 출생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 다니마치센(谷町線) 데토(出戸)역에서 지하철을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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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0 - 타니마치센 데토역. 방금 전에 들렀던 이온 바로 앞에도 출구가 있습니다.

데토역 맞은 편에는 데토 버스터미널이 있어서 버스를 이용해서 난바까지 직접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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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1 - 데토역 승강장. 허탈한 기분으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텐노지(天王寺)역에서 미도수지센(御堂筋線)으로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도부츠엔마에(動物園前)역까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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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2 - 텐노지역에서 미도수지센으로 갈아탑니다. 규모가 커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네요.)

 

도부츠엔마에역이 있는 일대는일본에서 유일하게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동네 알려지는 니시나리 지구에 있습니다. 지역이 지역인 만큼 일박 900(≒1만원) 정도에 묵을 있는 숙소도 있는데 필자의 단골숙소는 1박에 2,600. 예약의 타이밍이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지만 3,000엔을 넘는 가격에 묵어 적은 없습니다. 일박 900엔의 호텔과 비교하면 당당한 고급호텔이라 있겠죠. 도부츠엔마에역 1 혹은 2 출구로 나오면 걸어서 30 거리에 있습니다. 오늘은 투숙하기 전에 저녁으로 먹을 도시락을 사러 슈퍼 타마데로 갑니다. 도부츠엔마에역 2 출구로 나가서 아케이드 상가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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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3 - 상가 전체가 레트로한 분위기.

오후 이른 시간부터 카라오케를 부르며 한 잔 할 있는 술집이 모여 있는 점이 특색.

다른 지역에는 찾기 어려운 상가입니다.)

 

상가에 들어가서 가면 슈퍼 타마데가 나옵니다. 현란한 점포 장식은 일부러 깜빡하지 않는다면 놓칠 없는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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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4 - 슈퍼 타마데 이마이케(今池) 외관.

이런 현란한 점포 장식을 도쿄에서 보려면 파칭코집에 가야 겁니다.)

 

오늘은 원래 잔잔요코쵸(ジャンジャン横丁) 있는 다이코오스시(大興寿司)에서 스시나 먹을까 생각했었으니 역시 스시가 땡기네요. 생선 매장으로 보니까 각종 스시 도시락에 할인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습니다. 힘든 하루였는데 그나마 다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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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5 - 할인 스티커가 부착된 스시 도시락.

스시 아니라, 만들어진지 일정 시간이 경과한 도시락류에는 할인 스티커가 붙여지는 것이

일본 슈퍼마켓 업계의 관습입니다.

가게마다 스티커를 붙이는 시간이 대충 정해져 있어서

할인 스티커를 들고 매장 안을 돌아다니는 종업원을 따라다니는 손님도.)

 

도시락과 함께 기진맥진한 마음을 위로해주는 맥아음료도 샀습니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500ml 짜리가 255. 서민을 위한 착한 가격입니다. 필자는 비싸게(265) 키린 이치반시보리를 바구니에 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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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6 - 슈퍼 타마데가 매긴 착한 맥주 가격.)

 

 

 

2. 가카에게도 형제가 있고 우유에도 형제가 있다

 

가카 큰 형 출생지로 가는 길에 들렀던 슈퍼 타마데에 이카루가우유가 없었던 것은 이미 전편에서 바와 같습니다. 하지만, 보통 슈퍼의 상품 매입은 지점 점장의 재량으로 조정할 있고, 같은 체인의 슈퍼라 하더라도 판매하는 상품이 달라질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점에 이카루가우유가 있을 가능성이 제로가 아니다라는 셈이죠. 그러나 희미한 기대감도 잠깐. 역시 이카루가우유는 없었죠. 기대감이 그리 크지 않았던 만큼 실망감도 별로 없었으나, . 우유가 진열된 선반 오른쪽에 있는 요거트 코너에 “いかるが(이카루가)” 글자가 살짝 보인 느낌.

 

설마하며 시선을 돌렸더니 틀림없이 “いかるが” 글자가 보이지 않겠습니까!! 우유가 아니라 마시는 요거트였지만 갈망했던 브랜드 이름에 눈물이 뻔했어요. 가카에게 형제가 있듯이 이카루가우유에도 형제가 있는 겁니다. 본인은 아니지만 그나마 반가운 형제. 감동으로 몸부림치며 돌아다 보니까 !! “いかるが” 글자. 이번에는 커피우유와 과일우유입니다. 이들은 오늘 안에 마실 있는 200ml 짜리 사이즈. 미션 대상인 우유는 아니나 왠지 사면 벌을 받을 같아 바로 바구니에 던져 넣었습니다. 조금이나마 좌절감을 덜어주는 반가운 형제들. 들어왔을 때보다 밝아진 기분으로 슈퍼를 나가 호텔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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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6-2 - 이카루가유우의 형제들, 커피우유와 과일우유를 발견.

200ml 짜리라 내일까지 마실 있겠죠. 주저 없이 바구니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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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7 - 호텔 로비의 광경. 따뜻한 커피를 무료 제공. 아침에는 로비에서 컵우동을 먹는 사람도 있어요.)

 

이번 객실은 605호를 배정받았습니다. 방이 나란히 있는 구획의 구석에 있는 관계로 판자를 부분만큼 다른 객실보다 넓습니다. 운이 좋아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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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8 - 605 객실. 숙박비는 싼데 깨끗하고 쾌적하게 지낼 있습니다.

티비, 냉장고, 에어컨이 비치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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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9 - 이부자리는 벽장에 들어 있습니다.

욕장과 화장실은 공용인데 1 대욕장의 욕탕은 5 정도는 동시에 들어갈 있는 크기고,

화장실은 층마다 비치돼 있어서 불편함은 없죠.)

 

기사를 쓰기 전에 먼저 씻고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가 대욕장에 들어갑니다. 일반 관광객들은 밖에 나가서 오사카의 밤을 즐기고 있는 시간. 넓은 욕실을 넉넉히 쓰면서 머리를 감고 몸을 닦으니 기분도 상쾌해지네요. 시원한 마음으로 방에 돌아가면 식사 시간. 스시 도시락만으로는 모자랄까 텟카마끼(鉄火巻き ; 참치의 김초밥) 놨습니다. 스시 도시락이 250, 텟카마끼가 200(할인 스티커 적용), 이치방 시보리(맥아음료) 290, 총액 750 정도밖에 들었는데 대만족입니다. 할인 스티커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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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0 - 대만족한 스시 디너.

지금 가카가 사는 아니 독방보다 좁고 불편한 방이지만 끼니만큼은 괜찮아요.)

 

식사를 마치고 나서 드디어 이카루가 커피우유와 과일우유를 마셔 보기로. 먼저 커피우유부터 맛을 봅니다. 첫인상은 평소 마시는 커피우유보다 약간 우유 맛이 느낌이 있다가, 아주 살짝 커피의 맛이 안을 스쳐가는 느낌. 우유임을 먼저 확인시켜 놓고 그냥 우유가 아니다, 커피우유다라는 확고한 주장을 느낄 수밖에 없는 절묘한 블렌드. 그렇다고 해서 결코 우유와 커피가 따로 노 것은 아니고 틀림없이 커피우유임을 실감시키는 조율. 한 마디로절품(絶品)”입니다. 필자가 여태까지 마셔 커피우유가 우유에다 무작정 커피와 설탕을 섞은 '달달하기만 커피우유', 다시 말해 진정한 맛을 모르는 아기밖에 기뻐해 주지 않는 맛이었다면 가카를 기른 이카루가유업이 만든 커피우유는 '진짜 맛을 아는 어른들의 커피우유'라고 있겠습니다.

 

과일우유는 어떨까요. 커피우유가 최고였던 만큼 과일우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집니다. 입만 살짝 빨아 보자, 역시!! 유제품에 대한 이카류가유업의 철학은 과일우유에서도 관철된 같습니다. 커피우유도 그랬듯이 한 입 빨아 보는 순간에 '우리는 우유 만드는 회사야'라는 인사를 받다가 금방 '그런데 이런 변화구도 던질 있거든'이라고 하는 듯한 상쾌한 과일 맛이 위에서 주장을 시작하죠. 그러나 마시고 뒷맛에 끈적끈적한 감은 전혀 없고 상쾌함만 남기다 사라지는, 절묘한 달달함. 바로 빨아버리고 싶어지게 하는 블렌드라 있습니다. 

 

커피우유와 과일우유가 정도면 순수 우유는 어떤 맛인지, 우유를 마시지 못한 안타까움이 새삼 절실해졌죠. 하여튼 가카가 이카루가커피우유나 과일우유를 마셨으면 백점 만점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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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1 -  이카루가커피우유와 이카루가과일우유는 가카도 백 점 겁니다.)

 

 

 

3. 충격의 함정

 

그런데 말이죠. 방금 마신 커피우유와 과일우유 패키지에 찍혀진 상표를 보니까 눈에 익숙한 상표와 전혀 다른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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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2 - 필자가 찾아간 가카 출생지에 있는 이카루가유업 본사 사옥 간판은 물빛이 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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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3 - 반면 커피우유와 과일우유 패키지에 있는 상표는 붉은 .)

 

설마 싶으면서 제조사 주소를 확인해 봤더니 오사카이기는 하지만수미노에구라는 표시. 그런데 제조한 회사명은 틀림없이이카루가우유”. 아마도 본사 공장은 히라노구(가카 출생지) 있는데 일부 제품은 다른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거겠지라는 추측을 하면서 확실한 사정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검색해 봤더니... 어찌된 일인지, 가카 출생지에 본사가 있는 이카루가유업 다른 이카루가우유라는 회사가 따로 있다잖아요. 일단 창업자는 서로 친족 관계에 있었던 같은데(자세한 사정은 분명하지 않음) 회사로서는 완전히 다른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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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4 - 가카 출생지가 인접하는 이카루가유업 1916 창업. 작년에 다른 회사에 흡수합병된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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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5 - 필자가 환희하며 마 커피우유와 과일우유를 만든 이카루가우유 1923 창업.

이카루가유업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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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5-1 - 미션 대상인 우유의 형제인 알았던 커피우유와 과일우유는 이카루가"우유" 출생.)

 

마치 함정에 빠져버린 듯한 허탈감. 이카루가유업 홈페이지를 그냥 바라보고 있다가 하나의 충격. 이카루가 우유의 주력 사업이 커피숍이나 레스토랑, 케이크집 사업자 아니면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을 상대로 도매사업임을 암시하는 캐치프레이즈(선전문구) 발견해 버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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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6 - 이카루가유업 홈페이지 왼쪽 위에 있는 캐치프레이즈.

자세한 사업내용은 살펴보지 않았으나 우유 소매점이 아닌,

사업자를 주된 거래처로 도매사업이 주력임을 쉽 상상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필자가 아무리 열심히 찾아봐도 이카루가유업의 제품을 발견하지 했던 주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슈퍼 타마데에서 종업원분한테 이카루가유업을 파냐고 물어봤을 아주 드물게 세일용으로 매입할 때가 있다 알려줬는데 지금 추측해 보니 도매용 재고가 남았을 수시로 일반 소매 경로로 상품을 흘리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면 납득도 가죠. , 미션을 해 나가기 전에 꼼꼼히 홈페이지를 확인했었으면... 깊이 반성했죠.

 

 

 

4. 가카와 이카루가우유

 

다만 현재 이카루가유업 본사 공장이 있는 주소지에서 가카가 태어났다는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할 있고,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가카와 우유의 인연은 대통령 이명박 탄생의 뿌리이기도 같습니다. 가카 출생지에 사는 한국인들의 생활 상태를 숙지한 재일교포분이 말하듯이만약 시마다목장이 없었다면 대통령이 출생할 있었을까? 그런 점에서 시마다목장은 대통령 출생의 근원이었던 거겠죠(일간스포츠(웹판) “이명박 대통령, 일본 젖소 목장에서 태어났다”, 2008.2.25. 참조 - 링크). 충분히 있을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가카를 키우고 대통령 이명박을 탄생시킨 것이 시마다목장이라고? 이카루가유업이 아니고요? 만약 시마다목장하고 이카루가유업 사이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애초부터 이카루가우유를 마시고 오는 이번 미션의 의미가 무산되잖아... 설마설마하며 일단 시마다목장과 이카루가유업의 관계를 살펴 봤죠. 그랬더니 하나의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가카 부친이 목장 일을 하던 시마다목장은 전쟁 중에 네야가와로 옮겼는데 전쟁이 끝난 1945년에는 시마다목장이 떠난 목장 터에 본사를 개설했고 현재까지 계속 자리에 있습니다. 또한 가카는 시마다목장이 네야가와로 옮긴 1944 말에 부친을 따라 이카루가유업 본사 주소지, 자신의 출생지를 떠난 것으로 전해져 있죠(위의 일간스포츠 기사). 다시 말해서 이카루가유업이 가카 출생지에 자리잡은 것은 가카가 땅을 떠난 뒤였고, 따라서 이카루가유업이 제조하는 우유는 가카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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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7 - 이카루가우유 본사가 현재 주소지에 자리잡은 것은 가카가 땅을 떠난 뒤인 1945.)

 

그럼 시마다목장은 어떻게 됐을까요? 가령 시마다목장의 맥을 이은 목장이나 우유회사가 오사카에 있다면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진정한 "가카의 우유 마실  있습니다! 성사되면 미션 막판에 안경 선배 못지않은 멋진 샷을 쏘는 셈(잡담이지만 한국의 컬링 경기는 일본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두근거리면서 일간스포츠 기사에 나온 사연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랬더니일본 오사카부 네야가와(寝屋川)시엔 간서(関西) 지역의 대표적 우유 회사가 있다. 게이항(京阪)우유, 최근 오사카엔 회사와 이명박 한국 대통령 가족이 인연이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라고 써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슨 벌칙도 아닌데 일반 소매점에서 구하기 지극히 어려운 우유를 마시고 오라는 미션을 진지하게 수행하려 하던 필자에게 하늘이 주신 선물. 당장 인터넷 검색창에 “京阪牛乳(게이항우유)” 입력했더니, 아이고 너무나 편한 세상, 1초도 걸리고 검색결과가 뜨네요. 가카를 키운 진정한가카의 우유 좀 더 다가가고 있다는 설레임을 금할 없죠. 흔들리는 손으로회사 개요-게이항우유 주식회사라고 나와 있는 링크를 클릭하니 무사히 게이항우유의 홈페이지가 표시됐습니다. 연혁을 보니까시마다목장으로 창업했고 가카가 태어났을 때에는 오사카 히라노구에 있었던 것도 확인할 있습니다. 그리운 광고 동영상을 유튜브로 공개하고 “뮤지엄코너에서는 우유의 생산과 패킹까지, 우유 제조 과정을 설명하고 있네요. 가카를 키운 우유를 만들었던 회사로서 충분한 갖추고 있습니다. 우유가 얼마나 맛이 있는지 상상만 해도 목이 마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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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8 - 게이항우유 공식 홈페이지.

우유회사로서의 자존심을 느끼게 하는 콘텐츠를 내세우고 있어 필자의 기대감도 커집니다.)

 

감동도 잠시, 필자가 해야 것은 게이항우유의 패키지 디자인이나 공급 형태(병인지 종이팩인지 ), 판매소 등을 확인하고 가카의 우유를 마시기 위한 사전 정보를 수집할 . 그래서제품정보... 제품정보...중얼거리다가 뭔가 이상한 느낌. 느낌의 정체가 뭐지? 해서 홈페이지를 바라보니 상식인이면 금방 이해하기가 곤란한 충격적 선전문구를 발견한 같은데, 바로 믿음이 갔죠.

 

세상에 이런 일이 있어서는 되기 때문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역사와 전통으로 빛나는 우유회사 회사명 바로 위에우유 이외의 것은 맡겨 주십시오” 에에??????? 드디어 나는 일본어까지 제대로 읽을 없게 된 것일까(혹시 잊을까 다시 말씀드리면 저는 일본인입니다.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이 가카 구속에 발 맞추어 자국민 관련 취재(?)를 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하고는 있는 입장입니다만, 글쎄요, 저는 역시 가카는 한국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폭탄 돌리기 같은 짓 하지 말아주세요). 불안감에 휩싸인 것도 잠시. 아니, 내가 한국을 자주 놀러가지만 일본어를 잊어버릴 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고 정신 차리고 다시 확인

 

우유 이외의 것은 맡겨 주십시오”.

 

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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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9 - 게이항우유 주식회사의 충격적 고백

우유 이외의 것은 맡겨 주십시오”.)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게이항우유가 우유를 만드는가? 답은 홈페이지에 나온 연혁에 있었습니다. 2000 8 게이항우유 주식회사는 회사명을 바꾸지 않은 우유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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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0 - 게이항우유는 2000 8월에 우유사업에서 완전 철수.

회사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필자를 둘러싼 상황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절망적인지, 현명한 독자분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났음에도 불굴의 의지로 수많은 간난신고를 딛고 대통령 자리까지 올라간 우리 가카. 가카를 길러 우유는 이제 영원히 마실 없습니. 우유회사가 우유 빼고 다 잘하겠다고 정식 홈페이지에 당당하게 고백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니 말이죠.  

 

이렇게 530km를 날아가고 달리고 걷던 저의 취재는, 가카와 가카 큰형의 생가를 방문했다는 소정의 성과는 얻었습니다만 아무런 결과도 남기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이런 취재를 시킨 사람이나 한 사람이나 조금은 정신적으로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걱정도 있습니다만, 한일 양국에 큰 의미가 있었던 가카라는 거대한 별이 지고 있는 지금, 조금은 그간의 시간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싶었던, 옆나라 일본인의 마음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직 한국어 문장이 완전하지 않아 문장에 제법 서투른 점이 있을텐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가카를 키워  우유와 석별하고, 여러분이 지금 사는 방에서 그냥 아무 우유나 있게 드시길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