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 케야키 맥주 축제란?

 

케야키.jpg

 

케야키 맥주 축제(Keyaki Beer Festival)는 (주)사이타마 아레나(さいたまアリーナ)가 주최하는 맥주 축제입니다. 사이타마 아레나는 도쿄 도심에서 접근성 좋은 대형 행사장・콘서트홀로 잘 알려져 있으니 아는 분이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치즈.jpg

도쿄에서 그렇게 많이 멀진 않습니다(...?)

 

그 사이타마 아레나에서 연 2회, 봄과 가을에 치러지는 맥주 행사가 ‘케야키 맥주 축제’. 아레나에 인접한 옥외공간을 “케야키 히로바(けやき広場 ; 느티나무 광장)”라고 부르는 것이 축제 이름의 유래인 것 같지요.

 

일본국내외 수제맥주 업체가 모여서 수제맥주나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류를 팝니다. 세계 각국, 일본 각지의 수제맥주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인기도 좋지요. 참가하는 업체들은 수제맥주를 조금씩 묶은 “노미쿠라베 세트(飲み比べセット. 맛 비교 세트)”나 업체에 따라 축제에서만 마실 수 있는 맥주를 출시하기도 합니다. 일본 최대급 맥주 축제로 맥주 팬들의 인지도가 아주 높습니다.

 

 

2. 가이드북을 활용해서 실속 있게

 

케야키 맥주축제를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공식 가이드북입니다. 각 업체의 판매소나 부속시설의 위치를 알려주는 배치도, 참가업체 명단, 유의사항 등 실질적인 정보는 물론, 맥주의 제조 방법이나 특징, 주목받고 있는 맥주를 소개하는 등 재미있는 정보도 많이 나와 있지요. 혼자 가서 가이드북을 보면서 맥주를 마셔도 심심하지 않을 것 같아요.

 

01.jpg

행사장 안내도. 봄 축제는 아레나에 인접한 옥외공간인 “케야키 히로바”에서 치러집니다. 아레나보다 좁아서 참가업체, 특히 일본국외 업체의 수는 적은 편입니다.

 

02.jpg

지도를 참고하면서 마실 맥주를 고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요.

 

다만 이 가이드북은 돈 주고 사야 합니다. 300엔(약 3,000원)으로 그다지 비싸지는 않은데, 안내도나 참가업체 명단 정도는 현지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정보만이 필요하다면 굳이 가이드북을 살 필요는 없지요. 그렇지만 모처럼 찾아가는 맥주축제입니다. 되도록 많은 종류의 맥주를 맛보고 싶지 않습니까? 답이 “예스”라면 역시 가이드북은 필수. 가이드북에 거의 모든 참가업체의 할인쿠폰이 붙어 있기 때문이지요. 각 업체가 출시한 맥주나 음식 소개와 함께 오른쪽 위에 쿠폰이 있습니다. 구매 시 점원분한테 보여주면 쿠폰 내용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맛 비교 세트 100엔 할인’이나 ‘맥주와 300엔 이상 음식 구매 시 100엔 할인’ 등 내용은 여러 가지. 한번 쓰면 적어도 100엔 정도는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3번 쿠폰을 쓰면 가이드북 비용은 회수할 수 있는 셈이지요.

 

03.jpg

각 업체가 다양한 쿠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른쪽 위에 보이는 것이 쿠폰.

 

가이드북의 다른 장점으로 ‘맥주 선택을 위한 차트’를 들고 싶네요. 봄 축제는 가을에 비해 적은 편이긴 하지만 약 70개 업체가 참가했습니다. 어떤 맥주를 마시면 좋을지 잘 모를 수도 있지요. 물론 필자처럼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분은 내게 맞는 맥주에 마주칠 때까지 무작정 마셔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요(큰소리로 하기가 좀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해요).

 

04.jpg

‘맥주 선택 차트’를 이용하면 내 취향에 맞는 맥주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가이드북에는 맥주병이나 안주(음식)류 사진도 나와 있습니다. 현장에서 산 맥주나 음식은 일회용기에 제공되기 때문에 병 모양이나 라벨을 즐길 수 없거든요. 맛과 비주얼을 중시하는 분은 좀 쓸쓸한 느낌이 들 수 있어요. 그래서 가이드북에서 병 모양이나 라벨 디자인을 알 수 있으면 일회용기에 마시는 맥주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행사장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오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안주가 있는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어요. 그 땐 가이드북에 나온 음식 사진을 확인하면 나름 도움이 될 것 같지요.

 

05.jpg

가이드북에는 맥주병 모양이나 라벨이 나와 있고, 음식류 사진도 실려있습니다. 일회용기의 쓸쓸함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을 수도…

 

07.jpg

돈가스 전문점 ‘신주쿠 사보텐’은 술보다 돈가스에 자신이 있는 모양. 그런가 하면 안주로 팬케이크를 대대적으로 내세운 업체도 있네요. 술에 취하면 단 것이 땡길 때가 종종 있지요. 경쟁자가 적은 만큼 좋은 전략일 수 있겠네요.

 

그럼 슬슬 축제가 치러지고 있는 케야키 히로바에 가볼까요.

 

 

3. 낮 시간은 약간 혼잡

 

접근.jpg

 

케야키 히로바(사이타마 아레나)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JR・사이타마신도심(さいたま新都心)역입니다. 사이타마신도심역은 우츠노미야선(宇都宮線), 다카사키선(高崎線), 게이힝토호쿠선(京浜東北線)의 세 노선이 경유하고 있습니다. 도쿄 도심에서의 접근성도 좋고 관동지방 북쪽에서 내려오기도 쉬운 절묘한 입지이지요. 필자가 사는 동네에서는 도부노다선(東武野田線)으로 오미야까지 가서 JR로 갈아탄 뒤 한 정거장만 가면 됩니다. 날이 좋으면 오미야에서 걸어가도 괜찮을 정도로 필자한테도 접근성이 좋은 행사장입니다(단 필자는 맥주축제 외의 용건으로 가본 적이 없습니다).

 

09.jpg

사이타마신도심역 개찰구를 나가서 왼쪽으로 가면 케야키 히로바까지 5분.

 

사이타마신도심역을 나가서 왼쪽으로 5분 정도 가면 케야키 히로바가 나옵니다. 가을의 맥주축제는 사이타마 아레나(실내)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행사장 ‘입구’가 뚜렷한데 봄 축제는 야외에서 하므로 입구 같은 것이 없었었어요. 그래도 행사장 안으로 저절로 갈 수 있게 해놓았더라고요.

 

10.jpg

사이타마신도심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뭔가 사람이 모여 있는 분위기. 다른 행사가 없는 한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가면 도착합니다.

 

11.jpg

토요일이라 혼잡할 걸 예상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앉을 자리가 있을지 걱정되네요.

 

12.jpg

인기가 많은 업체 앞에서는 줄을 설 때도 있습니다. “最後尾(줄 맨 끝)”에 서면 됩니다.

 

당일은 필자 집 근처에 사는 일본인 친구가 동행했었고, 또 하와이 출신 친구랑 현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었지요. 약속한 시간은 오후 4시쯤. 필자와 일본인 친구가 케야키 히로바에 도착한 게 오후 4시를 좀 넘어서였지요. 하와이 친구한테 전화를 걸려고 핸드폰을 꺼냈더니 조금 전에 전화가 와있었네요. 바로 회신하니 미리 자리를 확보해놨다는 반가운 소식. 알려 준 장소를 향해 인파 속을 헤엄쳐 갑니다. 중간에 공식 가이드북을 파는 스태프가 있어 하나 샀고요.

 

13.jpg

하와이 친구가 확보해 준 자리에서 필자 일행이 온 방향을 바라보며. “느티나무 광장”이라는 이름의 유래도 일목요연하지요.

 

짐을 두고 맥주를 사러 가려니 행사장 근처에 사는 선배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어디 있냐?” 그 선배는 행사장 근처에 살고 있어서 일이 없는 한 축제를 매일 다닌다던데 진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자리가 있는 지점을 알려 주고 금방 합류. 오늘 멤버는 이 4명으로 확정됐습니다.

 

15.jpg

필자와 일본 친구가 산 가이드북. 그 친구가 사온 돗자리를 깔았습니다. 100엔샵에서 100엔에 샀다니 대박급 가성비.

 

이미 맥주를 사서 마시고 있던 하와이 친구한테 자리를 맡기고 일본 친구, 선배 그리고 저는 맥주를 조달하러 출동.

 

맥주 축제에서는 워낙 많은 종류의 맥주를 마시는 바람에 도대체 내가 뭘 먹었고 어떻게 느꼈는지 까먹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이드북에는 마신 맥주에 대한 감상을 적어 놓을 수 있는 맥주 일기란이 마련돼 있으니까요. 마신 날짜와 날씨, 맥주의 이름과 도수, 양조장 이름이나 점수, 빛과 향, 감상 등을 기재할 수 있는 거지요. 나중에 친구한테 이야기해 주거나 재미없는 기사를 쓸 때를 대비할 수도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술이 귀찮음을 부르고 귀찮음이 게으름을 낳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겠지요. 술에 약한 사람이면 더 금방 그 과정을 겪을 겁니다. 필자 역시 “이번 맥주축제를 기사로 쓰면 괜찮겠다” 생각하면서도 아무 기록을 남기지 않았어요.

 

18.jpg

가이드북에 마련된 맥주 일기 코너를 이용하면 나중에 친구한테 이야기해 줄 때에 유용하겠지요. 실제로 맥주 일기를 적는 사람은 아직 못 봤네요.

 

이 때 필자랑 동시에 출동한 선배가 맥주를 손에 들고 돌아왔습니다. 선배가 사온 맥주는 “이와테 쿠라 맥주(いわて蔵ビール)”. 일본주를 만드는 사카구라(酒蔵 ; 일본주 양조장을 이렇게 불러요)가 만든 맥주의 맛 비교 세트는 아주 보수적인 에일로부터 야심 찬 개혁파까지 맛의 차이를 알기가 쉬웠던 것 같습니다. 맥주를 마시면서 “오~ 이게 재미있네”라는 소리는 듣기가 어려울 텐데 맥주축제에서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단골 감탄사인 것 같아요. 물론 아무거나 맛있게 먹는 필자는 그냥 “오~ 맛있다”밖에 못 외치지만 말이지요.

 

19.jpg

이와테 쿠라 맥주의 맛 비교 세트. 일본주 양조장이 만든 맥주의 이색적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맥주축제 당일은 깔끔할 정도로 맑았습니다. 밖에서 맥주 마시기에 딱 좋은 날이었지요. 안주 생각 따위는 전혀 없이 잇따라 맥주를 사오는 선배였습니다. 이번에는 아바시리 맥주(網走ビール)의 맛 비교 세트. 맥주를 마시면서 재미있다는 멘트를 뱉는 선배답게 조금씩 맛을 짚어보는 스타일인가 보죠(필자는 일단 맥주만 마실 수 있으면 좋기 때문에 단품이나 세트나 상관없습니다). 아바시리 맥주에선 “유빙(流氷 ; 바닷물 위에 떠서 흐르는 얼음덩이)”을 사용한 유빙맥주를 파는데 이 세트에도 들어있었지요. 하와이 친구가 한 입 마시고서 필자한테 감상을 물어오길래 “쓴맛 나는 라무네?”라고 대답했지요. 웃음이 터진 하와이 친구는 “Right!!”라며 동의해 줬네요.

 

20.jpg

아바시리 맥주의 맛 비교 세트. 푸른색(?)이 유빙맥주입니다.

 

다음 마셨던 것은 (누가 사왔는지 까먹었지만) 이세카쿠야 맥주의 맛 비교 세트. 무슨 특징이 있는지 선배가 설명해줬는데 완전 까먹었네요(죄송합니다). 어쨌든 맛있었습니다.

 

21.jpg

이세카쿠야 맥주의 맛 비교 세트.

 

그러던 중 선배가 “안주는 뭐 먹을래?”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에현(三重県)은 굴로 유명하지”라는 유도성 설명을 동시에 했습니다. 하와이 친구가 “Oh, oyster? Kaki?”라고 해서 “Don’t you like oysters?(굴 싫어해요?)”라고 물어봤지요. 그러더니 돌아온 답은 “Yes, I love oysters!(난 굴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어요)”. 우리 첫 번째 안주는 미에산 굴구이로, 다음 마실 맥주는 미에에서 온 히노타니맥주(火の谷ビール)로 결정됐지요.

 

22.jpg

히노타니 맥주 판매장.

 

23.jpg

인기가 좋은지 주문을 받기도 전에 굴을 구워놓고 있네요.

 

24.jpg

굴이랑 맥주도 잘 어울리지요. 굴은 조리법이 다양한 편인데 필자는 구워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런 행사 때마다 필자가 먼저 체크하는 대목은 흡연구역 위치입니다. 머리 좋고 마음씨도 착한 하와이 친구는 그런 필자의 습성을 잘 알아줘서 흡연구역과 가까운 자리를 확보해 줬다잖아요. 정말 고마운 친구입니다. 감사하며 한 대 태우러 갔지요.

 

26.jpg

여러 속성의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는 행사장. 맥주에는 인간 사이의 울타리를 부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27.jpg

작년 가을에도 마셨던 데빌 맥주. 맥주축제는 새로운 맛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것은 물론, 좋아하지만 평소 쉽게 마실 수 없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요.

 

28.jpg

미노오 맥주도 작년에 마셨습니다. 필자가 졸업한 고등학교 근처에서 온 분들입니다.

 

어느덧 해가 지는 시간, 집에 갈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지요.

 

 

4. 밤이면 좀 여유가 생겨

 

필자 일행 옆에 자리 잡았던 일행도 해가 지기 시작하자 자리에서 일어났지요. 일본 친구는 돗자리를 한 장 더 가져왔던 똑똑한 놈. 이제 우리가 쓸 수 있는 공간이 두 배가 됐습니다.

 

31.jpg

캠핑용 의자나 탁자를 사용하는 분도 꽤 있어요. 금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캠핑 장비를 가져와도 될 것 같네요.

 

32.jpg

텐트석은 예약제입니다. 주말이나 금요일 저녁은 예약하기 어려울 정도 인기가 많답니다. 1,500엔인데, 1,000엔 정도의 할인쿠폰을 주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500엔인 셈이지요.

 

맥주축제에 참가할 때의 유의사항을 하나 소개합니다. 대단한 것이 아닐 수도 있는데 꼭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화장실입니다. 맥주축제에서는 남성분들도 화장실 앞에서 줄 설 각오가 필요합니다. 조금이라도 마려울 기색이 느껴질 때에는 미루지 말고 일단 화장실에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33.jpg

화장실 위치마다 줄의 길이도 달라지니 미리 확인해둬도 괜찮겠지요.

 

그건 그렇고, 자리가 넓어지면서 조금이나마 넉넉히 둘러앉을 수 있게 됐지요. 바꿔 말하면 멤버 사이에 여유 공간이 생긴 셈. 맥주 옆에 보이는 빈틈에 가장 알맞은 것은 역시 안주겠지요. 다른 멤버도 비슷한 마음이었나 봐요. 선배가 일본 친구에게 “좀 갈까?”라고 하면서 원정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사 온 것이 소세지, 닭고기 숯불구이, 오리구이입니다. 맥주도 추가했지요. 이번에는 요코하마 맥주(横浜ビール)랍니다.

 

선배가 먼저 먹으라고 권장한 것은 소시지였습니다. 오로지 “쥬시”한 맛. 기름기의 끈끈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비밀이 있었지요. 결코 자기주장을 하지 않으나 확실히 그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허브. 이제 충분히 취한 몸이 다시 맥주를 마시고 싶어 했습니다. 머릿속에서 부활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맥주를 더 사 온 선배의 식견에 새삼 경의를 표한 바입니다.

 

34.jpg

맛있는 소시지. 허브 덕분에 느끼하지 않고 무궁무진한 “쥬시”함을 즐길 수 있었어요. 강추합니다.

 

한편, 닭고기 숯불구이는 그대로 먹기엔 숯불 냄새가 살짝 매캐한 느낌. 숯불의 향기를 좋아하는 분은 이대로 먹어도 맛있을 겁니다. 필자에게는 약간 숯불 냄새가 셌던 것 같은데 같이 나온 양념이 다행히 마법의 조미료였습니다. 재료가 뭔지 확실히 모르겠는데 간 당근에 유자를 섞은 것 같아요. 하여튼 약간 센 유자의 풍미가 닭고기의 숯불 냄새와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지요. 이것도 강추입니다.

 

35.jpg

닭고기 숯불구이. 양념을 조금만 찍어 먹으면 매우 맛있습니다.

 

다음 안주는 오리구이입니다. 한국에서는 오리를 먹는 기회가 종종 있다지만 일본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지요. 일본 친구는 기름기 많은 오리구이를 감탄해가면서 먹었네요.

 

36.jpg

오리구이는 비교적 드문 음식. 기름기 많은 고기를 좋아하는 친구는 감탄을 아끼지 않았네요.

 

37.jpg

요코하마 맥주의 맛 비교 세트. 가운데에 있는 것은 오렌지 에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5. 뒷처리는 깔끔하게

 

위에 소개한 맥주나 안주는 정작 먹은 것의 극히 일부이고, 실제로는 마신 지 벌써 5시간. 축제는 밤 9시 30분까지이기 때문에 슬슬 집에 갈 준비를 해야 하지요. 지갑이나 핸드폰, 카메라 등을 챙겼는지 확인하고는, 쓰레기를 분류해서 쓰레기통까지 가져가지요. 어느 박스에 버리면 될지 애매한 것은 현장 스태프분이 친절하게 가르쳐 줍니다.

 

39.jpg

분리수거는 가능한 한 지킵시다. 분류가 애매한 것은 스태프분에게 물어보면 가르쳐 주고요.

 

40.jpg

떠난 자리는 깔끔하게. 방금까지 여기 있던 거의 모든 사람이 취했단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지요. 왠지 좀 무섭기도 하네요.

 

필자는 일본 친구랑 같이 오미야역까지 걸어갔는데, 길을 걷다 가슴에 뭔가가 부착된 것을 알았습니다. 맥주축제에 출점하던 일부 업체들의 스티커인데요, 친구가 이들 스티커는 ‘할인 대상자 표시’가 아닐까, 라고 그러네요. 업체의 판매장 앞에 있는 종업원이 “슬슬 행사시간이 끝나니 할인해 드릴게요”라며 필자의 가슴을 살짝 만진 기억이 나지요. 취해서 감각이 마비가 됐었는지 이제 알았습니다. 실제로 할인 스티커였으면 좀 아쉽긴 하네요.

 

41.jpg

필자 가슴에 몰래 부착된 할인 대상 표시로 보이는 스티커. 자기네 집 스티커를 그냥 부착했을 뿐일 수도 있지만 말이지요.

 

집 근처에 사는 친구가 동행해 준 덕분에 기차 안에서 잠들었다 깼다 하면서도 무사히 집에 돌아갔습니다. 다음 케야키 맥주축제는 올가을, 9월5일부터 9일까지 치러질 예정이라네요. 가을에도 꼭 가야겠지요.

 

42.jpg

공식 가이드북 뒤표지에 있는 올가을 개최 예정인 행사의 광고. SNS나 공식 사이트도 참고할 수 있는 모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