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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오패는 춘추시대를 리드했던 다섯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전문용어로 독수리 오형제라 하지. 춘추오패 구성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제의 환공, 진의 문공, 초의 장왕, 오의 부차, 월의 구천을 꼽을 수 있지. 이들 모두 다루기엔 뇌 용량 과부하가 걸릴 수 있으나, 오늘은 오나라와 월나라의 매치를 다뤄볼까 해. 세계 4 문명이라는 황화문명에 위치한 제나라와 나라 이야기가 아닌, 당시에는 변방이라고 불리던 나라와 나라의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는 하나야 재미있으니까!

 

나라 간의 전쟁을 통해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와신상담이라는 사자성어도 등장하니 재미와 더불어 교양까지 잡을 준비들 하시고!

 

먼저 나라 간의 이야기를 풀어 가려면 3국인 나라 인물인 오자서에 대한 브리핑이 필요해.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인데 우여곡절 끝에 나라로 망명을 해서 자신의 고국인 나라를 초토화 시켜.  과정이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에게 오스카의 영예를 안겨준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만큼이나 힘들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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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서

 

오자서의 아버지 오서는 나라 평왕의 아들, 태자 건의 태부였어. 강직하고 청렴한 오서의 아래에는 비무기라는, 이름도 야비함이 느껴지는 야망 덩어리 부하 직원이 있었어.

 

어느 초나라 평왕이 오자서의 아버지 오서를 불러서, 며느리 선발 작업을 지시했어. 이에 오서는 (야망 덩어리인 줄도 모르고) 부하 직원인 비무기를 불렀지.

 

보게. 비무기 자네가 ()나라로 가서 태자마마의 신붓감을 찾아오도록 하게나. 국민의 혈세로 나가는 해외 출장이니 허튼 곳에 쓰지 말고, 또한 괜한 갑질로 나라의 원성도 사지 말게나.”

 

융통성도 없는 답답한 인간 같으니라고. 그렇게 걱정이 되면 자기가 직접 가지...’

 

! 태부 나리! 명심하고, 명심하고, 다녀오겠습니다.”

 

비무기는 자기 상관인 오서의 지시사항은 돌아서자마자 허공으로 날려 버렸어. 나라에서 갖은 갑질을 함은 물론 국민의 혈세로 나간 해외 출장에서 명품 쇼핑에 열을 올리는 못된 짓만 골라서 하고 있었어. 그렇게 하루하루를 신나게 놀고, 피로를 풀기 위해 개인 사우나로 향한 어느 날이었어. 꽃잎이 뿌려진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반신욕을 하며, 미녀들의 프로필을 보며 잡념에 잠겼 .

 

! 권력이란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나도 다음 생에는 왕후장상의… 흠... 참으로 하나 같이 곱구나. 고와. 오잉? 여인은 중에서도 미모가 압도적이구나! 가만있자. 이름이 맹영?'

 

그랬어. 맹영은 많은 미인 중에서도 군계일학이었으니, 그녀를 순간 이상의 추가 면접 따위는 필요가 없었어. 이제 태자의 신부가 왕녀를 모시고 고국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데, 야망 덩어리 비무기가 갑자기 유레카를 외치며 욕조에서 벌떡 일어났어.

 

옳거니! 역시 나는 천재야!  맹영이라는 여인은 아무리 봐도 우리 평왕님 스타일이란 말이지. 왕께서는 아직도 혈기 왕성하시고, 태자는 아직 어리단 말이야. 그럼 내가 어디에다 줄을 대야겠어? 아직 실권을 잡고 짱짱한 평? 아니면 언제 왕이 될지도 모르는 태자 중에서 말이야.’

 

비무기는 길로 고국인 초나라로 돌아가서 평왕에게 업무 보고를 했어.

 

위대한 초나라의 영원한 군주! 평왕 이시여! 태자의 신부를 구하기 위해 나라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 그래. 괜찮은 며느리 감을 구해왔느냐? 어디 나도 구경이나 하자꾸나.”

 

비무기는 맹영 모습을 보며 눈빛이 흔들리는 평왕을 보았어. 이제 에게 며느리 후보를 자신의 후궁으로 들일 있는 핑계 거리를 제공 차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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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시여! 보신 대로 왕녀는 100년에 나올까 말까 엄청난 미인입니다. 미모를 능가하는 인성까지 갖췄다고 하니 왕께서 가까이 두실 하다고 사료되옵니다. 태자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 이러한 여인을 얻을 기회가 보다 많사옵니다. 그것이 젊음의 특권 아니겠습니까? 그러하오니 이번에는 태자가 아버지이신 왕께 효도할 기회를 주심이 마땅한 줄로 아뢰오.”

 

하아~~~미치겠구나. 그래도 여론이 그렇지 않겠느냐? 며느리 후보라고 데려와서 후궁으로 들인다는 .”

 

아직 태자와 혼례를 올린 것도 아니옵니다. 모든 비난은 제가 감수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지금 태자 라인에 서 있는 것도 모양새가 좋고, 직책이 높아야...  여론을 주무르기가 용이 텐데...

 

그래. 그래 알았다. 내가 오늘 날짜로 당장 우리 비서실로 발령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소신 있게 업무를 추진해라.”

 

태자 궁에서 근무하던 비무기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직장 상사의 약혼자를 그의 아버지에게 넘긴 대가로 승진을 하게 되었어. 그런데 나쁜 짓을 하고 나니, 나쁜 짓에 대한 후한을 없애기 위해 다른 나쁜 짓이 필요했어. 이렇게 악인은 진화하는 것인가?

 

가만있자. 우리 왕이 지금은 나간다고 해도 불로장생 것도 아니고, 이변이 없는 태자 건이 뒤를 이을 것이란 말이지. 그런데, 내가 부인이 뻔한 왕녀를 아버지에게 바쳤으니, 나를 당연히 엄청 미워하겠지? 왕녀가  예뻐야 말이지. . 미안하지만 죽어 줘야겠다. 태자 ! 스승과 묶음으로 말이야. 낄낄낄.'

 

평왕의 비서실에서 근무하게 비무기는 늦은 왕에게 독대를 요청했어.

 

밤중에 무슨 일이냐? 어디서 맹영 뺨치는 여인이라도 찾은 것이냐?”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추측이옵니다. 왕녀 때문에 사단이 일어났습니다. 모든 것이 저로 인한 일이오니 저를 죽여 주시옵소서.”

 

소리냐? 너답지 않게 돌려 까기 말고 시원하게 말을 하도록 해라.”

 

전하에 대한 저의 충성심을 태자 전하께서는 인륜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차라리 저만 죽여 버리면 것을. 그만 역모를 도모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멋이라? 이런 천하의 불충한 놈을 봤나? ... 애비가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우리 태자 건이 역모를 계획할 만한 깜냥은 없는데확실한 정보냐?”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소인의 생각도 태자 건의 단독 행동으로 보기는 어려워 배후를 결과, 태부 오서가 배후에서 태자마마를 조종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양아치! 태자를 옳은 길로 이끌지는 못할망정. 태부가 역모를 도모해? 이것들을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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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기원전이라고 하지만 사실 평왕의 행동이 독자분들도 용납이 되는 상황이잖아. 평왕 자신도 민망함에 아들 보기가 불편했을 거야. 그렇다고 아들을 죽이기 위해 자객을 보내는 아니지 않아?  대단한 아버지야. 어쩌면 비무기의 이간질이 없었더라도 평왕은 이미 마음을 먹고 있었던 아닐까? 태자 건은 아버지에게 부인이 뻔한 여인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죽임을 당할 위기에서 ()나라로 눈물을 흘리며 망명을 했어. 비무기는 왕에게서 전권을 위임받고 태부 오서를 강제 구금하고 그의 고향에 사신들을 보냈어.

 

이때 비무기가 보낸 사신들을 맞이하는 형제 중에 명이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인 오자서야.

 

! ! 대인은 말을 너무 꼬갑게 듣지 마시오. 나는 그저 왕명을 전할 입니다. 전직 태부 출신인 너희 형제의 아버지는 역모죄로 지금 구금 중에 있다. 지금 당장 아비가 구속 중인 수도로 튀어 올라 석고대죄를 하고 용서를 구하면 아비의 목숨만은 살려 주겠다.”

 

형제는 밤이 늦었으니 내일 올라가겠다고 하고 대책 마련을 시간을 벌었어.

 

형님! 평왕과 비무기가 놓은 함정입니다. 이대로 우리 형제가 올라간다고 해도 결국에는 모두가 죽음을 면치 것입니다.”

 

자서야! 나도 알고 있다. 허나 우리가 올라가지 않으면 아버님을 버린 불효자로 대대손손 손가락질 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황천 열차란 뻔히 알면서 이대로 수는 없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방법이 있다. 나만 올라가겠다. 그리고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너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아버님과 나의 원수를 갚아다오.”

 

형제는 그렇게 밤새 어깨를 맞대고 울었다고 . 형제의 예상대로 아버지 오서와 형은 참형을 면치 못하였고, 오자서는 주먹을 안에 틀어넣고 죽여 울면서 국경을 넘었어. 오자서가 형과 아버지의 복수를 외치며 향한 곳은 평왕에게 여자 빼기고, 죽임을 당할 뻔한 전직 태자 건이 망명한 나라였어. 둘은 자연스레 의기투합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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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양아치 같은 나라의 평왕과 비무기! 반드시 정의의 이름으로 우리 아버님과 형의 복수를 하겠노라.'

 

한편, 야망 덩어리 비무기는 자신의 앞길에 언젠가는 장애물이 태자 건과 오자서의 목에 엄청난 현상금을 걸었어.

 

프리랜서 자객들이여! 이런 찬스가 너희들 평생에 다시는 것이다. 역적 놈의 모가지를 가져오는 자는 삼대가 놀고 먹을 만큼의 현상금이 주어 것이다. 자지 않고, 먹지 않고 밤을 새워 마리 토끼를 잡아 오거라!”

 

오자서는 정부군은 물론이고 현상금에 눈이 킬러들까지 피해가며 나라 나라를 거지처럼 돌았어. 사이에 태자 건은 유명을 달리했고, 오자서는 그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도망자 생활을 이어갔어. 오자서의 도피 생활은 예수님이 태어나기 전인 기원전이야. 일반 백성들도 먹을 것이 부족한데, 킬러들의 눈을 피해서 어린아이를 데리고 숨어 지내는 일은 보통 고된 일이 아니었을 거야. 오자서는 오직 복수의 일념 하나만으로 버텼어. 초나라 평왕과 비무기에 대한 복수심은 오자서에게 종교 이상의 가치이자 하나뿐인 삶의 이유였어. 모든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은 오직 자신의 고국인 초나라의 , 그리고 비무기를 죽이기 위한 과정일 뿐이었어. 과정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사지가 찢겨 죽은 아버지와 형을 생각하면 배고픔과 추위는 사치일 뿐이었지. 그렇게 오자서는 자신도 모르게 점점 괴물이 되어갔어.

 

하지만 정말 문제는 현상금을 노리고 달려드는 정규군과 프리랜서 킬러들이었어. 어느 날 관군에게 잡히기 바로 일보 직전의 상황을 맞이해.  다른 나라로 망명을 시도하기 위해 양자강 주변을 헤매던 군인들에게 발각이 되고 말았어. 전직 태자의 아들을 데리고 정신없이 도망을 치다 보니, 양자강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어.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났구나 하는 순간, 늙은 어부가 배를 출발시키려고 하고 있었어.

 

어서! 어서 출발합시다. 지금 바로 출발하면 따따블로 드릴 테니. 어서요.”

 

다행히 늙은 어부는 배를 출발시켰고, 관군들이 강가에 다다랐을 때는 들의 사정권을 어느 정도 벗어났을 때였어. 하지만 문제는 오자서의 목에 달린 현상금이 너무나 커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거였어.

 

이봐! 영감! 컴백! 컴백 하라고! 지금 영감이 태우고 가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그거 사람 아냐! 로또야 로또. 나라가 눈이 시뻘개져서 찾고 있는 오자서라고! 어여 뱃머리를 돌려. 우리 스폰서가 엄청 부자야. 영감이 지금 뱃머리만 돌리면, 현장에서 QR코드로 결제 해줄게.”

 

오자서가 노인을 죽인다고 해도 넓은 강에서 작은 배로 목적지까지 가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노인 입장에서는 들의 목소리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임에 틀림없는 일이야.

 

진퇴양난에 빠진 오자서는 노인 몰래 속에 감추고 있던 명검에 오른손을 올렸어. 노인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는 어쩔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제발! 그냥 주시오. 내가 칼을 쓰지 않게 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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