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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와인 사업에도 돈이 필요합니다. 포도를 심을 땅, 파종부터 수확까지의 노동력, 와인 양조에 쓰이는 비용은 물론 재고관리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돈인 셈이지요. 프랑스에서 작은 와이너리를 시작하는 중년들의 대부분이 전직 은행원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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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프랑스의 유명 와인인 5대 샤토가 모두 프랑스 부의 중심 '보르도'에 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보르도는 항구 인근에 위치해있어 무역으로 발생한 수입이 유입되기 좋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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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자본에 따라 와인 맛도 달라집니다. 역시 보르도에서 만들어진 브랜디(와인을 증류한 술) '꼬냑'이 대표적인 예지요. 자본이 탄탄하니 좋은 재료를 넣는 것은 물론, 증류 또한 여러 번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부드러운 맛이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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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같은 브랜디지만 '아르마냑'은 들어보신 적이 거의 없을 겁니다. '아르마냑'은 '꼬냑'과 달리 자본이 부족해 증류를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다소 거친 향미를 갖게 되었지요. 그래서일까요, 시장은 꼬냑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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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 빵 반죽을 발효시킬 때 쓰는 효모는 와인을 만들 때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사실 포도를 막 으깬 포도즙 그 자체는 알코올이 없고 당분만 있기 때문에 아직 와인이라고 부를 수 없어요. 이 때 효모가 와인을 숙성시켜주는 것이지요. 즉 '과일즙'을 술로 바꿔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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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효모는 당분을 먹어치우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냅니다. 이 때 생긴 이산화탄소를 날려보내지 않으면 탄산 있는 와인이 되고, 이산화탄소를 모두 날려보내면 보통의 와인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약 15도 이내로 발효를 시켜야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올라가면 효모가 죽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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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다행인 건 효모는 죽어서도 기능한다는 것입니다. 죽은 효모를 '쉬르 리'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와인과 함께 발효시키면 특유의 향이 생겨납니다. '쉬르 리'는 와인 라벨에 표기가 되니 원하시는 분은 라벨을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독특한 향에 중독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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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옛날에는 천연효모를 사용해서 와인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오늘날엔 와인 메이커가 자신이 원하는 풍미를 집어넣기 위해서 여러 종류의 효모를 활용합니다. 효모를 활용하는 데도 많은 테크닉이 필요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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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효모는 와인에 구수한 향을 주기도 합니다. 마치 팝콘냄새 같으면서도 달달하면서 풍미. 말 그대로 '구수'해서 빵 같은 향이 나는데요, 이런 향은 스테인리스에서 발효되는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에서는 느끼기 힘듭니다. 주정강화와인 셰리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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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와인이 남으면 병마개를 막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열린 와인은 공기와 접촉하면서 맛이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나중에 맛이 없어지지요. 민감한 와인일수록 맛 변화가 더 크기 마련인데요, 그렇다면 남은 와인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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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발사믹 식초'를 만드는 것입니다. 물과 와인을 1:2 비율로 섞어서 숙성시키면 됩니다. 따뜻한 곳에 한두 달만 놔두면 되지요.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발사믹 식초에 비해서 퀄리티가 떨어질 수 있지만, 와인을 버리는 것보다는 좋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와인을 더 많이 넣어야 실패할 확률이 적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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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우리가 겨울에 '배숙(배에 후추를 박아 꿀물이나 설탕물에 끓여 식힌 음료)'을 만들어 먹는 것처럼 유럽에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뱅쇼를 만들어 먹습니다. 만드는 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사과나 오렌지, 레몬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과 와인을 넣고 푹 끓여주면 됩니다. 시나몬 스틱도 하나 넣어주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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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이렇게 만든 뱅쇼는 알코올이 날아가 편하고 부담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과일이 많이 들어있어 비타민 섭취에도 좋지요. 몸이 으슬으슬할 때 뱅쇼 한 잔 만들어드시길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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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남은 와인, 혹은 입맛에 너무 안 맞는 와인을 만날 때가 있지요.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울 땐 칵테일로 만들어먹으면 좋습니다. 입문자들이 많이 찾는 '모스카토 다스티'는 '투ㅇ더' 같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얹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이 경우 칵테일보다 아포가토 와인 버전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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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카토 다스티'는 샤베트와 먹기도 합니다.

 

215. 의외로 레드와인에 토닉워터나 사이다를 섞으면 맛이 좋아집니다. 그외에도 조합하면 맛이 좋아지는 것들이 꽤 있으니 무작정 버리지 마시고 이것저것 한 번 섞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인생조합을 찾게될 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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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와인을 좋아하신다면 와인 잔은 필수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와인잔의 얇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얇은 와인잔을 통해 와인의 색을 제대로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와인은 색깔만으로도 상당부분을 유추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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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와인 색깔은 포도 품종에 따라 상당히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피노 누아는 색이 옅어서 와인 다리가 보이는 반면, 까베르네 소비뇽은 색이 짙어 와인잔의 바닥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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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또 와인의 색을 통해서 탄닌 정도, 알코올 정도, 바디감을 대략적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대략적'이라는 말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색깔은 피노 누아에 가깝지만 아~주 아주 강한 바디감을 지닌 네비올로 같은 품종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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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비교시음 할 때도 와인잔이 있는 게 좋습니다. '와인은 오감으로 마시는 술'이라는 말이 있지요. 일반 잔으로는 와인끼리의 미세한 향과 색의 차이를 잡아내기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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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와인잔은 '스월링(Swirling)' 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스월링은 잔을 흔들어서 공기를 와인에 집어넣는 과정을 뜻하며 와인의 향을 증폭시켜줍니다. 다른 잔으로도 가능하긴 합니다만, 와인잔으로 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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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했던 향도 스월링을 통해서 증폭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