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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서 나는 갑오경장 이후 그 누구도 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졌다.

 

'그 뽑기에 1등은 있었는가.'

 

단순하지만 뽑기계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몸쪽 꽉 찬 직구 같은 질문이었다고 셀프 토닥토닥 해본다. 말하자면, 뽑기라는 깊고 고요한 호수에 조약돌을 던진 것이다.

 

돌은 던져졌고, 내 발걸음은 뽑기의 진실을 향해 원스텝 - 투스텝- 나아가고 있었다. 오랜 탐방 끝에 뽑기는 도매시장과 나까마를 통해 문방구에 도착하게 된다는 것, '특허를 가진 유일무이한 제작자'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으나, 다음 스텝이 여의치 않았다. 창신동 도매업자도 나까마 아저씨도 뽑기 제작자의 정체만큼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며칠을 깊은 실의에 빠져 지낼 수밖에 없었다. 업계 사람들도 모르는 뽑기 제작자를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이대로 취재를 접어야 하나 고민했다. 절망감에 매일 마미손 노래를 50번씩 들었다. 폭염에 복면 쓰고 불구덩이 처박힌 마미손만이 내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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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하게도 절망에 빠진 나를 구원한 것 역시 마미손이었다. '내가 여기서 쓰러질 것 같냐 새끼들아'. 가사 하나하나가 나를 위해 씌여진 것 같았다. 그렇지. 이렇게 쓰러질 수 없다.

 

그렇게 다시 신발끈을 조였다.

 

 

화곡동 은인을 만나다

 

머글 세계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대한민국 문구계엔 3대 성지가 있다. 창신동 완구거리. 청량리 시장. 그리고 화곡동 문구시장. 가장 규모가 크다고 알려진 창신동은 이미 훑었고, 청량리 시장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별달리 건질 게 없었다. 남은 하나, 화곡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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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취재를 시작한 지 어느덧 일주일. 그간의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서라도 여기서 끝을 봐야만 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를 되뇌며 문구시장에 들어섰다. 

 

장난감만 가득했던 창신동과 달리, 화곡동엔 화장품, 타올, 양산, 장난감 등 온갖 종류의 도매가게가 있었다. 큰 도로를 따라 쭈욱 훑으니 문구 도매점은 대략 20여 곳. 뽑기를 진열해 놓은 곳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가장 순진무구해 보이는 직원에게 은밀히 다가가 허공을 바라보며 뽑기 있느냐 묻기를 한 시간. 뽑기 파는 도매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이거, 직접 만드시는 건가요?"

 

 "아니요. 사장님이 받아오는 거에요."

 

 "공장에서요?"

 

 "아마 그럴걸요? 자세한 건 사장님이 아세요."

 

순진무구한 직원은 묻는 대로 술술 답해줬다. 이곳이 바로 의문의 뽑기 제작자와 다이렉트로 연결된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도매 사장님은 지방 출장을 갔다고 했다.

 

원래 선한 얼굴이지만, 약간의 노력으로 티 없이 맑고 깨끗한 표정을 지은 후, 순진무구한 직원에게 사장님 연락처를 물었고, 명함을 받을 수 있었다(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사장님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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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구에서 봤던 것과 같은 뽑기를 샀다

 

빈손으로 화곡동을 뜰 순 없어 가까운 놀이터에 앉아 죽치고 버텼다. 아빠와 놀러 나온 아이들이 해맑은 표정으로 놀이터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빠가 스마트폰에 한눈 팔린 사이, 한 아이를 붙잡고 "너희들 뽑기 호구 되지 않게 형이 이러고 있는 거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극도의 절제력을 발휘해 참았다.

 

오랜 기다림과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도매 사장님과 통화할 수 있었다. 사장님은 뽑기가 왜 궁금하냐고 물었다. 답 대신 그간 문방구, 나까마, 창신동, 화곡동을 돌아다닌 구구절절한 이야기로 절실함을 어필했다. 중요한 건 왜 궁금하냐가 아니라 내가 시방 얼마나 위험한 짐승인지 얼마나 궁금하냐 이니까.

 

전략이 먹혔던지, 묵묵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사장님이 말했다.

 

 "그래, 뭐가 알고 싶은거에요?"

 

사장님은 요즘 참 힘들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뽑기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통화 전체를 옮기기엔 분량이 방대하므로, 내용을 간략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문구 도매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오다를 넣으면 뽑기 제작자가 만들어서 보내준다.

 

·제작자는 뽑기판을 만드는 것이고 뽑기 상품은 도매에서 이런저런 장난감을 모아 만든다. 보통은 뽑기판과 상품을 패키지로 파는데, 뽑기판만 사서 직접 상품을 짜는 나까마, 문방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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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뽑기

 

·뽑기판 마다 어떤 뽑기가 몇 개 있는지 알려주는 구성판이 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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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뽑기가 없는 경우는 없을 것 같은데, 문방구에서 1등에 해당하는 뽑기에 상품을 안 걸 수도 있긴 하다. (위의 그림을 예로 들자면, 준재, 인어, 신세계가 1등에 해당하는데 여기에 상품을 안 걸고, 구성에 없는 '어준'을 1등으로 걸 수도 있다)

 

·1등 위치는 알 수 없다. 제작자라면 알고 있을지도.

 

·뽑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특허를 가진 A사에서 만든 것과 가내수공업으로 만든 것.

 

·뽑기 제작자가 한 명밖에 없는 건 아니다. 뽑기 특허를 가진 곳은 A사 하나뿐인데, 그게 와전된 것 같다.

 

 

이렇게 뽑기 업계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알게 됐으니, 취재는 이만하고 뜨끈한 사우나에서 몸이나 지져야지. 호호홋.. 라고 생각하는 건 삼류 찌라시들이나 하는 짓. 여기서 만족할 딴지가 아니다.

 

민족정론지인 본지는 한샆 더 파보기로 했다. 목표는, 뽑기 제작자를 직접 만나는 것이다.

 

우선 국내 유일 뽑기 특허를 보유했다는 A사를 추적했다. 지방 모처에 공장이 있다는 것까지 알아냈고,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고 기술 유출도 우려된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되고 있다는 듯, 침착하게 타겟을 가내수공업으로 옮겼다. 실은 그쪽이 더 궁금했다. 뽑기를 가내수공업으로 만든다니? 온 가족이 오손도손 앉아서 뽑기를 붙이기라도 한다는 걸까? 어떤 모습일지 도무지 상상할 수 없어 도매 사장님께 연결을 부탁했다.

 

사장님은 뽑기 만드는 인쇄소가 하나 있는데, 지금은 뽑기판을 4000장쯤 뽑아놔서 내년 7월에야 작업할 수 있다, 취재는 어렵겠다고 했다. 한번 만나게 해달라 했지만, 역시 거래처라 알려줄 수 없단다. 이렇게 되면 발품을 파는 수밖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장님을 쥐어짜 봤다.

 

 "가내수공업으로 만드는 인쇄소 있다고 하셨죠."

 

 "네."

 

 "그.. 서울에 있나요?"

 

 "음.. 그렇죠."

 

서울에 있다라. 서울에 인쇄소가 제일 많은 곳은.. 

 

 "을지로인가요?"

 

 "..."

 

 "을지로에 있죠?"

 

 "...네" 

 

 오오. 거의 다 왔다. 이 기세를 몰아서 하나만 더! 

 

 "인쇄소 이름이 뭐에요?"

 

 "그거까지는 내가 못 알려주죠. 허허."

 

그리하여, 을지로행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을지로에서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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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흑백이 어울리는 을지로

 

을지로엔 셀 수 없이 많은 인쇄소가 있다. 어림잡아 50여 개쯤. 그 인쇄소들은 구불구불한 골목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다. 말하자면 을지로 인쇄소 골목은 뉴비들이 갔다 길 긿어버리기 딱 좋은 곳이고, 내가 바로 그 뉴비다.

 

지하철에서 내려 인쇄소 골목으로 들어간 후 한참을 헤메고 있다. 분명 다른 길로 들어갔는데 지났던 인쇄소가 보였고, 아는 길부터 차근차근 가보려 했더니 생전 처음 보는 골목이 나타났다. 혹시 취재가 망해 딴지 편집부 무뢰배들이 나를 잡으러 오거든 을지로에 숨겠다고 생각하며, 인쇄소 골목을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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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쇄소란 참으로 거친 곳이다. 좁은 골목엔 인쇄물을 가득 실은 오토바이가 정신없이 오간다. 인쇄소마다 황소만 한 기계가 부우우우웅 쿠우우웅ㅇ 큰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종이 먼지가 쉼 없이 흩날린다. 직원들은 진중한 표정으로 바삐 일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말 걸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일하던 직원 붙잡고 뽑기 아냐고 묻기가 참으로 고되었으나, 저쪽으로 가보시라, 안쪽 골목으로 가면 알 수도 있다며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분들 덕분에 취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이미 길을 잃은 나는 어디가 안쪽인지 바깥쪽인지 구분할 수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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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돌아다니다 굵직한 도로 몇 개가 눈에 익었을 즈음. B인쇄소에 들어갔다. 지나온 인쇄소에선 뽑기를 보여주면 대부분 전혀 모른다고 하거나, 신기해하며 우리는 안 한다고 답했는데, B인쇄소 사장님의 반응은 어딘가 달랐다. 내 손에 들린 뽑기를 빠르게 스캔하시는 눈빛에서 광채가 났달까.

 

 "혹시 이런 것도 만드시나요?"

 

 "아.. 뭐. 뽑기는 왜요?"

 

이건, 일반적인 반응이 아니다. 질문에 답하는 게 아니라 질문의 의도를 묻는다는 건, 필시 뭔가 아는 게 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말 더 붙였봤으나, 사장님은 계속 두루뭉술한 스탠스를 유지했다. 아무래도 너무 피곤해서 그러신 거 아닐까 싶어, 인쇄소를 나온 뒤 전 국민의 피로회복제 박x스를 한 상자를 샀다.

 

오른손엔 명함, 왼손엔 박x스를 들고 다시 돌아간 B인쇄소. 민족정론지 딴지에서 왔다고 사장님께 정중히 인사드린 후, 인터뷰 요청을 드렸다. 박x스 때문인지, 명함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인쇄소엔 갑자기 훈기가 감돌았다. 사장님과 나 사이에 인류애가 샘솟았달까. 약간은 화기애애함 마저 느껴졌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장님이 박x스 상자를 뜯어서 내게 하나 건내주셨으면 더 훈훈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조금은 슬펐다. 여하튼. 사장님과 나 사이에 갑자기 샘솟은 인류애를 바탕으로, 나는 한민족 최초 뽑기 제작자 단독 인터뷰를 따낼 수 있었다. 

 

 

전무후무, 뽑기 제작자 인터뷰

 

(이하 뽑기 만드는 사장님: 사, 코코아: 코)

 

 

코: 문방구, 창신동, 화곡동 다 돌아다녀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왜 이렇게 뽑기 취재하기가 힘들죠?

 

사: 잘 안 알려주지. 밥벌이인데.

 

그렇다. 우문현답이다.

 

코: 뽑기는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

 

사: 도매에서 10000장, 20000장 뽑아달라고 하면 만들어서 보내.

 

코: 어떻게요?

 

사: 여기 (뽑기판) 1차로 인쇄해서, 2차로 (뽑기) 인쇄하고 붙이는 거지 뭐.

 

코: 직접 손으로 붙여요?

 

사: 그렇지. 동네 사람들 불러가지고, 여 양면테이프 있잖여. 이걸로 붙여. 여기 뒤에 칼이라고 있어. 칼 넣고.

 

사장님은 뽑기판에 양면테이프를 붙이며 직접 시범을 보였다.

여기서 칼은 인쇄기계에 달린 날카로운 쇠붙이로,

1차로 인쇄한 뽑기판에 2차로 인쇄한 뽑기를 고정할 때 사용한다.

 

코: 요즘 뽑기판은 아기자기하게 케릭터 같은 거 있더라구요. 디자인도 직접 하세요?

 

사: 아니, 디자인팀이 있어. 디자인 해가지고 오면 별을 하나 넣어달라고 한다든가 수정 해가지고 만들지.

 

정리하자면, 도매에서 뽑기를 주문하면 인쇄소 사장님이 다자인팀에게 요청, 디자인 컨펌한 뒤 인쇄.

동네 주민들과 모여서 양면테이프나 미싱으로 받아 뽑기를 만든다. 

 

어렵게 뽑기 제작자를 만났으니, 가장 궁금했던 걸 물었다.

 

코: 1등도 있고 꽝도 있잖아요. 그 위치는 어떻게 정하는 거에요? 저 어릴 때는 모서리 공략하면 1등 잘 나온다는 말이 있었는데..

 

사: 아니여. 랜덤이여.

 

역시, 단순 명쾌하다. 그렇다. 랜덤이랜다.

그래서 내가 미니카를 못 받았던 거구나.

 

코: 뽑기는 언제부터 만드셨어요?

 

사: 나? 나는 한 33년, 35년 됐지.

 

코: 옛날에는 어떻게 만들었어요? 저 어렸을 때는 이런 거 아니였는데..

 

사: 옛날에는 호치캐스로 박아놨지.

 

코: 언제쯤 기계로?

 

사: 한 10년 됐나.

 

코: (가져온 뽑기판을 보여주며) 이것도 사장님이 만드신 건가요?

 

사: 이건 내가 한 거 아니여.

 

코: 을지로에 뽑기 만드는 인쇄소가 몇개 더 있겠죠?

 

사: 뭐, 있을 수도 있겠지. 많진 않아.

 

코: 손으로 직접 붙여야 하니까, 많이 남지는 않겠네요.

 

사: 글체. 문방구도 별로 없고. 그전에는 문방구가 괜찮았어. 그놈의 인터넷 생긴 뒤로 다 죽은거여. 다이소 생겨서 죽어불고.

 

코: 그렇죠. 다이소.

 

사: 문방구 안 된지 한 7, 8년 돼가지. 동대문 창신동 앞 골목이 다 죽어가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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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씁쓸한 표정을 끝으로, 짧은 인터뷰가 끝났다. 멀지 않은 미래에 문방구도 문방구 뽑기도 사라질텐데 사장님이 은퇴하기 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을지로 골목을 빠져나왔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그 뽑기에 1등이 있었을까. 

 

나뒹굴던 잉여력을 총출동시켜 취재한 결과, '알 수 없다'는 것이 답이다. 그때 문방구 사장님이 어떻게 했었는지 모르니까. 지금 생각해보니, 논리력이란 걸 조금만 동원해 차분히 생각해봤으면 금방 나왔을 결론이다. 호홋.

 

시원하게 답을 찾을 순 없었지만, 뽑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유통되는 것인지 뽑기계 전반을 국내 최초로 두루 훑었으니, 민족정론지로서의 역할은 해낸 거 아닐까.. 라고 혼자 생각하며, 슬그머니 '업로드' 버튼을 누른다. 호호홋. 

 

 

부록: 뽑기 大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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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위해 사비를 털어 여러개의 뽑기를 샀으나, 쓰지도 못하고, 줄 사람도 없고, 그냥 버릴 수도 없어, 기왕 이렇게 된 거.. 라는 마음으로 시시콜콜한 리뷰를 해볼까 한다.

 

 1. 장사로서의 뽑기

 

우선 뽑기를 팔면 문방구는 얼마나 남을지 계산해봤다. 도매에서 살 경우, 뽑기판은 2300~2700원, 뽑기 패키지(뽑기판+상품)은 26,000~29,000원가량 한다. 물론 쇼부는 세상 어디서나 가능하니 역량에 따라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취재에 큰 도움을 준 문방구 사장님은 25,000원에 사온다고 했다.

 

뽑기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문방구에 가장 많았던 모델을 기준으로 보자면, 한번 뽑는데 500원. 가로13x 세로8 = 104번 뽑을 수 있다. 104x500 = 52000원. 

 

고로, 패키지로 사왔을 경우 23,000~27,000원 정도 남는다. 뽑기판만 사서 문방구 재고를 터는 용도로 사용하면 더 많이 남을 수도 있겠다.

 

 2. 배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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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제일 궁금했던 것 중 하나다. 내가 아니여서 그렇지, 로또도 확률이 있고 빠찡코도 배당률이라는 게 있는데, 뽑기의 확률은 대체 얼마인 것인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패키지로 사온 뽑기를 하나하나 뜯고 상품과 대조했다. 총 상품은 6가지. 각각의 확률은 업계 표준(?)인 소수점 3번째 자리까지 구했다.

 

토끼모자 2개 (바람1, 전장1) = 1.923%

토끼저금통 5개 (장수5) = 4.807%

닌자레고 3개 (탈것3) = 2.884%

윙윙 10개 (사령10) = 9.615%

아이돌 사진 47개 (역린47) = 45.192%

이모티콘 스티커 37개 (천황24, 신수10, 도성2, 화살1) = 35.576%

 

통계 전문가들은 경악하겠지만 수포자인 내가 두뇌풀가동으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토끼모자를 뽑으려면 뽑기 52개는 뜯어야 한다. 52x500=26,000원. 당연한 결론이지만, 토끼모자는 그냥 돈주고 사는 게 낫다.

 

 3. 아이돌카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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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등 상품으로 아이돌 카드가 있었다. 문득, 카드 구성이 어떻게 된 건지 궁금했다. 어디 자랑할 곳은 없겠지만, 이걸 분석하면 요즘 초딩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알 수 있지도 않을까 싶기도 했고.

 

아이돌 카드는 총 96장. 성별로 나눠보면 보이그룹이 66장, 걸그룹이 30장이다. 안타깝게도 보이그룹이 압도적으로 많다. 남성 초딩들은 더욱 분발하길 바란다.

 

보이그룹

 

BTS 48장 = 단체사진9, RM6, 슈가3, 진6, 지민6, 뷔9, 제이홉3, 정국6

워너원 15장 = 강다니엘6, 옹성우3, 황민현3, 박지훈3

갓세븐 3장 = 단체사진3

 

보이그룹 원톱은 단연 BTS다. 2위 워너원과 차이도 압도적이다.

 

개인으로는 뷔라는 친구가 9장으로 1등, 강다니엘이 6장으로 2등을 기록했다.

 

걸그룹

 

아이즈원 3장 = 단체사진3

모모랜드 3장 = 낸시3

레드벨벳 3장 = 단체사진3

트와이스 12장 = 쯔위3, 나연3, 정연3, 채영3

블랙핑크 6장 = 단체사진3, 제니3

여자친구 3장 = 단체사진3

 

보이그룹에 비해 걸그룹은 고른 분포를 보이는데, 트와이스가 12장으로 1등, 블랙핑크가 6장으로 2등을 기록했다. 

 

개인별로 보자면 낸시, 쯔위, 나연, 정연, 채영, 제니 등이 3장으로 동수를 기록, 걸그룹 춘추전국시대임을 반증해 보였다.

 

 

 

후... 이 많은 장난감을 이제 어쩐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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