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심해에 사는 바다 생물이라든지 반딧불이 같은 곤충류와 같이 자체 발광하는 생물이 자연계에는 존재한다.

 

유사한 개념에 빗대어 보면 사람과 조직도 마찬가지다스스로를 가꾸고, 자기계발에 진취적이며 어떤 환경에서도 주변 사람들과 융합하기에 누구든 함께 있고 싶어하는 사람그리고 조직이라고 하면 구성원들과 리더가 융합되어 생산성이 높고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항상 즐거운 분위기가 연출되는 조직이런 사람과 조직의 자체 발광은 자체로 매우 훌륭하다.

 

avatar.jpg

 

하지만 발광이 이런 훌륭한 발광이 아닌 지랄 발광이 되면 매우 곤란해진다.

 

20지기 친구 녀석이 이런 곤란한 상황을 어깨에 잔뜩 엎쳐 메 나를 찾아왔다사실 그냥 오랜만에 소주나 한 잔 할까 하여 만났지만 순해 보이는 체크무늬 셔츠의 개발자에게 쌓인 분노는 대단했다술이 두 잔 들어가고 얼굴 색깔이 앞에 놓인 양념 치킨의 양념 색깔과 닮아가고 있을 녀석이 흥분하기 시작했고 흥분을 연료 삼아 회사의 지랄 발광 내역을 뱉어 내기 시작했다.

 

이놈도 개발자라 나와 비슷하게 개차반으로 사는 것은 대충이나마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양념 치킨이 식을 까지 듣고 보니 친구가 속한 회사는 발광의 세기가 남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직까지 다니고 있는 친구가 착한 것인지 혹은 멍청이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해당 회사는 마포구에 위치한 'I'라는 IT회사다. 예전처럼 회사명이나 실명을 다 까고 싶지만 안 그래도 고소, 고발에 보탬이되어 편집부에 미안하니(법률 담당이 없어서 편집부가 매번 알아서 처리한다는 거, 몰랐다. 미안)연말엔 그나마 좀 쉬게 놔두고 싶은 바, 이걸로 봐주길 바란다(그래도 연락은 또 오겠지만).

 

사원 수는 100여 명 남짓한 회사로 어떤 사정들이 양념치킨 앞에서 흥분과 인내심을 가지게 하였고 순진한 체크무늬 셔츠의 개발자를 멍청이로 만들었는지  썰, 한번 들여다 보자.

 

 

 

1) 공수 부대

 

중소기업에서 낙하산 인사의 등장은 흔한 일이라 이야기 거리로 만들기도 심심하다. 하지만 회사의 공수 부대는 강력CEO 직할 부서인 경영 부서에 낙하산이 강하 했는데 낙하산을 타고 떨어진 사람의 과거 이력은 경영 부서의 경력이 아닌 사람이었다.

 

경영 부서의 경력이 없는 사람이 IT회사의 경영 부서로 낙하 것이고 어떠한 커넥션이 있는지, 입사하고 얼마 있지 않아 이사로 초고속 승진이 되었다. 그리고 이사가 공수부대는 자신의 부하로 과거에 알고 지내던 지인을 추가 낙하산으로 경영 부서에 입사 시켰다.

 

여기서 그만 멈추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사가 되어 부하 낙하산까지 거느린 사람이 회사를 정치왕국으로 만들기 시작했다사장으로 올라가야 하는 사내 사정과 정보는 전부 독점하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눈 밖에 나는 사원들에게는 고과와 연봉을 통해 철저하게 괴롭힌 모양이다.

 

이런 불합리한 괴롭힘이 무서운 것은 대부분 물증이 남지 않고 고과나 연봉 측정이야 대충 두리뭉실한 변명 마디면 그만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악행을 행한 사람의 흔적은 거의 남지 않지만 당한 사람의 고통은 진하게 남아있다이런 괴롭힘을 통해 몇몇 사원들이 퇴사를 진행했다고 한다그리고 추가 낙하산으로 입사한 사원이 기존의 경영 부서 직원을 제치고 진급을 하는 쾌거를 이룩했다고 하니 상황이 짐작이 간다.

 

이를 지켜보는 사원들의 기분은 어떠했을까? 2 대전 크레타 섬에 낙하하는 독일군 공수부대를 보는 기분이 아닐까하지만 이사가 낙하산도 결국엔 쿠데타에 가까운 사내 정치 싸움으로 회사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내가 만약 퇴직을 했거나 진급에 피해를 입은 사원이었다면 사장실에 다이너마이트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245B4A3A5590EF3934.jpeg

 

 

2) 후려 치기

 

역시나 인원 후려치기도 있었다. 중소 기업에서 인원 축소 투입은 빈번하다. 7명짜리 프로젝트에 5명만 투입하는 식으로 인건비를 절약해 이윤을 극대화 한다. 물론 갑에서 가격 자체가 후려쳐져서 내려오는 것이 1차적 문제이긴 하다.

 

공기업에서 발주하는 프로젝트도 종종 . 예시로 문제가 되었던 해당 프로젝트도 2년이 넘어가는 대형 프로젝트, 개발 투입인원 상으로는 20명이 투입 되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프로젝트를 수주한 회사는 한국 특유 고질적인 문제인 관계를 고착화 한다. 공기업 ''에서 발주한 프로젝트를 회사가 ''로서 수주를 했고, 자사 직원은 관리직 인원을 포함한 4명만 투입한 다시 외주를 두어 '', ''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는 우리가 많이 봐 왔던 모습이긴 하다만 회사의 행보는 간이 조금 컸다중간 관리자로 투입된 직원이 다른 프로젝트에도 발을 담그고 있는 상태였다. 즉, 2 계약이다. 2 계약 자체가 위법성을 논하는 것은 여기서 하지 않더라도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없는 일이다예외적인 상황으로 먼저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이상 이슈들이 없을 때는 자연스럽게 마무리 > 시작 차원으로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아니었다.

 

중간 관리자로 투입된 2 계약 인원의 업무가 너무 과도하다 보니 중간 관리자의 업무가 함께 투입된 3명의 실무자에게로 넘어가게 되었고 실무자들 역시 자신들의 일까지 겹쳐 일이 터지기 시작했당연히 품질이든 프로젝트 진행이든 문제가 생길 밖에 없다. 외주 관리는 더더욱 안 될 것이고 공기업과의 프로젝트니 산출되는 결과물의 양만 해도 엄청나기 때문에 일은 계속해서 터져 나갈 밖에 없지 않았겠는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 다른 프로젝트를 하던 인원 2명을 추가 투입했지만 이쯤 되면 개발은 개발대로 꼬이고 산출물은 산출물대로 꼬여서 막무가내로 인원을 투입시킨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냥 같이 야근하고 주말 출근 뿐이다.

 

갑이었던 해당 공기업은 사실을 정말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회사의 임원들이 크게 야바위 능력이 뛰어나 기가 막히게 속였던 것일까? 물론 알고도 눈감아 주는 관례가 일반 기업간에도 있긴 하다.

 

어찌 되었든 한국의 공기업 정도는 가볍게 보는 배짱이 있나 보다.

 

 

3) 52시간

 

대형 프로젝트를 저런 식으로 터트려 놓았으니 근무 시간에 문제가 생길 밖에 없을 터라 52시간 근무제가 가능한지 물었다역시나 문제가 있었다. 매일 근무한 시간을 전산상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엑셀을 이용해 수기로 작성한다고 한다. 냄새가 살살 나지 않는가?

 

근무한 시간이 12시간이든 20시간이든 10시간 이상을 적지 못하도록 강제한다역시나 야바위에 능한 임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기업의 프로젝트 말고도 국방 일반 기업 프로젝트도 상당히 있다고 하니 이러한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 하겠는가그리고 주말 근무 등으로 발생한 대체 휴가를 신청할 경우, 판국에 대체 휴가 신청했다고 미친놈 취급을 받는다고 하니 어쩌란 말인가? 그럼 차라리 돈으로 주던지...

 

1 가까이 고강도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는 인원이 있나 하면 두  가까이 집으로 정상적인 퇴근을 못하는 인원도 있다연인이었던 관계는 이별을 맞이하고 가정이 있는 사원은 이혼이야기가 나오니 이런 개차반 인생이 어디에 있겠는가.

 

범법 행위도 망설이지 않고 하는 회사의 사장은 국가도 깔보는 것일까? 배짱이 대단한 것은 인정해 줘야겠다.

 

1181943_299128_5211.jpg

 

 

4) 급여

 

연봉 농락도 역시나. 공채로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10 근속의 과장과 연봉이 같아지는 일이 발생했다. 듣고 역시나, 싶었다이게 무슨 비상식적인 일이냐 하겠지만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몇몇 기업에서는 기업 이미지를 위해 '신입' 사원 연봉을 물가 상승률에 맞춰서 공시하거나 측정한다. 물론 이는 나쁘지 않은 정책이다. 문제가 있는 회사들은 상승률을 '신입'에게만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회사들은 사원의 연봉 상승률을 테이블로 정해 놓는다. 고과에 따라 1~5% 정도로 상승하거나 경기가 나쁘면 동결된다그리고 철저하게 외국계 회사가 아니고서 고과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기에 장난질을 많이 당한다. 그래서 항상 최고 높은 등급의 고과를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힘든 일이다.

 

결국 1.5~3% 정도의 상승률을 유지 10 정도 근속을 하게 되면 입사해서 물가 상승률이 적용된 신입 사원과 연봉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10년이면 20% 정도 되니까 초봉이 높은 경우 그래도 어금니 깨물고 버틸만하다. 하지만 초봉이 낮은 중소기업에서 이런 정책은 견디기 정말 힘든 정책이다. 초봉이 2000만원인데 10 동안 20%올라봐야 얼마겠는가? 이런 곳에서 10 버티면 노총각으로 남기에 좋다.

 

이는 연봉제도의 맹점을 기업이 활용한 것이다. 연봉 누설은 불이익이  있으므로 사원들간 서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때문에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가 사원을 마음껏 부리기 좋은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미쳐버린 회사도 제도를 그대로 가져와서 적용시켜 버렸다. 헌데 세상엔 비밀이 있는가? 없다. 연봉이 계속 동결되고 불만이 쌓이면 이 불만이 공유를 일으킨다. 몇몇 사원이 이를 알게 되면 그때부턴 걷잡을 수 없다. 그들의 분노는 게이지는 창을 뚫고 나가버렸다신입 사원이 입사하여 과장, 대리가 달간 커피와 술을 사줬는데 알고 봤더니 연봉이 크게 차이 없으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높지 않은 연봉인데 기업의 나쁜 점을 그대로 적용시켜 버렸으니 이를 알게된 사원들이 회사를 망하게 하기 위해, 아니, 회사가 잘되야 우리도 잘된다, 이야호, 하는 심정으로 참으로 열심히 일했을 것이 분명하다.  

 

 

5) 본부 제도

 

회사의 경우는 본부 제도를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이는 계열사 내부에 성격이 현저히 다른 부서들이 존재 경우, 본부 제도를 두고 각자 도생의 방향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어 회사 내에 자동차 내장 관련 부서와 자전거 부품 관련 부서가 있다고 하면, 둘은 본부로 나누어 각자 운영케 하도록 한다. 제조부터 영업까지 접근 방법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부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본부의 급여를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제도는 일에 대한 공급이 풍부하거나 회사의 인력과 인프라가 안정적으로 구축이 되어 있을 어느 정도 정착이 되지만 무턱대고 경우 부작용이 크다

 

회사 역시 본부 제도가 운영 중이었는데 일반 SI 아닌 특정 분야의 SW수주라 일의 공급 회사의 인력 인프라가 본부 제도를 받아 들일만한 규모가 아닌 했다 본부장이 조직 관리에서 일거리 확보까지 해야 한다. 이것이 쉽지 않으니 능력이 없는 본부장이라면 정치를 행사 밖에 없다그리고 본부가 발생하는 이익 내에서 움직여야 하니 인력 부족은 만성이고 프로젝트당 인원 후려치기가 당연히 발생하지 않겠는가?

 

인원의 전문 분야가 아닌 분야에도 구멍 메우기 식으로 투입되는 일도 비일비재하여 전문성이 훼손되는 일도 잦은 모양이었다. 그나마 있는 영업사원들도 부족한 인력과 인프라 압박으로 인해 11시가 넘는 퇴근을 먹듯이 한다고 하니 도대체 회사에는 누가 행복한 것일까? 사장 혼자?

 

이러니 위에서 나열한 모든 사항이 발생하는 환경을 위에서 내려다 본다면 퇴사하는 이외는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것도 특별한 일은 아닐 것이다.

 

 

스크린샷 2018-11-23 오전 12.19.49.png

기사 원문 - 링크

 

 

우리가 중소기업에 가기 싫은 이유

 

''일보의 기사에서 "합격자 노쇼지방 우량中企 사람 없어 운다"라는 기사가 있었. 중소기업에 입사를 하지 않는 것과 근속 연수가 길지 않은 것이 주요 기사 내용이다. 3년간 400명의 신입 사원 300명이 회사를 떠났다는 내용과 기사 인터뷰 내용 "젊은이들이 실속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같다 같은 내용도 실려 있다.

 

정말일까? 젊은이들이 겉으로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결과일까? 반대로 물어보자, 그럼 인터뷰에 응한 회사나 본문에 나온 회사에 젊음을 바치는 것은 실속 있는 일인가? 좋은 회사를 위해 떠나는 것이 허세인가?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중소기업이 롱런을 하고 내실이 튼튼해지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딱히 생각해 볼 거리도 없다. 갑과 을의 관계, 대기업보다 낮은 급여와 복지, 대기업에 휘둘리는 재무상태, 불안한 미래 . 이미 대충 알만큼 알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거의 자폭에 가까운 자체 지랄 발광을 끼얹거나 기업의 이상한 문화를 서슴없이 이식하기도 한다 사원들에게 유리하거나 복지 혜택이 있는 제도는 빠트리고 기업에 유리한 제도만 쇠스랑으로 낙엽을 긁어 모으듯이 가져온다. 이러니 사원들이 무슨 애사심과 자신감이 생기겠는가. 

 

회사에 대한 만족감 혹은 애사심은 정신적인 요소라고 있겠지만 그것들의 시작은 정신적인 요소가 아니다자신이 몸 담고 있는 조직이 나를 지켜 주는 것이 가시적으로 보이고 체감  생기는 것들이며 여기에 스스로를 맞길 있고 만족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물론 좋은 기업도 많겠으나) 불합리한 사회 환경 위에 지랄 발광으로 사원들에게 가학적인 환경을 제공하고는 열정과 애사심을 요구한다사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후들거리며 간신히 매달려 있던 사원들은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직업을 버린다. 다른 직업으로 발을 돌린다이런 환경이라면 차라리 떠나서 공무원의 벽에 박치기 하는 것이 훨씬 실속 있는 것이라 공무원 응시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거 아닌가. 그래놓고 드러난 현상만 보고 요즘 청년들은 패기가 없다? 꿈이 없다?

 

결국 다들 떠나면서 이렇게들 생각한다.

 

'이것은 회사가 아니야. 사장과 임원들이 운영하는 구멍가게지'

 

양념 치킨 앞에서 울분을 토한 친구의 모습을 보니 짠했다그렇게 울분을 토하고도 흥분에 씩씩 댈 밖에 없는 기분을, 나는 안다 년에 걸쳐 누적된, 해결 없는 분노임을 나는, 안다. 분노가 쌓이면 마음에 병이 생길 수도 있음을 또한 안다. 왜, 나도 그렇게 떠났고 새롭게 자리 잡았으니까. 

 

공기업과 국가도 눈속임 만큼 불합리가 꼬이고 꼬여서 박제가 되어버린 미친 회사에서 이놈은 얼마나 버틸 있을까. 

 

나처럼 한 번 뒤집어 엎고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법률적 조언과 세세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정도가 지금은 다다. 그 친구가 성공한다면, 이후의 썰도 풀겠다. 

 

대한민국 직장인,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