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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물 변두리 이슈들의 핵심을 날카롭게 비껴 겉핥기식으로 대충 들여다보는 <시사변두리-이슈VS.이빨> 11 마지막 주, 시작한다.

 

다룰 이슈가 많다. 자유한국당 의원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지난 20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관 탄핵을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우리법 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라는색깔론까지 흔들었다.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나섰던 자유한국당은 국회정상화 조건으로 채용 비리 국정조사를 요구하였고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자 김성태 원내대표가 시기를 2015 1 1 이후로 못박으며 자당 권성동, 염동렬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 비리는 빠져나가려 빤히 보이는 꼼수를 부렸다. KT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인터넷-휴대폰 불통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홍준표가 정치재개를 선언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3시간에 걸친 검찰조사를 받고 나왔다.

 

그러나 오늘 가지 이슈만 다루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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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조선일보

 

지난 16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손녀이자 방정오 TV조선 대표이사 전무의 딸인 초등학교 3학년 방 모 양이 사택 운전기사인 김 모 씨(57)에게, 차마 10살짜리 꼬마의 입에서 나왔으리라고는 짐작하기 어러운 인격모욕적 폭언을 내뱉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21 미디어오늘이 조금 구체적인 녹취 파일을 공개하여 방 모 양과 부모를 향한 세간의 분노가 들끓었다. 개인적인 용무를 담당한 고용인의 급여를 조선일보 측에서 부담했다는 사실은 횡령이나 배임죄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 또한 있었다. 조선일보 측은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 자녀의 음성녹취가 공개된 것을 문제 삼아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아버지인 방정오가 자녀에 대한 책임을 지고 TV조선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기사를 처음 접한 순간, (어쩌면 당연하게도) 또한 분노에 휩싸였다. 2였다면 충격이 달랐으리라. 폭언들은 아이가 것이 아니라 흑염룡이 시킨 거니까. 하지만 3이다. 10살이다. 미운 7살에서 3살이나 먹었다. 멕시코 드라마 <천사들의 합창> 마리아 호아키나도 정도 막장은 아니었다.

 

시간이 약간 흐르자, 분노는 방 양의 부모에게로 향했다. “돈을 벌려면 똑바로 벌라 부모가 가르쳤다 아이가 자체적으로 창작했으리라곤 도무지 상상키 힘든 말본새 때문이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 하지 않던가. 평소 가정 내에서의 대화내용이나 환경, 분위기 등이 아이라는 리트머스지를 통해 낱낱이 드러난 거라 여겼다.

 

발화자가 10살짜리 꼬마라는 것이 크리피할 , 사안 자체는 익숙하다 못해 신물이 난다. 우리는 불과 , 어느 대기업 오너의 둘째 딸이 거래처 직원에게 던진 물컵의 물이 마르기도 전에, 모친이 어느 건설 현장에서 서류뭉치를 집어던지고 직원 등짝을 후리며 악다구니를 지르는 행동이 녹화된 동영상을 적이 있다.

 

궁금하다. 진정 궁금하다. 시장통에서 봉지를 사면서 10 장이라도 깎아보려 발악을 하는 우리네 빈한 인생들이야 삶의 무게에 짓눌려 그리 그악스러워졌다 치자. 대체 남부러울 하나 없고 맘만 먹으면 무엇이든 있는 이들이 대체 안에 그리 화를 담고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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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돌이 편집장과 식사 끼를 , 있지도 않은 구두끈을 하염없이 풀렀다 묶었다 반복하는 나는, 평소 화가 많다. 무심히 길을 걷다가도 빌어먹을 세상쓰레기통이나 가로수에 불을 싸지르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내가 TV 뉴스를 보며 나즈막히 읊조린 말은씨바, 전쟁이나 나라!”였다.

 

대출 사기 보이스피싱에 걸려든 사람들은 멍청해서 낚인 아니다. 하나 같이 그만큼 절박한 사람들이다. 은행에선 신장을 담보로 받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낙담한 사람들이다. 신용대출커녕 햇살론 자격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듣고 처진 어깨로 돌아나오는 사람들이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걸려오는 안부 전화보다 갚으라는 독촉 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사람들이다. 육아는 둘째치고 결혼조차 버거운 청춘들이다. 수십, 수백 군데에 취업 문을 두드렸지만 떨어진 사람들이고 새벽 2시까지 대리기사를 뛰고 잠깐 눈을 붙인 아침 8파트타임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다. 석 달 거듭된 야근으로 피곤해서 깜박 졸다가 프레스에 손가락이 날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만신창이가 몸을 이끌고 고시원으로 돌아와 자리에 누웠다가 불에 죽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원래 속에 화가 많은 법이다.

 

그런 후줄근한 인생들이 겉으로는공정성 어쩌구 하지만 실은 그냥 화가 많아서, 그래서 여성을 혐오하고, 틀딱입네 어쩌네 노인을 혐오하고, 알량한 일자리 뺏어간다고 외노자나 난민을 혐오하고, 자기보다 못하고 힘든 약자를 혐오하고 증오하는 거다. 화가 많아서. 정작 정당한 몫을 뺏어간 위에 있는 놈들인데, 일단 내가 힘드니까, 너무 힘들어서 고개를 위로 치켜들 힘조차 없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자기 아래만 내려다보며 살다 보니까 그런 거다.

 

이건 백 번, 천 번 이해가 간다. 가는데, 내가 평생 번도 그만큼 가져보고 누려본 적이 없어서겠지만, 그렇게나 많이 가진 잉간들이 속에 천불을 안고 살아가는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만약 내게 현찰로 10억이 있다 치자. 그럼 어떻게 것인지 너무나 명확하. 왜냐하면 매주 로또를 사고 저녁 잠자리에 수백, 수천 시뮬레이션 해봤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다가 누가 깜박이도 켜고 무리하게 끼어들어도 어휴... 급한 일이 있나 보네.” 하며 피식 웃을 것이다.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종업원이 불친절했는지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편의점 알바생은 나를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열두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는 아저씨 기억할 것이다. 밥값을 계산하려는 죽돌이의 어깨를 치며허어... 이녀석이라고 것이다.

 

박근혜 사면에 찬성할 것이며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것이고, 좌우명은먹고 죽자에서좋은 좋은 바뀔 것이고, 서점에서 부동산 갭투자 입문서를 것이고, 마트에서 장 볼 마누라 눈치 안보고 아이스크림을 잔뜩 것이고, 돌게장이랑 명란젓도 냉장고에 쟁여둘 것이다. 씨발...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해 눈물이 지경인데, 화를 내고 살아. 대체 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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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컨대, 아무리 가뜩이나 나쁜 짱구를 굴려보았자 내릴 있는 결론은 하나다. 우린 미친 거다. 인성 중동간 또라이 둘이 아니라 없이 죄다 미쳐버린 거다. 아파트 살면서 임대 아파트 학생들이 자기네 단지를 지나는 것도 못마땅해 길을 막는다. 그런 기괴한 선민의식으로 똘똘 뭉친 주제에 달에 관리비 고작 2~3천원 오르는 아까워서 한여름 경비실 에어컨을 묶어놓거나 경비원을 짜른다. 그도 모자랐는지 때때론 경비원을 죽인다. ‘나는 너와 다르다 모를 선민의식이 도처에서 미쳐 날뛴다.

 

뿐인가. 강서구 PC 살인 사건의 가해자를 보라.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이유가 고작치워달라고 요구한 뿐인데, 무시하는 같아서...” 란다. 어디 멀리 있는 다른 세상이 아니다. 우리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멀리 가봤자 다르진 않다. 썩어문드러질 정도로 많이 가진 잉간들조차 누군가가 자길 무시하는 같아서 물컵도 던지고 너그 아부지 뭐하시냐며 멱살도 잡고 따귀도 때리고 빠따질을 하고 맷값을 던진다. 만인이 만인을 노려보며 상대가 나를 무시할까 선제공격을 감행한다. 크락션을 울렸다고, 차선 끼어들었다고 망치를 휘두르고 보복운전을 한다. 뚫린 입이라고, 달린 손가락이라고, 막말을 하고 악플을 달고 그걸 모욕죄니 명예훼손이니 만인이 만인에게 고소질을 한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고 있다. 어디 한번, 아니라고 말해 보라.

 

10살짜리 초딩을 악마화 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는 없으리라. 또한 그것이 본질은 아니리라. 그렇다고 사택 기사 급여를 회삿돈으로 줬다며 배임, 횡령 운운해봤자 또한 달라질 없을 게다. 조선일보? 이때까지 조선일보가 싸지른 똥이 태백산맥이고 사회에 끼친 해악이 동해물이다. 그런 것들 그렇게 욕해봤자 어디 하나 깜짝 하던가.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과는 달리 총기 소유가 합법이 아님을 그저 다행이라 여기면 끝일까. 모르겠다. 능력 바깥이다. 증세를 하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연대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해서 절망의 나락까지 떨어지는 사람들을 최대한 구제해 사회 전체가 그나마 여유를 되찾는 방법이려나 싶지만, 모르겠다. 그저, IMF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 조만간 영화 <국가 부도의 > 개봉한다지. 그거나 보러 가야겠다. 딱히 새롭지도 않다. 대한민국 국민이 손으로 박근혜 뽑아놓고선 영화 <레미제라블>보며 울기나 했으니, 그런 짓이나 반복하다 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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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면 찌른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