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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뉴질랜드를 국빈방문했습니다.

 

12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보통 국빈은 2박 3일 일정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뉴질랜드 방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9년만이라죠. 그런데, 문 대통령의 뉴질랜드 국빈방문을 두고 이래저래 말이 많았습니다. 모 포털 사이트에 보니 이번 방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더군요. 댓글은 대부분 일관된 내용이었습니다.

 

“국민들은 경제난에 허리가 휘는데 대통령은 전세계 일주나 하고” 

“세금으로 지구 한 바퀴 여행하느라 고생하네. 돼지X 더 넙대대 하네”

신나게 쳐 놀러 다녀라 그게 업이니”

“박근혜보다 더 하네”

“대통령님 설마... 북한 대변하러 다니시는 건 아니죠?”

 

대다수의 부정적 댓글은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은 말 그대로 ‘국빈방문’입니다. 아마도 국빈방문에 대해서 뭔가 오해를 해서 이런 반응이 나온 것 같은데요. 그래서 알아봅니다. 국빈방문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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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대통령의 해외 방문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뉘는데요.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되는 국빈방문(state visit)을 시작으로, 공식 방문(official visit), 실무 방문(working visit), 공식 실무 방문(official working visit) 그리고 사적 방문(private visit)으로 나뉩니다.

 

지난 3월이었죠. 문 대통령이 아랍에미레이트(UAE)를 방문했었는데요. 당시는 공식 방문이었죠. 5월에 미국을 방문한 것은 공식 실무 방문 이었습니다. 이렇듯 대통령의 해외 방문에는 종류가 다양한데요. 이번 문 대통령의 뉴질랜드 방문은 국.빈.방.문.입니다. 국빈(國賓). 말 그대로 국가 정상을 귀빈으로 정식 초청한 것인데요. 가장 큰 차이는 의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빈으로 초청한다는 뜻은 최고의 대우를 약속한다는 것입니다.

 

 

1. 국빈방문은 누구 돈으로 하나요?

 

세금, 즉, 국민 혈세로 여행다닌다고 알고 있던 분들이 많습니다만, 사실 국빈방문은 상대국의 초청으로 성사된 방문 일정이죠. 최고 대우와 함께 모든 일정에 대한 재정적 부담은 모두 초청국에서 부담합니다. 그러니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모든 비용은 뉴질랜드 정부가, 우리 나라 돈은 한 푼도 안 쓴다는 뜻이겠네요. 아, 물론, 이동 비용 정도는 세금이 사용되긴 합니다. 그 정도 쓰는 것 조차 아깝다고 한다면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각 언론사와 기자들입니다.

 

대통령 전용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각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들의 이동, 숙박, 식비 등이 모두 세금으로 사용됩니다. 물론 개인 부담을 하는 언론사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주요 언론사들은 세비로 비용을 충당하죠. 그렇다고 기자들이 양질의 기사를 써 내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일례로, 이번 문 대통령의 뉴질랜드 방문이 국빈방문이니 만큼, 외교 문제가 중요하겠죠. 때문에 문 대통령은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교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해 달라고 요청 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자들의 반응이 이색적이었습니다. 국내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끝까지 국내 문제에 대한 답변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뉴질랜드와 어떤 외교적 현안에 대해 논의를 했는지에 대한 얘기보다는. ‘Moon, Out!’이라는 피켓이 처음 등장했다는 보도가 주를 이루고 있죠. 사실 외교는 국내문제에 비해 훨씬 복잡한 국제문제를 분석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번 외교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는 보지 못했습니다. 과연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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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빈방문에 영부인은 왜 가야 하나요?

 

이번 방문에서 김정숙 여사의 동행에 불만을 가진 댓글들이 유독 많습니다. 아무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를 생각해서 문 대통령 또한 혼자 다녀야 한다고 여긴 것은 아닌가 싶은데요.

 

각 국 정상들의 모임에 배우자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영국의 테레사 메이는 남편과 동행하죠. 아주 폐쇄적이라 알려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조차도 정상회담 시 리설주 여사와 동반하는데, 국빈 초청에 배우자를 본국에 두고 가는 정상은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3. 국빈방문은 예우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이니 놀러가는 거나 다름없겠죠?

 

해외 순방을 놀러가는 정상이 있을까요? 아! 사례가 아주 없지는 않죠. 우리 나라에도 있었습니다. 자원 외교를 하셨던 분도 있고, 열심히 패션쇼를 하셨던 분도 있습니다. 각 언론에서 일거수 일투족을 대서 특필해 댔지만 딱히 건질 건 없는, 외교적으로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던 기사들이 많았죠. 오히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국빈방문 후, 해당 국가에서 보였던 엽기적인 행적이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국빈방문은 초청으로 이뤄진 것이긴 하나 의전의 차이가 있을 뿐 일반 공식 방문, 즉 일적으로 방문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일하러 가는 것이죠. 문제는 외교적 성과에 기자들이 관심이 없고, 기사로도 노출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인데요. 요즘은 청와대의 페북을 비롯, 활발한 SNS 알림이 있으니 참고해 본다면, 동포간담회를 비롯, 뉴질랜드 전 총리, 야당 대표들을 만나, 우리 대통령이 어떤 어떤 일들이 했는지 확인할 수 있겠네요.

 

일하러 간 겁니다.

 

 

4. 전 정권과 비교해 너무 많은 해외 순방일정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박근혜 보다 더 하네!” 라는 말로 전 정권과 비교해, 마치 문 대통령이 유난히 해외 순방을 많이 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주 간단하게 답변이 가능한데요. 과거 자료를 단순 비교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정권은 극심한 부패로 인해 퇴출된 정권이죠. 하지만 마지막까지 국민 혈세로 각종 사업에 투자를 했었죠. 그렇게 유치원 원장 출신의 한 아주머니와 국정 운영을 논의하다가 퇴출당했습니다. 그런데요. 2016년에 박 전 대통령은 11개국을 순방했습니다. 임기 4년 동안 연 최소 10회 이상 해외 순방을 다녔죠.

 

하지만 문 대통령은 2017년 6회, 2018년 현재 8회 해외순방 중입니다. 누가 누구보다 더 한 건지는 단순 데이터만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네요. 더군다나, 국빈으로 초청한 것에 응하지 않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무례이기도 합니다. 문 대통령은 한-뉴 양국간의 긴밀한 상호적 우호 관계를 확인하고 협력/증진을 하러 간 것이니 만큼, 과거 정권과 비교를 하는 것보단, 외교적 성과가 있기를 바라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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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북한과의 관계를 지지 받기 위해 각국을 방문하는 것은 아닌가요?

 

대체로 국빈방문은 상대국에서 초청을 하면, 사전에 방문 날짜를 조율하여 시기를 결정합니다. 이번에도 G20에 참석 후 체코에 들렀다가 뉴질랜드로 갔다죠. 이는 급조된 방문이 아니고 이미 오래 전부터 방문 시기가 결정되어 있었다는 뜻입니다. 북한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보통 국빈방문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전에 사전 계획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급히 방문 계획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국빈의 경우는 초청을 한 측에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를 갖고 초청을 합니다. 사실, 지금의 남북관계가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오던 것이 아니니 남북관계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획된 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겠죠.

 

물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특히 남북관계의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의 주된 목적이 북한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여론의 반응을 토대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대한 오해를 다섯 가지 정도로 살펴봤습니다. 무턱대고 비난부터 하다간 역공을 당하기 쉬우니 일단 잘 알아보는 것을 추천해 봅니다. 우선 비판을 할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은 분명하게 구분해야겠죠.

 

물론, '국빈방문'을 했다고 한다면, 국빈방문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일방적으로 비난을 하기 전,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소양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