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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는 살아 생전 주목을 받지 못한 인물의 대명사다. 후대에 끼친 영향력과 찬사는 그의 쓸쓸한 말로를 이미 알고 있는 우리에게 서글픈 감상을 남긴다. 비단 예술계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최초로 마우스를 개발한 더글러스 엥겔바트는 68 당시 작은 기기를 전세계인이 쓸 거라고 확신할 없었을 게다.

 

당대에는 미처 평가받지 못하고 후대에 높은 평가를 받는 사건. 시대라고 없을 리 없다. 2018년에 그런 사건이 있지는 않았는지, 세 가지 관점에서 돌아보자.

 

 

 

1. 기술 - 구글카메라, 하나로 다른 업계 전체를 위협하다

 

올해 10, 구글에서 개발한 구글카메라의 최신버전에 night sight 모드가 탑재되었다. 구글에서 카메라 하나 배포한 게 그리 큰일이겠냐만은 내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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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아이폰XS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같은 장면을 구글 픽셀3 구글카메라 night sight 모드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촬영한 시간대는 왼쪽처럼 어둡게 나오는 게 정상인 '저녁'이었다. 빛이 물리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도 픽셀3은 환한 사진을 찍었다. 옷의 색깔과 질감 등 디테일이 살아있고, 뒷배경이 하얗게 날아가지 않았다. 이게 night sight 모드의 목표다.

 

night sight 모드는 사실 잠깐동안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여러 장에 기록된 정보를 종합한다. 여기까지만 하면 기존의 HDR기술(High Dynamic Range) 뭐가 다른가 싶다.

 

차이의 핵심은 보다적극적으로피사체의 맥락을 파고든다는 점이다. 기존 HDR 미리 정해진 노출기준에 따라 여러 장을 촬영하여 합치지만, 구글 카메라는 motion metering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피사체나 촬영자의 움직임을 파악해서 촬영 설정을 바꾼다. 또 기계학습(ML, Machine Learning) 기술로 색감을 얼마나 살려야할 지, 얼마나 밝게 만들어야할 지를 유연하게 결정한다. 따라서 이 모드로 촬영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결과물에 훨씬 가까운 사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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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블로그에 공개된 night sight 컨셉 설명을 위한 짤방. 

왼쪽과 같은 상황에서 오른쪽 사진을 뽑아냈다.

 

물론 어두운 데서도 좋은 사진을 찍는 카메라나 스마트폰들은 있다. 중에는 구글카메라와 차이가 없거나 좋은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보통 카메라 부품의 수준 다르다. 두 개 이상의 카메라가 달려있거나, 센서가 좋거나, 렌즈부의 사양이 다르다.

 

구글카메라는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로 극복했다. 구글카메라의 다른 신기능 중, 같은 맥락의 Super Res Zoom이라는 것이 있다. 사진 여러 장의 정보를 종합하고 기계학습을 활용하여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는 기본원리를 다른 식으로 풀어내, 디지털 줌으로 확대해도 광학적인 줌 렌즈로 확대한 처럼 선명하고 노이즈가 적은 사진을 만든. 물론 추가 하드웨어가 전혀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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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AI블로그.

Super Res Zoom으로 찍은 것과 그렇지 않은 비교

 

기능의 잠재력과 시사점은신기하네정도로 넘어갈 아니다. night sight 적은 움직이는 피사체가 가져오는 한계를 벗어나게 한다. 기술이 발달한다면 보급형 하드웨어에도 수만 분의 1 같은 극단적인 셔터스피드를 구현할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고속 이동체를 최대한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Super Res Zoom 작동한다는 것은, 노이즈와 화소의 한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지센서의 한계이자 렌즈화각의 한계이기도 했다. 이를 벗어난다는 건 전통적인 이미지센서 품질의 정의가 달라지며,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 부분 확대해봐" 실현할 있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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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구글 놈들은 이미 2017년에확대해봐기술을 일부 선보였다

 

둘이 결합한다면 초고속 카메라, 망원렌즈, 초고감도 초대형 이미지센서와 같이 사진/카메라 업계에서 기술 난이도로 먹고살던 산업 영역이 모두 위협받을 것이다. 스마트폰만으로 2 객석에서 무대 위의 가수를 선명하게 찍을 있다면 누가 풀프레임 DSLR 백통 망원렌즈를 들고다니겠는가. 보도사진 같은 전문촬영 영역도 위협받을 있다. 올림픽 경기장 객석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에 육상선수의 생생한 근육흔들림 없이 담긴다면, 누가 '스포츠 전문' 사진기자를 쓰겠는가.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이 카메라에 접목되는 것은 구글만의 지향점은 아니다. 대부분의 주요 스마트폰 기업들이 이미 접목 기능을 출시한 있다. 또 주요 카메라 기업들의 연구도 활발하며 관련 스타트업도 많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셀카 앱의 기능도 기계학습 기술의 결과.

 

미래에 재평가될 사건으로 night sight 기능과 Super Res Zoom 기능을 꼽는 이유는, 이들이 풀어낸 문제가 하드웨어 기술의 전통적 문제였기 때문이다. 예컨대 색감이나 화이트밸런스 같은 문제는 근본적으로 촬영된 내용물을 어떻게 변경하느냐에 가까웠으므로 소프트웨어 노하우 가깝다. 뒷배경을 날리는 아웃포커싱은 광학기구에 의한 심도 문제긴 하지만, 현재 구현된 기술들은 어떤 문제를 풀어낸다기 보다는 기존의 전통적 사용성을 흉내내는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 발표된 기능이 하드웨어가 풀어내지 못한 취사선택의 딜레마를 풀어냈다. 그것도 매우 수긍할 있는 수준으로 말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던 2000년대 초반의 올림푸스 , 니콘 쿨픽스, 캐논 익시가 사실상 필름의 종말을 선고한 이름들이라면, 후대에선 구글카메라가 사실상 디지털 카메라의 종말을 선고한 이름이 될 모른.

 

 

 

2.정책과 여론- 카카오 카풀, 새로운 시대라는 간판에 서린 그늘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명제는 어떤 사회적 맥락에서도 변하지 않지만, 현실세계에서그리 절대인 명제가 아니다. 대중은 기업에게 이윤 추구 이상 기대하기도 하고, 때때로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을 비판하기도 한다.

 

아주 단순한 명제가 이렇게 흔들리는 이유는 현실엔 사회 전체를 관리하는 국가기관의 정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책은 사회질서의 확립이나 힘없는 개개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과 같은 공익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어떤 의무와 책임을 부과한다. 결국 현실세계의 기업은 그런 의무와 책임을 한다는 전제 하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인 셈이다.

 

기업가치 80조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우버(Uber)한국에서 쓸쓸히 뒤돌아섰던 것은 2015년이었다. 같은, 카카오가 택시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도입, 어느덧 택시를 타는 일상적인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3년이 지난 올해, 카카오는스마트 호출이라는 유료기능을 도입하고, 카카오 카풀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이에 택시업계는 반발했, 지난 12 10 택시기사 최 모씨가 분신자살을 했다. 카카오 카풀 정식 서비스잠정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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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참여하가지 주체는 이렇다.

 

1) 더 나은 이동수단을 원하는 소비자

2)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려는 카카오

3) 이윤 또는 생존을 요구하는 택시업계

4) 이를 모두 고려하여 누군가의 손을 들어줘야 하는 정부기관

 

주요 언론은 이들을 둘 씩 짝짓는. 소비자&카카오 vs 택시업계&정부기관의 구도로 만드는 거. 이미 택시는 구시대적 이동수단이라는 전제를 지지하며, 사례로 미국 우버, 중국 디디추싱, 동남아 그랩을 든다. 이런 프레임이 받아들여지는 현재 상황 자체가 미래에 재평가 것으로 보인다.

 

카풀이나 모빌리티 공유경제의 시초에 해당하는 우버집에서 놀고 먹고 차고에 썩혀두느니 그걸로 돈이나 벌어봐에서 시작됐다. 차가 없거나 없는 사람과 차는 있으나 쓸 일이 없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것이었. 소위공유경제. 주차비가 살인적으로 비싸고, 언덕과 좁은 도로가 많은 샌프란시스코가 시발점인 것을 고려할 충분히 이해가 가는 사업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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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링크)

 

하지만 80조짜리 회사가 현재아무도 이들의 서비스를 공유경제로 보지 않는다. 마빡에 올라온 기사('카카오 카풀'을 공유경제라 부를 수 있을까 - 링크)처럼 말이다. 수조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는 데도 수십 조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것은 아무도 현재의 영업손실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남는 시간에 돈이나 벌어보자는 마음으로 자기 차를 나눠 타겠다는 동기에 기반한 사업모델이 여전히 유지된다고 하면 이런 천문학적 숫자가 나올 없다.

 

어떤 기대감이 높은 기업가치를 만들어냈을까. 마빡 기사에서 요약했듯, 기대감은 독점 있다.

 

택시운수사업은 법에 의해 사업구역이 제한되고 지방정부의 행정절차를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 , 아무리 날고 기어도 전국에서 운행되는 택시를 하나의 사업자가 독식할 방법은 없다. 애초에 그걸 막 위해 법이 제정된 측면도 있고.

 

반면 우버와 같은 사업자는출발지와 목적지를 선택할 있는 이동수단 서비스의 플랫폼 보유한다. 그러므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위치가 어디든 회사는 이익을 챙길 있다. 사업모델의 핵심은 수요가 이미 명확하게 정의된 시장에서, 전통적 법규에 의해 이권이 분배돼있는 다양한 사업자들을 모두 날린 후, 검증된 수요를 모두 독차지할 수 있다는 잠재력에 있다.

 

사업의 내용이 '위치의 이동'에 있기 때문에 O2O LBS(위치기반서비스) 근간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비용 결제와 정산이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핀테크 관련 데이터도 확보할 있다. O2O, LBS, 핀테크는 2010년대 후반에서 2020년대를 아우르는 신산업 핵심 키워드다. 오랜시간 검증된 수요를 독식할 있다는 잠재력, 그리고 그를 통해 4차산업 시대의 주요 데이터를 혼자서 긁어모을 있다는 가능성, 이것이 수십 조라는 기업가치의 평가 기반이다.

 

그나마 우버는 스타트업 출신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미 세계 시장에서 우버류의 서비스에 대해 이러한 평가가 굳어지는 가운데, 한국의 카카오라는 대기업만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리는 없다.

 

카카오는 우버, 디디추싱에겐 없는 전국민 메신저, 2 포털, 은행 사업자, 결제 플랫폼 등의 서비스를 들고 있다. 원조 기업보다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동남아의 그랩이 서비스간 시너지를 증명하고 있다(결제나 배달 서비스를 붙였다). 카카오훨씬 유리하게 만들어낼 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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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오랜 병폐를 해결하지 못한 택시업계에 것이 왔다 식이다. 떨어져가는 서비스 품질, 공공연한 탑승거부, 그럼에도 올라가기만 하는 사용료에 대한 불만이 터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타당한 수준의 불만'이 이런 여론 여론을 재생산하는 주요 언론의 논조를 지지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는 없다.

 

2012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이 시행된 시기에 있었던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갈등이 반례다. 당시 여론 중엔 '주변에 재래시장이나 소규모 슈퍼마켓이 없는 사람은 심야 2 일요일에 장을 없다'는 의견과 '서비스 품질과 만족도 측면에서 대형마트가 월등하다면 경쟁에서 전통시장이 밀리는 게 뭐가 문제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주요 언론사와 논객들이 '그렇게 생각해선 안된다'고 설득했다. 대형마트의 서비스 품질에는 마트 노동자들과 중간유통상의 착취가 포함되어있다는 사실, 생필품 구매와 같이 생활의 근간이 되는 소비행위가 대기업의 독과점에 넘어가는 순간 발생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제로 여론 형성에 영향을 끼쳤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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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카풀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있다. 우버가 지닌 기술적 우월함이나 사업모델의 효율성도 좋지만, 대부분의 기사가 직접고용되지 않으며, 기사 사용자가 차량 운행과 관련된 책임의 상당부분을 진다. 서비스 특성상 버스나 지하철이나 자가용을 없는 특정한 계층의 사용자들은 이러한 이동수단이 직접적인 생계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여론 구도 주요 언론의 프레임은 모순적이다. 특히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의 골목상권 침투를 비난하는 논조를 보였던 언론이 택시업계와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이나, 대기업 위주의 정책과 노동유연성 기조를 비판하는 논객이 우버나 카카오 카풀을 신시대의 바람직한 산업발전상으로 평하는 모습이 그렇다.

 

여론에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할까? 까르푸/신세계/롯데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우버/카카오/그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어딘가 새로운 시대의 흐름 같고, 대단한 IT기술이 바탕에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도 구조가 생경한 사업모델에 대해서는 기존의 전통적 대기업의 사업과 동일한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까.

 

버나 그랩에 비해 카카오는 이 사업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미 대기업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유사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이들을 경영진으로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우버/그랩과 동일한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 카카오 카풀이 사회에 일으킨 파장을 보면 차이가 어느 정도 증명된 것일 텐데 말이다.

 

대기업이기술시대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기업친화적/신자유주의적/독점지향적 산업구조의 이미지세탁하고, 마치 소비자 친화적인 윤리적 사업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기술을 체득해가는 것은 아닐까. 만약 이번 사태가 현재의 여론에 못 이겨 부분적으로라도 카풀 사업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결정된다면, 대기업들에게 아주 좋은 이미지 세탁과 위장전례로 남을 것이다.

 

 

 

3.생활문화 - 일회용 규제와 종이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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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월부터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 매장 내에서일회용 컵 사용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언론은 무차별 폭격을 날렸다. 상당수는 최저임금 상향조정과 같은 맥락에서 정부를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정책을 사용했다.

 

몇 달이 지난 현재,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사실상의 차이는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자 그걸 말로 한 번 확인해야 한다는 정도다. 기존에는 일회용 컵이 기본 전제였다면 이제는 종종 점원에게 다시 한 번 대답하는 정도.

 

나는 시기보다 조금 이른 때에 철제 텀블러를 구입했다. 중국의 재활용 폐기물 처리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차이나>를 보고 나서였다. 어린 아이들은 산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 속에서 뛰어 놀고 쓰레기를 장난감 삼아 갖고 논다. 쓰레기를 태운 열로 밥을 지어서 식구가 둘러 앉아 밥을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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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난, 분리수거만 하면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별다른 위해가 되지 않는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분리수거가 쓰레기도 결국 쓰레기라 어딘가에 버려져 산처럼 쌓인다. 쓰레기 산은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을 밖에 없는 사람들의 처절한 보금자리가 된다.

 

 

2017 중국 정부가 폐비닐 종이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는 정책을 시행했을 , 우리에게 직접 발생한 불편함을 생각해보면, 역으로 그간의 편리함은 다른 누군가에게 빚을 지우면서 누려왔다.

 

환경보호, 생태주의, 유기농, 채식주의 같은 생활문화는 다양한 유래를 지닌다. 일부는 종교 기인하기도 하고, 일부는 60년대 히피즘에 뿌리를 두기도 한다.어느 한편에서는 식료품 사업의 마케팅 구호로 이용되기도 한다. 유래가 다양하기 때문에 대중은 서로 다른 인상을 는데, 대체로 부정적이다. 배부른 소리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대의 이러한 생활문화는 결이 조금 다르다. 포괄적으로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 윤리적(Ethical) 소비 등과 붙어다닌다. 생활문화에 대한 인식과 의미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이 인간 외의 생태계 뿐 아니라 인간 자체를 위협한다는 것을 경험해온 것도 있고, 인간의 행위와 환경오염의 인과를 정확히 이해하게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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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활문화의 기준은사람이다.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착취당하는 사람이 있는지, 비참한 환경을 떠안는 사람들이 있는 지를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 거. 다른 기준은 산업주변 생활터전을 위협하는 가. 예를 들어 주변 토양을 황폐하게 만드는 구식 가축농장은 지속가능성이 낮다. 가축의 배설물 폐기물이 오염시킨 환경이 가축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기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속가능성과 윤리성은 국제사회적으로나 시장경제에서나 존재감을 높여간다. 유럽 국가들의 주도로 내연기관 차량 감소계획, 친환경에너지 보급계획, 지속가능성 수준에 대한 실질적 규제 도입 계획 등이 발표되었다. 일부 기업은 자신들이 지속가능성과 윤리성 기조를 추구하고 성과도 내고 있다는 사실을 홍보한다. 이는 사업 성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속가능성을 어필하는 것이 사업에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는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커피농장에서의 아동착취환경오염, 매장운영에 있어서의 노동자 문제, 골목상권 침해 . 글로벌 대기업이 대부분 윤리적 비난을 쉬쉬하는 것에 비해 스타벅스는 꾸준히우리는 이런 비난을 받았지만 이렇게 해결했다 식으로 대응해왔다. 10년 간의 꾸준한 변화 덕분에 2017년 Ethisphere에게 '2017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상'을 받기도 했다. 물론 이면에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비윤리적 기업으로 불리던 스타벅스가 이런 받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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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한국에서도 기조를 유지한다. 일회용 규제에 적극 동참했고 최근엔 종이빨대를 도입했다. 아무래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더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불편함'에는 음료를 마실 때의 불편함 뿐만 아니라 평소 플라스틱을 일상적으로 써오던 생활양식에 대한 지적처럼 느껴진다는 심리적 불편함도 포함될 것이다.

 

지속가능성과 윤리성은 점차 확대되는 생활문화이자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다. 과거의 이상적인 환경운동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기준과 목적, 영향력을 지닌다. 만약 한국이 새로운 생활문화에 대해 유별나게 적응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지속가능성과 윤리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시장으로 분류될 것이다. 바로 점에서 일회용 컵 규제에 대한 냉담한 사회반응을 미래에 재평가될 사건으로 (다소 무리하게)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