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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대박, 지금은 쪽박 UBER

 

공유경제 Sharing Economy’라는 용어를 처음 학계였는데, 언제부턴가 차나 공구같은 내구재이면서 가끔 쓰는 물건을 빌려 주며 영업하는 사람들이 공유경제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차를 빌려 주는 사업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제주도에 놀러 가면 차를 빌려 쓰는 렌터카 회사. 짧은 시간 동안 그리 넓지 않은 활동 영역에서 차를 빌려 타려는 이들에게는 특정 장소에 차를 반납해야 하는 전통적인 렌터카는 돈도 시간도 낭비인, 후진 서비스였다. 소비자들가 느끼는 불편함은 수요. 기업은 소비자의불편함 해소해 있는 서비스나 제품이 수익성이 있어 보일 때 기꺼이 시장에 뛰어든다. 이런 시장을틈새시장(Niche Market)이라고 한다.

 

2000년에 들어서자 그런 서비스를 해주는 업체들이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아주 렌터카 회사 Avis 자회사인 짚카(Zipcar), 메르세데스-크라이슬러 자동차 그룹 계열인 카투고(Car2Go) 등이 그런 회사다. 이때만 해도 이들을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 그냥 단기 차 임대 회사 정도라 생각했고 회사들도 지금의 우버같은, 업계의 고민거리가 되지 않았다. 

 

공유경제라는 용어는 2008년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오픈소스(Open Source) 리눅스처럼 나은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다른 개발자들이 무보수, 자발적 참여로 기술을 개발하여 향상된 소프트웨어를 공유함으로써 집단은 물론 개인에게도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만드는 일들이 벌어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였다. 차나 공구를 빌려 주는 사업들을 위해 생긴 용어가 아니었다.

 

(일설로는 2008 하버드 법대의 컴퓨터와 인터넷과 관련된 디지털 지적재산권 분야의 전문가 로렌스 레식Lowrence Lessig이라는 교수가 처음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미국 내에서 말이 많다. 이런 기업들이공유경제라는 용어로 소비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을 우롱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학계와 유수의 언론들이 나서 이런 기업들은접근 경제 Access Economy’라는 새로운 용어로 묶어 사용하자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짚카나 카투고, 우리나라의 쏘카 같은 단기 차량 임대 사업자들이 등장하고 사이비 전문가들, 기업홍보가들이공유경제라는 이름표를 붙여 어도 세계 주요 대도시의 택시업계나 정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차만 빌려주니 기업들의 경쟁자는 기존렌터카회사이고 어찌 보면 개인이 소유하는 승용차의 수도 줄일 있을 것처럼 보여 좋은 이미지까지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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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2009년에우버 등장했다. 2009 미국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터져 실업자가 10% 넘어선 시절이었다. 고급 승용차를 몰던 금융가의 실직자들이 대량으로 거리에 쏟아져 나온 때이기도 했다.

 

우버라는 회사를 시작한 이들은 원래 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의 컴퓨터 자원을 직접 연결하는 서비스(Peer to Peer 혹은 P2P) 돈을 왕창 이들이었다. 그들의 눈에 실업자가 고급 차량의 소유자들, 사람마다 들고 있는 스마트폰,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는 무선 네트워크 환경이 조합된 대박의 사업모델이 그려졌는데 그게 바로우버Uber’.

 

우버에 대한 시장의 초기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벤츠, 비엠더블유(BMW) 같은 최고급 차로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이들이 택시 서비스를 해주니, 언론도 긍정적이고 전통적인 택시 서비스에 실망한 소비자들도 관심을 보였다. 우버 스스로도 자신을 카풀(Carpool) 혹은 자동차 공유회사(Car Sharing Company) 언론 플레이를 하며 세계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소비자도, 우버 운전자도 모두가 행복해지는 천국에 이르는 꽃길일 알았다. 택시산업은 어차피 사양산업이고 경쟁을 통한 적자생존은 경제계에도 적용되는 보편적인 진화 법칙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때는 차와 함께 소유자의 노동력까지 번들로 묶어 제공하는, 기존 택시 서비스와 하등 다를 없는 그 수입 모델 자체가 우버에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은 흔치 않았다. 검증되지 않은 운전자들에 의해 각종 폭행 사건이 벌어지고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처음에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던 언론도, 정부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우버와 기존의 택시업계는 점점 거칠게 싸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난 10년을 보내는 동안 택시회사도 타격을 입었지만 가장 타격을 입은 이들은택시 운전자들이었다. 우버의 등장으로 뉴욕의 옐로우캡 택시 운전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급기야 8명이나 자살하자, 뉴욕 당국은 우버와 같은 택시 서비스를 있는 승용차 영업면허를 이상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 뉴욕에 앞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유럽에서도 이미 우버를 택시 서비스로 규정하고 운송 관련 법의 적용을 받게 하였다.

 

자율 자동차와 관련된 기술을 제외하면 우버 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운영 시스템과 네트워크 기술은 요즘 시대에 사용하는 일상적인 수준의, 별로 새로운 것이 없는 기술이란 말이다. 우버 덕분에 신자유주의자들이 입에 달고 사는 파이 이론’, 파이를 크게 키워 함께 터지게 먹자는 이론도 허구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공급자가 늘어 파이가 커진 예는 없었다.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공급 증가 속도가 빠르면 종국에는 모든 시장의 참여자들은 배를 곯게 된다는 것은 아직 폐기되지 않은 경제학적 공리 하나고 오래 전부터 '공황'이라는 경제 현상으로 우리가 실제 경험한 역사적 사실이다. 우린 우버나 카카오 카풀 사건을 겪으며 이를 재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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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겨우 3,400원을 번다고?

 

뉴욕에선 우버나 리프트(Lyft) 통해 영업을 하는 승용차 영업사업자의 수가 2018 상반기 10 명을 넘어섰다. 2016년에 비해 59% 증가한 숫자다. 원래 우버의 논리라면 파이도 커지고 운전자들의 소득도 늘었어야 하는데 현실은 수많은 경쟁자들 때문에 쪽박을 차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보수 경제지 포브스는 3 2일에 메사추세스 공대 에너지 환경정책연구센터(MIT Center for Energy and Environmental Policy Research)에서 수행한 차량 호출 서비스의 운전자들의 수입에 관한 연구 내용을 보도했다. 연구는 운전자 개인이 영업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제외하면 이들의 수입은 시간당 3.37달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였다. 시간 일하면 한화로 3,400 남짓 버는 것인데, 이건 대한민국 현재 최저임금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사태가 이지경이 되자 각국의 정부는 차량 호출 서비스에 종사하는 운전자들에게 업체가 최저임금을 보장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뉴욕시는 내년부터 우버 운전자들에게 시간당 17.55달러의 최저임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우버 운전자들 본인이 차를 운영하기 위해 드는 유류비, 보험료와 같은 비용과 세금을 생각하면 이들이 돈을 받아도 15불을 최저임금으로 받는 택시 운전자보다 소득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상소법원도 지난 2018 12 19일, 우버 운전자들은 우버의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우버 운전자들의 소득이 최저임금은 받을 있는 길을 열었다. 물론 우버와 관련된 이런 뉴스들은 대한민국의 조중동 같은 수구언론들이나 사이비 경제지에서는 절대 찾아볼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적자생존이건 뭐건 여하한 이유로 기존 택시산업이 사라지고 우버만 남게 되면 어떻게 될까? 우버 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에 의존한 운전 노동자들이 기존 택시 운전 노동자들보다 적은 소득으로 생활고를 겪는 것이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 답은 뻔하다. 마지막 남은 보루 소비자 편익 역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것이고 남는 , 택시 운전기사보다 10배나 증가한 저임금 운전 노동자들이 것이다. 나아가 완전 자율 운전 차량으로 이행하면 택시 운전기사보다 배나 많은 실업자들이 생겨나게 것이다. 그때 가면 우리가 함께 나누어야 하는 고통이 10 넘게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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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독점을 만드는 모범답안

 

글이 길어지지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뉴스가 하나 있다. 지난 4 우버가 동남아시아에서 자신의 사업권을 경쟁업체인 그랩(Grab)에게 넘기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덕에 그랩은 동남아시아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얻게 되었다. 언뜻 보면 기업이 이상 사업을 하기 싫어 다른 경쟁 기업에게 사업을 넘기는 거래를 것으로 보인다 거래로 기껏해야 독점기업이 하나 생긴 정도로만 보인다. 독점기업이 생겼다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거래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캐러비언의 해적에서나 봄직한 크라켄이 한 마리 버티고 앉아 있다.

 

우버와 그랩의 대주주는 다름 아닌 일본에서 통신사업으로 기사회생한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와 그랩 뿐만 아니라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 인도의 올라(Ola) 등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거래를 통해 우린 19세기 산업화 이후 덩치를 키운 거대 자본들이 독점기업을 만드는 전형적인 방법, 한쪽 주머니에서 다른 주머니로 동전을 몰아넣는 것을  보게 것이다.

 

사업권 거래를 하며 그랩은 우버 운전자들을 모두 승계하기로 했다며 마치 모두가 윈윈하는 구도의 그림을 그리려 했다. 물론 그림 솜씨가 별로 좋지 않아 잡색이 캔버스에 번지기 시작했다. 우버에서는 소득과 직결되던 우버 운전자들의 경력이 그랩에 인수되면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쓰레기가 되었다. 우버에서는 경력 길고 평점이 좋으면 우버로부터 수수료를 깎아 주는 인센티브를 받았지만 그랩 인수와 동시에 그간의 경력과 평점은 없애 운전자는 배고픈 걸로, 회사가 떼어가는 수수료는 25% 올려 회사만 배부른 걸로, 결정되었다.

 

이런 보통구조조정이라고 한다. 인력을 줄이는 것만이 구조조정은 아니다. 회사의 수입구조를 바꾸거나 부서를 통폐합 혹은 분할하거나, 다른 회사를 집어삼키는 모든 행위가 구조조정이다. 모르긴 몰라도 경영자 혹은 대주주의 눈에는 우버가 초기 사업 확장을 위해 구사한 사업 방법과 수익모델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하기야 우버는 변변한 수익모델이란 아직 없다. 매출은 느는데 규모가 커지며 적자행진을 계속 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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