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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의 진하고 구린 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전국으로 보면 서울, 세종, 경기도 투기지역들도 하락세에 접어 들었으며, 그 외 지역은 서울, 경기도 지역에 비해 하락속도가 10배 정도 더 급격해졌습니다. 산업 시설이 몰락한 지역은 하락세가 더 가파릅니다. 그나마 각 지역 내 전통적 수요처는 가격 방어가 되었는데 이 마저도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출 원리금을 갚는 와중에 세입자나 구매자는 나타나지 않고 가격을 내리자니 주변 집 주인들이 집에 찾아와 깽판 춤을 추고요.

 

대세적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주택 담보 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대출액은 크게 줄지 않고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빚내서 무리하게 집 산 사람들은 모든 담보와 신용을 쥐어짜서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것이지요.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던 것입니다. 원리금 상환 압박이 커지는 와중에 임금이 오르면서 개인의 디폴트 위험을 분산시키거나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이 되었으니까요.

 

 

 

1.

1년 전에 투기세력들이 지방 아파트들을 정리하고 서울로 모이면서 서울 물량이 동이나 한동안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옆에 있는 경기도 아파트들까지 무분별하게 호가를 올리면서 가격 방어에 총력전을 펼쳤고요. 그때 아파트 구입하셨던 분들 괜찮으시려나 걱정이 됩니다.

 

투기 세력들은 꼼꼼하게도 과열지구를 피해 대거 지방으로 분산돼 퍼지면서 언제 우리 동네도 폭등의 꿀맛을 맛보나 싶었던 수십년 된 지방 아파트들에게 강력한 수도권 발, 부동산 뽕을 꽂아 가격 뻥튀기를 시전하며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1년이었습니다.

 

이렇게 거래 호가가 폭등해 버리면 그 자체로 거래 경직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누구도 집을 내놓지 않게 됩니다. 거래 자체가 없이 생겨난 호가일 뿐이지만 이는 그 지역 아파트 가격, 그 자체가 돼 버립니다. 이런 이상한 거래에 따른 거래 경직은 수년 혹은 수십년 간 거래가 활발하지 않던 지방에서 더 쉽고 크고 깊게 나타납니다.

 

세력들은 가격 변동 전에 특정 지역 아파트 몇 채를 구입하고 인위적으로 조작된 의심이 드는 가격 폭등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마치 지금 이 지역의 집을 팔면 바보라는 인식을 심어 주면서 가지고 있으면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라는 환상까지 심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이 이 낚시에 완전히 걸려들었을 때 낚시 작업 전에 싸게 구입해 놓은 아파트를 파는 것이지요. 내 놓은 아파트는 어이출타한 가격이지만 오른 가격 그대로 아주 쉽게 거래됩니다.

 

마지막에 산 사람이 나가리 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의 경제 규모에 맞지 않게 폭등해 버린 가격은 그 지역 사람들에게 그릇된 기대와 믿음으로 '종교화' 되면서 지역 거주민 스스로가 충성스러운 호가 방어의 호위병이 되어 세력이 떠난 뒤에도 호가가 떨어지지 않는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외부인은 물론이고 인접 지역 사람들까지 비정상적 폭등 지역을 외면해 버리는, 완벽한 거래 절벽이 나타나고 고착화 돼 신규 인구 유입은 고사하고 나아가 지역 자체가 죽어버리는 것입니다. 심각한 것은 해당 지역의 활력이 꺼져버렸음을 그 지역 사람들은 인정하지도 고치려고 하지도 않게 된다는 것에 그 심각성은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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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부에서는 공시지가 현실화를 통해 세입구조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이미 올라버린 아파트 가격 억지로 끌어 내리려고 하다가는 정치적 역풍은 물론이고, 자칫 경제 위기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하락을 강제한다기 보다는 대출을 조여서 반드시 아파트가 필요한 실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의 성격을 바꾸고, 세금 부과 정책을 손 보면서 집 주인들이 스스로 가격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주고 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 본다면 아파트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궁극적으로 GDP 하락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서 국제 신용도 유지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주택 가격은 인플레이션 수치의 궁극점으로 GDP와 거의 비례하게 나타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미 올라버린 아파트 가격은 강제로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내 변두리에 위치한 아파트를 최정점에서 구입했다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고 계신 분들은 나와 나의 아파트가 운명을 공유할 운명 공동체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셔야 할 시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과 직업 구조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허송세월 보낸 탓에 인공지능 중심의 4차 산업에 전혀 대비돼 있지도 않고, 200만원 이하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 노령화와 노인 빈곤은 가속화 되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평균 0.9명이 코 앞입니다. 비혼은 이제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인 상황에서 수십만 채씩 이미 완공돼 솟아 있는 아파트들에게 사람의 체온이 온전히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작년에 시행된 DSR 이후 다주택자들의 대출은 거의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은행에서 두 채 이상이라고 하면 바로 뺀찌를 놓는 상황이고요. 두 채 이상 주택, 아파트를 가진 투기 성격의 집주인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겁니다. 양도세 중과 세금 폭탄도 폭탄이지만 처분하려고 하면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량으로 인해서 대출이 물려 있는 아파트를 제 값 받고 팔 수도 없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잡기 힘들거라던 전문가들의 예측은 점차 빗나가고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 상승은 무분별하고 자유로운 대출을 먹고 자라납니다. 대출이 막혀있고, 중과세가 시행되고 DSR이라는 더 큰 대출 장벽까지 닥친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면 그것이 정상일리 만무합니다. 스스로가 판단하기에 지금의 선택이 재산 증식의 마지막 희망은 고사하고, 마지막 먹튀의 캠프 파이어 불쏘시개가 돼 버리는 것은 아닌가 아주 심각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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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람이라면 누구가 가지고 있는 주거 안정에 대한 본능과 재산 증식 심리를 자극해서 손쉬운 GDP 유지, 국가 신용도 유지에 열을 올렸습니다. 그러니 정상적인 경제 흐름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틀릴 수 밖에요. 지난 두 정권이 해온 부동산 정책은 지도자라면 해서는 안될 일이었습니다. 혹시 아직도 문재인 정부 때만 버티면 뭔가 부동산 폭등의 광명이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계십니까? 정권이 다시 이명박, 박근혜 때로 바뀌길 바라고 있진 않으신지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종착역은 부동산 세입 구조의 대대적 개조와 보유세의 안정적 정착입니다. 가격 하락을 강제하거나 유도하고 있다는 착각을 굳건하게 믿고 계시는 분들도 있던데요. 현 정부는 가격 하락을 강제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출이 막힌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 양극화가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유세 도입에 따른 조세 저항을 없애기 위해 어쩌면 반드시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서울 특정 지역에 보유하고 계시거나 영혼까지 끌어모아 어렵게 어렵게 들어가신 분들 좋아할 때가 아닙니다. 거래가격 조작하다가는 보유세 폭탄은 기본이고 국세청과 검찰청 견학까지 강제로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놓은 외통수, 시대적인 거대한 외통수에 걸렸습니다. 부동산의 불로소득을 맛 본 사람들, 삶 속 깊숙히 침투한 50년 넘은 전국민적 카르텔, 김대중의 시대가 끝나고 노무현의 시대가 왔을 때 손으로는 노무현을 뽑았지만 마음은 이명박근혜를 그리고 있던 사람들. 그건 저와 당신과 우리들입니다.

 

김대중의 민주화 열망과 노무현의 희생이 문재인을 만들었으나 아직도 우리 마음 속에는 부동산, 부동산, 부동산을 위한 이명박근혜가 남아 있습니다. 이 거대한 카르텔은 어쩌면 문재인이 내 집, 내 땅, 내 부동산 가격을 띄워 줄 거라는 기대이거나 비록 문재인이라도 깨부수지 못할 거라는 불로소득의 구린내 나는 향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강화된 보유세 기준과 현실화 된 공시지가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지역에 우선 적용하면 불로소득에 대한 올바른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로 인해 정치적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고, 혹여 반발이 나타나더라도 매우 국지적 저항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양극화의 반사효과로 분산돼 있던 부동산 자산을 한 곳으로 모으는 과정에서 투기세력의 정체가 노출되고, 이로 인해 각종 부정이 드러나 그 동안 누가 투기 세력이었고 어떤 편법이 동원됐는지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수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세청이 너무 바빠진 것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월세 사는 사람도, 전세 사는 사람도, 심지어 여관방에 사는 사람까지 종부세의 '종'자만 들으면 자다가도 일어나 경기를 일으키니까요. 조세형평상 보유하고 있으면 다 내도록 하는 것이 맞고 세율은 공시지가나 실거래가 기준으로 눈에 띄게 세분화하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1년, 가격이 갑자기 폭등한 지역은 그 지역의 수요가 폭발해서 진짜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없는지 아니면 뻥카로 띄우고 있는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부동산 가격이 가시적으로 이미 떨어진 지역은 최소 2~3년 전부터 지역 기반 산업 시설이 붕괴된 곳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지역 경제 붕괴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양극화에 따른 시장 가격 변화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사실 더 심각한 문제이기도 하고요. 정부가 실수요자인 선량한 서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산업 시설 철수에 따른 지역 경제 붕괴와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 분산된 부동산 자산의 일원화에 따른 역공동화로 인한 외곽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을 모니터링하고 하락이 붕괴로 이어지지 않게 양극화에 따른 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잘 컨트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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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재인 정부는 이미 높아진 아파트 가격으로 인해서 신규 유입이 어려운 신혼부부나 젊은 층에게는 국가가 시행, 시공하는 장기 저리 공공임대 주택 사업을 확대해서 문제를 타파해 나가고 있습니다. 만약 컨트롤에 실패해서 자칫 공공임대 주택 확대가 또 다른 투기 요소로 부동산 카르텔을 자극하게 되면 신규 공공주택과 기존 아파트들 간 양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대비할 새도 없이 가격 폭등과 붕괴가 일시에 일어나 일반 서민들에게 다시 한번 좌절과 박탈감을 안겨 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우리 자신 또한 혹시 다시 이명박근혜 같은 부동산 경기를 띄워 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내부를 들여다 봐도 내 새끼만 정규직 취직 시켜주고, 내 집 값만 한번 더 펌핑 시켜준다고 하면 한번 더 그쪽에 표를 던질 사람들이 절반 이상이라는 것에 우리는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정치적 네거티브로 문재인 정부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고 섣부른 정권 심판으로 지금의 정책 기조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고, 일순간 바뀌고 끊기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궁극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정부 세입도 늘어나는 구조로 이를 다시 서민에게 환원하는 사이클이 현 정부가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 정치 지원이 필수이고 5년, 10년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지선, 총선은 물론이고 다음, 다다음 대선까지 문재인 정부가 남긴 부동산 정책의 유산을 계승하고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 동안 전세계 어느 나라도 폭등한 부동산 가격을 안정적으로 연착륙시킨 성공 사례는 없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 불가능한 일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부동산과 아파트에 대한 생각의 물길을 완전히 바꾸어 버릴 만큼 크고, 거대한 파도와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의 임금 상승을 통해 금리 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 압박을 이겨 낼 수 있는 자본력을 지원하고, 자칫 경제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가격 하락을 막아내면서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부동산과 아파트가 재산증식의 궁극점이 아니라 안정적 주거를 통한 안락한 삶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국민적 인식의 변화까지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는 두려움, 하지만 의심하지도 흔들리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 길이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나는 지금의 정책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