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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콜트콜텍 사람들이 싸우고 있어요. 10년째 싸우고 있어요. 얘기 좀 들어달라고. 얘기 좀 해 보라고.


그런데도 말 한마디 듣지 못해서 사람이 45일 동안 굶다가 쓰러졌어요. 다른 사람이 바로 이어서 굶고 있어요. 여러 사람이 동조 단식 하고 있어요. 그런데 내 주변에선 아무도 몰라요. 아무도 얘기를 안 해요. 다들 알아주세요.


여기 사람이 아직도 싸우고 있어요.

우리 중에 아직 싸우는 사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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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 “김무성 대표 노조왜곡 사과하라”…콜트 지회장 무기한 단식 35일째 (링크)



콜트콜텍에 대해서 짧게 정리된 기사입니다. 별로 안 기니까 한 번씩 읽어주셨으면 해요. 그래도 귀찮은 이들을 위해서 석줄 요약하자면,




1. 콜트콜텍은 기타 회사. 가성비가 좋아서 세계 기타시장 30%를 우적우적. 슈퍼 대 성장.


2. 좀 컸다고 악기 공장을 동남아로 옮기고 한국 공장 폐업. 직원 다 자름. 노동자들 10년째 부당해고 투쟁 중.


3. 그런데 김무성 대표 왈, 콜트 완전 잘나가던 회산데 노조가 강성이라 회사 망했다고 함. 사장은 현재 연 수입 100억 찍고 있다고. 노조 딥빡. 새누리당사 앞에서 릴레이 단식농성. 45일째 첫 단식자가 쓰러지고, 현재 2번 타자 진행중.




콜드콜텍 분들이 계신 여의도에 갔다 왔어요. 아, 거기 뭐하러 갔냐면, 독투 정불 여러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왜 저 쇼핑몰 열고 딴지 게시판에 흥보했었잖아요? 이제 한 열흘 지났는데, 바지 백 벌 넘게 팔린 지 조금 됐어요. 지금 한 백이십 벌.. 백삼십 벌 팔았나. 솔직히, 광고비랑 수수료 때문에 아직 손해 보고 있긴 한데. 그래도 딴지스, 딴게이들이 마수걸이해주셔서. 전망은 괜찮을 것 같더라구요(괜찮아질 때까지 버텨야 말이지만).


뭐 여튼. 근데 개인적으로 좀 가오가 상하긴 했어요. 딴지가, 그래도 내가 어릴 때부터 놀던 데고, 독투는 내가 유일하게 활동하는 커뮤니티인데 거기다 광고해버린 꼴이잖아요? 오유나 엠엘비 같았으면 광삭-강퇴당할 일이에요. 고마움도 크고. 좀 쪽팔리기도 해서. 어쩔까 하다가 기부 좀 해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딴지에 연재하는 김현진 작가 트윗 보니까 콜트콜텍 동조 단식 중이더라구요. 7일 동안.


저 여자는 몸 상하게 뭘 맨날 굶고 글을 쓰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보고 있는데요. 세상에, 농성장에 난로가 없나 봐요. 되게 춥대요. 저 옷 파는 놈이라 잘 알거든요. 이번 주 중반부터는 영하로 떨어져요. 영하로 가는 순간 기모/패딩류 쭉 팔리는데, 왜 그러겠어요. 더럽게 추우니까 그러지.


아니,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뭔 굶는 사람이 춥기까지 해야 되나.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보니까 전에 단식 하시던 분이 45일 하고 쓰러졌다고 하더라구요(예수님도 단식은 40일만 했는데!). 그래서 세월호랑 밀양이랑 어디에 기부할까 생각하고 있던 중이였는데 콜트콜텍에 난로라도 좀 놔드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마침 제가 일하는 동대문 근처에 아웃도어 매장도 있어서 알아보니 부탄가스 쓰는 난로가 있더라구요. 이거면 텐트에서 쓰기도 괜찮고, 앉아서 농성할 때도 쓸만은 하겠네 싶어서 일단 난로 두 개 그리고 부탄가스 여덞 개 사서 드리고 왔어요. 한... 십사만 원 들었나? (딴지스가 옷 팔아준 돈에서 천 원씩 빼서 산 거에요. 혼자 안 먹었으니 안심하시라. 내가 돈은 없는데, 가오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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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가서 주무실까봐 걱정했는데, 미리 문의 드렸더니 저 오기를 기다려 주셨어요. 한 30분 앉아서 상당히 환대받고 나왔습니다. 잘 시간인데. 귀찮았을 건데.. 그래도 즐거웠네요.


농성장 나와서 한강 둔치 주차장까지 걸어갔습니다. 굉장히 오래 걸어갔는데, 날씨가 꽤 추워서 여의도에는 칼바람 불더라구요. 무스탕을 입고 갔는데도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어요.


칼바람 맞으면서 쪼끔. 울었습니다.

억울해서.


아니 일하는 사람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 추운데 나이도 육십 가까운 사람들이 천막 치고. 난로도 없이 40일 넘게 굶어가면서. 한 명 쓰러지면 다음 사람이 이어 굶으면서 시위를 해야 돼요?


와.. 진짜. 젊은 시절 다 바쳐서 명품 기타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산업 재해에 박봉에 난리가 나도 열심히 일한 사람은 회사 다 짤리고 길바닥에서 싸워, 사장은 생산 노하우 만들어준 직원 다 짜르고 싼 맛에 동남아로 공장 옮기고 연 100억 씩 벌어, 근데 여당 대표라는 사람은 일하는 애들이 강성이라 한국 회사 망했다고 거기다 욕을 해. 진짜 더럽더라구요.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는지.


미안해서. 부끄러워서 울었어요.


나도 회사생활하고 사회생활하면서 더러운 꼴 봤다면 꽤 봤고, 당했다면 꽤 당했는데, 난 나보다 힘 있고 돈 있는 사람하고는 한 번도 재대로 안 싸웠거든요. 매번 피하고, 흘리고, 숙이고. 도망쳤지. 싸우면 힘드니까. 돈을 못 버니까. 피해를 보니까. 적당히 잘 넘어가고. 되는대로 피해가고. 난 그게 사회생활하는 건 줄 알았어요. 근데, 이 형들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10년 싸운 사람들.

싸우는 게 이기는 거라고 말하는 사람. 45일씩 금식하고 실려 간 사람.

실려 가자마자 뒤를 이어 단식하는 사람. 같이 싸우자고 같이 굶어주는 사람.

사람 챙겨주고 웃게 해주는 사람. 매번 달려와 싸워주는 사람. 이 사람들과 함께하는 많은 사람들의 흔적들.

그 사람들 만나니까, 알겠더라구요.


아 나는 그냥 도망친 거구나. 이 사람들이 내가 도망친 데서 싸우고 있었구나.


니가 아무리 힘이 있어도, 돈이 있어도, 사람 함부로 대하면 가만히는 안 있겠다고, 10년을 싸워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도 남들이 신경을 안 써줘도 이겨도 얻을 게 없어도, 니가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한은 되도 않는 소리를 하는 한은. 절대로 그냥 숙여주지 않을 거라고.


내가 한 번도 안 싸우고 도망친 곳에서. 그 형들이 싸우고 있었어요.

10년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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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콜트콜텍 + 문화행동


너무 미안하더라구요.


내가 싸웠으면, 다 같이 싸웠으면, 어쩌면 저 형들이 10년은 안 싸워도 됐을 것 같아서.


다들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여의도 새누리 당사 앞에. 콜트콜텍 사람들이 있어요. 김무성 대표가 이 사람들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고, 동남아에 공장 내고 한국 회사는 폐업하고 직원 잘라버린 그 회사가 이 사람들 때문에 망했다고 했대요. 그래서 화가 나서, 해명하라고. 이야기 좀 해 보라고 앉아있는 건데. 얘기하나 듣자고 45일을 굶다 쓰러져도. 찍소리 하나 없나 봐요.


어떻게 사람이 45일을 굶다가 쓰러지고, 뒤를 이어서 바로 또 굶고. 이 사람 저 사람 와서 소리를 지르고, 이런 저런 언론에서 열심히 써 주는데 이렇게 아무도 모를 수가 있어요? 어떻게 이런 게 티비에도 안 나오고, 네이버 일면에도 없어요. 이게 말이 돼요?


부탁드릴게요. 콜트콜텍 노동자들 한 번만 도와주세요. 이 겨울 동안 새누리당 앞에 들어간 난로가 저 두 개가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드리고 온 난로가 화력이 약해요. 난로 두개 돌리면 당분간은 버틸지 몰라도, 영하 십도쯤 가면 어림도 없어요. 그 비닐 텐트가 따듯하려면 좀 더 쓸만한 물건이 있어야 할 거에요.


거기다 부탄 한 통이면 세시간 밖에 안 간대요. 마트 최저가가 부탄가스도 한 통에 2500원인데, 난로 두개 돌리려면 하루에 열두 시간만 돌려도 난방비가 만 원이 들어요. 난로 받으시고 고마워 하시면서도 부탄가스비 걱정하시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저도 일단 부탄가스 조금 더 지원하려고 하지만, 지금 지구멸망까지 삼백 만 원 상태라(...) 겨울 끝날 때까지 계속 감당은 못 해요. 그 사이에 제 장사가 크게 대박칠 것 같지도 않고.


제가 가오는 있는데 돈은 없어서.. 이거 보시는 분들. 부탁드릴게요. 제가 파는 옷 안 사셔도 돼요. 옷 한 벌 덜 사시고 콜드콜텍 노동자 한 번만 도와주세요. 그 형님들, 그 누님들 안 추웠으면 좋겠어요. 한 번만 도와주세요.


굶는 게 싸움이니, 단식은 어쩔 수 없지만, 단식하는 사람이 추운 데 있으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잖아요. 부탁드릴게요. 다들 나이도 적지 않은 분들인데 체력이나 마음이나 많이 지치셨어요. 그래도 웃고 하내려고 하시는 분들, 최소한 추위는 막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콜트콜텍 노동자분들에게 꼭 관심 부탁드려요.




cortaction.tistory.com


콜트콜텍 + 문화행동 블로그에요. 지금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그려내고 있어요. 방문해 주시고, 알아주시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겁니다.


facebook.com/NoCort2000

twitter.com/NoCort


SNS에도 콜트콜텍 공대위가 있어요. 트위터의 경우 매일, 실시간으로 꽤 많은 정보를 보내고 있네요. 리트윗 해주시기만 해도 굉장히 고마워하실 거에요. 뭔가 도움을 주실 만 한 일이 있으면 이쪽으로 물어보셔도 좋겠네요.


문의 - 010 7711 3948 (이두찬)

후원 - 외환은행 620 216112 483 (이은성)


블로그에 기재되어 있는 후원계좌에요.




물론 입금이 최고의 연대지만, 10년 싸우면서 관심도 많이 빠지고, 동지들도 많이 흩어져서 굉장히 힘들고 외로운 싸움 하고 계신 분들이에요. 이런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걸 알아주시기만 해도 너무 감사하고, SNS나 주변에도 알려주시고, 공대위 쪽이나 블로그에 따듯하게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농성장에서 공연도 하고, 벼룩시장도 있고, 매일 매일 시민들과 즐기면서 싸울 만한 행사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괜찮으신 분들은 여의도 새누리당 앞 농성장에 한번 들러주시면 정말 많이 힘이 될 거에요.


마지막은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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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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