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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전단지와 제한되고 왜곡된 정보로 학부모들을 선동하는 유치원의 의도가 보여 조목조목 설명드리려 합니다.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1. 사립유치원 원장은 자영업자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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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사유재산 인정?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나라가 언제 땅을 뺏으려 했습니까? 아니면 건물을 뺏으려 했습니까?

 

사립유치원은 비영리 기관입니다. 개인(교육, 학원)사업자도 아니고, 사장님도 아닙니다. 비영리사업체는 주주가 챙겨 먹을 수익을 남기면 안되고(영업잉여 노노함), 수익성으로 남는 금액은 규정에 따라 적립하거나 반환해야 합니다.

 

왜 사립유치원을 비영리 법인으로 관리하냐구요? 각종 혜택을 주면서 운영 부담을 줄여줄 테니 교육으로 '장사'하지 말란 얘깁니다. 원장이 유치원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급여를 제외하고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교육으로 '장사'하고 싶으면 학원을 차려야죠. 사립유치원 하시면 안 되죠?

 

그럼 내 땅에 내 건물 지어서 유치원으로 쓰는데 왜 사유재산 인정하지 않느냐?

 

나라가 그 땅 달라고, 건물 달라고 한 적 없습니다. 유치원으로 쓴다고 그 땅, 그 건물 나라에 환원되는 거 아닙니다. 심지어 철마다 건물 유지 보수하고, 증축하는 거 다 유치원 운영비로 쓸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개인 건물인데 나라돈으로 학부모들이 낸 교육비로 고쳐주고, 닦아주고, 더 세워주고 있단 얘깁니다.

 

내 건물에서 운영하는 거니, 유치원에 들어오는 돈은 다 내 돈이다?

 

이게 말이야? 방구야?

 

유치원에 들어가는 사업비 혹은 학부모 납부금은 모두 '목적'이 '분명'한 돈입니다. 그 목적대로만 쓰란 얘깁니다. 교육비는 교육에, 급식비는 급식에 쓰란 얘깁니다. 그걸로 니네 대출 갚고, 빽 사고, 여행 다니지 말란 얘깁니다.

 

유치원에 들어가는 돈이 다 무턱대고 원장 돈이 아니란 얘깁니다.

 

그럼 불쌍한 유치원 원장은 뭘로 먹고 사나?

 

아휴 걱정도 팔자시네요. 유치원장 급여 책정 스스로 합니다. 얼마나 받냐구요? 원장의 보수는 공무원 보수규정상의 공립교원 최고 40호봉인 481만 원보다 최소 두 배 이상 책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억대 연봉자들이예요. 그것만 받냐구요? 수당에 상여금에 급여성으로 많이들 챙겨가십니다. 가족을 행정실장으로 둔갑시켜 행정실장도 억대 연봉 만들어 줍니다. 그걸로 뭐라 그러지 않잖아요? 소득세 내고 신고하고 받아가는 급여, 공립 원장이 받을 수 있는 최고액보다 몇 배나 챙겨가도 뭐라 그러지 않고 있잖아요.

(참고 : http://www.jejusori.net/?mod=news&act=articleView&idxno=211105)

 

우리가 지적하는 건 그들이 챙겨가는 숨은, 검은돈이라는 거죠. "급식 주다가 남았으니, 내가 먹을게. 애들 책 사주다가 남았으니 내가 먹을게." 이런 돈을 지적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돈을 먹으면 안 돼요. '목적'이 분명한 돈이라고 했죠? 헌데, 이런 돈을 먹고도 소득세도 안 냅니다. 그런데 이런 돈이 수억입니다. 8천8백만 원 이상의 종합소득세율은 35%이고, 3억 이상은 40%가 넘습니다.  백천동에서 2년 반만에 5억 횡령하셨다는 그분, 부당 수익 인정되면 소득세 추징금만 2억이 넘습니다.

 

다시 말해, 먹으면 안 되는 돈을 먹고, 먹은 거에 대한 세금도 안 낸다는 게 문제라는 거죠.

 

그리고 '급식 주다가 남았다'라는 말을 믿나요? 수억 챙기려면 급식 '주다가' 남은 게 아니라, 급식 '안 주고' 남은 돈입니다.

 

 

2. 유치원은 학원이 아닙니다. 사립학교고 교육시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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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세우는데 수억, 수십억 들었으니, 해 먹어도 된다?

 

정말 이해가 안 되는데, 그렇게 내 맘대로 이윤을 남기고 싶으면(해 먹고 싶으면) 학원 차리면 됩니다. 법으로 규정으로 그러지 말라는데 원장님들, 구차하게 왜 이러나요?

 

원장들이 학원을 안 차리고 유치원을 차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학원처럼 무한 자유경쟁에서 살아남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무슨 말이냐구요? 이걸 이해하려면 유치원 인허가까지 가야 합니다.

 

원장님들, 자꾸 내 건물, 내 땅에서 유치원 한다고 내 맘대로 하겠다는데, 유치원 설립 인허가 받을 때 그러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었잖아요? 교육시설에 맞춰 건물 갖추고 인허가 받았잖아요? (교육시설 인허가 기준이 있는 건 골방에 수십 명 아이들 때려 넣고 열악하게 교육시키지 못하게 하려는겁니다.) 근데 설립인허가를 받는 게 그냥 원장님 건물 나라에 바치는 건가요? 아니잖아요? 그건 계속 원장님 소유예요. 하지만 유치원 용도로 사용하겠다고 허락을 받은 거고, 그 대가로 교육청에서 뭘 받았죠? "영업권" 받으셨잖아요. 왜 이 이야기는 쏙 빼시나요? 자유경쟁이요? 교육창의성이요? 그 영업권 독점하겠다고 국공립 유치원 확대 얘기만 나오면 거품 물면서 로비고, 집회고 난리잖아요? 아이들, 학부모들에게 선택지를 아예 줄 수 없다고 길바닥에 누우신 거잖아요? 

 

유치원 '설립허가(영업권)'가 얼마나 중요하냐면, 학원은 학원 옆집에 같은 학원 또 생겨도 되지만, 유치원은 유치원 옆집에 또 유치원 설립 허가 내주지 않아요. 반경 몇키로 내 취학 아동 수 고려해서 인허가를 내주죠. '이 동네 아이들은 너네가 먹어라'라고 교육청에서 보호해주는 거예요. 교육청은 학급수까지 지정하죠. '얼마나 먹어라'라고까지 정해줍니다. 유치원으로 쓸 건물이 있다고 신고하면 영업권을 받을 수 있는 구조죠. 그것도 꽤 안정된 수요를 나라가 보장해주는 영업권이예요. 영업하라고 나라에서 돈도 보태줍니다. 건물 그냥 내놓는 거 아닙니다. 유치원 설립이 개인투자니 당연히 맘대로 해도 된다구요? 자유경쟁이라구요? 어디서 구라를 치세요. 학원이세요? 학부모들 잘 모른다고 선동하지 마세요. 다시 말하지만 그러고 싶으면 유치원 접고 학원 차리시면 됩니다.

 

 

3. 유치원 운영하다 남은 돈 먹은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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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을 운영하다 돈이 남았다? 이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사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 교육비를 학부모들에게 과도하게 덤탱이 씌웠거나(과다 청구했거나), 써야 할 데 안 쓰고(먹이고 가르치고) 허리띠 졸라매서 챙길 돈을 만들었거나. 전자면 운영을 고의적으로 잘못한 거고, 후자면 정말 썩을 것들이죠.

 

경산에서 유명한 백천동 그 유치원은 결산서 기준으로 보면 아이들 하루아침 간식, 점심 급식, 오후 간식 다 합쳐서 1,000원~1,200원/1인 정도 쓴걸로 나옵니다.(이오 하나에도 4백 원 넘지 않나요?) 심지어 원장 가족도 유치원 윗층에 거주했다고 하니 거기에 원장 가족 식비도 포함되어 있겠죠. 그러니 달걀 세 개로 백 명 먹을 달걀국을 끓여 내는 겁니다. 연간 예산이 3~4억 규모 유치원이 이 년 반 동안 5억을 해드실 수 있는 겁니다. 운영하다 남은 돈 먹은걸로 보이나요? 아이들이 쌀 구경을 했다는 게 경이로울 지경인데요?

 

횡령이 아니다? 어제 JTBC 팩트체크에서도 나왔지만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하였다면 그 자체로서 불법"이다고 했습니다. 횡령이 아니라고 판결이 나온 이유는 국가 교부금이 아니라 지원금을 해 먹었기 때문이고, 학부모가 납부한 교육비를 해 먹었기 때문이죠. 횡령이 아니라고 법적으로 해석된다 해도 회계 집행 부적정(도둑질)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학부모들이 '부당이익반환청구' 소송을 건다면 돌려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하지만 푼돈 돌려받겠다고 수백, 수천 송사를 시작할 학부모가 없을 테고, 그걸 악용해 원장들은 쉽게 푼돈이 모여 수억이 된 큰돈을 꿀꺽할 수 있는 거죠.

 

 

4. 모든 사립유치원이 도둑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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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결과를 보셨나요? 여론으로, 교육청의 부당한 감사로 마녀사냥 한다고 하는데, 학부모들 바보 아닙니다. 행정처리 미숙인지, 정말 작정하고 남겨 먹으려고 했는지 모를 수가 없습니다. 교육청 감사가 빡세다구요? 어제 한유총 시위하고 로비하고 간담회 훼방 놓는 거 못 보셨어요? 학부모들은 교육청이 감사를 너무 성의 없이 설렁설렁한다고 항의해야 하는 겁니다. 심지어 2018년부터는 시도교육청 주체로 하던 감사를 유치원장이 주체가 되는 자체 평가제로 바뀌었죠. 존경할만한 로비의 결과예요. 경산 교육청에 수십 개 유치원 감사할 수 있는 공무원이 몇 명인지 아세요? 교육청마다 담당자 둘, 많아도 셋입니다. 그 사람들이 유치원 감사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하는 업무의 아주 일부분이에요. 그런데 이런 열악한 감사 환경에서 감사가 빡세고, 우리 원장이 스트레스라구요? 그냥 아이를 상어 입에 훌렁 던져 넣어 주고 싶으신 거예요?

 

근무하지 않는 직원 넣어놓고 월급 챙기고, 공사비로 수천만 원 지출하고도 공사된 게 없으면 이건 작정한 거 아닌가요? 적립금 적립 규칙 싸그리 무시하고 내 통장으로 들입다 넣은 거 보여주면서 '다 쓸 데가 있다' 이러면 돈 빼돌린 게 없던 일이 되나요? 그 남은 돈이 애들 밥 덜 주고 남겼는지, 학부모들 돈 잘못 거둬서 남았는지, 어디서 남기고 있는지, 어디가 부족한지 알고는 있나요? 그것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예산을 왜 짜고, 결산은 무슨 정신으로 하고 있나요?

 

 

5. 사립유치원 회계 기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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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을 위한 회계 기준이 없다구요? 원장들 입맛에 맞는 (마음대로 남겨 먹을 수 있는) 회계 규칙이 없는 거지, 비영리법인 회계,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다 있습니다. 그리고 회계 규칙의 원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용도에 맞게 지출을 하라. 교육비로 학부모들에게 받고, 교육비로 나라에서 지원을 받으면 교육비로 쓰라는 겁니다. 그 단순한 규칙을 몰라서 안 지키나요? 그 단순한 규칙이 잘못돼서 안 지키나요? 아니죠. 그러기 싫다는 거잖아요. 지금까지 관리가 부족한 눈먼 돈 잘 해 드시고 계셨는데 많이 알려지기 시작하니 싫다는 거죠.

 

학부모 교육 보조금을 국가에서 직접 받지 않고 학부모가 받아서 달라구요? 그럼 다 학부모 돈이니 유치원이 마음대로 해도 된다구요? 학부모 개개인이 부당 지출, 부당 수입에 대해 소송 걸지 않을 테고, 징계할 수 없으니 그러겠다는 거잖아요. 그렇게 학부모들은 알아도 당하게 만들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그 학부모들이, 본인들이 낸 교육비는 교육비로 써달라고 하고 있잖아요. 그게 지금 민심이잖아요. 이게 틀렸나요?

 

 

제가 드리고 싶은 얘기는 무작정 사립유치원 탓을 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최고로 좋아하는 유치원 담임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교사 급여는 공립 교사들 평균 급여에 한참 못 미치고 원장 급여는 수배에 달합니다. 교육비를 교육비로 쓰지 않겠다고 우기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전단지 만들어 나눠주면서 수십 년 깜깜이 돈주머니에 넣어왔던 그 시절 잃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로 끊임없이 금전 사고가 일어나고, 아이들은 배를 곯는데도 로비로 막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하루 여덟시간을 유치원에서 보냅니다. 끼니도 간식도 유치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유치원에서 생활합니다. 자식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이덕선 한유총 위원장 유치원에 보내고 싶으신가요? 저는 싫습니다. 내가 낸 교육비, 나라에서 주는 교육비를 그렇게 쓰고 아이들 먹거리도, 선생님들 월급 가지고도 장난치는 곳이라면 저는 싫습니다. 학부모님들 모두 싫다고, 이건 아니라고, 옳지 않다고 이야기 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제2의 ㅅㅅㅎ유치원이 나오지 못합니다.  학부모님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다고 알려주세요. 유치원 운영위원회 위원분들, 꼭 제 역할을 해내십시오.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 알림 

 

‘비영리 법인’ 문구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비영리 기관’으로 변경합니다. 법인으로 설립되는 사립유치원이든, 사인으로 설립되는 사립유치원이든, 모두 사립학교법에서 정의하는 ‘사립학교’의 테두리 안에있는 비영리 기관이고, 사업주에게 배당되는 영업 잉여금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일부는 유치원도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다고 개인사업장이라 하시는데, 당연히 모든 비영리 교육기관도(사립대학 포함)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고 사업자 단위로 세제 혜택(교육서비스 업태에 따른)을 받고 있습니다. 

 

 

 

 

필자 주

 

저는 평범한 유치원 학부모입니다.

 

정확히 하면, 비리 유치원 피해 학부모이기도 합니다.

 

이번 한유총 사태를 계기로 딴지 편집부의 연락을 받아

제 글을 기사화합니다. 

 

좀 더 많은 분과 관련 사실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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