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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매국노라면 단연 이완용을 꼽지만 그에 못지않게 대를 이어 나라를 배반하고 해를 끼치고 들어먹지 못해 안달을 한 집안이 있다. 바로 몽골 침략기에 반란을 일으킨 홍복원의 집안이다. 그 아비 홍대순은 몽골이 거란족을 쫓아 고려에 들어왔을 때 일찌감치 항복해 몽골에 들어갔고 몽골의 침략이 본격화되자 서경에 있던 아들 홍복원 역시 냉큼 반란을 일으켜 몽골에 붙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매국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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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군이 철병한 뒤에도 서북면 사람들을 선동하여 몽골을 도와 고려에 맞설 것을 선동했고, 고려 중앙 정부의 개입으로 동지였던 필현보가 죽은 뒤에는 몽골 치하로 도망가는 데에 자신에 동조하는 서북면의 수십 개 성을 갖다바쳤다. 그 댓가로 홍복원은 요양에 좌정하여 고려 유민들을 다스리는 관직을 얻는다.

 

야사에 따르면 말 하나는 유들유들하게 잘해 몽골인의 환심을 샀다고 한다. 고려를 헐뜯고 비방하여 몽골과 고려 사이를 이간질하고 어떻게든 몽골의 말발굽을 고려로 향하게 하려는 노력에 타고난 혓바닥을 놀렸고 고려인들은 홍복원을 가리켜 말하길 “문화방송(紊話謗訟) 안아운서(顔亞殞鼠)”라 했다. 이는 어지러운 말과 방자한 소송 일삼는, 얼굴은 흉해서 하늘에서 떨어진 쥐새끼 같다는 뜻이었다.

 

고려 왕족 영녕군 왕준은 몽골에 들어와 몽골 황족 여인과 결혼하여 살았는데, 홍복원이 무례하게 대하니 왕준은 불쾌해했고 급기야 누군가에 대한 저주사건을 계기로 격렬하게 언쟁을 나누게 된다. 역시 홍복원은 입으로 한 몫 보는 자라 왕족이고 뭐고 가릴 것 없이 막말을 퍼붓는다.

 

“공이 내게 신세를 진 게 얼만데 이렇게 나오는 거요. 이러면 당신은 주인을 무는 개와 같은 거라고. 알아?”

 

영녕군 왕준에게는 몽골인 황족 출신 부인이 있었다. 얼굴이 시뻘개져서 부들부들 떠는 남편과 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홍복원을 보고는 통역을 불렀다.

 

“지금 저놈이 뭐라고 하는 거냐?”

 

통역이 홍복원의 말을 통역하여 전하니 몽골인 부인은 그만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네 이놈!”

 

고려 왕족보다 몽골 황족 여인이 훨씬 더 무서웠던 홍복원은 납죽 엎드렸다.

 

“너는 네 나라에 있을 때 무엇이었느냐.”

 

“변방 성 사람이었습니다.”

 

“그럼 내 남편은 누구냐.”

 

“고려 왕족이셨습니다.”

 

“그런데 너 지금 뭐라 했니. 우리 남편더러 개라고 했니. 나는 몽골 황족인데 칸께서 고려 왕족과 나를 맺어주셨어. 네 말대로라면 내가 개랑 산다는 거 아니냐. 네 행동을 칸께 아뢰겠다.”

 

홍복원은 기절초풍하여 엎드려 사죄하고 모든 재산을 다 바치겠노라 아양을 떨었지만 영녕군 왕준의 부인은 황궁으로 달려간다. 홍복원은 “이놈의 입이 화근이야”라며 자기 입을 쥐어박으며 후회했으나 평생 입으로 먹고 산 자가 어찌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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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신' 중, 홍복원의 죽음

 

이 말을 들은 칸은 대노했다.

 

“아니 제 나라 왕족을 개새끼라고 하는 개새끼가 어디 있느냐.”

 

칸은 장사들을 풀어 홍복원을 때려죽이라 하니 홍복원은 도망치다가 잡혀 매를 맞고 허리가 꺾여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후일 이 홍복원의 아들 홍다구는 삼별초 토벌을 하며 고려인들을 무지하게 학살했다. 영녕군 왕준의 친형이자 삼별초의 추대를 받았던 승화후 온을 앞장서서 죽였으며 고려 조정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고 말썽을 부렸고 그 아들 홍군상까지 4대에 설쳐 고려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홍씨 4대의 특징은 안하무인에 괴팍한 성격으로 혓바닥은 잘 놀리나 막말을 하기 일쑤여서 곤경에 처하곤 했다 전한다. 이 홍씨 집안을 타박하며 고려의 한 선비가 남긴 시가 동문선 부록에 전한다.

 

작자는 미상이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다. 버그 같다. 잘못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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莫末下亂限煽攪 막말하난한선교

사막 끝자락, 아랫사람이 선을 넘고 어지러움 일으킨다

 

尨訟出呻吏來拗 방송출신이래요

개 같은 자 시비를 벌이다가 나아와 끙끙대니 관리들 와서 허리 꺾어 버렸네

 

傑來問乾自緊大 걸래문건자긴대

용사들 와서 칸께 고하길 (홍복원)은 스스로 옭아맴이 컸다 하니

 

抗上男墮靈泥曜 항상남타령이요

윗전에 대드는 사내는 목숨 떨어져 햇살 더럽힐 따름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