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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대회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벌어졌다영화보다  영화 같은 일이예전에 여관방에서 내기바둑을 두면 옆방에서 천장을 통해 수를 보고 훈수를 두던 일이 있었다. (사람이 보고 신호를 보내주는 원시적인 방법이 있다. 물론 그는 폐병으로 죽었다. 기술이 발달한 후로는 카메라를 통해 보고 검토 것을 무전기나 모스부호를 통해 대국자에게 알려준다)

 

전설처럼 떠도는 내기바둑 일화가 현실에 강림할 줄은 몰랐다. 입단대회에서 단추 카메라로 바둑을 찍고 그걸 제삼자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를 분석하고 그걸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수를 불러주는 방식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기원도 난리가 났다. 운영진은 회의 끝에 입단대회 자격 박탈  업무방해죄로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이미 언론에서 어떤 수법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는지, 한국기원이 어떤 처벌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늘은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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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은 바둑사에 획을 그을 사건이다.  사건을 보며 많은  생각했다.

 

1. 앞으로 바둑 시합의 공정성을 위해 어떻게  인가?

2. 부정행위로 피해를  선수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인가?

3. 입단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4. 부정행위를 저지른 선수의 처벌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5. 바둑도장의 수업은 선수의 인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6. 입단에 실패한 선수들의 비상구는 있는가?

7. 인터넷에서의 부정행위는 어떻게  인가?

 

언뜻 떠오르는 생각만 해도 이 정도다. 관계자들이 보고 같이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1. 앞으로 바둑 시합의 공정성을 위해 어떻게  인가?

 

이미 신뢰는 깨졌다. 한국기원은 사건 이 금속탐지기를 도입하고 심판을 증원했다. 고작 프로를 뽑는 입단대회가 이 정도니 프로대회는 더욱더 조심할 것이다. 프로는 그럴 리가 없다 단정 지으면 안된다. 이미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다. 휴대폰 수거하는  기본이다. 근데 여분의 휴대폰 가져오면? 출입할 때마다 금속탐지기로 검사해야 한다.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숨길 경우엔 화장실에 동행해서 확인해야 할까? TV 중계를  하는 시합은 그나마 부정행위가 어렵다. 그렇다면 중계를 하는 시합에선 어떻게 막을까? 

 

부정행위를 하려고 마음먹으면 떠오르는 방법이 너무나 많다. 수순 전체를 알려주기는 힘들다. 하지만 형세의 유불리 정도는 쉽게 알려줄  있다. 화장실을 같이 쓰는 환경에서는 화장실의 소품 위치로도 쉽게 알려줄  있다. 휴지 끈의 길이로 퍼센티지를 알려줄 수도 있고 기타 소품으로 충분히 알려줄  있다. 운영진이 방심하면 화장실에 메모를 전달할 수도 있다. 대국자용 화장실은 대국자 외에는  쓰게 막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대국자를 아예 격리해서 시합을 해야 한다.

 

이 모든 생각이 너무 나간 걸까? 다들 설마설마하다가 사건이 터졌다. 과연 이번에    했는데 걸린 걸까? 프로 시합은 제로부터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 도박하는 사람들은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도 사람을 속인다. 지금 같은 환경이면 속이는  손바닥 뒤집듯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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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정행위로 피해를  선수들에게 어떻게 보상할 인가?

 

부정행위를  선수 A의 부정행위는 입단대회 본선에서 적발되었다. A는 본선에    썼는데 걸렸다고 한다. 이걸 믿을 사람은 없을 거다.  선수에게 예선에서  선수가 자신이  바둑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보니 A  수가 인공지능과 거의 100% 일치한다고 한다.

 

1년에 5 뽑는 대회다피해자들이 그저 운이 없었다고 넘어갈 일인가? 이번에 입단을 못 하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수능시험처럼 2지망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입단하거나 하거나   하나다.

 

참가비 10만 원을 돌려주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참가자들의 시간이 사라진 문제. 1년간 준비한 노력 그리고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고통을 보상해줘야 한다. 누가 보상할 인가? 부정행위자 A 본인? 아니면 대회를 주관하 한국기원? 명확한 답이 없는 문제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참가비만큼 한국기원에 대한 신뢰가 있을 것이다. 구제는   하나다. 돈으로 해주거나 입단대회를 다시 열어 주거나. 돈으로 보상을 할 수는 있을까? 차라리 특별 입단대회를    여는 게 현실적일 것이다.

 

 

3. 입단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1954  입단자가 나온 이후로 2020년까지 입단자 수와 참가자 기준만 바뀌었지 방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입단자 수를 정해놓고  수가 남을 때까지 계속 시합을 해서 살아남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이제  방식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입단대회에 대한 에피소드는 많다. 입단결정국에 대한 일화들도 많다. 오죽하면 입단연가라는 소설이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입단하기 위해 고생하는 주인공이 있다. 그야말로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고 입단대회에 나간다. 예선을 거치고 본선에 올라왔다. 드디어 마지막 판이 입단결정국인 상황까지 왔다. 바둑은 주인공의 승리로 거의 굳어갔다. 그동안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상대방의 안색은 창백하다. 상대의 뒤를 보니 부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하염없이 울고 있다. 결국 주인공은 승리에 대한 갈망, 그동안의 고통, 상대에 대한 연민, 승부의 허망함,  대국을 이겨 입단하면  끝없이 펼쳐지는 승부의 지옥  만감이 교차하는 상태에서 상대에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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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급 실력을 가진 사람들은 많다. 예전에는 좁은 입단문을 뚫지  낙방거사들이 문제였다. 마지막 관문으로 오르지  평생 이무기로 사는 아마 강자들이 많았다. 특히 이창호 세대들이 몰려있는 시대에는 지옥의 난이도였다. 과연 프로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난리일까?

 

프로의 정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바둑리그, 퓨처스리그에 뛰는 선수가 아니면 프로가 아니라고 본다. 성적만으로 먹고   있어야 하는데 그 정도 레벨은 바둑리거 정도다. 퓨처스 리거는 1군을 가기 위한 2 느낌이다. 이런 현실에서 지금과 같은 입단대회가 적합한 제도일까

 

차라리 약간 기력을 낮춘 인공지능이 테스트해주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바둑리그는 감독들이 선발하는 구조다. 입단대회에서 힘들게 올라와도 선발이  되면 프로가 프로가 아니다. 입단제도를 건드리면 필연적으로 프로제도를  건드릴 수가 없다. 통과하려는 자에게는 한없이 좁은 바늘귀. 통과한 자에게는 대문처럼 넓은 문이다.

 

현재 프로는 370명이 넘는다. 매년 20 가까이 선발된다. 입단자에 비해 은퇴하는 사람은 적다. 이제 프로는 자격증이  시대다. 프로가 된다고 팔자 피는 게 아니다. 바둑리그에 들어가고 성적을 내야 프로다. 이런 자격증을 따기 위해 많은 선수들이 학업도 포기한  바둑에만 매달린다. 입단제도는 프로제도와도 연관되기에 어려운 문제다. 다들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수가 없다. 프로제도를 프로에게 맡기는  옳을 거 같지만, 스스로를 개혁한 조직이 있었던가?

 

필자는 이번 입단대회 부정행위 사건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4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지  제도. 양심을 버린 선수. 그만큼 절박한 입단이라는 시험. 입단만 바라보는 경주마 같은 .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들어간 사건이다.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편에 쓰겠다. 쓰다 보면 목차의 내용에서 뭔가 추가될  같다.

 

사카다 에이오의 말이 맞다. 바둑은 슬픈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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