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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 이너뷰] 딴지, 이문식을 만나다!!

2003.9.30.화요일
딴지 흥신소


장안의 화제... 까지는 아직 아니지만 향숙이 이너뷰를 시발점으로 금방 불지핀 아궁이처럼 서서히 독자덜의 관심을 한 몸에 달구고 있는 문제의 코너, 바로 흥신 이너뷰. 지난 번 향숙이 이너뷰에 이어 이번엔 누굴까요? 다 알믄서, 제목에 나와 있잖어. <다모>의 마축지 이문식이다.









이번 흥신 이너뷰의 쥔공, 이문식


이문식. <다모>의 마축지는 물론이요, <오! 브라더스>의 정반장, <황산벌>의 거시기 등 티비면 티비요, 영화면 영화 거의 모든 매체를 삼팔선 넘나들 듯 자유자재로 휘저으며 조연계의 국민배우 반열에 오른 그.


그가 어케 빗발처럼 몰려드는 초딩 때 아스께끼 했던 짝꿍, 앞 건물 은해원 미쓰 리, 옆 학교 긴 생머리 청순녀 등을 만나달라는 독자덜의 요청을 제치고 <티뷔는 사랑을 싣고>의 이너뷰 버전 흥신이너뷰의 두 번째 빠따가 될 수 있었던 걸까? 그 시작은 바로 본지 123호에 실렸던 [심경고백] 나도 한땐 다모폐인이었다!!가 그 출발점이었던 거시기였던 거시기다. 이 기사에 실린 문제의 본문을 보자.


"이에 처음엔 다모의 휘황찬란함에
나중엔 지독한 어이없음에
폐인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본 우언,
긴급히 다모 특별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마축지 역할을 맡았던
이문식 선생을 인터뷰하겠노라는
새로운 미션에 도전하게 되었으니

두둥둥... 기대하시라~!


이 기사가 나가자 이문식 선생을 이너뷰 하라는 독자덜의 요청이 메일함을 터뜨려 육지가 바다라면 태세로 본지 사옥을 덮어 버릴 지경에 까정 이르렀으니... 남기려면 게시판에 남길 것이지 괜히 메일로 쎄려서 중국에 있는 애인 멜두 못 받게 하구 말이야... 우짰든 니덜이 만나고픈 사람들을 대신 만나주마라는 컨셉으로 독자가 원한다면 독자 똥꼬까정도 쾌히 닦아줄려구만 폼 잡는 본지. 이문식 그가 거시기로 출연하여 열연을 펼친 <황산벌>의 시사회가 끝난 후 전격 이너뷰 해 버렸음이다.


영화 <황산벌>처럼 우끼고 자빠라지게 시작했다가 낭중엔 묵직한 감동을 주는 결말로 막을 내린 흥신 이너뷰 제2탄, 그 전모를 공개한다!!







 


 안녕하신가, 앗! 근데 머리가 꼽슬... 번개 맞으셨나?


지금 촬영하고 있는 <어깨동무>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파마를 했습니다.


 그런가, 아무튼 잘 어울린다. 더 귀여운 맛도 나고... 딴지일보 아시능가?


당연하죠, 많이 봤죠.


 그렇다면 우리가 이너뷰 요청했을 때 기분이 어떠셨는가?


딴지 거는 줄 알았죠, 으하하하


 지금 입구 있는 빤스는 사각인가, 삼각인가?


지금은 사각이요.


 원래 사각을 입으시나?


삼각도 있어요.


 둘 중 어떤게 편한가?


지금 아저씨냐, 젊으냐 그거 알아 볼려구 그러는 거죠? 삼각 입으면 젊고, 사각 입으면 늙고. 사각이 편하죠. 아니 삼각이라고 그럴 껄 그랬나...


 원, 걱정도 팔자다. <황산벌>, 이 영화 어떻게 보셨는가?


저는 항상 제가 나온 영화는 두려움을 가지고 봐요. 이번영화 같은 경우는 다른 부분보다는 많이 울컥울컥했어요. 전쟁씬하고 사람이 죽어나가고 했을 때는 뻔히 같이 찍었던 동료들이고 영화인줄 알면서도 죽어나가니까 전 오히려 슬펐어요.


 보니까 진흙구덩이에서 뒹굴고 전쟁씬 찍을 때 엄청 고생하셨겠더라.


실려 나가기도 많이 실려 나갔죠.


 <오! 브라더스>말인데 시사회 때 한 번 영화 보고 개봉했을 때 또 보니까 이문식 씨 나오는 부분이 마지막에 가서 홀라당 다 짤려 나갔더라.


그랬죠.


 <황산벌> 같은 경우에 많이 짤려 나가지는 않았나? 이번엔 거의 쥔공에 맞먹는 역할이던데?


<황산벌>도 편집된 부분이 있긴하지만 줄거리에 해가 될 정도로 편집은 안 됐죠.


 <오! 브라더스> 같은 경우는 마지막 부분이 전부 다 짤려 나가는 관계로 결말이 몬가 훵한 느낌이 들 정도로 너덜너덜, 뭔 얘긴지 아리까리 하더라.


어제 <오! 브라더스> 감독님 만났는데 비디오하구 디비디하구 부산영화제 출품 할 때는 넣어주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제가 나오는 신이 일곱신이었거든요, 거기서 세 신이 짤린거죠.


 반이나 짤려 나간 거구나. 본인 맴두 아픈데 이문식 씨 맴은 더 아팠겠다. 그 짤린 부분들이 이야기 상으로 봤을 때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기억된다. 극중 형과 관계된 라디오에 녹음된 비밀이 폭로되는...


그렇죠. 그것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들어간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바로 배우의 인생이죠 모.


 아무리 배우의 인생이 싹둑싹둑 가위질 인생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힘들여 찍은 부분이 반이나 짤려 나가는 거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 않나?


그냥 아쉬울 따름이죠. 그건 전체적인 안목에서 보는 거 하고 배우의 욕심하고는 다르니까요. 그런 편집에 대한 부분은 감독님의 권한이지 배우의 권한은 아니잖아요. 그건 배우덜이 다 겪어요. 편집되면 살을 애는 듯한 아픔이 있지만 그렇게 편집이 되면 일반 관객이 보시기에는 흔적도 없고 전혀 없었던 사실이 되어 버리니까요.


 <오! 브라더스>는 그 정도가 아니던데... 우짰든 알았다. 화제를 티비로 옮겨보자. 최근에 막을 내린 <다모>. 거기서 출연했던 마축지 역으로 선풍기적인 인기를 모았드랬다.


내, 모.. 하하하.









<다모>에서의 마축지, 이문식


 티비 출연은 <다모>가 처음이신가?


아니요, 주말에 하는 <죽도록 사랑해>라는 드라마는 했는데 그건 시청률이 안 나와서 별로 알려지지는 않았죠.


 <다모>의 마축지 연기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어땠나? 영화 연기만 하다가 티비쪽으로 바닥을 옮기니 에로... 아니 애로사항은 없었나?


아니요, 저는 연극이나 영화나 드라마 연기는 같다고 생각을 해요, 본질적인 부분에선 같은데 다만 영화는 카메라를 들이대면 장면을 따주고 따주고 도움을 받을 수가 있죠.


하지만 연극은 장소가 넓고 마이크가 없으니까 목소리가 커야하고 제스춰가 커야된다는 그런 차이들이 있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배우덜의 입장에서 연기는 다 같다고 생각을 해요. 기본적으로 자기의 감정을 끌어 올려서 표현하는 방법이 약간 섬세해야 하고 크게 해야한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지 똑같다고 생각을 해요.


 연극을 하는 분덜이 영화나 티비로 옮겨 와서 연기를 하면 매체에 적응이 안된달까 이런 부분덜이 가끔 보일 때가 있다. 그런게 있었나? 있었다면 어케 그 난관을 극복했나?


글쎄요.. 제 철칙이 그냥 열심히 하자인데 그래서인지 극복이라고 할 만한 그런 건 없었어요. 사실 얼굴만 잡히고 있어도 액션은 온 몸으로 다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전 연극과 영화, 드라마 연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해요. 물론 연극이라는 것은 장르에 따라서 다르긴하지만(갑자기 목소리 톤이 굵어지며) "오! 신이시여" 이렇게 표정을 과장되게 한다든지 이렇게 힘을 넣어줘야 하는 장르도 있지요. 하지만 제가 했던 연극은 그런게 아니라 오히려 리얼리즘이고 거기서 상대방이 느껴서 말을 하고 이거가 주가 된 연기를 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매체에 적응하는데 더 쉬웠을 수도 있었겠죠.


지적하셨다시피 연극하는 분들이 티비 드라마를 하시면 행동이 크고 좀 어색하잖아요. 일반적으로 사람덜이 하는게 아니라 연극무대에서 했었던 과장된 동작같은 것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건 제 자신의 경우에는 심할정도의 오버는 안 좋아하니까요. 그 순간에 느끼고 행동을 한다면 오버고 아니고 없다고 생각을 해요. 그니까 화가 났을 때 화를 내고 웃길 때 웃고 이 감정을 이 사람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를 찾아내면 똑같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도 영화는 한 컷트를 찍으려면 꽤 준비되는 시간이 많지 않나. 드라마는 그에 비하면 준비시간이 엄청 적고.


그렇죠. 영화는 한 컷트를 찍을려고 하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좋은 화면 잡으려고 카메라 설치하는데 시간 걸리지 조명을 하려면 두 세시간, 이럴동안 캐릭터의 성격을 분석하고 상황을 고민할 시간이 있는데 티비는 그게 없다는 거. <죽도록 사랑해> 주말드라마하면서 대본 자체가 당일에 나오고 이걸 외워가지고 할라니까 사실 그런 점은 있었어요. 그런데 <다모>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다모>는 2월부터 9월까지 찍었으니까 거기서 한 컷트를 찍을 때 영화처럼 찍었으니까 <다모>의 경우 애로사항은 별로 없었지요. 문제는 스케쥴이 꼬인거. 5월달까지 끝내주기로 했는데 9월까지 가 버려서 그런 애로사항이 있었죠.


 <다모>에 <오! 브라더스>, 오늘 <황산벌>까정 아주 종횡무진이다. 원래 중복출연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는 편인가?


아니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본의 아니게 하게 됐어요. 그 때 4개를 하고 있었거든요. <오! 브라더스>하고 <황산벌>하고 <다모> 등등 4개를 하고 있어 가지고... 게다가 그 때 결혼도 하고 해서. 저 옛날에 연예인들 티비보면은 차 안에서 잠 못자고 김밥 먹어가면서 그러잖아요. 그걸 보면서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어가면서 저러나 했는데 어느 날 제가 차 안에서 김밥을 먹고 그러구 있더라구요.


 그니까 돈 많이 번다는 얘기 아닌가. 일 많다구 자랑말라. 그런데 4편을 동시에 진행하면 하루의 일과가 쪼개지나? 똥누코 빠굴 뛸 시간은 되는가?


그게 또 되더라구요, 그게 되더라니까요. 그니까 잠자고 먹는 시간만 빼면 다른게 할 틈이 없었죠. 그래서 제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부분은 작품 들어가면 그 한 작품에만 집중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지금도 <어깨동무>라는 작품하고 <범죄의 재구성>이라는 작품하고 같이 걸려있으니까 생각하는 거하고는 다르죠.


















 <달마야 놀자>


<공공의 적>


<역전에 산다>


<황산벌>


대부분 이문식 씨의 연기를 보면 <공공의 적>이라든지...


외모가 이러니까요.


 질문도 다 안 했는데 벌써 대답을... 눈치 빠른 넘... 그런데 요즘은 원하는 캐릭터의 깊이가 더 넓어지는 추세다. 그 전까지는 단순히 우끼고 자빠라지는 캐릭터였을 뿐인데 <황산벌>의 거시기도 그렇고 <다모>의 마축지 같은 경우는 희화적이면서도 마지막에 가면 굉장이 감정이 실리는 연기를 한다. 그런데 그거 또한 기존의 캐릭터대로 소화하는 느낌이 강하다. 다시 말해 코믹한 부분이 있으면 그게 이문식 같고 또 슬픈 연기를 해도 그것이 이문식 같고. 그래서 말인데 원래 배역을 맡으면, 만약 그게 철인3종 경기 선수다 그러면 철인 3종 경기를 직접 경험해서 연기로 녹이나? 아니면 걍 자신의 직관에 의존하는 편인가?


사실 배우의 입장에서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그렇다고 죽는 연기를 맡았다고 죽을 수는 없는 거잖아요.


 걍 아무 생각없이...


그렇다고 아무 생각없이 하면 안되죠. 그것도 노력 많이 해야되요. 흐흐흐. 근데 모르죠, 내공이 어느 정도되면 아무 생각없이 할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 저는 그렇지는 않아요. 사실 순간적으론 아무 생각없이 해야죠, 죽는 사람은 죽는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죽는 거니까요. 근데 그 역을 맡은 이문식이라는 배우는 뭔가를 해야하는 거잖아요. 대개는 간접적인 경험에 많은 도움을 받죠. 비디오나 책이나 상상력이나 이런 거에 의해서 도움을 받아요.


 구체적으로 좀 더 설명해달라.


주위에서 겪을 수 있는 많은 경험을 직접 많이 해보게 된다면 그게 정말 좋죠. 빵집을 한다든가 리어카꾼이라든가 자기가 시간을 투자하면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역할은 도움이 되는데 그야말로 제가 니마이를 해봤어요? 사랑은 해봤는데 그런 역할은 또 안 들어오고. 예를 들면, 제가 계모나 계부밑에서 자랐다, 그래서 성격이 삐뚤어져 있다, 이런 건 제가 계부, 계모 밑에서 자란 경험이 없으니까 과연 그 뒤틀린 마음이라는 게 어떻게 생긴 것일까, 그러면 여기저기서 비슷한 경험 끌어오고 상상력 동원해서 캐릭터를 만들고 내 연기에 녹이는 거죠.


 혹시 딴지에 실린 <다모> 기사 보았나? 엄청난 센셔이셔널을 불러 일으켰는데...


아니요. 모라구 났는데요?


 딴지를 안 보다니, 반성 해라. <다모>에 대해 똥침을 놓았다. 사전 제작제라 초기엔 안정적이고 작은 역에도 많은 애정이 들어가있고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플롯도 굉장히 잘 짜여져 있어서 첨에는 다모 폐인이었다가 후반에 가서는 이야기가 오뉴월 엿가락처럼 버럭 늘어지고 캐릭터들의 성격은 미친년 날뛰듯 일관성이 떨어지고, 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똥침을 놓았다.


아닌건 아니다라고 비판을 해야죠. 그래야 발전이 있죠. 개인적으로도 후반으로 들어가면서 제가 나왔던 부분들이 편집이 되고 14부작에서 16부작으로 늘리네 마네 말이 많았잖아요. 처음에 전 분량이 늘어도 될 수 있겠다, 편집되는 부분은 특별한 경우에는 없겠다, 생각을 했는데 보니까 편집이 많이 돼 버린거예요. 저는 좀 열 받았죠.


나중엔 주인공 중심으로 가다보니까 나머지 배역들이.. 사실은 마축지가 상황적으로 본다면 아마 죽어야 맞을 거 같아요. 왜냐, 부인 죽었지, 채옥이 죽지 다 죽으면 살아갈 희망이 모가 있어요. 그래서 죽여야 되는데 마축지를 죽일려면은 다시 저에 대한 그걸 해야되요. 근데 시간이 없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에는 애매하게 어전까지 들어가서 칼 들이대구 하는 이런 게 대본에 없었다구요. 사실 마축지는 싸움도 못 하잖아요. 근데 싸움해서 살아남고, 이게 이해가 안 가는거예요.



 본인도 이해가 안 갔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마지막에 아쉬웠던 건, 마축지란 인물이 아주 애매하게 싸움도 잘하는 사람이 돼 버리고 어전까지 들어가서 정필준 그 사람한테 칼까지 들이밀정도 되면 이건 무술의 고수 아닐까요? 살아남았으면...


 본인은 양순이나 그런 사람들이 살아줘야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세 정상 다 죽고 마축지 캐릭터까지 죽어 버리면 이야기상 정말 희망이 아무것도 없지 않는가, 그래서 살려둔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나름대로 했다.


근데 살려둔다고 하더라도 잘 살려둬야 하는건데 애매하게 살려 놓으니까. 전 타박녀 무덤가서 연기 하면서 그 순간에, 몰라요 제가 이문식으로 판단해서 그런 건지 저는 살 의미가 없었어요. 제가 왜 살아요, 채옥이가 저한테 은인이긴 하지만 타박녀만큼 그렇게 절실하지 않고 그나마 노비생활 하다 탈출해 가지고 같이 살 붙이고 살다가 마누라 임신까지 해 버렸는데. 애까지 죽고.. 모 나름대로 자살한다는 설정도 생각을 해 봤고 아니면 무작정 산중으로 쳐 들어가가지고 상벽일파하고 싸우다 죽어 버리는 그런 생각도 했었죠.


 사실 다모팬덜이 제일 무안했던게 타박녀가 죽는 바로 그 씬이다.


그것도 이해가 안 가죠. 왜냐면 타박녀라고 함부로 죽일 수 있나? 채옥이는 살려두고 타박녀는 함부로 죽이고. 그럼 장성백은 백성이 하늘이 아니라면 나는 하늘이라도 벨 것이라는 대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채옥이 등 딱 보니까 흉터없어 딴 여자인줄 알았다가 왜 거기서 목을 베 버리냐, 그건 그 사람의 도덕성에 문제가 생겨 버리는 거죠.


 알았다. 직접 연기한 입장에서도 역시 <다모>의 후반부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구나. 연기생활이 연극부터 시작한 걸로 알고 있다.


그렇죠.


 어떻게 연극의 길로 들어서게 됐나?


그건 소설을 써야 되는데...


 그런 거 우리 아주 좋아한다. 함 써 봐라.


(지금부터 파난만장했던 그의 청춘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거의 네버엔딩스토리 스럽게...)


간략하게 얘기하자면, 육군사관학교를 갈려구 했는데 육사를 떨어졌어요. 육사 떨어진 에피소드도 아주 골 때는데 일단 시놉시스만 가면 육사를 떨어져서 해양대를 가려고 했는데 해양대의 항의학과와 기관학과가 국비예요, 국비. 우리집은 돈이 없었으니까 해양대 항의학과 나와서 선장하면 돈 많이 벌구 각지에 현지 처들 있구 야~ 멋있잖아요, 근데 제가 11대 종손이고 그래가지구 어쩄든 뱃놈이 되는 거 아니예요, 그래서 집안에서 안 된다고 해 가지구..


근데 일반대학은 가기 싫고 저는 원체 제복을 좋아해서 형사나 경찰, 군인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육사 갈려다가 실패, 명예 떨어졌지 해양대 가서 돈 좀 많이 벌고 각지 현지처 있으면서 마도로스, 캬~ 하려구 했는데 11대 종손이 뱃놈 된다니까 집안에서 안된다고 그래가지고 그럼 돈도 못 벌고 해가지고서 게다가 일반대학은 가기 싫고. 다시 원서 찾다가 항공대학교라는 곳이 있더라구요, 항공대면 또 하늘이구 멋있잖아요. 그래서 항공대를 지원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됐더라구요, 합격이.


 소시적에 본인처럼 공부 좀 했나보다.


그래서 항공대 1년 다니다가.. 근데 저는 또 수학을 굉장히 싫어해요. 제가 항공경영학을 다니는데 통계학 이런 게 엄청 많더라구요. 그 때 그러다가 단과대라서 정원이 1,200명이 있는데 그 중에서 여자가 스무명, 제가 또 꽈 커플이라서 한창 연얘하구 제가 또 야구 좋아해가지고 아마추어 야구부 가입해서 게임하러 다니구 그러다보니까 학점 빵구 나 버리고.. 1년이 후딱 지나가 버리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대학생활에 낭만이 없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 대학교 바라보면서 생각했던 낭만도 없구 항공대엔 활주로라고 1.5키로 짜리 하나 덩그러니 있구. 그래서 친한 친구한테 나 고민있다 그랬더니 그럼 자퇴해 그래가지고 내가 그래야겠지? 그래서 자퇴해 버렸어요.


 대학이 무슨 불장난인가, 맘에 들면 다니구 안들면 뱉구?


그 후 재수를 하고 프로듀서를 해 보고 싶어서 신방과를 가 보려구 그러구 있는데 옆에 있는 애가 연극영화과라는 데가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연극영화과는 모 하는데냐 물었더니 탤런트 되는 곳이래요. 그래서 내가 탤런트? 그래 좋다, 그럼 탤런트를 하자! 바로 연극영화과로 돌아섰죠. 그 때까지 인문계 공부하다가 예체능계 우습잖아요, 바로 담배 배우고 극장 가서 영화 보구, 오락실 가구 그랬죠. 그런데 그 때 제가 연극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실기를 해 본적도 없구.


 예체능계를 우습게 보다가 한 방 먹었구나.


그렇죠. 그저 막연히 티비에 나오는 연예인들이구나 하고 동경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시험 때가 되니까 실기가 있는 거예요, 실기. 중대, 동대는 40%, 한양대는 20%. 그래서 나는 실기는 해 본적도 없고 학력고사하고 내신으로 밀고 들어가자, 그래서 한양대를 택한거죠. 그 때가 13.3 대 1이었죠.


 이렇게 대학을 제 멋대로 그만두고 철 없이 옮기고 하는데 집안에서 다리 몽둥이 안 부러뜨리고 가만히 있었나?


사실 그 전까지 집에서 항공대를 그만둔다고 하니까 휴학을 해라, 근데 난 배수진을 친다고 자퇴를 해 버리고 등록금 올라온거 다 써 버린거예요. 그니까 집에선 잘못 알고 있는 건데 이번에 한양대 떨어지면 군대 끌려 가는 거 아니예요, 근데 항공대는 적이 없으니까 군대를 갔다오면 다시 재수를 해야되는 거잖아요, 그럼 몇 살이야 크... 3년을 군대 갔다 온 후 1년을 재수하면 그 나이가... 때문에 다가오는 공포가... 근데 전화를 걸어서 수험번호를 대니까 된거예요, 한양대를. 야~ 신이 날 도우는구나, 난 이제부터 탤런트야 탤런트.


 말도 안된다, 진짜 소설이구나. 대학을 그렇게 쉽게 붙다니...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까 저보다 돈 많은 사람도 많고 잘 생긴 사람도 많고.. 잘못 왔다. 그래서 중앙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취직공부를 한다고 영어공부를 하러 돌아다니다가 그 때 <파이란> 찍었던 송해성 감독이라고 그 형은 취업 공부하고 있을 때 해성이 형하구 만나고. 그 와중에 선배 한 명이 연극을 해 보지 않겠냐, 그래서 연극이요?


 아~ 그 때부터 연극인 생활이 시작된 거구나?


황석영의 <돼지꿈>에 나오는 대사 세 마디짜리 연극을 해 보니까 재미도 없구 늦가을에 하는 건데 벌벌 떨고 있구.. 그걸 보구있던 또 한 선배가 김지하씨의 <밥>이라구 마당극에서 농부가 나오는데 그 농부가 주인공이거든요, 생긴게 이러니까 거기에 캐스팅을 한 거예요. 그래서 노느니 개 팬다고 한 번 해 봤어요. 아~ 근데 이게 콘서트 홀에서 하는데 말을 하면 사람들이 막 웃고 떠들고 울고 이러니까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 이거 연극을 하자 연극을.


 연극입문기 한 번 듣기 되게 힘들다. 그럼 본격적인 연극인 생활이 요 때 부터인가?


제가 원래 귀가 얇아서... 그래서 연극으로 돌아서 가지고 있는데...


(하라는 연극 입문에 대한 얘기는 안 하고 결국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게 되었음)


 그런데?


그 때가 시국이 어수선한 1987년이고 하니까 선배가 가만 두지 않죠,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어떤 말?


야, 사람이 능력만큼 일하고 필요한만큼 분배 받을 수 있는 사회가 있다 이 말을 듣고, 야~ 그거 좋은 거네 어, 그거 어딨는거야, 그니까 선배가 책 봐 그래서 사회과학 공부를 하게 되었죠.


 오~ 그래서 결국 연극입문을...


늦게 배운 도둑질이 밤 새는 줄 모른다고 읽어보니까 열 받는거야. 야~ 세계가 이렇게 잘못 돼 있구나. 저는 육사 갈 때까지만 해도 반공, 극우 세력이었어요. 이 대학생 쌍놈의 새끼덜 공부 안하고... 근데 그게 서울 와서 가치관이 흔들렸죠.


 어디에 심하게 머리라도 부딪쳤나?


왜냐면 저는 전주에 살떄만 하더라도 남자하구 여자하구 함께 다니면 남자가 반드시 돈을 내야한다는 그런 게 있었어요. 서울 왔는데 웬걸, 저보다 돈 많은 여자도 많고 맨날 사줄 수가 없는거예요. 게다가 여자들이 남자 앞에서 담배핀다, 이런 거 못 봤거든요. 전주에서는 까페에서 담배 피구 있으면 못 피게 하구 쫓아내구 그랬다니까요. 근데 서울에서는 한 두 여자가 담배를 펴야 쫓아내든가 말든가 하지 이건 야~ 모야 도대체 사방천지에서 다 피고 있고... 하여튼 사회과학 공부를 하다보니까 열이 받기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밖으로 나갔지, 이건 사회가 분명 잘못됐다.













파난만장한 인생역정을 말하는동안 파난만장한 동작을 보여주는 이문식


 밖에서 연극을 하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겠다?


3학년 그 때 혈서도 많이 쓰구 삭발도 많이 하구 단식, 모 굉장히 많이 했죠. 그 모냐 현대중공업 파업, 골리앗 싸움 했을 때 서총련 결사대로 나가서 잡혀가고, 임수경 양 3차 공판 때 거서 또 잡혀가고 그런 에피소드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연극입문이고 모고 이왕 삼천포로 빠진 김에 그 에피소드 전부 다 말해봐라.


운동한 얘기는 전 가급적이면 기사화 안 됐으면 하는 바램이예요.


 모라고라? 이제와선 하기 싫타고라?


왜냐면 저는 지금도 옳다고 생각해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그렇게 할 자신이 있는데 지금에 와서 소중한 부분은 남겨두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근데 꼭 이렇게 얘기해도 기사화가 되더라구요.


 잘 아시는구나. 그러니 어서 더 얘기 해봐라.


소중한 부분으로 남겨두고 싶다니까...


 그래도 한 김에 아주 뽕을 뽑아 버리는게...


...


 알았다. 우짰든 굵직굵직한 현대사의 한가운데서 맹활약을 했구나.


그 후 임수경 3차 공판 갔다가 법정 소란으로 잡혀가지고 거기서 20일 감치 먹고 서초경찰서 거기서 나오고 그런 담에 3학년 학회장 마치고 그 때부터는 저 나름대로 전망에 대해서 고민이 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제가 항상 전투적으로 싸우긴 하지만 4학년 마치고 계속 싸움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또 연극영화과 다니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능력으로 사회운동을 해 나가야 하는데 지금 군대문제도 남아있지 그 고민에 빠져서.. 그 떄 위에서는 사화부장을 해봐라, 근데 사회부장을 하는 건 문제가 아닌데 그렇다면 내가 4학년 떄 사회부장을 하고 난 이후에 전망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고민하다가 휴학하고 군대를 갔죠. 그 떄 에피소드 하나가 또 있는데...






 


 이번엔 또 몬가?


성동경찰서에서는 제가 항상 빨간 잠바를 입고 다니니까 빨간잠바를 잡으려고 혈안이 돼 있더라구요. 왜냐, 제 후배가 잡혀가서 보니까 사진에 쫙 있는거야. 그 때 서초 경찰서에서 있을 때 최모 교수님이 면회 오셔가지고 니가 한 일 다 안다, 근데 너는 연극을 해야되지 않겠냐, 너 이거 살구 빨리 나와서 <사천의 착한여자>라고.. 한양대학교 30주면 재학생 동문 합동공연이 있었어요.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브레히트의 <사천의 착한여자>를 하는데 유치장에서 나와 가지고 바로 연습에 들어갔지요.


근데 성동경찰서에서 아직도 그러니까 교수님 차를 타고 숨어가지고 왔다갔다하면서 연습을 하고 92년 2월에 공연을 시작했는데 그게 성황리에 됐어요. 우리나라에서 브레히트의 연극을 그렇게 크게 올린게 처음이어서 그것땜에 최모 교수님은 저쪽 이상한데 왔다갔다 많이 하셨죠.


 당시 브레히트 공연이면 꽤 급진적이었는데 그것 땜에 왔다갔다 하신건가?


네, 왜 브레히트를 올리냐. 그러다가 그게 잘 돼서 연장공연에 들어갔는데 영장이 나와가지고 연장공연을 못 가고, 공연은 5월 23일부터 28일까지였는데 6월 4일에 바로 끌러 들어갔죠.


 그게 몇 년이었나?


90년이여, 1990년. 하여튼 제 인생 자체가 에피소드예요, 에피소드.


 연기 할 때 애드립이 무척 강하지 않나?


왜요?


 아니 지금껏 살아온 역정이 엄청나게 순간적인 인상을 많이 받았다.


으하하하하! 그 때 또 하나 에피소드가 설경구, 경구형 알지요? <사천의 착한여자>를 공연을 하는데 그 형이 말년 휴가를 나온거예요. 그 때는 잘 몰랐는데 학교 선배여서 인사는 했어요. 사실 군대 가기 전에는 군발이 우습잖아요, 근데 군대 보충대에 갔는데 경구형이 있는 거예요. 그 형은 저보다 나이가 어린데 학교 선배여서 형이라고 지칭을 합니다. 오성이형, 유오성씨도 그렇고게 부르고.


이등병 딱 군기 들어가 있을 때 그 형은 말년이니까 편안히 있는데 저를 보더니 "옷! 너 모야" 이러더라구요. 제대 할 떄 담배 한 보루 딱 넣어주더라구요. 거기까지는 좋았어요, 군대가. 그러다가 이등병 때 어느 날 인사과로 심부름을 막 가는데 소위들이 딱 집합을 해 있는데 거기 28사단 구호가 태풍이니까 태풍!하고 가는데 어디서 많이 본 놈이 있는거야 소위가...


 그 소위가 혹시 오성이 형?


글쎄 남동생이 ROTC 받아가지고 소위로 와 있는 거예요. 그게 확률적으로 따지면 나올 수가 없는거잖아요, 같은 포병으로 같은 부대에 올 수가... 그 때부터 군대 생활 꼬이기 시작해 가지고 그 80명이 쓰는 내무반에 저는 스물다섯을 먹고 갔으니까 스물 한 두 살 먹은 애덜이 야, 임마! 하잖아요 군대니까, 너 연극영화과 나왔다며 박미선 소개시켜 줄 수 있어 임마!..


 코미디언 박미선 씨 말하는 건가?


예, 그 박미선씨. 너 임마 연극영화과 다니다 왔으니까 놀아봐! 그래서 춤추고 모. 남동생은 장교 중에 쫄따구네 소위니까. 저는 병사 중에 쫄따구고. 서로 마음만 있지 걔는 장교들한테 뚜들겨 맞고 나두 고참들한테 뚜들겨 맞고 서로 마음만 아프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요 그 떄.


 그렇다면 제대 한 담에는 흔들리는 맘을 부여잡고 연극에만 전념했나?


군대 얘기는 그거 말구 에피소드가 또 많아요, 남동생 앞에서 춤춘 것두 있고..


 본인도 민방우 생활 많이 해봐서 아는데 남동생 앞에서 춤 춘다는 게 그게 쉽지가 않은건데...


그 때 유격을 들어갔는데 8월 15일 껴 가지고 빨간날 군발이덜은 쉬잖아요, 그냥 쉬나요, 장기자랑 해야 하는데 저는 부대 대표로 나가고 동생은 병사들 인솔해 나와 폼 잡구 있는데 당나귀좃이란 노래가 있었어요, 옛날에 당나귀좃! 당나귀좃! 이러는. 동생 보는데서 이러구 있으니...


 맘 고생이 심했겠다. 그 맘 안다. 그럼 제대 한 담에 연극에 전념했나?


군대를 제대하고 나간 뒤 보니까 제가 우리 과에서는 신비스런 인물로 되어 있었어요. 학회장하면서 학교에 수업은 잘 안들어가고 항상 현대중공업 같은 현장에 가 있으니까 약간 신비감이 흐르잖아요, 이문식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싸움 끝내주게 잘해 이런 이야기가 거치다거치다 보면은 미화가 되구요. 그래서 제대를 해서 복학을 딱 했는데 92학번 후배 여자애가 딱 와가지고 오빠가 이문식 오빠예요?, 응, 진짜 오빠가 이문식 오빠예요? 어머 꽝이다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내막을 알아보니까 덩치도 이만하고 잘 생기구...


 아~ 그 후부터 연극을...


군 제대 후에 그 때 경구형하고 같이 연극도 했었죠. 그리고 4학년 2학기 때 <신발샘>이라는 연극을 한양레파토리란 극단이 있어가지고 거기서 본격적으로 연극을 시작을 했지요.


(드디어 본격적인 연기 생활에 대해서 썰을 풀기 시작하였다. 지독한 넘... 요건 다음페이지로 이동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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