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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신이너뷰] 라운드맨을 만나다!

2003.1.8.목요일
딴지 흥신소


 



오래덜 기다리셨다. 새해를 맞아 새마음 새뜻으로 새단장하고 새출발하는 딴지 흥신이너뷰, 그 쥔공은...


쥔공을 공개하기에 앞서, 기억하시는 분덜 많을 거다.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가 가득하던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날, 쉿 쉿하는 기합소리와 이리튀고 저리튀는 핏방울이 난무하던 용인실내체육관, 그리고 사각의 링에서 세계챔피언 벨트를 걸고 격돌한 두 여자의 처절한 사투를...









2003년 12월 2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FBA 플라이급 타이틀전
(챔피언 이인영 vs 도전자 모리모토 시로)
이인영이 2:1로 판정승


근데 여기까지는 새삼스러울 게 엄따. 문제는, 라운드 중간중간에 라운드판을 들고 링위를 누비는 사람이... 어라, 지금까지 보던 거랑은 뭔가 쫌 달랐다.


글타. 비싼 돈 내고 모처럼 복싱경기장을 찾은 수많은 서서쏴덜의 불순한 기대를 사정없이 거스르고! 쭉빵 라운드걸은 어디가고 웬 서서쏴덜이 라운드판을 들고 춤덜을 춰대고 있었던 거다.



이벤트를 주관한 기획사측에 의해 "세계최초 라운드맨"이라 홍보된 이 경악시런 광경. 더러는 말세라며 혀를 찼고, 더러는 재미있다며 더욱 큰 환호를 보낸 이 광경. 그러나, 사실 남자가 라운드판을 들고 링에 오른 건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한다.






...한국권투위원회 이세춘 사무총장(59)은 "14일 열린 라운드맨 선발대회가 세계 최초라는 말은 잘못됐다. 60년대와 70년대는 남자들만이 라운드판을 들고 링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사무총장은 당시 여자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뭇 남성들 앞에 선다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며 라운드맨의 등장이유를 밝혔다. ...
(스포츠투데이 2003년 12월 18일자)


흠, 그땐 그랬었단다.


그렇더라도, 그 옛날과 오늘날의 라운드맨이 똑같지 않다는 사실은 확실히 해둬야겠다. 당시 라운드맨의 기능은 단순히 다음 라운드를 환기시켜주는 가장 기본적인 선에 그쳤지만, 2003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출몰한 6명의 라운드맨들은 명백히 엔터테이너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들의 톡톡 튀는 의상과 나름대로의 퍼포먼스는, 졸라 살벌하기 그지없는 사각의 링에 생명의 서광을 비춰주는 한줄기 빛...씩이나는 아니지만, 암튼 분위기 한번 쌈빡하게 전환시켜주는 이벤트였음은 틀림없다.


게다가, 쭉빵여성들만의 영역으로 인지되어온 업종에 깔쌈한 남성들이 의미있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에서도 이 이벤트는 본 흥신소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본 흥신소 관계자덜이 죄다 서서쏴덜이긴 하지만, 모처럼만의 귀한 의뢰에 성차별을 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리하여 본지, 장장 15분에 걸친 섭외기간을 거쳐 총 6명의 라운드맨 중 한 분을 어렵고 힘들게 섭외, 지난 5일 오후 청담동 P미용실에서 간만의 흥신이너뷰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새해를 맞아 새마음 새뜻으로 새단장하고 새출발하는 딴지 흥신이너뷰, 라운드맨 전석민님과의 만남을 생생히 중계하는 바이다. 군말말고 따라와덜 주시라.


 






 딴지일보는 평소에 자주 보시는가?


자주 보는건 아닌데...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이런 괘씸한... 일단, 정체성 파악을 위한 질문 들어간다. 팬티는 삼각, 사각 중 무엇을 선호하시는가?


삼각이요.


 왜?

삼각이 훨씬 편해요. 사각은, 자꾸... 뭔가 깔고 앉는듯한 느낌이 있어가지고... 속에 뭔가 입은듯한 느낌이 있어서. 망사팬티도 좋아해요. (웃음)









1기 라운드맨 전석민... 낯빛 참 해맑기도 하지.


 신장/몸무게/발사이즈는 어케 되는지.


181센티에 73킬로, 요즘은 좀 빠져서 71~2킬로 정도 될거예요. 발은... 275요.


 체격조건 참 좋다. 그럼 나이는 어케 되시는가.


1977년생입니다.


 원래 직업은? 라운드맨은 당근 아니었을 거고.


네. 쇼핑호스트 했었습니다.


 쇼핑호스트라, 수입이 괜찮았을텐데.


어... 괜찮죠(웃음). 근데 새로운 것들에 많이 도전해보고 싶었고, 세계최초 라운드맨이라는 얘기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라운드맨 하면서 보수는 얼마나 받으셨는지.


첫번째 행사는 프로모션 개념이었기 때문에, 따로 페이를 받지 않고 했습니다.






 엥? 의외다.


뭐... 그러잖아도 먹고 살 만큼은 벌고 있기 때문에(웃음). 젊을 때 저에게 투자하는 거니까, 보수에 대한 욕심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는 많이 벌어야죠.


 부럽다. 그나저나 어떤 계기로 라운드맨에 도전하시게 됐는가?


쇼핑호스트일 하면서... 계약 자체를, 전속으로 걸지 않고 프리랜서 개념으로 걸었어요. 그래서 다른 일을 해도 상관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다른 직장을 따로 다닐 수는 없으니까. 뭔가 다른 일을 찾던 중에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던 공고를 보게 됐고, 아직 모집기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사진을 넣었는데... 다행히 연락이 왔더라구요. 그래서 최종 오디션을 보게 됐고, 거기서 입상해서 이 일을 하게 된 거죠.


 그런 거 말고, 심리적인 뚜렷한 계기는 없었나?


음... 우선, 젊었을 때 일을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싶었고, 쇼핑호스트... 그쪽은 유통산업이기 때문에 일반 직장생활이란 느낌이 강했거든요. 옷도 꼭 정장을 입어야 되고. 그런데, 이쪽같은 경우는 헤어스타일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옷도 편하게 입을 수 있으니까. 자유스러운 느낌이 강하잖아요. 젊은 나이 때는 그렇게 매여있는 직장생활보다는, 좀 자유스러운 직업을 갖고 싶었어요.


 자유스러운 것도 좋지만, 어르신들 보기에는 저거 어디 사내가 할 일이냐, 뭐 그런 못마땅한 시선도 있었을 수 있는데...


안좋아 보일 수도 있겠죠 뭐. 근데 그건 별로... 다른 사람들의 눈을 신경썼다면 제가 애초에 쇼핑호스트 생활도 안했을 거예요. 쇼핑호스트도 이제는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긴 하지만, 사실 90% 이상이 여자잖아요.


전 원래 생활 자체가 독특한 걸 좋아하는 편이었고 일도 처음부터 그런 쪽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시선들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어요. 신경을 썼더라면, 이쪽 일을 아예 못 했겠죠. 사실 따져보면 라운드걸이 올라간다고 해도 긍정적인 시선, 부정적인 시선이 다 있잖아요. 라운드맨이 올라가도 그런 건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찬반은 있기 마련이니까, 상관없어요.






 그렇다면, 실제 링에 올라갔을 때 피부로 느껴지는 반응은 어땠나?


일단은... 경기장에 여성분들이 별로 없었어요. 경기하시는 두 분만 우락부락한 여성분이셨고(웃음), 경기장에는, 특히 관중들 중에는 남성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요. 괜찮았어요.


사실 권투경기 자체가... 좀, 살벌하잖아요. 여자부 경기라고 해도, 권투니까. 피도 막 튀기고. 게다가 그 경기는 워낙 치고받고 난타전이었으니까, 다들 더 긴장돼 있죠. 근데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올라가서 좀 누그러뜨려 주고, 재미있는 퍼포먼스도 보여주고 하니까,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방송에서 나간 것보다도 현장 분위기가 오히려 더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도 참 편했구요.


 그날 올라간 라운드맨이 총 여섯분인 걸로 알고 있다. 다덜 각각 어떤 컨셉이셨는가?


처음 오디션을 보고 나서는 일단, 세명이 입상을 했어요. 전 3등이었구요(쑥스...). 근데 경기가 10라운드나 되다 보니까, 세명 가지고는 다양성을 추구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일단 그 세명을 중심축으로 가되,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재능도 가미시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얘기가 나왔구요.


그래서 여섯명이 최종선발된 건데, 다 각각 다른 모습이었어요. 어떤 분은 터프한 컨셉으로, 또 어떤 분은 반항아적인 컨셉도 있었고, 몸이 되게 좋은 분도 있었어요. 보디빌더 하셨던 분. 그분은 몸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아예 상의를 벗고 링에 올라갔죠.






저같은 경우는, 카리스마적인 외모...는 없기 때문에(웃음) 약간 부드러운 느낌을 살리자는 차원에서, 저는 그날 망사티에 청바지를 입었어요.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 해도 되나 모르겠는데...(주: 본지는 이런 거 꼭 싣는다) 그날 이인영씨가, 홈경기인데도 불구하고 판정에서 2대1로 이겼잖아요. 굉장히 접전이었죠. 그래서, 경기중에 라운드맨들이 분위기를 유화시키는 건 좋은데, 혹시라도 나중에 경기결과가 이인영 선수한테 좋지 않게 나오게 되면 그런 재미있는 모습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지 않겠느냐. 그런 판단이 있었다나봐요.


그래서 초반에 한 라운드랑 마지막 라운드, 이렇게 두 라운드 정도만 실제 방송으로 나간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이인영 선수도 경기중에 워낙 힘들어했고...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았던 것 같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런저런 문제가 좀 있었다는 것 같더라구요. 상대선수도 워낙 막강했구요.


 라운드맨만의 매력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하는가?


저희가 1기잖아요. 선배는 없고 후배만 있는 거니까, 라운드맨 1기가 가는 길이 곧 후배들이 따라오는 큰 줄기를 제시해줄 거라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저희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 열심히 해야 된다는 책임감도 있어요. 저희가 열심히 해야 2기, 3기로 도전할 후배들도 많아질 것이고, 또 라운드맨이란 직업이 더욱 각광을 받게 되겠죠.


또, 이 일을 통해서 모델이라든가, 방송 일과 같은 다른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도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구요. 라운드맨이 본업이 될 수는 없겠지만, 또다른 큰 일을 하기 위한 징검다리와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저같은 경우에도, 이번 라운드맨 이벤트 있고 나서 지금 CF 쪽에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구요...


사실 이번 라운드맨 오디션 때 주최측에서 내걸었던 조건이, 입상자에게는 CF나 방송 쪽에 연결되도록 추진한다는 조건이 있었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런 쪽으로 추진이 되고 있으니까, 앞으로 방송일을 하게 되겠죠. 또, 하고 싶구요.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계없을걸?


 그렇군, 근데 오디션에서는 뭐했나?


오디션때 일단은... 옷 벗었죠(웃음). 근데 제 컨셉이 다른 분들처럼 근육질 몸매나 톡톡 튀는 개성이 아니었고, 좀 부드러운 느낌이었고... 그러면서 부드러움 속에 숨은 섹시함. 이런 걸 끄집어내는 게 목표였어요. 배용준씨나 노주현씨 같은.


전 사실 노주현씨도 굉장히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하나예요. 동성애자는 아니지만(미소). 꼭 몸이 좋고 노출을 많이 해야만 섹시한 건 아니잖아요. 그분만의 어떤... 부드러우면서도 중후한 캐리어. 그런 게 몸에서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올 수 있으면, 그런 게 충분히 섹시하게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제 컨셉도 그런 쪽으로 잡았었는데, 다행히 그게 심사위원 분들한테 어필이 돼서 입상까지 하게 됐네요.


 근데 본인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생각하는가?


...최근에 깨달았어요. 저는, 사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제가 진짜 인기가 많은줄 알았어요(웃음). 여자들이 나만 보면 다들 호감을 가질 줄 알았었는데... 근데, 작년 여름에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오잉, 그럼 지금 싱글인가?


네, 싱글이예요. 헤어지고 나서, 이제 내 시대가 끝나는 건가, 아님 사람들의 기준이 바뀌어 가는 건가... 내가 더이상 어필하지 못한다면 정말 곤란한데... 고민이 많았어요.






 왕자병 소견이 보인다.


근데 제가 여자분들한테 자주 묻는 게 있어요. 학점으로 매기면 내가 어느 정도인 거 같냐고. 근데 제가 한번도 A를 받아본 적이 없어요. 거의 다 B+ 정도였어요. 90% 이상.


그러니까, 그런 거 같아요. 그냥 보기에는 괜찮고, 데리고 다니기에도 괜찮은데, 결정적인 한방이 없는... 그런 게 아닌가. 두루두루 어느 정도씩은 갖추고 있지만, 딱 부러지는 결정적인 매력은 없나봐요. 그래서 제가 항상 B+인 거 같아요.


 음... 그나저나 외모관리는 어케 하시나?


일단,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 나올 때는 헤어랑 메이크업을 미리 손보죠.


 공식적인 자리 말고, 평소에는...


평소에도 나름대로 관리는 하죠. 그냥, 샴푸랑 린스 정도... 보통 남자분들 하는 정도예요.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미용실에 와서 트리트먼트 받구요.


아무래도 이쪽 일을 하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러니까... 관리를 해주는 게 나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투자죠. 일종의. 친구들을 만나는 사적인 자리 외에는, 항상 외모에 각별히 신경을 쓰죠.


 머리는 그렇다치고, 피부는...


피부땜에 고생을 참 많이 했어요. 작년 초에, 방송아카데미 다니면서, 제가 살을 16킬로를 뺐어요.






 ???


제가 전에는 좀 퉁퉁하고, 그러니까... 김용만씨 있죠(허걱). 그런 느낌까지는 아닌데, 그 직전까지 가 있는... 그런 단계였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쇼핑호스트 시험을 보려고 하니까... 그런 느낌은 통하지 않는다, 그 외모로는 힘들겠다고, 살을 좀 빼야 될 거라고 그래요. 왜냐하면, 홈쇼핑은 상품을 파는 곳이기 때문에 즐거움이나 재미보다는 신뢰감이 중시된다는 거죠. 부드러운 느낌보다는 좀 샤프하고 날카로운 이미지가 오히려 더 어필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독한 맘 먹고 살을 뺐죠. 한때는 66킬로가 나갈 정도였어요. 80킬로도 넘어가던 몸무게가.


그렇게 갑자기 살이 빠지니까... 어휴, 그 때는 얼굴에서 막 면도날 흘렀죠. 정말 장난 아니었어요. 지금은 한 5~6킬로 정도 다시 찌긴 했는데, 그 때는 너무 무리를 해서 그런지 피부가 너무 많이 안좋아졌었어요.


그래서 그때 피부과 다니면서 따로 관리를 받구요. 점도 빼고... 칼은 안 댔습니다, 얼굴에(웃음).


 2003년 한해 참 치열하게 살았나보다.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정말 독종처럼 살았어요. 작년 봄에 쇼핑호스트로 들어갔었는데, 사실 요즘은 홈쇼핑시장 성장속도가 많이 주춤주춤해요. 그래서, 이왕 자리를 잡고 있는 메인 쇼핑호스트들 외에는 사실 좀 힘든 상황이예요. 제 나름대로는 마음고생도 많았고. 그래도, 프리랜서로서는 지금 많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편이예요.


 그런저런 이력이 있어서 그런지, 이너뷰에 임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라운드맨 이벤트 있고 나서 이너뷰 요청도 많이 들어왔나?


지금까지는 제가 주로 청하는 입장이었죠. 쇼핑호스트라는 직업 자체가, 상품을 소개하면서 같이 출연한 사람들한테 어떤 걸 이끌어내야 하니까. 내가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질문들을 던져야 되는 직업이었는데...


지금 라운드맨 이벤트가 이렇게 많이 이슈화가 되니까, 여기저기서 많이 취재들을 나오셨어요. 예전에는 제가 질문을 해야 되는 입장이었는데, 지금은 가만히 앉아서 이렇게 질문을 받게 되니까... 편해요(웃음).






 화제를 돌리겠다. 원래부터 복싱은 좋아하셨는가?


남자니까... 기본적으로, 좋아하죠.


 남자도 복싱 싫어하는 사람 많다. 가까이서 복싱경기를 보신 건 이번이 처음이었나?


처음이었어요. 여자분들 경긴데도... 어휴, 장난 아니예요. 사실 화면상으로 보면 남자들같은 경우는 그래도 실감이 나는데, 여성분들은 아무래도 파워가 좀 떨어져 보이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까... 쉭 쉭 하는 소리를 입으로 막 내면서 주먹을 내는데, 딱 맞으면 턱도 막 돌아가고, 침이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정말 살벌한 거예요. 게다가 우린 링 바로 옆에서 봤거든요. 대기하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닿으면 라운드맨을 또 할 의향이 있는지.


또 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하게 되겠죠. 다음 기수들이 뽑히기 전까진 저희 1기가 계속 하게 될 거예요.


일단은... 방송일을 하면서 라운드맨 일도 병행을 하게 될것 같구요, 아무래도 한번 올라갈 때마다 이슈가 계속 될 테니까. 2월부터는 해외로 나갈 일정도 잡혀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때쯤 일본에서 경기가 열릴 예정이라고 해서...


 이야~ 잘나간다. 부럽다.


그리고 좀 있으면, 여자 프로레슬링이 국내에 상륙한다고 하더라구요. 그게 만약 활성화가 된다면, 그때는 일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지겠죠. 그리고, 이인영씨 경기에는 저희가 앞으로도 계속 올라갈 거구요. 챔피언 벨트를 뺏기지 않는 한은. 그밖에도 이것저것 다각도로 추진중인 걸로 알고 있어요.






 혹시 남자경기때도 라운드맨으로 뛰어달라는 제의가 들어온다면...


글쎄요, 그건 좀 컨셉이 안 맞지 않겠나 싶긴 한데... 꼭 남자복싱이 아니더라도, 격투기 종목에는 전반적으로 여성관객이 적잖아요. 게다가 시장 자체도 좀 침체돼 있구요. 이런 격투기 시장에 여성분들의 관심을 좀 끌기 위해서 기획된 컨셉이기 때문에... 남자부 경기에 올라가더라도, 여성분들의 관심을 많이 이끌어낼 수 있다면, 괜찮죠.


 라운드맨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시는가?


아무래도 프로페셔널이겠죠.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창조하는 입장이니까, 이런저런 주위 상황에 신경쓰지 않고, 그 일에 있어서만큼은 내가 최초니까 나름대로의 자부심도 가져야 될 것 같고.


 프로페셔널은 업종을 막론하고 요구되는 덕목일 테고, 특별히 라운드맨에게 더욱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사실 저도 처음이라 어떻게 딱 부러지게 말씀드리기 힘든데... 일단은, 메트로섹슈얼이죠.


 기자 무식하다. 쉽게 설명해 달라.


그러니까... 안정환이나 데이빗 베컴같은 느낌. 그 사람들이 겉으로 보이는 외모는 웬만한 꽃미남 연예인들 못지 않잖아요.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경기장 내에서는, 우락부락한 사람들 못지않게 아주 터프하고 거칠게 운동을 하잖아요. 그런 양면성, 그러니까 무대 위에서의 부드러움과, 남성 특유의 강한 매력을 겸비하고 있다면 아주 훌륭할 것 같아요. 그렇다면 라운드맨으로서 자리를 잡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이번에 저희 공통적인 컨셉이기도 했구요.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UFO가 있다고 믿는가?


(황당한 눈빛으로) 아뇨, 없다고 믿어요.






 왜?


귀신도 없고, UFO도 없고. 저는 그런 쪽에 가까워요. 눈에 당장 보이지 않고, 검증된 게 아니면 잘 믿지 않는 편이예요. 신문에 난 오늘의 운세 같은 것도 안 읽고 그냥 덮어 버려요. 내가 그걸 읽고 있으면, 웬지 정말 그렇게 될 것만 같아서. 겁이 많은 걸 수도 있겠네요. 공포영화도 무지 싫어하니까(웃음).


그리고, 남의 말에 끌려다니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건 성인이니까 내가 책임을 지고 하지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단호히 결정을 내리는 편이죠. 이 일도, 성격에 잘 맞으니까 하는 거구요. 어쨌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 직업인데, 우유부단해서는 해내지 못할 거 같아요.


 긴 시간 할애해줘서 감사하다. 이멜주소 좀 알려주시라.


cool35144@hanmail.net입니다. 그리고, 저희 라운드맨 팬카페도 있습니다. 주소는 cafe.daum.net/roundman이구요...


 꼼꼼하긴...


 






짐작한 대로, 라운드맨 자체가 본업이 될 수는 없었다. 그들을 필요로 하는 무대가 항상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당장 이 이너뷰에서만 해도 다른 일을 하기 위한 과정이란 언급이 나오고 있지 않나.


허나, 그렇다 해서 자신들의 본분을 위해 링위에서 기분좋게 망가져준(?) 그들의 프로의식을 의심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본 이너뷰에도 드러나듯, 라운드맨 1기의 자부심은 결코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이너뷰에 앞서 메이크업까지 받아가며, 시종일관 조각같은 폼으로 허리 밑으로는 미동도 하지 아니하고 국내 정상급의 후까시를 과시하며 성실히 이너뷰에 임해준 전석민님의 모습에서도 세심한 부분에까지 최선을 다하는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음이다.


더구나, 결과적으로 그들의 이벤트는 이미 충분히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은가. 그럼으로써 침체된 복싱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겠다는 애초 기획의도 역시 상당히 잘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한데 이너뷰가 있었던 그날 이후, 챔피언 이인영 선수가 프로모터와의 불화로 결별수순을 밟게 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마도 전석민씨가 이너뷰에서 언급한 이런저런 문제가 이 사태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복싱이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려면 아직도 너무 많은 고비를 넘어야 한다는 현실을 시사하는 듯 싶어 다소 씁쓸하다.


어째 이너뷰 뒤끝이 쫌 껄쩍지근하네... 어쨌거나, 새해를 맞아 새마음 새뜻으로 새단장하고 새출발하는 딴지 흥신이너뷰 다음편도 기대덜 해주시라.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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