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2003 토룡영화제 결과발표 - 2부

2003.12.29.월요일
딴지 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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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 예고편에 헌정하는 부문. 그러나 본편은 예고편과는 정반대되는 퀄러티를 보임으로써 관객을 불신지옥에 빠뜨리게 한 전대미문의 상.

바로 불신지옥상 부문에는 예고편의 반지의 제왕이라 불릴 정도로 방대한 스케일과 높은 완성도, 거기다 재미까정 겸비한 <내츄럴시티> 예고편과 줄거리 요약하는 것만이 예고편의 전부라도 되는 양 이야기 압착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現 예고편계에 경종을 울리며 잘 키운 아이디어 하나 열 예고편 부럽지 않다는 속담을 몸소 실천해 보인 <낭만자객>의 예고편이 정면충돌, 득표 차 2% 포인트 내에서 투표마감일까정 똥꼬박진한 대결을 펼쳤더랬다.

그리하야 최후의 승자로 남게 된 최고의 걸작 예고편, 아니 불신지옥상에는

<낭만자객> 예고편

이 <내츄럴시티> 예고편을 단 126표 차로 따돌리고 2003 토룡영화제 제1대 불신지옥상 수상작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하였다.

일단 예고편을 놓고 보았을 때 <내츄럴시티>는 대작답게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개성 있는 비쥬얼과 대서사의 이야기를 2분 30초의 런닝타임 내에 밀도 있게 담아낸 연출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막상 본편을 까본 결과, 그 엉망진창함에 있어 <내츄럴시티>를 압도한 <낭만자객>이 관객에게 제대로 불신지옥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상작으로 선정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영화인들이 뽑은 올해의 종합우승상 영예를 안은 지 일주일도 안 돼 불신지옥상까지 2003 토룡영화제 2개 부문을 석권한 <낭만자객>, 이 기세라면 종합우승상도 노려 볼만하다.

이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본 수상작을 음미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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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람과 경악, 충격과 전율로 점철된 장면으로 관객의 등골에 식은땀을 흐르게 하고 급기야 오줌까지 지리게 하는 名장면에 월계관을 씌어주는 혼비백산상.

혼비백산상에는 주연, 조연, 엑스트라 할 것 없이 영화라고는 쥐뿔이 모야 개뿔도 모르는 피디 출신 감독의 지시 하에 일사불란하게 대동단결하여 한국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조또 민망, 졸라 허무, 존나 복장 터지는 결혼식 무효 장면을 끝끝내 일구어 내고야 만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팀의 "여러분! 이 결혼 무횹니다" 씬

에게로 돌아갔다.

이 장면에서의 혼비백산함이 얼마나 크던지.. 현실과 가상을 문지방 넘듯 넘나드는 실험적인 엔딩 크레딧 씬이 돋보인 <남남북녀>의 경우, 초반 1위의 깜짝 돌풍을 이어가지 몬하고 곧바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게 선두자리를 내 주었고, 급기야 어디 내놓아도 그 민망함이 절때 꿀릴 것 같지 않은 본 부문의 나머지 주옥떨매같은 후보작들마저 오종록 감독의 맛깔스런 연출이 빛을 발한 이 결혼 무횹니다!씬에 명함일장 못 내밀며 대열이탈, 혼비백산 부문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많은 이들을 싱겁게 만들고야 말았다.

모름지기 혼비백산상을 수상하기 위해선 감독의 남다른 감수성과 배우들의 매스게임을 능가하는 혼연일체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법. 이 점을 명심하고 혼비백산을 꿈꾸는 감독 여러분들께서는 아래의 장면을 거울 삼아 자신을 채찍질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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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사리지 않는 액숀연기를 펼친 전문 무술인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본의 아니게 가장 인상에 남을 액숀을 선보인 무술인들을 모시고자 마련된 당산대형상.

발기부전상에 이은 또 하나의 토룡영화제만의 독특한 부문으로 각종 스폿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당산대형상 수상작에는 불알을 가격하면 쌍코피가 터진다는 사상 초유의 고환타격술을 선보이며 김하늘이라는 여협객의 존재를 만천하에 알린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일합승부

가 심사우원단의 전격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막판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지구를 지켜라>의 젤소미나 순이를 따돌린 끝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훈민정음을 비롯하여 음풍농월, 당산대형 등 무려 3개 부문에 강력한 후보작을 노미네이트시키며 이번 영화제에서 다관왕을 기대케 했던 <동갑내기 과외하기>는 비록 한 부문에 그쳐 아쉬움을 샀지만 이번 수상으로 체면치레는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음풍농월 부문에서 올해의 유행어로 급부상한 "옳아, 이 용기, 이 신념의 경배, 그래.."와 본 부문의 또 하나의 역작으로 평가받는 흉부 두발차기를 후보작에 올리며 많은 이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던 <튜브>는 각각 부문별 2, 3위에 그치고 말아 <튜브>의 수상을 마음속 깊이 기대했던 심사우원들과 관객의 마음을 마구 아프게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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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지둘리셨다. 생선가시를 연상시키는 완성도의 허약함에서나, 아스팔트 위에 늘러 붙은 껌딱지를 생각나게 하는 이야기의 밋밋함 면에서나, 하늘을 찌르는 관객의 분노 에네르기파 조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작품에 수여하는 2003 토룡영화제의 노란자이자 꽃,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종합우승상.

그 어느 부문보다 곱절에 가까운 후보작을 양산하며 수상작의 윤곽을 좀처럼 가늠하기 힘들었던 이 부문. 4강4약의 험난한 과정을 뚫고 최고의 영예를 쟁취해내고야 만 작품은

... 아~ 과연 어느 작품이 종합우승상을 따먹을지 사타구니가 막 저려올라 그러고, 똥꼬가 막 탈장될려고 그런다. 그럼 발표하겠다.

관람객 1인 피해액 342,700원(산출근거)이라는 기존의 쒯티컬 리미트를 훌쩍 뛰어넘는 충격적인 완성도로 <비천무>, <단적비연수>, <긴급조치 19호> 등 이제는 신화가 된 작품들과 당당하게 어깨를 같이 하게 된

정초신 감독의 <남남북녀>

가 차지하게 되었다. 빰빠라밤~ 빰빰빰! 빰빠라밤~

강력한 종합우승후보자 <조폭마누라2>,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본래 보기드문 명승부라는 평가 속에 이들 작품을 가까스로 제끼고 영예의 대상을 안은 <남남북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랴, 영예의 종합우승상을 거머쥐게 된 <남남북녀>에게는 꽃다발 증정과 함께 본지 총수의 친필 싸인이 들어간 상장을 수여하도록 하겠다.

그럼 수상소식을 듣고 그 기쁨에 몬이겨 눈물을 흘리고 마침내 포옹을 단행하는 <남남북녀> 두 주연의 감동에 겨워하는 모습과 당 영화에 출연한 조인성의 종합우승상 수상소감을 듣는 것을 끝으로 수상식을 마치기로 하자.

 
이변과 파란의 충격적 파노라마 속에 숨가뿌게 달려온 2003 토룡영화제, 8개 부문의 기라성과 같은 주인공들을 모두 확인하고 드뎌 마칠 시간이 되었다.

아쉽지만 내년에 열릴 2004 토룡영화제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본 영화제는 위와 같은 영화, 배우 그리고 장면들이 존재하는 한 계속 될 것이다. 물론 관객에게 본전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들게 하지 않는 영화들의 태평성대가 도래할 경우 토룡영화제는 뿅하고 사라지는 건 당연하고.

지면관계상 축하공연은 생략하기로 하겠으니 많은 양해를 부탁드리며 바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로 하겠다. 우쨌든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준 관객여러분께 감사 드리며 2003 토룡영화제는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그럼 졸라~

 
딴지 토룡영화제 어워드 사무국
(editor@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