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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대상] 2003 밥상가요대상 수상자 발표

2003.12.29.월요일

딴지 어워드사무국
 

약 1주간에 걸친 투표대장정을 뒤로 하고, 드드드드디어 제1회 2003 밥상가요대상 수상자가 결정되었다. 빰빠라밤~


이번 투표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파란만장했음이다. 결과가 이변의 연속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득표상황이 워낙 드라마틱했단 얘기 되겠다. 특히나, 25일을 전후해서부터는 투표가 더욱 박진감있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웬, 박진영도 아니고 박진감?


쉽게 말해, 그때부터 각 부문 2등과 꼴등이 각각 몰표를 얻으며 1위와의 격차를 줄여나가는 현상이 보이더란 말이다(놀라운 일은 아니다).


초반 한 3일간은 비교적 안정된 구도(말이 좋아 안정이지, 사실 별로 재미없는 독주체제였다)로 진행되던 투표가, 특정시점을 계기로 2위후보가 급격히 떠오름으로 인해 부문을 거의 막론하고 치열한 각축전 양상으로 바뀌는 현상을 과연 어찌 받아들여야 하나. 그것도 해마다 거의 똑같은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으니 말이다.


특정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걸로 짐작되는 대규모 집단이 조직적으로 투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한편에선 제기되기도 하지만, 모... 원래 본 가요제가 워낙 막강한 권위를 자랑하고 있으니 다 이해한다. 따지고 보면 투표초반 특정인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던 현상도 결국 특정정서를 공유한 사람들의 일치된 행동 결과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조직적이지는 않았겠지만.


암튼지간에, 이렇듯 독자 니덜로부터 막강한 귄위를 인정받은 2003 밥상가요대상, 그 영예의 수상자들을 지금으로부터 공개하는 바이다. 전에도 밝혔듯이 본 수상자 명단은 본지 전문가집단 투표 30%+니덜 투표결과 70%가 결합되어 결정된 거다. 참고바란다.
 


 오성명반상







The Winner is...
 문희준 <Legend>


심사위원평점: 6.8


득표율: 44.89%



이 부문, 초반 6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얻던 문희준과 중반이후 치고 올라온 원투의 <자~ 엉덩이>(최종득표율 34.48%)의 막판 치열한 경합이 볼 만했으되, 결국 문희준이 완연한 차이로 득표율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반면 심사위원단의 지지는 니덜 투표결과에 비하면 각 후보들에 대해 비교적 고르게 분포된 편. 결국, 니덜 투표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문희준의 앨범이 무난하게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이로써 문희준, 21세기 최고의 명반제조기다운 명성을 재차 확인시켰음이다. 그것도 1년에 한장씩 꼬박꼬박, 성실하기도 하지.
 


 무공가수상







The Winner is...
 문희준


심사위원평점: 4.5


득표율: 34.46%



이 부문 역시 심사위원단은 각 후보에 대해 비교적 고른 지지를 표명했으나(평점 5점을 넘은 후보자가 없었음), 투표양상은 문희준 1인의 독주체제에 중반 이후 이효리(최종득표율 33.90%)의 추격으로 인해 2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는... 1, 2위의 격차가 1%포인트도 채 나지 않는 대접전. 결국 투표에서나 심사위원단 평점에서나 졸라 근소하게 앞섰던 문희준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가긴 했지만, 다른 부문에 비해 후보자들의 수준이 매우 고른 편이었다는 게 심사위원단의 중론. 어쨌거나, 결과적으로는 그 강력한 경쟁자들도 7옥타브의 위력 앞에 무릎을 꿇은 셈이 됐다.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을 절로 실감하게 되는 대목 되겠다.
 


 사기브라상







The Winner is...
 이효리 <Stylish...e>


심사위원평점: 6.8


득표율: 43.92%



심사위원단의 대세는 이효리와 서태지(최종득표율 21.17%)로 크게 양분된데 비해, 정작 니투표에서는 이효리의 독주체제가 초반부터 줄곧 유지되었다(신기하게도 이 부문은 2위후보가 중반 이후 1위를 맹추격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아니하고, 대신 꼴찌후보가 몰표를 얻는 현상만이 나타났다). 이효리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니덜의 심사는 어땠을지 모르겠으되, 일단 심사위원단의 중론은 이효리만큼 이 상의 취지에 잘 부합하는 후보는 엄따!란 거였다. 온동네 찌라시에 하루가 멀다하고 도배된 그 엄청난 기사량과, 그 심심하기 그지없었던 음반 사이에 어떠한 상관관계를 엮을 수 있는 건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리스너들이 참으로 많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는 판이다.
 


 봉창타격상







The Winner is...
 원투 [자~ 엉덩이]
(작사: 박진영)


심사위원평점: 9.3


득표율: 36.64%



이 부문은 진작부터 심사위원단 대부분이 원투의 [자~ 엉덩이]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으나, 투표결과는 문희준(최종득표율 37.79%)/원투의 2파전으로 전개되었다. 결과적으로는 투표결과가 심사위원단지지에 의해 뒤집힌 유일한 부문이 된 셈이다. 특히 초반부터 1위와 2위의 격차가 다른 부문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압도적인 길이와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은 특정후보에 대한 집단적 감정표출을 한풀 꺾이게 만들만큼 위력적이었다는 반증 되겠다. 박진영, 무슨 찌라시 보도에 의하면 쫌이따가 윌 스미스 앨범에 작곡자로 참여한다는데(그 곡의 제목은 [Ice! Bang!] 정도 되려나?), 본작에서 드러나는 참신하기 짝이 없는 발상을 거기서도 충분히 잘 살려내줄 수 있을런지 모쪼록 주목되는 바이다.
 


 상시춘일상







The Winner is...
이효리


심사위원평점: 3.6


득표율: 42.78%



이 부문은 심사위원단의 견해와 투표결과 사이의 괴리가 가장 컸던 대목 되겠다. 아마도 독자덜은 명망(...)에 의거하야 이효리에게 몰표를 줬던 모양인데, 심사위원단은 그보다는 노출퍼포먼스가 활동 전반에 걸쳐 차지한 비중 및 사회적 파급력(앤드, 모종의 업소삘)에 좀더 중점을 두고 심사에 임한 결과 상호간 상당한 격차가 생겨부렀다. 사실 파급력이란 것두 따지고 보면 이효리가 가장 막강했다고 볼 수 있겠으나, 다리짧고 얼굴큰 스타일이라면 기겁을 하는 심사위원단의 성향상 그리 높은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어떤 기준이 옳다고는 단정할 수 엄따. 걍 누구 말마따나 민심이 천심이려니 하고 믿을 수밖에.
 


 종합우승상







The Winner is...
문희준


심사위원평점: 6.6


득표율: 38.88%



투표에서는 2위 이효리(최종득표율 35.21%)가 중반께부터 치고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긴 했지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애초부터 지목받아왔던 문희준의 아성을 위협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비해 심사위원단은 근소한 차이로 이효리의 우세를 점쳤었으나, 결국 문희준에 대한 대중의 높은 지지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일각에서 "문희준은 이제 수상후보에서 제외하자", "문희준상을 따로 제정하자"는 등의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쯤되면 충분히 이유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아직까지 본지는 그럴 방침은 엄따. 문희준도 언젠가 이 대열에 거론되지 않을 음악을 만들게 될지도 모를 일이거니와(세상일은 모르는 거다),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도 현역을 명예의 전당에 올려버리는 경우는 여지껏 듣도 보도 못했으므로. 참고로, 미국 락큰롤 명예의 전당도 첫 앨범을 낸 후 25년인가... 지나야 헌액자격을 준다더라. 어쨌거나 문군, 올해도 다수 부문을 싹쓸이해가는 영광을 피할 수 없었다. 축하한다.
 


 특별공로상(번외부문): 박진영


비경쟁부문인 특별공로상 수상은 원래 본 어워드 예정에 들어있지 않았었다만, 올해 후보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그의 막대한 영향력도 그렇고, 해당후보들이 투표에서도 고르게 선전했음을 볼 때, 그러한 공로를 기리는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수상을 결정하게 됐다. 본상의 유력한 후보들이었던 박지윤, 원투는 물론이요, 작년말에 졸라 아슬아슬하게 음반이 나오는 통에 본상 후보 대상에서는 제외된 god(아이고, 아까비다)에 이르기까지 주옥과도 같은 음률들을, 그것도 본토에서 따끈따끈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명곡들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1년 내내 미친 듯이 쏟아낸 프로듀서 박진영. 이제 JYP의 이름이 SM이나 DSP와 같은 반열에 오른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그들의 올해 활약은 참으로 눈부셨음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엄따. 그나저나 윌 스미스 앨범에 한몫 낀다던 얘기는 정말 잘 돼가는 건지 아까부터 궁금하네.
 





짧고 굵게 끝내려 했던 2003 밥상가요대상... 그러나 아니나다를까 최고권위의 가요상답게, 니덜의 열화와 같은 관심과 이상과열 투표로 인해 그 짧은 기간에도 바람 잘 날 없었음이다. 그리고 산고끝에 탄생한 수상자덜, 과점현상이 좀 엿보이긴 해도 니덜의 투표와 졸라 권위있는 울 전문가집단의 심사로 엄선된 결과기 땜시 그 공정성에 대해서도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터이다.


이래저래 귀도 어지럽고 눈도 산란했던 2003년과 함께, 딴지어워드도 일단 막을 내린다. 내년 이맘때는 보다 탄탄한 어워드로 새단장해 선보일 걸 단단히 약속드린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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