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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마케팅 불변의 법칙

2002.1.7.월요일

딴지 양서검열&추천우원회 

 

무공비급(武功秘給)..


이웃나라 뜅화밍국의 옛날 옛적.. 고만고만한 무예실력으로 인해 사문의 적들에게 깨지며 쫓기던 넘이 절대절명의 기회에 절대고수를 만나고, 그로부터 건네받아 수련한 끝에 초절정 고수로 변신, 웬수를 갚고 천하를 호령한다는 스토리에 등장하는 신묘한 교육도서..

무명소졸을 일약 무림 스타로 맹그는 단기속성 고수양성 강호출세 입신등극 코스의 교재이며, 이것만 있으면 세상을 제패하고 천하를 움켜쥘 수 있었기에, 그래서 더욱 귀중한 보물로 받들어졌었다.. 때때로 비급이 주인을 잃고 떠돌면, 그땐 그걸 차지하려는 군웅들의 목숨 건 승부세계가 펼쳐지곤 했드랬는데...

...아아, 언제나 난세를 헤쳐나갈 솔루션(Solution)은 책에 있었던 거다..

 




살아남기가 버거운 시대다. 

지놈이다 뭐다 해서 인간의 수명은 날로 늘어만 가는데, 기술혁신과 경쟁 때문에 제품수명은 거꾸로 줄어드는 판이라, 그래서 사업가든 샐러리든 다들 숨이 턱에 차오르며 죽을 맛이다. 성장이냐, 퇴출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새롭고 질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아무리 잘 맹글어 놓아도 이눔 저눔 다 있는 판에 도무지 팔려야 말이지..  

경제 파워는 이미 유통업자와 소비자 손아귀에 있고, 살풍경한 기업환경 속에서 살얼음판을 건너는 심정으로 지혜와 모략의 불꽃을 튕기며 살아가는 넘들이 있으니, 그건 바로 어디나 <기획&마케팅 부서원>일 거다. 너거들 심정을 내는 알지. 그 얼매나 똥줄이 타는지.. 

시대를 명철할 수 있는 명서만을 불러모은다고 자처하는 본 도서검열&추천우원장, 이번에는 마케팅 관련 책 한 권 들고 떡 하니 나섰다. 

무공비급 운운하는 첫머리에서 벌써 눈치챘을 거이듯, 이 책의 비중은 남다르다. 공력을 높이려는 무사에게는 비급이 필요하듯,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 세계에서 승부보려는 넘이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슬슬 좀더 나가보자.

어떤 분야에든, 신삥, 초짜, 얼라라 불리는 얼치기들과 베테랑, 선수, 고참, 리더라 불리는 해결사들이 있기 마련이다. 초심자와 베테랑을 가르는 건 바로 시대변화를 꿰뚫어 보는 안목. 주입된 고정관념에 걸러지는 보이는 것만 보는 초짜들과 달리, 베테랑은 낡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과 역발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도 본다.

마케팅 분야도 마찬가지. 초짜들의 사고방식이자, 과거 80년대까지 풍미했던 "질 좋은 제품을 잘 만들면 된다" 식의 제조업자 굴뚝 마인드는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다. 


"아니, 제품 품질과 써비스를 좋게 하고 돈 왕창 들여 광고 잘 하믄 장땡인 거 아니어여? 


글타. 초심자여.. 이제는 그런 게 골로 가부렀단다..

본 추천도서는, 현실의 마케팅은 어떠해야 하는지 낱낱이 알려주는 교과서 반열의 책이다. 기획 및 마케팅 분야에서 인정받는 고참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기본서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름하여 <마케팅 불변의 법칙>. 아직 읽어보지 몬했거나, 아무도 가이드해주지 않으셨서? 그럼 니는 제대로 된 싸부가 위에 읎거나, 별볼일없는 팀에 소속된 거라 생각하믄 된다. 빨리 짐 싸라.  

자자, 책을 보자.

40여 년간 마케팅 세계에 몸담은 두 저자 알 리스(Al Ries)와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이 책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자연에 자연법칙이 있듯, 마케팅에도 불변의 법칙이 이따... 지키면 성공하고 무시하믄 조뙌다..   


그러면서 이렇게 포문을 연다. 본문을 쬐금만 엿보자.








1) 최초로 대서양을 단독 횡단한 비행사 이름은? 
   - 찰스 린드버그 
2) 그렇다면 두번째로 대서양을 단독 횡단한 비행사 이름은? 
   - 그것은 대답하기 쉽지 않을 꺼다. 글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케팅의 요체를 자기에게 더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잠재고객에게 확신시키는 거로 착각한다. 그게 아니다. 

더 좋은 제품을 팔기보다는 최초로 시작하는 게 낫다. 시장을 선점한 사람보다 더 좋은 제품을 갖고 있다고 납득시키기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는 게 훨씬 쉽다. - 마케팅은 제품과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싸움이다.  -- <1. 선도자의 법칙>


뿐만 아니다.








시장에 맨 먼저 진입하지 못했으면, 최초로 뛰어들 새 영역을 찾고,-- <2. 영역의 법칙>. (IBM이 컴퓨터에서 최초이자, DEC는 미니컴퓨터 분야에 최초로 뛰어들어 큰 성공을 거뒀다.)

시장에 맨 먼저 들어가지 못했더라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면 된다. -- <3. 기억의 법칙> ; 왜냐하면 마케팅은 제품과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싸움이기 때문에.  

체품의 품질만이 마케팅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할리데이빗슨이 자동차를 만들어 판다면 성공할까? 그렇지 않다. 소비자와 고객은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것을 믿는다. 그래서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인식을 다루어가는 과정이다. -- <4. 인식의 법칙>

컴퓨터 하면 IBM, 복사기 하면 제록스 라는 식으로 고객의 기억 속에 한 단어를 심어라. -- <5. 집중의 법칙>   

기타 등등 이외에도 그바께 ....


음음.....

어떠셔? 이렇듯 저자는 마케팅이 제품이나 그 품질의 영역일 것 같은 선입견과 달리 사람의 인식 영역을 다루는 거라며, 그 속에 담긴 22가지의 법칙 하나하나를 가이드한다.

22가지 불변의 법칙 가운데 가장 놀라운 건, <12. 계열 확장의 법칙>에서 주는 경고다. 

브랜드가 지니고 있는 이미지를 확대하고 싶은 무시할 수 없는 유혹이 존재하는데, 이는 기업이 멸망으로 가는 코스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성공적인 브랜드를 선도적으로 지닌 회사는 그걸 지렛대로 여러 제품군으로 벌려나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래서 제대로 된 성공을 이룬 회사가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제1법칙 <선도자의 법칙>대로 새로운 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새로운 영역에 최초로 등장한 것이어야 한다. 아니면 그 새로운 브랜드가 선도자의 대체품으로서의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현실이 그렇지 못하자, 그들은 오래전부터 이용되어 온 믿음직스런 계열확장방식에 의존하게 된다. 

(아이보리 비누. 아이보리 샴푸?   아디다스 운동화. 아디다스 향수?   리바이스 청바지. 리바이스 구두? )


라는 식이다.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단 말이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이 삶의 기본 공식이듯, <마케팅 과정에서 상존하는 신화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하여> 썼다는 저자들의 이 책은, 마케팅의 공식입문서이자, 가파른 변화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자의 필독서다. 검증된 정보는 예나 지금이나 성공의 지름길이니, 다들 필독서로 지참하도록! Back to Ba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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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 양서검열&추천우원회장(djjang@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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