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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종합격투기! 일케 대비하자 (2)

2003.6.22 일요일
딴지일보 격투기부



 지난 기사 링크


    종합격투기 (1)- 종합격투기의 소개 
   
종합격투기 (2)- 종합격투기의 경기 양상과 특징
    
종합격투기 (3)- 종합격투기의 스킬을 알려주마
    
종합격투기 (4)- 종합격투기! 일케 대비하자 (1)



오케이, 기사가 한 주 미뤄져서 매우 죄송하다 하겠다.
일단 오빠야가 지난 기사를 통해 뭐라고 떠들었는지 되짚어보자.


글타. 종합격투기 대비할라믄 정신적으로 종합격투가로서의 마인드를 갖춰야 하고… 동시에 스트라이킹, 그래플링을 망라하는 종합격투 기술을 다양하게 익혀야 한다고 했다. 글타면 이번 기사는 종합격투기를 대비하기 위한 과제 중 체력적인 요소와 경험적인 요소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체력적인 요소


 기본 체력


체력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심폐력, 근력, 근지구력, 내구력 등으로 나뉘어진다. 그리고 전문화된 스포츠, 즉 주먹으로만 겨루는 복싱, 상대를 쓰러뜨려야 하는 레슬링, 샅바를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씨름 등은 그 체력 구성이 해당 종목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다. 쉽게 말해 복싱 선수에게 요구되는 체력과 씨름 선수에게 요구되는 체력은 서로 다르다는 거다.


이제 종합격투기를 살펴보자. 종합격투기는 펀치를 내고, 킥을 차고, 상대와 맞잡고 쓰러뜨리거나 쓰러뜨려지지 않게끔 힘을 쓰고, 그라운드에서 뒤집으려고 힘을 쓰는… 몸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움직임으로 진행된다. 즉 복싱적인 요소, 레슬링적인 요소가 함께 믹스되어 있는 장르인 것이다. 때문에 혹시 정상급의 킥복서라고 해도 종합격투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종합격투기에 맞는 체력 트레이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과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복싱이나 무에타이, 태권도 등의 몸 만들기, 체력향상 프로그램은 몸의 체지방을 최대한 줄이고 스피드를 향상시키며 상대의 움직임에 반응이 빠른 형태로 만들어간다. 그러나 실전이라는 것, MMA라는 것은 붙잡고 용써야 할 일이 많은 무대이다. 펀치가 오갈 수도 없는 그라운드 상황에서 서로가 상대의 몸을 뒤집으려고 애쓰고 그걸 몇 분이고 지속시키기 위해선 복싱과 같은 스트라이킹 계열의 체력뿐 아니라 엄청난 강도로 훈련된 근순발력과 근지구력을 필요로 한다.


그 때문에 실력이 좋은 킥복서라고 해도 재미삼아, 연습삼아 그라운드에서 낑낑거리고 나면 당장에 헉헉거리고 다음 날 근육통이 온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단련된 몸이라고 해도 생소한 근육 쓰임과 생소한 신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아울러 심폐력 역시 근력과 조화된 형태로 발달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어떤 것을 중심 삼아 트레이닝하는 것이 종합격투기에 가장 적합할까? 때리고 차고 쓰러뜨리고 뒤집는, 그리고 그걸 장시간 지속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체력 트레이닝 시스템의 모델은 어떤 것일까?









레슬링엔 종합격투기에 적합한 체력강화 프로그램이 고도로 농축되어 있다


제일 좋은 모델은 바로 레슬링 되겠다. 레슬링은 태릉선수촌에서조차 수많은 종목들 중 가장 힘들다고 전해진다. 레슬링은 격투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충족시키는 체력을 갖추어야 경기를 할 수 있다. 스포츠란 만인의 것이어서 재미삼아 야구도 할 수 있고 재미삼아 축구도 할 수 있지만 레슬링은 그렇지가 않다. 몸 자체가 단련되어 있지 않으면, 레슬링을 소화하기 위한 체력과 몸 움직임이 되어 있지 않으면 레슬링 자체를 하지 못한다.









토할 때까지 훈련시킨다- 스피릿MC에서 선수세컨 보는 최모 씨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바로 그런 레슬링을 하기 위해(정확하게는 시키기 위해) 선수에게 주입시키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건 종합격투기에서 필요로 하는 체력과 상당히 일맥상통한다. 상대에게 최단 시간에 접근하고, 상대를 쓰러뜨리고, 그라운드에서 몸을 뒤집고, 발버둥치는 상대를 컨트롤하는 이 모든 것을 5분이건 10분이건 맥시멈 상태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 종합격투기의 성향과 경기 시간 내내 후퇴 없이 상대를 몰아 부쳐야 하고 쉬지도 못하고 계속 공방을 거듭해야 하는 레슬링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게다.


"그으래? 레슬링 트레이닝이 종합격투기하고 맞아 떨어진다 그거지? 그럼 하면 되겠는데 얼마나 하면 될까나?"라는 질문이 들어올까봐 미리 선수쳤다. 우리나라 종합격투기에 있어서 선수 메이킹의 선두 주자 중 한 곳이랄 수 있는 팀 태클의 최무배 대표 코치에게 물었다.


오빠야: 어느 정도로 훈련해야 체력이 좋아지나??


최: 토할 때 까지!


오빠야: 그럼 어느 레벨까지 이르면 안 토할 만큼 되나??


최: 그 레벨에서 또 토할 때까지!


씨바... 간단하지? 간단하잖아? 그게 무슨 답이냐고? 미안하지만 이게 정답 되겠다. 물론 토한다는 것은 상징적인 표현이고 그만큼 신체에 부하를 극한으로 줘서 적응 한계를 조금씩 높여간다는 말이다. 그 증거는 종합격투기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온 몸으로 용쓰는 실전 격투기 10분 뛰고 나면 오바이트 나올 거 같다는 말을 한다. 그 10분 동안 지치건 말건 일단 몸을 맥시멈 상태로 상대에게 몰아쳐야 하는데 트레이닝에 있어 달리 좋은 방법 있겠어? 경기처럼 극한 상태로 계속 몰아야지.



 갑빠


마크 콜먼, 마크 커, 캐빈 랜들먼과 같은 미국 종합격투기 선수들이 엄청난 근육질이라고 해서 "저것 봐, 저것 봐! 역시 쌈마이는 근육질이어야 하도다! 오케바리! 오널부터 나는 헬스클럽 가서 갑빠맨이 될란다!"라고 제발 말하지 마라. 명랑에는 전희라는 게 있고 일에는 순서가 있잖아?


실전은 일단 갑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선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뭐냐면 신체는 근육이든 지방이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것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심장에 부담을 준다는 거다. 근육인데도 그렇니? 라고 물으신다면 그럼요.. 라고 답변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지방과는 그 의미가 다르긴 하지만 우선은 그렇다. 그래서 가끔 갑빠 큰 선수가 경기 하다 말고 어느 순간 갑자기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입 벌리고 숨 몰아쉬는 장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중량운동도 좋지만 기초체력훈련부터 쌓을 일이다


먼저 갑빠가 있고 말고를 떠나 자신의 체중부터 스스로 극복할 줄 알아야 종합격투기를 뛸 수가 있다. 무슨 말이더냐고? 아... 간단합니다. 첨부터 기구 운동을 하지 않고 자기 몸으로 턱걸이라든가 딥핑(그런 게 있다), 팔굽혀 펴기 같은 걸 엄청나게 해야 하며 그렇게 근육을 혹사시킨 다음에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마지막까지 몸을 몰아 부쳐야 한다.


즉 기구가 아닌 신체 만으로 할 수 있는 기초 운동 프로그램(서킷 트레이닝이 제일 무난하다)을 통해 철저하게 선수를 몰아부치고 그렇게 지친 상태에서 전력질주나 런닝으로 몸 전체의 밸런스를 잡아나가야 한다.


니네들… 팔굽혀 펴기니 턱걸이니 달리기니 하니까 이거 간단하고 만만할 것 같지? 천만에... 제대로 된 체력 트레이너 만나면 매일 운동시간마다 선수는 지옥을 맛본다. 대신에 이 악물고 기계처럼 그 코치 잘 따라가기만 하면 2개월 만에 기구 하나 안쓰고 진짜 전투력 만빵의 육체를 소유할 수도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요성


오케이… 그럼 갑빠는 필요없는 거네? 라고 묻지 마시라. 아직 오빠야 말 안 끝났다. 아무튼 이런 가혹한 트레이닝을 해야 되는데 문제는 이게 지 몸 하나로 해야 되는 건기라... 이런 거 할만큼 해서 더 이상 자극이 안 오는 사람들이 에이씨.. 더 이상 자극이 안오잖아. 더 필요한데... 하는 수단으로 택하는 것이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 되겠다. 왜냐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은 신체만으로 행하는 트레이닝의 폭을 확 뛰어넘는 운동량을 부과하니까.


즉 웨이트 트레이닝은 매우 훌륭한 트레이닝 방법 중 하나지만 순서를 따진다면 신체 자체로 할 수 있는 체계를 먼저 밟은 다음 택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신체 자체로 체력을 향상시키는 대부분의 운동방법은 신체를 탄력있고 균형성을 키우며 민감한 상태로 조율해간다. 바로 이런 몸에 웨이트 트레이닝이 도입될 때 더욱 몸이 발달하고 체력이 향상되는 거다. 톡 까놓고 말해서 다른 종목도 아닌 격투기 선수가 벤치프레스 150kg 바벨로 한다고 해도 턱걸이 20개 못하고 중장거리 달리기 제대로 못하면 뭔가 어긋난 거다(헤비급이나 무제한급은 좀 안 될 수도 있다. 그 쪽은 체급 자체가 특수하니 따로 빼자).


체력 얘기를 정리하자꾸나. 우선 종합격투기에서의 체력은 신체만으로 할 수 있는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 근지구력, 근순발력, 심폐력, 내구력 등을 충분히 끌어올린 뒤 웨이트 트레이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런 트레이닝 체계를 종합격투기에 맞춰 봤을 때 레슬링의 체력 프로그램이 매우 좋은 모델이 된다는 것이 요지이다.




경험적인 요소


경험은 중요하다. 마치 명랑처럼… 같은 체력, 같은 사이즈, 같은 조건일 때… 보다 명랑에 정성껏 힘쓴 자가 사랑 받게 되어있다. 격투기도 마찬가지다. 뭘 해봤어야 종합격투기를 하든지 말든지 하지? 복싱 전적은 20전 이상인데 태어나서 한 번도 레슬링 안해 봤다면 종합격투기에 출전했을 때 밑에 깔려서 볼짱 다 볼 확률이 매우 크다. 그래서 종합격투기를 대비하기 위해선 경험적인 요소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글타면 뭘, 어떻게 경험해야 할 것인가?









경험한 게 어딜 가나


이런 거 얘기 할라면 또 오빠야가 종합격투기의 성향과 일반적인 흐름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떠드는 것보다는 실제 데이터를 참고하는 거이 우리 모두를 위해, 한국의 종합격투기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야. 먼저 아래의 표를 보자꾸나!






















































격투기 종류


전 적


승 률


브라질 유술   


46승 28패 2무


.605


UWF 프로레슬링


33승 72패 5무


.300


프로레슬링  


 5승   9패


.357


아마레슬링   


25승 13패 1무 


.641


유도 


12승 11패 2무


.343


삼보


 9승   6패


.600


루타 리브레   


 2승   5패


.286


킥복싱(무에타이)  


33승 23패 2무


.569


복싱 


 6승   9패


.400


풀컨텍트 가라데


 1승   7패


.125


기타 


 3승   3패 1무


.429


<프라이드 24회까지의 주요 격투기 전적과 승률>



이거.. 니네들이 좋아하는 PRIDE FC의 승률을 나타낸 표이다.


우선 염두에 둘 것은, 2003년 현재 시점에서 보건데 메이저 규모의 종합격투기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멀티 파이터들이다. 즉 스트라이킹과 그래플링으로 딱 나눠진 MMA 초기의 모습은 아니라는 거다.


90년대 초중반에야 워낙 자기 것, 자기 스타일만을 고집하거나 종합격투기의 성향을 잘 모르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현재는 절대 그렇지 않다. 쉽게 말해 프라이드나 UFC쯤 되는 메이저 규모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죄다 그래플링, 스트라이킹을 골고루 훈련하고 나온 선수들이라는 거다.


머시라? 글타면 처음 기사 나갈 때부터 글케 말을 하지 이때까지 왜 스트라이킹, 그래플링으로 양분화 시켜서 말을 했냐고?


역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질문되게따.


우리가 지금 종합격투기 선진국 일본 이야기하냐? 발리 튜도의 본고장 브라질을 얘기할 때냐? 저어기 아메리카를 논할 때더냐? 결국 중요한 건 현 시점의 south KOREA잖아. 울 나라!


지금 울 나라는 이제 막 종합격투기가 보급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일부 인터넷 동호회의 오프라인 모임 외에 그리고 극소수의 종합격투기 코칭 스탭이 아닌 이상은 종합격투기를 경험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늘 염두에 두고 종합격투기를 얘기해야 할 것이야...



 다양한 격투기의 경험


그건 그렇고… 위의 표를 보면서 대체로 어떤 스타일이 좀 쎄며, 어떤 스타일이 좀 약빨이 덜 먹히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보면 브라질 유술이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다. 그만큼 브라질 유술 계열에는 VT(발리 튜도) 선수도 많거니와 실력도 매우 좋다. 그런데 승수 말고 막상 승률은 6할 4푼 1리의 아마레슬링이 가장 좋다. 그리고 승률에 있어 상위권에는  아마레슬링, 브라질 유술, 러시아 삼보 등이 각각 6할대를 자랑하고 있어서 역시 그래플링의 강세를 떠올리지만 무시 못할 것은 킥복싱(무에타이)인데 6할대에 근접해 있다. 하지만 복싱, 가라데 등은 성적이 그다지 좋질 않고 상대적으로 그래플링에 비해 여전히 적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플링 계열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 표는 선수들 자신이 익힌 대표적 배경이 되는 격투기를 표기한 것이며 대부분의 선수들은 표기된 격투기 외에 그래플링과 스트라이킹을 모두 소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이 표에 의하면 그래플링, 스트라이킹은 어느 정도 중요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는 거다. 물론 수적으로는 그래플링 계열이 현저하게 앞서 있긴 하지만.


그리고 표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시차적으로, 최근으로 접어 들수록 타격계가 굉장한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쥬짓수나 레슬링을 잘 아는 스트라이커들이 속속 링에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제 쉽게 태클에 걸리지 않으며, 클린치에서 요령있게 벗어날 줄도 알며, 몸에 땀이 나기 전에 성급하게 그래플러에게 접근하지도 않고, 체력을 경제적으로 안배하며 경기를 풀어나간다. 뭔가를 잘 알고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그토록 무서운 변화를 가져온다.


물론 이는 그래플링 계열의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그래플러들도 상대 선수와 난타전을 벌일 각오를 해야 하며 경기 중후반까지 승부를 못낸다면 각자의 몸에 흐르는 땀과 그래플링을 하기엔 지쳐버린 체력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럴 때 오히려 스트라이커가 유리해지며 이제는 타격 난타전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옛말에 구라없다고... 손자병법에 내 타임 알고 저 인간 성감대 알면 100번 명랑에 100번 올가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견딜 수 있나


아무튼 머리가 나쁘지 않은 다음에야 그래플링, 스트라이킹의 중요성이 거의 같은 무게로 실려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글타면 이 데이터를 기준으로 종합격투기를 대비하기 위한 요소 중 경험적인 부분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경험의 방식


사람의 몸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뇌만 기억하는 게 아니라 몸도 기억을 한다. 이건 무슨 운동이든 해본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신체는 경험하지 못한 것은 반응할 줄도 모른다. 스파링을 많이 뛰어 본 사람이 상대 펀치의 느낌을 알고 이에 펀치에 대해 본능적으로 피하고 반응할 줄 알지, 교본보고 따라 해선 안된다는 소리다.


예를 들어 검도교본 하나 사서 집에서 매일 3시간씩 목검이나 죽도 들고 검도 연습한다고 하자. 물론 운동은 된다. 신체 활동이니까. 하지만 멀리, 나를 향해, 계속 움직이고 있는 상대를 향해 한 달음에 머리치기 한 판을 날리는 몸 동작이라든가 날아오는 상대의 죽도를 살짝 제끼고 비켜머리치기를 하는 것 등은 익힐 수가 없다. 왜냐하면 움직이는 상대에 대한 살아있는 기술이란 경험의 요소가 절실하게 필요하며, 실제로 겨룬다는 요소는 실제로 겨뤄봐야 아는 것이고 그렇게 겨루면서 조금씩 몸이 학습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이는 종합격투기를 대비하기 위한 트레이닝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라운드 파이팅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그라운드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른다. 백날 천날 머릿 속으로 브라질 유술이 접근하면 등짝을 팔꿈치로 내려찍고 엎어지면 발로 밟아버려야지라고 상상해 봤자 결코 몸은 그렇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때문에 종합격투기를 대비하기 위해선 스트라이킹 스파링, 그래플링 스파링, 그리고 종합 스파링을 골고루 연습해야 한다. 스트라이킹 스파링은 상대의 타격 공격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며 거기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것을 몸에 익히게 한다.


야구공 무서워하면 야구 못한다는 건 다들 알겠지. 근데 생각보다 야구공 날아오는 거 겁내는 사람 많다. 마찬가지로 상대 주먹을 두려워 해서는 격투기를 하지 못한다. 그래플러라면 더더욱 스트라이킹 스파링을 많이 해야 펀치에 의한 데미지와 쇼크 등에 익숙해진다. 그렇게 익숙해져야 태클이든 클린치든 확 가서 할 거 아냐?









알아야 면장한다고 그래플링 모르면 그래플링 스파링 많이 해야 된다


반대로 그래플링을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그래플링 스파링을 많이 경험해야 한다. 상당히 많은 스트라이커들이 레슬러의 메치기에 당하면 정신을 못차리겠다는 말을 한다. 거기에 메치기 당하자마자 그라운드 컨트롤이나 브라질 유술의 포지션 확보에 휘말리면 그야말로 제정신이 아닌 건데, 이건 결국 경험하지 않으면 몸 자체가 반응하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에 맞닥뜨려지는 원인이 된다.


잠깐 이미지 트레이닝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미지 트레이닝은 사실 엄청난 효과가 있다. 수많은 격투기 선수들도 자신이 알건 모르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테니스 선수들도, 육상 선수들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직접 몸으로 겪는 것은 아니지만 뇌 속에 하나의 상황을 설정하고 거기에 반응하게 되는 자신을 그리면서 잠재적으로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미지 트레이닝은 반드시 육체에 대한 트레이닝이 병행될 때 효과를 발휘한다. 쉽게 말해 매일 훈련 받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방식이지 운동은 안하고 맨날 방구석에서 들어앉아 프라이드 비디오만 죽어라고 보는 사람들에겐 안맞다는 거다(찔리는 사람 많을 걸?).


애니웨이… 몸은 자신이 겪은 것을 기억하며, 거기에서 학습이 시작되고, 그렇게 익숙해지면서 상황에 맞게 적절히 반응하게 된다. 이는 자연의 법칙이며 여기에서 예외는 없다. 본능이 파이터라서, 몸 속에 파이터의 피가 흘러서 따위의 말은 통용되지 않는다. 종합격투기는 어떤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그 모든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고 승리로 치닫게 할 수 있는 것은 몸에 기억된 투기적 본능이다. 그리고 그것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전투력이 느껴지지 않나


무엇보다도 스파링의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종합격투기에 뛰어들겠다고 결심을 했다면 스스로가 맞닥뜨리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을 더 많이 경험해야 한다. 이는 스파링을 통해 몸에 기억시켜야 하며 그런 경험들 하나 하나가 스스로의 핸디캡을 줄여주고, 자신의 특기를 보다 강력하게 적용시킬 수 있게끔 한다.


그라운드에서 벅벅 거리는 게 싫고 갑갑하다면 그럴수록 브라질 유술 도장이나 학교 레슬링부 찾아가서 배워야 한다. 그래서 깔린 느낌을 더 많이 겪어야 하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기술을 익히며 스파링을 통해 몸에 완전히 적응 시켜야만 한다. 로우킥 날아오고 원 투 스트레이트 날아오는 게 은근히 겁난다면 무에타이나 킥복싱 도장 찾아가서 적극적으로 배우고 스파링을 통해 많이 맞아봐야 한다. 그래야 펀치를 머리 위로 흘리고 태클 할 수 있다.


경험이란 스스로가 싫어하는 것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서 맛볼 때 진가를 발휘한다. 그리고 그것은 종이 울린 종합격투기 링 위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힘들게 훈련해 온 자신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게 한다.




자, 이제 대충 기사를 정리하자꾸나


궁극적으로 격투기 선수는 자신의 몸을 믿어야 한다. 믿어야 하는 몸이란, 바로 그렇게 혹독한 육체적 트레이닝을 통해 보다 강해져 있고, 동시에 수많은 스파링과 경기 경험들 속에 몸에 배어 있는 투기적 기억을 말한다.


"나는 나를 믿어, 그리고 나는 내 몸을 믿어..."









난 나를 믿는다- 내 몸을 믿어


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말은, 정신차릴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거기에 본능적으로 반응할 자신의 몸을 믿는다는 말이다. 핀치에 몰려 뇌가 판단할 틈조차 없는 치열한 속도의 공방 속에서도 활로를 찾아 움직이게끔 훈련되고, 경험된, 기억된 자신의 몸을 믿는다는 말이다.


여기에 경험의 요소가 조금이라도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니네들?








오케이!


여기까지 읽어줘서 감사하다 하겠다. 뭐 감사인사 한다고 연재 중단하는 건 아니니까 괜히 좋아하지들 마시라. 털보 총수가 방해하지 않는 이상 계속 이어진다.


다음에는 한국 종합격투기의 과제에 대해 얘기할까 한다. 기둘리시라!! 


딴지 격투기부
오빠야(ken1970@fighting-sport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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