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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내현 추천0 비추천0




[이너뷰] 신해철을 만나다 -제 2편- (2)

2002.12.23.월요일
딴따라딴지

 






 



이제 슬슬 본격적인 쟁점들을 끄집어 낼 시간. 먼저, 프로듀서로서의 신해철 이야기부터 시작되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이너뷰 초반에서 밝혀진 것과 같이 세간에 알려진 내용에 있어서 일정정도 곡해된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질문에 임했다.


카 : 작년에 비트겐슈타인 공연을 보러 간적이 있었는데, 그 때 오프닝으로 와이낫(Ynot)이라는 이름의 인디뺀드가 나왔거든요. 그 후에 무대에 오른 신해철씨가 관객들에게 와이낫 개인적으로 아끼는 후배들이다라고 소개를 하셨단 말이죠. 그 말을 딱 듣고, 당시에는 왜 저렇게 실력도 있고 재미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한다는 팀을 나서서 키워주지 않고 왜 문차일드 같은 애들 뒷바라지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후진 양성에 대한 생각이 있다는 건 알겠는데 좀 더 실력있는 팀들을 메이저로 올려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음악을 듣게 만들고자 하는 생각은 안하고 계신건지?....


신 : 후진 양성이라는 단어를 저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프로듀서는 그 뺀드와 동등한 입장에서의 파트너나 프렌드지, 반드시 앞에서 지도하는 입장은 아니거든요. 프로듀서로서의 제 철칙이 있다면 앨범 한 장을 위해서 최대의 성과물을 끌어내어서는 안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앨범을 제가 작업함으로 해서 그 팀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거든요.


전람회 1집을 제가 프로듀스하면서는 (김동률에게) 니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나는 뒷짐을 져 버리지 너를 돕지 않는다. 니가 가서 고민하고 찾아 온 거를 내가 도와주겠다. 그리고 두번째 앨범에서 나는 너를 절대로 프로듀스할 일이 없을테니까 요번에 배울거 있으면 다 배워놔라. 전람회 두 번째 앨범에서도 프로듀서를 했지만 그건 이제 거의 선수가 된 김동률 뒤에서 심적으로 안정시켜주고 뒤따까리나 해 주는 거지, 음악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게 이제 행복한 경우가 되죠.


문차일드 같은 경우에는 제가 그 두 곡을 애들더러 하게 해 주면서 기획사에다가 몇가지 요구를 했어요. 애들 악기하고 자기들이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줄 것. 얘네들이 스스로 곡을 써보게.... 그런데 그건 결과가 매우 나빴어요. 결국 기획사에서는 그 친구들 역량을 키우기보다는 작곡가들을 투입하고 심지어는 세션맨들을 투입해서 당장에 그냥 급한 불을 끄는, 제가 싫어하는 최악의 케이스로 갔고, 그 제작자랑 저하고는 고등학교 선후배사이였었는데 원래도 친한건 아니었지만 그 사건으로 완전히 연을 끊어 버리고 등을 돌려 버렸죠.


와이낫같은 경우에도 요번에 앨범 발매가 되었는데, 제가 프로듀스를 하지는 않았거든요. 하나의 밴드를 프로듀스하고 치다꺼리를 해주는 거보다는 일단 현재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필요해요. 그리고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는 제가 스튜디오에 가서 직접 돕는 것보다 가장 가려운 몇 군데 어드바이스 해 주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도 참 많아요.


지금 제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 가운데서 고스트스테이션 같은 경우에는 라디오 방송을 외부에서 납품하는 형태를 최초로 도입하면서 인터넷과 오프라인의 사각지대에서 어떤 대안방송을 만들어나가고 그걸 확장하는 거에 대한 고민이구요. 또 내년쯤에 론칭할 제 레코드 레이블에서는 뺀드들의 음악만 집중적으로 만드는 그런 회사가 될 거에요. 그렇지만 제가 그 뺀드들을 스카우트해서 돈을 퍼다 줄 자본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아마 그런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동안에, 예를들어 문차일드라든가 버튼같은 것들이 겉으로 툭툭 보이면 왜 인디 애들 안 돕고 오버그라운드의 엉뚱한 애들 돕느냐?하는 오해들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애요.


음, 글쎄....인디를 돕거나 계획을 마련하는 일들은 지금까지 속도감있게 진행되어 온게 하나도 없어요. 진짜로 힘이 들어요. 예를 들어 고스트스테이션에서의 요즈음 선곡은 거의 다 인디밴드들 곡을 틀고 인디차트를 만들고 하는 쪽으로 가잖아요? 그리고 인디뺀드들의 곡을 직접 스트리밍 방식으로 듣게 해주고 그것을 유료 다운로드받게 해준다는 계획이 1년반동안 지금 안되고 있어요(웃음).


무지하게 힘이 들어요 그게. 일을 해도 티가 안나고. 그리고 인디들 자체의 문제도 참 많아요. 쟤네들 괜찮겠다싶어서 격려해주러 같이 가면 6개월 뒤에는 두 넘 군대 가고, 자기들끼리 싸워서 공중분해하고(웃음), 난리가 아니예요 난리가.


그러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누구누구를 스카우트해서 도와줄 수 있지 않느냐라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그렇게 생각해야 될 거 같아요. 신해철이든지 누구든지 지금 인디를 돕거나 아니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달리 있을거라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된다는거. 자기네들 힘으로 해야 할 문제거든요. 그리고 그 안의 어떤 해결방법들 중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하겠죠.


그 왜, 클럽공연 합법화 문제로 한동안 난리 시끄러웠을 때, 제가 볼 때 인디의 대응은 정말 미진했거든요. 저는 그때 국회를 몇번 왔다리갔다리하면서 그 법안 문제와 그것이 왜 통과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상담역도 하고 그랬는데, 인디에서의 맞장구는 그리 쎄지가 않더라구요. 사실 본인들이 벌떼처럼 일어나서 작살을 냈어야 될 문제인데. 성향이 그렇잖아요 성향이. 인디뺀드하는 사람들 성향이, 국회 법안통과되는게 자기네들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고 생각들을 하니까(웃음). 인디도 오버만큼이나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어요.


이건 사실 잘라 말하기 힘든 부분이다. 클럽이나 뺀드들 역시 자기네 밥줄이 걸린 문제였었는데 신해철 말마따나 합법화 법안에 대해 무관심으로만 일관했을 리는 없다. 90년대 중후반에 추진되었던 클럽 활성화 관련 움직임이 와해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은 근본적으로 기획 주체로 홍대씬에 투신했었던 지식인들과 실행 주체였던 클럽/밴드간의 괴리 때문이었다고 봐야 한다.


인디씬은 당시 지식인들 중심으로 조직되었던 개방적 클럽연대(개클연)의 노력을 통해 클럽 합법화라는 제도적인 성과를 얻어내기도 했지만, 이후 홍대 클럽씬의 활성화 운동에 이르러서 좌초하고 말았는데, 클럽과 뺀드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다는 게 그 첫 번째 원인이었으며, 운동적인 활동도 필요하지만 상업적인 전략 수립도 중요한 상황이었는데 전자가 지나치게 중시되는 바람에 대중 일반의 호응을 광범위하게 끌어내지 못했다는 게 그 두 번째 원인이었다.


클럽씬도 나름대로 어떻게든 생존해 보겠다며 몸부림을 치고 있었지만, 운동(개클련) - 상업적 마인드(클럽) - 음악(뺀드)이라는 삼박자가 제대로 맞지 못했다는 얘기다.


롹필드에서 반성해야 될 일은 없느냐라는 거죠. 자, 댄스뮤직은 집권시기를 훨씬 넘기고도 아직도 사멸하지 않고 있는 그 엿같은 조선왕조같은 입장에 처했어요. 누구든 댄스뮤직이 수익모델로서의 가치가 소멸했다는 것은 알아요. 그러면, 롹당이 왜 집권을 못하느냐? 아직도.....


수권능력이 없는 야당생활만 뿌리깊게 박혀서, 씹는 거하고 욕하는 거 말고는 남은게 없는 그런 야당이라는 거예요 제가 볼때는. 자신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것을 뚜렷이 정해야 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제가 줄기차게 씹지마라 씹지마라 씹지마라는 얘길 하는게, 저도 성질같아서는 울컥하고 씹고싶은 상황이 얼마나 많겠어요? 표절 얘기 나오면, 무슨 모 작곡가 무슨 모 작곡가 무슨 모 작곡가......정말 한 페이지 글 써가지구 이 새끼들 정말 개망신을 시켜버릴까? 하는 생각이 울컥울컥 하지요.


그러나 걔네들을 씹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나진 않거든요. 립싱크껀도 마찬가지죠. 립싱크를 씹는게 아니라 라이브하는 사람들을 활성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쪽팔리게 립싱크 씹지말자. 그리고 롹뺀드랍시고 제발 [여의도의 꽃들은 좋겠네] 이런 곡들은 제발 만들지 말자 우리. 쪽팔리는 거다 그거는. (웃음) 챙피한 겁니다.


그러니까 자, 문제점을 생각해 보자구요. 홍대씬의 붐이 죽었잖아요. 이런 걸 생각해야 된다구요. 클럽에 오는 열명 스무명의 관객을 그날 뻑 가게 해서 돌려보내면 다음날 40명이 오고 그 40명을 뻑 가게 해서 돌려보내면 다음날 80명이 오는건데 그 중 열다섯명이 빠져나가지 않았느냐?....


아니, 어느날 하느님이 그래서 앞으로 우리나라의 음악은 10년동안 인디와 롹이 지휘하라고 해준들 이런 상황으로 티브이에 나가서 - 뭐 티브이에 나가는게 꼭 메이저에 든다는 건 아니지만 - 전국의 수백만 시청자들을 뻑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거죠. 홍대씬이 죽은 것은 반드시 그들(댄스뮤직하는)이 우리를 견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 관객들 앞에서 뭐 여러분 사랑해요 춤추고 이러라는 게 아니라 - 관객을 사로잡을 뭔가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라는 겁니다. 크라잉 넛 같은 애들은 되지 않느냐라는 얘기죠.


그리고 전쟁에서 전선과 전선이 맞부딪힐 때 1번 창으로다가 적에게 창을 꽂은 놈은 상을 줘야 되는데, 씹는단 말이죠. 자, 올해의 1번 창은 제가 볼 때 체리필터였거든요. 그런데 체리필터가 드럼을 (프로그래밍으로) 찍어서 판냈다고 그걸 또 씹는단 말이에요. 뺀드의 형태가 얼마나 다양한데요. 다 찍어서 노래만 가는 그런 팀도 외국에 존재하구요. 그런식으로 따지면 린킨 파크(Linkin Park)는? 걔들은 뭐 드럼 쳐가지구 갑니까? 전략적 사고를 하지 못해요. 자꾸만 마음 속에 닫힌 부분이 있어서 멍들어 있는거죠.


시나위도, 넥스트가 활동하고 있을 무렵에는 시나위더러 뭐라뭐라 참 치켜 올리더니, 테레비에 몇 번 나오고 나니까 그 담에는 시나위를 씹더라구요. 아니 그렇다면 잘나가는 꼴은 다 보기 싫단 말인가?


저로서는 뺀드경력의 시작이 홍대니 뭐니 없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전 파고다(극장) 출신이란 말이에요(웃음). 파고다 출신들도 잘못은 참 많이 했어요. 선배들 많이 싸우고, 분열했지만 그래도 파고다 언더그라운드들은요. 공연 같이하다 기타줄 끊어지면 옆엣 놈 기타 뽑아다 쓸 수 있는 그런 시절이었고....


그리고 저는 4인방 시절을 눈앞에 목격했죠. 시나위, 백두산, 부활, H2O - 네 팀이 있을때는 괜찮았다니까요. 전국에서 열리는 스타디움 공연을 다 개최할 수가 있었고, 진영이 정비가 되서 라인이 짜여져 있을때는 겁날게 없다구요.


그런데 넥스트가 활동하던 시절에 상업적인 판매고를 올리는게 한 팀밖에 안 나와 버리니까 돌아버리는 거예요. 전략을 짤 수가 없어요. 그 시절에 어떤 사람들은 니네혼자  잘처먹고 잘사니까 기분좋겠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돌아버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때 그런 얘기를 했어요. 빙하기의 공룡이다. 얼어죽는 거 밖에는 남은 게 없다. 덩치는 조또 큰데, 같이 옆에 움직여줄 팀들은 안 생기고....미치는 거죠.







그러니까 메탈리카가 처음에 기타에다가 Kill Bon Jovi라고 쓰고 나오면, 그 다음에 판테라가 Kill Metallica라고 쓰고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Kill N.EX.T라고 쓰고 누군지 모르겠지만 한 팀 제발 좀 나와다오. 양쪽에서 서로 존나 욕하면서 같이 공연이라도 하게....(웃음) 안 생기잖습니까? 그게.


그러니까, 부정의 에너지로써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라는 것을 너무 뚜렷하게 봐왔다는 거예요. 댄스뮤직을 씹거나 스스로 분열하는 그 부정의 에너지를 통해서 롹이 활성화되는 건 아니라는 의미죠.


부정의 에너지로 씹어대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대상을 지원하는 것은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돈을 내고 음식을 시켜먹었는데 그 맛이 재앙의 경지로다가 형편없었을 때 거기다 대고 맛없다라고 떳떳이 말할 권리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이 저 양날의 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균형감각일텐데, 부정의 에너지에 너무 많이 쏠려 있다고 매도해 버리기에는, 적어도 신해철이 예시했던 1번 창들 역시 그 근거없는 비난이나 비판과는 상관없이 대중적으로 적절한 대접과 보상을 받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저는 제가 지원하는 팀들을 프로듀스하고 돕는 거는 기본적으로 해야 될 일이고 그 다음에 제가 해결할 수 있을까싶어 뎀벼들고 있는 일들이, 예를 들면 내년에는 고스트 티브이가 생겨요. 지금까지 고스트스테이션을 통해서 한시간동안 전국에다가 인디 프로그램들을 내보내는 역할을 해 왔는데 티브이 브라운관에다가도 인디 밴드들을 출연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 내년도의 계획이에요.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들을 공중파는 물론이거니와 케이블에서도 만들려고 하질 않아요. 그래서 저는 거기에다 한 가지 조건을 걸었죠. 내가 MC를 보께(웃음)


저 역시 음악하는 사람인데 저의 가치를 좀 멋있게 지키고 싶지 무대 나가서 마이크 잡고 바람잡는 역할은 하고 싶지 않아요 솔직히. 그렇지만 누가 소개를 잘하고 그림을 멋있게 잡아 주는 거에 따라서 공연 분위기는 많이 바뀌거든요. 그 왜 <글래디에이터>보면 가발 쓰고 나오는 바람잡이 아저씨 하나 있죠?(웃음) 그걸 내가 하겠다는 거예요. 나 바람잡이 하고, 인디뺀드들만으로 재미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4주에 한번은 내가 토크쇼도 하고, 그렇지만 기본적으로는 인디뺀드들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


그렇다면 인디가 할 일도 있잖아요. 그건 뭐냐면, 전국에 티브이 방송으로 뿌렸을 때 뒤집어지는 뺀드가 인디에 현재 존재해 줘야 자기네들 말빨이 선다는 얘깁니다. 봐라, 지금까지 매스컴이 외면하고 좃같이 굴었지만 접촉할 기회들을 주니까 사람들 움직이지 않느냐. 시스템이 잘못된 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되는데, 현재 인디의 모습은 스타성을 가진 뺀드가 많지 않죠.


저는 지금 희망을 거는 게, 인디의 모습이 대단히 다양하다는 거예요. 이제는 솔직히 미운 마음도 드는 아니 옛날 동아기획 언더랑 똑같은 거같은데 왜 씨바 뺀드음악 한다고 그러지?싶은 음악에서부터, 헤비 롹도 있고, 훵크도 있고..... 한마디로 R&B와 댄스가 메이저를 독점하니까 인디에 있을 음악이 아닌 것도 다 들어와 있어요.


이한철(불독맨션), 앞으로 참 좋은 프로듀서가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 일파들이 하는 음악들을 보면, 하여튼 인디일 이유가 없는 음악들이에요. 근데 저쪽에서 확 쓸어버리니까 일루 다 모이잖아요. 덕분에 인디는 어느 때보다도 풍요한 모습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스타가 나와야 되는 일이예요. 그리고 이 시기에 1번 창, 2번 창들이 저쪽에다 창을 꽂아야 인디가 이제 빵빠레를 울리면서 메이저 점령의 그날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거죠. 집권하는 그날로.







인디가 우리는 소중한 걸 지키고 이러구 살거야 그러는 것도 멋있는 자세인데 저는 그런 팀들과 함께 뭔가를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할 수 있다면, 메이저를 뒤집는 것을 목표로 해서 우리가 가야 할 것이라는 거,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메이저를 뒤집는다고 해도 땐스뮤직은 사멸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80년대 말이 발라드의 전성기였지만 지금도 발라드는 일정한 지분을 가지고 살아 있잖아요? 그래서 이제 한 때를 휩쓸었던 음악들은 일정한 지분을 갖고 이나라 대중음악계에 다 남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뺀드 음악이라는 것이 - 참 뭐라고 말하기 힘든 것이니까 그냥 뺀드 음악이라고 해 버리는데 - 한 번은 메이저를 휩쓸고 그 뒤로는 뒤로 물러나서 이 나라의 어떤 음악이 일시의 유행을 휩쓸더라도 음악의 중심축이 되어 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죠.


전 사실은 한 개의 밴드를 지원하는 것보다는 어떤 방법으로 그 구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나는 해야 할까 라는게 저의 고민이고, 그리고 뺀드들을 직접 프로듀스하고 앨범을 내고 하는 것들은 내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 될 거 같아요.


프로듀서로서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묻는 질문 하나를 두고 인디씬, 나아가 롹씬의 역할은 물론, 음악소비자들의 역할에 관한 부분까지 이어지는 광범한 영역의 입장표명이 돌아왔는데, 먼저 프로듀서 혹은 중견음악인으로서 신해철의 액션에 대해 일반에게 알려진 내용들은 상당수가 잘못 알려졌고 대부분의 경우 거의 알려진 적도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디씬과 롹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들 스스로와 음악 소비자들이 소모적인 비방일랑 자제하고 내적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주장은 뒤에 이어지는 신해철의 얘기 속에서도 재삼 언급된다.
 






 



드디어 뜨거운 감자, 엠피쓰리(mp3)에 관한 이야기를 끄집어 낼 차례가 되었다.
 


카 : 예전에 방송을 통해 본지 기사를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


신 : 무슨 기사를 언급했나요?


카 : 엠피쓰리가 나라 망친다?라는 기사였는데, 그 내용에 대해 방송을 통해 반박하신 적이 있었거든요.


신 : 그랬나요?


카 : 네, 그 엠피쓰리에 대해서 저희의 입장도 명확한 편이고 신해철씨의 입장도 명확한 편인데, 저희가 느끼는 아쉬움은 솔직히 그거예요. 엠피쓰리에 대해 반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신해철씨 정도의 지위에 있는 뮤지션이라면 반대 이상의 무언가가 나와줘야 되는 것이 아닌가?....


지금 현재 엠피쓰리 때문에 음반 판매고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까지 부정하는 입장은 아니예요. 하지만 집집마다 컴퓨터와 초고속 인터넷이 들어와 있고 어떻게든 무료 다운로드는 막기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엠피쓰리는 시기상조다라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에서 걍 끝나버리면 현실을 바꾸는 것에 있어서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라는 거죠.


신 : 음, 싸우는 지역이 틀리기 때문에 그럴 거 같아요. 그리고 말의 이중적 해석의 여지와 같은 것들이 저의 나쁜 습관이긴 한데....


저는 엠피쓰리 사태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엠피쓰리냐 아니냐, 합법화냐 아니냐, 아티스트가 돈을 버느냐 못버느냐, 와 같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예술을 대하는 대중의 태도가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엠피쓰리를 공짜로 다운을 받는 사람들이 아티스트를 존중하거나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분히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자신의 경제적인 이유나 피치못할 선택으로 그렇게 된다면 그렇다면 그건 십분 이해할 수 있어요.


근데, 저를 분개시켰던 것은 뭐였냐면, 여전히 대중음악 자체에 대한 경멸이나 환멸, 이런 것에 대한 수단으로 엠피쓰리를 써 버린다라는 거였어요. 비트겐슈타인 낼 때만 해도, 저 자신 엠피쓰리에는 관심도 없었어요. 그리고 그 여파가 어마어마할 거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고.


비트겐슈타인이라는 그 앨범 기획 중의 또 하나의 목표가 뭐였겠어요? 왜 300만원짜리 앨범을 만들었겠어요? 앨범을 파는게 아티스트의 주 수입원이 되는 시대는 갔다라는 거예요. 그걸 아는 바예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거품화되어 있는 이 레코딩 프로세스 자체를 부셔야 되요. 아티스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녹음하는데 몇 천만원이 들고, 인디밴드가 만드는데 몇 천만원이 드는 풍토는 없어져야 되요. 메이저 뺀드도 마찬가지. 비트겐슈타인을 통해서 숨겨놓은 메시지는 뭐였냐면 300만원 들고도 요렇게 할 수 있걸랑? 그러니까 싸게 해서 살아남아라는 뜻이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사실 준비는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 꽁짜로 다운받은 사람들의 야, 니네 노래 PR도 해주는데 감사해야 되는거 아니냐?라는 얘기를 들으면 열이 확 받는 거죠. 그런 태도는 안된다...일본 같은 경우에는 엠피쓰리에 의한 타격이 그렇게 심하지 않아요. 그 나라 사람들 국민성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카 : 이를테면 128 bitrate 세팅으로 추출한 엠피쓰리의 경우 좋은 음질로 음악을 많이 들어 온 사람의 경우 들을게 못된다라는 것을 금방 아는데, 많은 사람들의 경우 음악을 듣는 환경이 그렇지 못하기 땜에 언뜻 듣기에 나쁘지 않단 말이예요 그게....


신 : (말 잘라먹고) 그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대중음악계를 좌우해요 사실은. 그리고 인디가 그 숫자에서 어느정도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항상 허공에 맴도는 독백이 되는 거거든요.


엠피쓰리 자체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을 때 나왔던 또 한가지의 이야기는 너네가 돈을 주고 살만한 상품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다운받는다는 입장이예요. 저는 그 꼴을 못견디는 거예요. 그런 이야기를 하기 이전에 이 나라 대중들은 얼마나 부지런한 대중인가? 얼마나 다리품을 팔아서 공연장을 찾아다녔던 그런 대중인가?라는 거예요. 이 정도 음반시장 규모로 볼 때 자발성이라든가 적극적인 음악참여와 같은 것들의 숫자가 참 적은 대중이예요. 게을러요.


영국 음악의 무서움은 그 대중에서 나온단 말이예요. 돌아버리게 부지런하거든요 이새끼들. 음악에 대한 애호도라든가 지지라는게, 걔네들을 이렇게 보고 있으면 엠피쓰리고 지랄이고 판 한 장도 안팔아도 대중들이 이런 태도면 음악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자, 예를 들어서 길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가 있다고 할 때, 영국 청년들의 태도는 그 앞에 모자가 있으면 앞에 딱 서서 1분을 들어봐요. 30초 들어봤는데 못 들어주겠으면 돈 안내고 가는 수도 있죠. 그렇지만 자기가 최소한 2~3분을 들었으면 동전을 놓고 가요.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 30분 듣고 동전 안 놓고 가요. 강제성이 없다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거 뭐 안 낼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사람들은 음악을 들었는데 내가 돈을 내야지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건 누가 강제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음악을 들었으면 저 음악가한테 내가 어떤 대우를 해 줘야 한다라는게 기본적으로 잡혀 있으며는 엠피쓰리가 문제가 안되요. 그런데 그런 것이 안 잡혀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거꾸로 치고 나오면서 너네가 좃같이 구니까 우리가 너네 엿멕일려구 그러는 거야라는 태도에는 문제가 있는거예요.


저한테 있어서 엠피쓰리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어요. 또 립싱크도.....제가 왜 립싱크 하는 애들 가지고 구박하지 말라고 얘기했냐며는,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그 부정의 에너지로는 뭔가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인데, 안 그래도 꼴보기 싫은 댄스뮤직 가수들을 씹는 용도로 그냥 좋은 꺼리를 제공한 거더라구요. 이 립싱크라는 게 또 연예인 새끼들이 그렇지라고 씹기 위한 용도로만 쓰인다......


립싱크라면 뭐라뭐라 비난하는 사람들 중에서 제가 볼 때 20프로는 정말로 음악이 좋은데 저 붕어들이 보기싫어서라는 사람들이 한 20프로 돼요. 얘들은 괜찮단 말이죠. 그리고 그 숫자가 한 6~80프로 되면 또 괜찮단 말이예요. 근데 굉장히 씹는 사람이 많은데 80프로는 자기가 어떤 음악에 대한 애호나 호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누구 새끼 누구 새끼 누구 새끼 욕하구 싶어가지구 얘기를 하는 것 같다라는 인상이 들면 그게 너무너무 싫은 거예요 또. (한숨)


카 : 음악을 사서 듣는 소비자가 있고, 음악을 생산하는 창작자가 있다고 할 때 지금 현재까지는 어쨌든 - 아까 바이올린 연주자에게 음악을 들은 사람이 돈을 주는 것처럼 - 소비자가 음악을 들은 대가를 직접적으로 지불하는 것이 당연한 건데,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런 상황을 거치면서 이제는 창작자에게 돈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신 : 어떤 사람요?


카 : 스폰서죠.


신 : 있잖아요. 대중음악가의 자부심은 몇억원을 제공한다는 스폰서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내 팬 한사람 한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는 그 자부심이에요. 그러니까 그건 더더욱 포기할 수 없는 거죠. 그 돈이 똑같이 10억원씩 모인다고 해도 한사람 한사람 팬이 모아준 돈과 어느 재벌 한 사람이 너 음악활동 잘하네라고 제공하는 돈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스폰서나 시스템을 통해서 지원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봐요.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대중과 대중음악가는 바로 그 한사람 한사람과의 거래를 통해서 관계를 맺어야지 그 시스템을 통하는 것의 의미는 아무래도 반감된다고 보죠.


본지와 신해철이 엠피쓰리에 대해 이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누가 돈을 내느냐에 대한 문제.


엠피쓰리 무료 다운로드라는 현상을 현실적으로 막기 힘들어진 지금의 상황에서, 본지는 그 대세를 인정하고 향후 음악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분배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의 빌리 코건(Billy Corgan)이 제안한 것처럼 사람들은 무료로 음악을 다운받고, 기업들은 다운로드 시스템에 광고를 싣는 방식과 같은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인터넷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인식 변화와 그 수익의 적절한 분배 시스템 확립과 같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더미같지만 그 방향만큼은 적어도 빌리 코건의 말처럼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음악인으로서의 신해철이 그 수익을 소비자 개인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받아야 옳다는 확고부동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이 부분은 사실 논쟁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되면 음악가들은 더더욱이 공연을 열심히 하고 공연장에서 티켓을 사준 사람들의 돈에 의존을 해야 하겠고.....미국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많이 의존을 하죠.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한민국에선 공연을 통해서 아티스트의 기본 생활비는 커녕 기타줄값이 나올 수 있다는 것도 환상일 뿐이거든요. 그러니까 최악의 상황이 여러 개 겹친거죠.


엠피쓰리를 다운받는 액수나 퍼센테이지 통계같은 것도 대중들이 떳떳하게 말하기에는 너무 지나친 퍼센테이지가 되었다는 얘기죠, 이 정도가 되면. 그래요 머 살고 있는 집 줄이고 차팔고 자전거타고 다니고 그 줄어든 숫자만큼의 지원금을 가지고 음악을 하는 건 아무런 무리가 안돼요. 그치만 (수익의) 전체가 날아가야 되는 상황이면 문제가 있는거죠.


카 : 저희 입장에서 안타깝게 생각했던 것 또 하나가, 엠피쓰리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을 때 음반업계측의 대응방식이 씨디 가격을 내려 버리는 거였다는 겁니다. 그것도 안되니까 10장씩 묶어서 만원에 팔고 말이죠.


신 : 음, 그런 이야기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좀 순진한 면이 있어요.


지금 현재 우리나라 대중들의 소비패턴이나 심리적인 움직임을 보면 씨디값이 내려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또 우리나라 시디값은 외국에 비해 비싼게 아니에요. 오히려 굉장히 싼 편이에요. 그런데 (음반업계가) 싱글은 만들지 않고 무조건 앨범 형태의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소비패턴을 강요했다는데 대해서는 아주 큰 책임을 져야 하죠.


그 [Here I stand for you]를 제가 싱글로 만들었을 때 어떻게 코스트를 다운시켜도 6000원 이하로 죽어도 안 떨어지는 거예요. 3000원이 되어야 하는데......안 되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발매를 했는데 또 그걸 12,000원에 판매를 하는 거예요. (정규 음반과) 똑 같은 가격을 받고 팔더라구요.


너무 분해서 정가에다가 아예 6000원이라고 박겠다 그랬더니 소매상 연합에서 뭐라 그랬냐면, 그러면 그날부터 우리 씨디 보이코트하겠다. 우리는 아티스트 등급에 의해서 시디를 팔지 분량에 의해서 시디를 팔지 않는다. 서태지가 6곡 담았다고 값 내리는 거 봤느냐?. 그래서 결국 가격을 6000원으로 내린 나머지 마진은 고스란히 소매상들이 먹었어요. 그 소매상들 어디갔어요? 다 망했잖아요 지금.


싱글 만들자 만들자 목 터지게 외쳐도 엠피쓰리가 터지기 전에는 그냥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시장구조를 개선해나가고 만들어나가고 이러는 거는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니예요. 국가의 어느 한 산업계의 시스템을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말 먼 길인데, 음반업계의 대응이 정말 치졸하고 같잖다는 건 사실인긴 하지만 엠피쓰리의 그 파급속도와 파워는 이런 저런 힘을 써볼 여지조차 남기지 않는 정말 빠른 속도였거든요.


카 : 오해가 바로 그 지점에서 발생하는데, 그렇게 하다하다 안되니까 음반업계쪽에서 내놓은 엠피쓰리 반대 주장과 엠피쓰리에 대한 신해철씨의 결론은 내용상으로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단 말예요.


신 : 그런가요?...


카 : 네, 동일하게 들린단 말이에요.


신 : 네


카 : 완전히 다른 이유와 근거에서 출발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별하기가 힘들죠.


신 : 소위 그 엠피쓰리를 사용한다는 사람들 가운데서 내용을 호도하거나 지나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갖다붙이는 사람들에 대한 부분도 지적을 해야 될 거 같은데, 저는 거기서 엉뚱하게 카피레프트가 등장하는 것을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고 디지털화된 예술품의 복제에 대해서 그걸 어떻게 셰어(share)해야할 개념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바로 그 순간 세상이 진보하는 속도는 빨라질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에 있는 아티스트들은 전혀 음반을 팔지 않고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형태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나타날때까지 활동을 접고 다 기다려야 된다는 얘기예요.


가령, 고스트스테이션 프로그램에서 타부라는 뺀드가 인기를 좀 끌었어요. 그리고 나서 이제 감동적인 순간이 벌어졌죠. 이 친구들이 데모 EP판밖에 안 나와 있는데, 그 음악을 듣고 원하는 사람들이 주문을 해서 다음 카페 주인장이 - 부산 뺀드니까 - 부산에 내려가서 그걸 허벌허벌 박스에 짊어지고 올라왔네요. 비오는 날 홍대앞에 있는 놀이터에서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서 기다리다가 돈 몇천원씩을 내고 사갔어요.


그런데 그것은 타부의 그 음악이 엠피쓰리로 떴다면 불가능해요. 그리고 심지어는 그 비오는 날 자기 발로 와서 그 씨디를 사갔던 그 소중한 팬들도 엠피쓰리가 있다면 그 중 80프로는 다운을 받아요. 그게 현실 아니냐구요.


그러니까 현실면에서 음악인들이 받는 어떤 타격이라든가 이런 부분을 말하는 사람이 자꾸 왜곡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분명히 타격은 있거든요. 그리고 인디하는 사람들한테도 타격은 있다구요. 그리고 인디하는 사람들이 어차피 그래 엠피쓰리로 다 뿌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들이 나중에 메이저로 진출해야 할 희망이라든가, 언젠가는 거꾸로 메이저를 우리가 장악해보겠다던가 우리가 곧 엠피쓰리가 아니라 실제 우리 음반을 몇만장 이상 팔게 될 것이다라는 희망을 포기하는 선언이예요.


그리고 한편에는 저 꼴뵈기 싫은 새끼들, 테레비 나와서 판 판다구 꼴값떨구 있는데 어차피 다 죽어봐라라는 기분도 좀 느껴진단 말이예요. 장기적으로 본다면 그렇게 이야기해서는 안되죠.


저는 엠피쓰리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한편으론 심정적으로 이해는 한다 그랬어요. 뭐냐면....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말까지 턴테이블이 없었어요.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애들이 빽판사는 애들이었어요. 아 요새끼들이 400원만 주면, 그리고 800원만 주면 딥 퍼플의 <Made in Japan> 앨범을 빽판으로 살수가 있어요. 난 걔들한테 구걸을 해가지구, 200원짜리 테이프에다가 복사해달라 그래가지구 그걸 들어야 되는 입장이었단 말이예요. 원판은 엄두도 못내고 라이센스 판조차도 나오지 않던 시절이예요.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때 돈암동 음악다방 DJ로 취직한 이유가, 거기는 판이 많으니까 카세트 테잎에다 그걸 복사하기 위해서였단 말이예요. 돈이 없어서 음악을 들어야 겠다는데(웃음)...예? 돈이 없어서 음악을 들어야겠다는 사람이랑 배가 고파서 빵 훔쳐먹어야겠다는 사람은 처벌하면 안 돼요(웃음). 그러니까 그 심정은 이해가 간단 말이예요.


그렇지만 빽판을 복사한 카세트테잎을 손에 쥔 제 마음은 외경이었어요. 이 음악을 드디어 내가 듣게 되었단 말이에요. 겨울날, 집에 가면서 복사한 200원짜리 카세트테잎 가슴에 꼬옥 품고 이렇게 갔어요. 그렇지만 무료 엠피쓰리 수만곡 차트가 좌르륵 등장하는 그 컴퓨터 화면을 보는 사람의 마음은 예전과 같아질 수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아티스트들은 그 거리의 악사 입장에서 요앞에 모자를 놓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예요. 이미 권력은 엠피쓰리 유저들 손에 넘어갔어요.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한들 소용이 없어요. 이러면 아티스트들은 이제 모자를 벌리고 있는 입장이 되요.


그렇다면 수억짜리 바이올린을 사는게 문제가 아니라 당장 오늘 저녁의 빵을 구해야 내일 이자리에 또 나와서 바이올린을 켤 수 있는 그런 뮤지션들의 입장에서, 이제 시디를 한장 사주는 사람은 스폰서로서 음악가를 일생을 먹여살리던 옛날 왕후장상 지원자들만큼의 가치가 있는 거예요.


이제 P2P와 같은 기술적인 자잘한 것을 논의하는 것은 사실 그렇게 큰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앞으로의 승부는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 안에서의 음반거래와 이 다운로드에서 얼마만큼의 수익을 방어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는 그런 시점으로 이미 와 있어요. 그리고 또 제가 그런 내용의 글을 발표하고 그랬을 때도 이런걸 예견 못하지 않았어요. 결국 승리는 그 사람들이 해요.


그 사람들이 말하자면 기술권력임과 동시에 문화권력이예요. 그리고 이 싸움을 거대음반사가 인터넷을 통해 파일받기를 시도하는 유저들을 압박하는 싸움으로 보고 있지만 저는 거꾸로 봐요. (유저들이) 거대 문화기술 권력집단이 되어버렸거든요. 그렇다면 자신들이 가져야 될 미덕 중에서 최소한 아티스트들은 보호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전체 아티스트들을 싸잡아서 매도한단 말이에요. 또 지금 우리나라 음악 필드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가 어딘지 아십니까? 방송국도 아니고 공연장도 아니고 가라오께예요. 가라오께...


가라오께란게 뭐예요? 컴퓨터 미디에 의해서 나오는 현존 사운드 중 가장 저질의 음악에 맞춰서, 아마추어들인 본인들이 노래를 하고 있는 - 참 민주적인 공간일 순 있겠지만 - 이게 일국의 음악씬에서 메이저를 점유하고 있는 나라예요(웃음). 그렇다면 제가 듣고 싶은 것은 그래 엠피쓰리에 대한 신해철 니 말이 옳다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자성의 목소리였단 말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런 표현을 그런 식으로 돌려서 해요. 왜냐면 구걸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예를 들어서 나는 티브이에 기타만 매고 나와주면 다 고맙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내가 문차일드나 버튼을 제작한 변명처럼 들리는 모양인데, 사실 그 안에는 대단히 못된 말이 숨어 있어요(웃음). 그게 어디에서 나온 말이냐면, 사실 우리 파고다 세대들은 말이죠(웃음). 학교에 기타 메고 가면 가오잡았어요.


학교에 전기기타 메고 가면 온 학교에서 우리를 부러워했고, 음악 듣는다는 애들이 우리 주변에 모여들었어요. 그러면 뭐 레드 제플린이니 딥 퍼플이니 핑크 플로이드부터 시작해서 뭐 주다스 프리스트니 심지어는 색슨(Saxon)이니 하는 애들까지 좋아하는 애들 전부 모여서 점심시간에 음악 얘기를 했고, 소비지향 자체도 말하자면 청소년들이 듣는 음악이 있다면 우리는 김현식을 듣는다는 식이었거든요. 우리 때는요. 티브이에 나와서 춤을 추는 가수의 음악을 듣는 애들은 교실에서 생색 못 냈어요. 죽었지.


그리고, 말도 안되는 실력으로 그 전기기타 퉁기고 있으면 애들이 부러워하면서 야, 나 뺀드에 좀 껴줘. 그러면, 뺀드는 존나게 하고 싶은데 악기 다루는 거 하나도 없는 애들이 하는게 보컬이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가위바위보 져서 보컬 되었다니까요. 난 기타치는데 왜 보컬을 시키냐고?....









가위바위보 지는 바람에....


누가 그러드라구요.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기타메고 가면 병신돼. 바보 취급 받는다구.", "그래? 그럼 누가 대우받는대?", "추리닝 입고 운동화 신고 가서 춤춰야지."... 그러니까 점심시간에는 교실에 모여가지고 춤춰야 되는 거고, 기타 메고 가면 바보취급받는대요. 그리고 이제는 또래의식들이 강해서 우리 반은 누구누구 음악이 좋아서 다 샀다 그러면 거기 끼어야지, 나는 누구 듣는다라고 말하는 순간 비웃음받는 참 한심한 세월이 되어 버린 거예요. 뭐 모두의 잘못이긴 하겠죠.


나는 티브이에 기타만 들고 나와주면 고맙든데라는 이야기는 걔네들이 진짜로 이쁘다는게 아니라, 니들이 쌈박질하고 병신짓하고 있는 순간에 티브이를 뺏기고 내버려 둘 것이냐?라는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뺀드에도 아주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잖아요? 프로그래밍 찍어가지고 얼치기 뺀드하는 척하는 애들이 한편에 있는가하면, 다른 한편에는 정말 티브이 나가더니 죽어버릴거 같다. 인터뷰하는 것도 싫다.는 베놈(Venom) 같은 애들도 있어야 되고, 이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 뺀드의 음악이어야 하고 메이저와 인디와 언더와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거대 세력이어야 하지 이것이 어찌 기껏해야 반 땐스그룹 세력이어야 하겠느냐?(웃음)라는 호소가 포함되어 있거든요.


카 : 신해철씨의 기타만 들고 나와주면 고맙다라는 말, 90년대 중반인가 신성우랑 장호일이 지니라는 이름의 펑크 밴드를 결성해 나왔을 때 일각에서 쏟아진 비난에 대해 언급하신 걸로 처음 들었었는데,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일리 있는 말이다라고 생각을 했단 말이에요. 하지만 그 뒤로 근 1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고, 가만 보니까 이게 실질적으로 틀을 바꾸는데 있어서는 별 도움이 안되었단 말이죠.


신 : 본 조비가 한 역할을 생각해 보자구요. 자, 디스코가 한창 위세를 떨치고 있을 때, 디스코가 가진 음악적 심오함 때문에 그 세력을 꺾지 못한 건 아니었어요. 그 디스코의 달콤함이란, 정말 다른 모든 음악계에 피폐를 가져다 줄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었어요.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이 댄스뮤직 창궐하고도 비슷해요. 지금에 와서는 우리가 여유있게 디스코를 재평가하고 디스코의 심오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당시는) 장난이 아니었단 말이죠. 키스가 디스코를 연주하고 로드 스튜어트가 디스코를 노래하는데 무슨 할 말이 있어요?


그러나, 그거는 맞불작전으로 잡아야 돼요. 제가 만일 전국시대에 중국을 돌아다니던 유세객이라면 롹당에 들어가서 유세를 풀고 싶은 것이 우리가 짜야 할 전략이 무엇인가? 우리는 이 상황에서 맞불작전을 펴야 한다. 진정성이나 선명성이나 "우리는 음악을 좋아하는 가난한 청년이에요."(웃음) 이걸 가지고 싸우면 안된다라는 게 저의 소신이에요.


그래서, 그 디스코를 때려잡으면서 등장한 - 뭐 여러가지 시대변화가 있었으니까 가능했지만 - LA메탈을 생각해 보자구요. 역사적으로 가장 퇴폐화하고 ? 물론 롹큰롤이라는거 자체가 댄스뮤직의 변종으로 나왔지만 ? 상업적이다라는 소리를 듣지만, 무대에 롹뺀드가 딱 등장을 했을 때는 디스코 댄서 1000명이 나와도 안되는 상업적인 파괴력을 가졌단 말이에요.


게다가 뉴웨이브 오브 브리티쉬 헤비메탈이니 다 나오고, 본 조비가 나오면서부터는 롹 공연장이 여자아이들의 함성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어요. 남성 전유, 노동자들 전유라는 헤비메탈의 공식은 깨졌어요. 그러고서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단 말이에요. 이제는 헤비메탈이 범대중적인 메이저의 지평으로 들어가는 거죠. 그러고나서, 어느날 하루아침에 시애틀에서 너바나가 나오더니 딱 한마디 했잖아요. 지금까지 수고했네. 다 들어가라~(웃음) 다 들어갔잖습니까....


롹이 상업적으로 댄스뮤직이나 이런 거에 밀리는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롹은 정말로 대단히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어서, 그 안에 가지고 있는 쌍스러움, 상업성, 퇴폐성 이런 것들도 엄청나게 많이 가지고 있고, 또 롹의 진정성이라는 게 사실은 월남전 거치면서 포크의 영향도 받고 여러가지 주변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기들 모습을 확립해 나간거 아니예요?


그렇다면 지금 현실에서, 한쪽으로는 우리가 진짜 소박하거나 하찮은 음악을 하는 친구들로 하여금 자기 팬들이라도 끌고 갈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해서 보호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한편으론 저쪽에다 맞불작전을 펴서, 기타치면서 무대 위에서 한번 흔들어주는게 댄서 200명이 나오는거보다 훨씬 쎄다라는 걸 만들어 나가야 된다는 겁니다. 같이 싸워야 돼요.


그리고 나중에 싸움이 된다면 티브이에 진출해 있는 아이돌 뺀드하고 클럽에서 연주하고 있는 초험악 메탈밴드가 서로 조깥다고 싸워야지 기껏해야 우리 싸움이라는게 뭐 댄스뮤직 하는 애들보고(웃음).....걔네는 우리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나는. 애당초 이건 싸움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밀려나 있는 걸 쪽팔려 할 지언정, (댄스하는) 걔들보고 뭐라 그럴 수는 없다는 거예요.


부정의 에너지로 씹어대는 것 vs 사랑하는 대상을 지원하는 것 - 이 둘은 결국 지향점이 같다. 딴따라판 함 바꿔보자는 것.


그렇다면 중견 음악인으로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힌 뮤지션 신해철이 그 목표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저 양날검의 어느쪽 날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인지도 사실 그가 말한 것처럼 쉽게 결론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분히 현상유지/체제옹호적으로 들릴 수도 있는 기타만 메고 나와줘도 어디냐식의 발언이 아니라, 매니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견의 무게감으로 메이저의 뒤틀린 행태들을 이따금씩 강도높게 비판하는 것이 실제로 얼마마한 영향력과 파괴력을 가질지 어떨지도 해 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다.







카 : 이야기를 듣다보니 한편으로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말들 때문에 오해가 불거진 면도 크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 : 그런건 길게 이야기를 해도 기자들이 이 앞뒤를 다 짤라요. 근데 한번을 딱 짤랐을 때 우우~하고 이야기 나오잖아요? 그러면 제가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는 변명처럼 되어 버릴까봐 되게 싫어요. 또 한편으로는 무슨 생각이 있냐면 알 사람들은 알 걸. 무슨 얘긴지....(웃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구요. 저는 그 중간에서 이런 저런 실험하고, 데이터 만들고, 자료 만들어서 그거 붙이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런 자료들이 필요한 시기가 왔는데, 앞에 해 놓은 사람들이 정말 한 명도 없다라는 사실은 슬퍼요.


저는 첨에 선배들을 대단히 많이 원망했었거든요. 이 모양 이 꼴이 날때까지 씨바 선배들이 해준게 뭐 있어? 저도 사실 무교동 세대가 아니니까요. 근데 그 무교동 세대의 뺀드들이 활동했을 때 이야기를 나중에 선배들한테서 듣고 기절을 했잖아요. 와, 굉장했었구나.... 클럽을 베이스로 해서 그 나라의 지식층과 젊은 애들이 다 열광하던 뺀드 씬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메이저의 방송국을 공략하던 시스템이 이미 잡혀 있었다는 거죠.


카 : 하지만 완전히 단절되어 버렸잖아요.


신 : 그게 70년대 대마초 파동으로 없어진거죠. 그리고 그게 80년대 말에 - 그러니까 10년정도, 그 암흑기가 그렇게 길지 않았더라구요 - 4인방으로 부활했다가, 그게 나가리난 거에 대해서는 분명 선배들이 분열한 책임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상황을 생각해 봐요. 시나위가 티브이에 나와서 대가리를 흔들었다니까요 그 시절에는. 가요 탑텐에 나올 수 있었다구요. 그러니까 그거는, 그 나라에서 가장 하드한 롹밴드가 그 나라 최고의 메이저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것과 파워가 없어서 출연을 못하는 것과는 틀리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갑갑한 거예요.


저의 소망이 있다면 내년에 내가 스트립쇼를 해서라도(웃음) 내가 하는 프로그램에 - 아니 나는 정말 DJ가 아니고 MC를 하겠다고 생각을 했을때는 빨가벗는다는 뜻인데 - 정말 존나게 웃긴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서, 맨날 다듬어진 연예인들이 말하는 것만 보다가 질려서 이 삶의 에너지를 담고 있는 꼴통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설득시켜보고 싶고....


카 : 저도 오히려 희망을 어느 쪽에 두고 있느냐면 자라나는 세대들보다, 빽판을 듣다가 레코드판을 사서 듣던 2~30대들인데.....


음질의 차이를 안단 말이에요. 그 사람들이 오히려 소비자로서의 파워는 가지고 있는데 일에 치여 살고 주말에는 잠밖에 잘수 없다보니 자연스레 기회를 잃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만약 주 5일 근무가 일반화되고 그 사람들이 문화를 누릴만한 시간을 얻게된다면 그 다음의 세대들에 대해 어떤 모범적인 역할을 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신 : 저는 2~30대한테 별로 그렇게 기대 안해요. 왜냐면, 그 사람들이 돌아온다고 해도 이제 블루스 들을 나이가 되었어요(웃음). 블루스 들어야죠. 하드롹 들을 나이는 지났죠.


블루스를 듣는 것도 사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부르스 엘레지 따위가 아니라 진짜 블루스라면....


물론 뭐 미국 공연장엘 가 보면 스톤 템플 파일럿츠 공연장 같은데에서 40대 50대가 같이 헤드뱅하고 있고, 영국의 어디 펍(Pub)에 가있으면 저쪽 어디에완전히 낡은 블랙 싸바스 티셔츠 입고 있는 노동자 아저씨들같은 경우도 감동이죠. 앉아가지구 70년대 초 런던 어디 클럽에서 (블랙) 싸바스가 데뷔를 할 때.... 그런 얘기 막 하구 그래요. 그런데 그쪽하고 우리하고 비교할 순 없죠.


그래서 저는 매니아들에 대해서 오히려 쎄게 비판을 해요. 그리고 매니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제가 욕을 하는 글들이 꽤 많을 거예요. 좋은 음악을 들으며 살아도 평생 다 못살 이 때에 나쁜 음악만 찾아 들으면서 그걸 욕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매니아로 규정할 순 없다. 그 마음의 시작이 어디에서 온 거라 하더라도 곳곳에 다니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뿌리는 것으론 그 무엇 하나도 만들지 못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영국에서 축구보면, 골을 넣어도 어줍떼기로 들어간 거는 박수 별로 안 나오거든요. 전 관객들이 너무나 매니아가 되어서 경기장에서 해설 안 듣고도 상황 거의 다 알고 있는 바람에, 골 안 들어갔는데도 nice try라며 기립박수 나오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매니아들이 되었으면 자기네들이 음악이 좋다 나쁘다 이런 얘기만 단순히 할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음악계가 어찌 되야 한다 이런 얘기들도 너희들이 지금 하고 있지 않냐? 그렇다면 그렇게 전략이 어두워서 쓰겠느냐.....


카 : 그 부분도 좀 아이러니한데, 아까 엠피쓰리 이야기에서 음악인들을 존중할 줄 알고, 엠피쓰리를 들을 지언정 결국은 음반으로 돌아오는 층이 대략 20 프로쯤 된다고 했잖아요. 근데 결국 매니아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구 역시 바로 그 20 프로의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볼 때 - 음반을 만드시는 입장이니까 - 굳이 그런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 이유가 있냐는 거죠.


신 : 어....그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어서 저한테 하등 좋을 일이 없다는 건 알아요.


카 : 오히려 우군이라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신 : 그렇죠. 그런데 그 사람들이 신해철 한 사람을 적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음악을 버리지는 않아요. 제가 개욕을 먹더래도 자기네들이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으면 돼요.


그러니까 저는, 엠피쓰리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의 자성과 양심을 이야기하는 수치가 너무나 모자란다고 봤기 때문에 씹었던 거고, 기술의 진보와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너무 맹목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싫었구요.


지금도 제가 뭐에 대해 발언하는 거에 대한 전략상의 강도나 적으로 만드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제가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나중에 만일 그 사람들이 누군가의 음악을 지원하려구 그랬는데 - 미운털이 박혀서 - 제가 아닐 순 있겠죠. 그게 다른 음악가라도 상관은 없다는 거예요. 꼭 내가 그 사람들의 응원을 받고 지원을 받을 이유는 없는 거죠.
 






 



준비해 간 질문들도 대충 정리되고, 매니저의 태클도 들어오고 겸사겸사 이너뷰는 여기서 쫑이 났다.


사실 애초의 섭외단계에서 본지는 30분(맥시멈으로 1시간)이라는 이너뷰 제한시간을 통보받았었다. 물론 천하의 본지가 거기에 곧이곧대로 응했을 리는 없었을 것이고 실제로도 이너뷰 시간은 2시간을 훌쩍 넘겨 버렸지만, 인간 신해철 개인에 대한 궁금증을 탐색해 봄 직한 질문들은 배제하고 중요 쟁점 사안들만 질문으로 뽑을 수밖에 없었다. 본지의 여타 이너뷰에 비해 인텐시부함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은 독자들 있다면 상기의 이유 때문이었음을 감안하시라.


그리고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링에 오른다는 본 기자의 마음가짐과는 달리, 뜨거운 감자라고 할 만한 사안에 있어서의 쟁점들이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지 못했다는 것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그가 음악계 전반에 대해 토로했던 불만이라든가 지적했던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넥스트 스텝에 대해 좀 더 집요하게 파고들 여유가 없었다는 게 더욱 그렇다.


하지만 평소 그의 가치관과 행동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이나 완전히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본 이너뷰가 남긴 나름의 소득이라 할 수 있겠다. 그 방식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신해철이란 음악인은 자신의 입신출세에만 목매다는 뮤지션이 아니라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우리나라 음악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해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는 중견 음악인의 모습을 가지고 있더라는 것.


본 이너뷰에서 다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과 그의 다음 행보를 통해 빚어질 이슈들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링에 오를 그 날을 기약하며, 2회에 걸쳐 보내드렸던 신해철 단독 이너뷰 여기서 접는다.


졸라 메리 엑스마스하시라. 이상.



 
딴지 정치 & 음악 이너뷰팀
최내현(asever@ddanzi.com)
카오루(meanjune@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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