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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질염에 관해서

2015-05-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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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5. 27. 수요일

raksumi








질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사실 질염은 내놓고 말하기도 그렇고 병원에 가기도 애매한 질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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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질(vagina)에는 좋은 균들이 서식합니다. 이런 좋은 균들은 우리 몸에 무해하며, 질에 나쁜 균이 서식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대표적인 좋은 균으로 ‘젖산간균(lactobacillus)’이 있는데, 질의 산성도를 유지 시켜줍니다. (산성도를 -4.5 이하로 유지시켜줌) 산성은 소독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다른 잡균들이 질에서 살지 못하게 합니다.


참고로 이 젖산간균(lactobacillus)은 요거트를 만들 때 쓰는 균입니다. 여담이지만, 올해 위스콘신 의대의 ‘Cecilia Westbrook’이라는 여학생이 자신의 질내에 있는 젖산간균(lactobacillus)을 이용해서 요거트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블루베리와 같이 먹었는데 약간 시큼하고 상한 맛이 났다고 하네요.


아무튼 이 젖산간균(lactobacillus)이 질의 청결함을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거나 당뇨가 있거나 임신 중인 경우, 이 젖산간균 같이 좋은 균은 죽습니다. 그러면 나쁜 균들이 창궐하게 되겠죠. 이 젖산간균(lactobacillus)이 없어질 때 질염이 생긴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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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산간균(lactobacillus)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실 질염은 임질을 비롯한 성병에 걸렸을 때 많이 생기지만, 사실 성병 자체를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성병에 항생제가 잘 듣기 때문에 약을 먹으면 금방 사라집니다. (에이즈와 매독은 제외) 참고로 성병이라 함은 성행위에 의해 전염되는 병을 말합니다.


그러면 질염에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① 칸디다성 질염


간단히 말해 무좀균으로, 무좀처럼 질이 몹시 가렵습니다. 성관계가 없어도 생길 수 있고, 질을 너무 자주 씻어도 생깁니다. 당뇨가 있거나 몸이 약해졌을 때에도 잘 생기지만, 전염은 되지 않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외래에서 제일 많이 보는 질염입니다.


② 트리코모나스 질염


트리코모나스는 질염은 전염 될 수 있으니 파트너도 같이 치료해야 됩니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해야 하고 치료도 잘 받으셔야 합니다.


③ 세균성 질증 (bacterial vaginosis)


환자들의 다수가 비린내를 호소하는 질염입니다. 임신한 경우에는 조기 진통과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상적인 산모는 잘 걸리지 않지만, 세균성 질증에 걸린 경우 유산하거나 분만 후 다른 질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행히 전염은 되지 않고 약 먹으면 금방 낫습니다. 



이 중에서 칸디다 질염이 가장 많습니다만, 보통 병원에 오시는 분들은 위의 질염이 아닌 잡균 때문에 많이 오십니다. 이런 잡균들은 다음의 생활 습관을 통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1) 몸에 꽉 끼는 거들이나 청바지 혹은 수영복 같은 나일론 소재의 옷은 좋지 않습니다.


대개 젖산간균(lactobacillus) 같은 좋은 균들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 균이기 때문에 공기가 통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습니다. 좋은 균이 죽으면 산소를 필요로 하지 않는 혐기성 세균이 창궐합니다. 특히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냉이 많아지는데 달라붙는 옷까지 입으면 좋지 않곘죠. 팬티스타킹 역시 피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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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옷은 좋지 않습니다.



2) 좌욕이나 목욕을 하고 나서 외음부를 건조합니다.

곰팡이균은 습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물기를 말리지 않으면 칸디다균이 많이 생깁니다. 땀이 많을 때 무좀균이 많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참고로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교장선생님이 양말을 못 신고 다니게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말로 무좀에 걸린 친구가 없었습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교장 선생님의 혜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발과 마찬가지로 질도 잘 건조하는 게 좋습니다. 목욕 후 바로 속옷을 입지 말고 외음부가 자연스럽게 마르도록 하거나 타월이나 드라이기를 이용하여 완전히 건조하도록 합니다.



3) 너무 자주 씻지 않습니다.


너무 자주 씻으면 질내의 좋은 균들이 사망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질내에 염증이 있다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씻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특히 자극이 강한 비누나 거품 목욕 파우더 등을 쓰면 좋은 균인 젖산간균(lactobacillus)가 죽고 다른 균들이 들어옵니다. 그러니 살짝 씻으세요.



4) 면 팬티를 입습니다.


나일론이나 합성섬유 팬티는 열과 습기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질에 세균이 증식하기 좋습니다. 통풍이 잘 되는 면으로 된 속옷을 입고 가급적 치마를 입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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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대통령 생일 때 입었던 마를린 먼로의 옷.

120만 달러에 팔렸다고 하는데, 이런 꽉 끼는 옷은 좋지 않습니다.



5) 용변을 닦을 때는 항상 앞에서 뒤로 닦아야 합니다.


항문의 세균이 질에 전달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6) 항생제를 과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항생제의 과용은 나쁜 균뿐만 아니라 좋은 균까지 없앨 수 있습니다. 가끔 병원에서 항생제를 필요 이상 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항생제는 질내의 균이 확인되었을 때, 최소한만 사용해야 합니다.



7) 너무 자주 질 세척을 하지 않습니다.


영어로는 ‘douche’ 라고 하는데, 질을 베타딘 같은 항생제로 닦아주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이렇게 하면 질내의 좋은 균인 젖산간균(lactobacillus)이 죽습니다. 질 세척 또한 역시 병원에서 많이 하는데 이런다고 질염이 낫지 않습니다. 잦은 질 세척은 우리 몸의 자정 능력을 잃게 합니다.



8) 탐폰이나 생리대를 너무 오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생리대는 가급적 통풍이 잘되고 흡수가 좋은 순면 생리대를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냉이 심해도) 생리대를 안 하는 게 좋으며, 저희 선배님 중 한 분은 노팬티가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9) 그 밖에


항문 성교 후에 바로 질로 성교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항문의 대장균을 질로 옮기는 행위), 질에 불쾌감을 주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어떠한 형태의 성행위도 피해야 합니다.


습기가 찰 수 있기 때문에 더운 날씨 또한 질염에 좋지 않고, 비만도 질염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냉이 지속 되면, 폴립(편집자 주- 용종)과 같이 해부학적으로 이상이 있는 건지 감염성 질환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밝혀지면 수술을 하던지 약을 사용하던지 해야 하겠습니다.








raksumi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