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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안티월장의 해체, 월장 그 이후...

2001.6.19.화요일
안티월장 운영자

제 2기 안티월장은 2001년 6월 23일 성명서를 내고 해체했습니다. 또한 안티월장은 같은 날 부산에서 열린 월장과의 토론회에 불참했습니다.

 

-성명서-

 

이로서 지난 2개월 동안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구었던 월장 사태는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딴지일보에서 사이버 테러의 지휘관으로 묘사된 안티월장의 운영자로서, 폭력이 아닌 이성으로 이 문제를 대하려 했던 안티월장의 대다수 회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다소 왜곡되어 알려진 이 사건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펜을 듭니다.

 

 

 

 붉은악마는 훌리건의 잘못을 사과하라?  

 

붉은 악마는 한국의 대표적인 서포터즈입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뭉친 사람들이죠. 훌리건은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폭력 집단입니다. 축구장에서만 활동하니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표현되는 방식은 상반되지만, 두 집단 모두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집단이 같은 부류로 분류되는 일은 없습니다. 누구도 붉은 악마를 훌리건 취급하지는 않고, 훌리건이 어떤 난동을 피우건 붉은 악마는 열정을 이성적으로 발산하는 멋진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으며, 축구에 대한 열정 자체를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훌리건 저노마 와 저라노?

 

 

 

씨바! 내 맘이다!

 

마찬가지로 웹진 월장의 첫 번째 기사인 도마 위의 예비역의 내용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사이버 훌리건은 아닙니다. 월장의 기사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 중에 일부는 사이버 테러라는 방법으로 항의를 하였고 일부는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항의를 하려고 했습니다.

 

안티월장은 처음부터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항의를 하려고 한 사람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사이버 훌리건의 전형적인 방패인 익명성에 숨어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먼저 월장의 기사에 대한 토론회를 제의했었습니다.

 

자신의 실명을 걸고 이성적으로 항의하는 사람들이 사이버 테러를 저지를까요?

 

안티월장은 처음부터 실명으로 활동했고, 사이버 테러를 지지한 적도, 지시한 적도 없으며 사이버 테러를 말리려고 애쓴 사람들입니다. 딴지의 전 기사에 난 지휘는 꾸며낸 거짓말이거나 실상을 전혀 모르는 사람의 말일 뿐입니다.

 

어떤 분들은 안티월장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말씀도 하십니다.하지만.. 붉은 악마가 훌리건의 행위에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듯이 안티월장이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버 훌리건의 행동에 대해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까요?

 

도의적 책임...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제시할 수 있는 적당한 글을 하나 올립니다.

 

자. 안티조선 사람들이 조선일보 사이트에 눌러 살면서 마음껏 두들길 때도 있습니다. 이것 조직적으로 하는 것 아닙니다. 지도부가 확실하게 존재하는 안티조선역시 조선일보 사이트에서 막가는 대로 글쓰는 사람들 통제 못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조선일보 측에서 사과를 요청해도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랬지요..

 

조선일보의 김대중 주필이 안티조선인의 글 딱 한 편 골라 비판했습니다. 그 사람은 이런 글을 썼었지요. 암투병 중인 조선일보 기자에 대고,  "암세포여. 힘을 발휘해라. 그래서 더욱 더 퍼져라."

 

안티조선측이 이런 네티즌에 대해서 책임집니까? 공식적으로 안티조선 공동 대표인 김동민 교수는, "일개 네티즌이 한 행동일 뿐이다. 왜 그걸 문제삼는가" 라고 반문합니다. 사이버 상에서의 행위는 그 누구도 통제 못 한다는 겁니다..




 
 


몇몇 수준낮은 (페미니즘의) 전위 세력들이 몇몇 수준 낮은 예비역들의 모습을 보고 오판을 내리는 통에 부산대 상당수의 예비역들의 적개심만 불러일으켰다는 겁니다. 자, 이 문제에 대해서 한번 토론해보자는 겁니다.  이번 기회에 예비역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이런 비슷한 사건 계속 터질 겁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사이버 폭력범 예비역들 운운하며 끝날 겁니다.

 

안티월장 게시판 - 변희재님의 글
 

 

사이버 훌리건에 대한 안티월장의 입장은 언제나 반대였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안티월장에게 사이버 테러의 책임을 묻는 것이 붉은악마에게 훌리건의 잘못을 사과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예비역은 대학내의 권력자?  

 

월장의 기사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 대학내의 예비역 문화라는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예비역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월장의 기획 의도와는 상관 없는 글이 월장의 글이란 것은 예비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조명에 실패했습니다.

 

대학내의 예비역들은 아저씨라 불리며 오히려 대학내의 소외 계층이 되어 삼삼오오 도서관이나 다니며 취업 준비에 매달리는 것이 오늘날의 대학내 예비역의 모습입니다. 더구나 학부제 이후에 선후배 관계나 학번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해지는 현재의 대학에서 예비역이란.. 취업 준비하며 도서관에서 공부나 하는 집단이죠. 오히려 이러한 예비역을 대학내의 거대한 지배 권력으로 파악하였다는 것은 상당한 모순이죠.






 
 

 

     "폐쇄해!" 하고 말았겠지...

 

정말 그렇게 거대한 지배 권력이었다면 이렇게 싸이버 상의 논쟁도 있지 않았을 겁니다. 단지 월장의 선배 예비역들이 월장 편집인들을 조용히 불러다가 너네 그 웹진 폐쇄하라고 한 마디로 끝났겠죠.

 

월장이 말한 예비역 문화는 10년이나 15년 이전의 예비역의 모습일 뿐입니다. 지금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인 사람들에게 예비역의 강압적인 행태를 묻는다면, 몇 명이나 공감할까요?

 

월장은 예비역 문화를 조명하기 위해 예비역들의 실체를 다룬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어설프게 알고 있는 군사 문화의 폐해를 말하기위해 70-80년대의 예비역의 모습을 2000년대의 예비역의 모습에 어거지로 끼워맞춘데 불과합니다. 물론 그러한 일을 하는 예비역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예비역의 문화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정형화된 예비역에 대한 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예비역 문화란 것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시점에서 소수의 예비역의 예로 예비역들의 전체적인 모습을 조망하기 보다는 그네들을 비판하기 위한 비판을 하였던 월장의 기사는 몇 가지 경험으로 그것이 예비역의 문화라고 말하였지만 그것은 예비역이 아닌 남성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 혹은 여성들에게서도 나타나는 문제였었던 것입니다

 

그네들이 말한 예비역이란 단어 대신에 직장인을 넣어도 그리고 여자들이란 단어로 바꾸어서 기사를 바꾸어서 본다고 하여도 월장식 논리대로라면 그네들이 말한 문화라는 것이 성립한다는 것이죠.

 

한국 사회의 계층적인 폭력 구조 등을 이야기하기 위해 그랬다고 하는데.. 군대가 모든 계층적인 폭력의 원인이라는 분석의 가치는 접어두더라도, 그 의도가 어쨌건 월장이 말한 예비역 문화의 모습과 현재의 예비역의 문화는 너무나 틀립니다.

 

대학내의 예비역 문화 조명이라는 기획 의도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월남전 참전용사에 대한 비아냥과 동네 해병 전우회에 대한 비난이 튀어나오는 것부터가... 깊이있게 군사 문화나 예비역 문화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결국 예비역을 권력자로 과대 포장하여 씹기 위한 기사에 불과하였음을 의심하게 하는 일입니다.

 

 
 안티월장이 도망갔다?  

 

그동안 월장을 상대로 기나긴 논쟁을 이끌어 왔던 안티 월장이 갑작스럽게 성명서를 내고는 해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안티 월장에서 계속 제기하여 왔던 월장의 기사에 대한 논의가 어느 순간부터는 사라지고 말꼬리 잡기와 비아냥 속에 진정 제기하고자 했던 문제점들이 묻혀서 월장과의 대화가 불가능해졌던 것이 첫 번째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정의의 사자를 자처하는 일부 월장측 논객의 무차별적인 비아냥과 논리공격에는 건전한 논의는 자리잡을 수 없었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월장은 자신의 글이 절대 틀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겁니다. 당신들이 오해한 것이다라고 말하죠. 절대 악의는 없었고, 자신들은 피해자라고... 너희들이 속좁은 혹은 글을 이해할 줄 모르는 자들이라고 말하기도 하구요.

 

월장의 기사에서 인용된 사진중에 *** 밑으로 다모여!라고 대자보 쓴 것이 있습니다. 사진을 조금도 수정하지 않아 실명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었죠. 하지만, 그 대자보는 본인이 쓴 것이 아니고, 후배들이 모임을 가지는 공고를 쓰다가 그 사람의 이름을 장난기 있게 표현한 것 뿐이었습니다.






 
 

 

월장이 올린 그 대자보 사진.

 

처음 사진에는 실명이 게재되어 있었으나, 항의가 거세지자 월장은 이름을 지웠다.

 

그 사실을 안 대자보의 그 사람의 후배가 게시판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리고 수정이나 사과를 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한 월장의 대응은 그 사람이 거기에 자신의 실명이 나왔다고 하여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이 무엇이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월장이 당한 싸이버 테러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니 조용히하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쓴 글도 아닌데... 그 사람은 학내에서 폭력으로 후배를 다루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언론에 의한 폭력이 아닌가요?

 

자신이 한 일에는 한없이 관대하고 비판 의식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월장... 정말 정당합니까?

 

월장이 당한 싸이버 테러로 인해서 자신들의 잘못은 모두가 덮어질 수 있다는 사고에 대해서 또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조금의 반성의 가능성도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월장의 사고의 폐쇄성을 그리고 그 지독한 독선의 모습을 엿보았습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월장의 글이 의도하는 바가 어쨌건, 많은 사람들이 월장의 글을 악의라고 해석했다면, 월장은 스스로의 글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어야 합니다. 그리고 실수가 있었다면 인정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네들의 기사에서 예비역 문화에 대해서 사실과 다른 진술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정당하고 맞는 것이라고 강변할 뿐이었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기획 의도와는 전혀 관계도 없는 문제인 월남전 참전 용사 비하와 해병 전우회 비하에 대해서도 스스로에 의한 비판은 생각지도 않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비판할 줄 모르는, 자신이 쓴 글을 성경처럼 틀린 곳이 없는 진리라고 여기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과의 대화는... 일년이고 십년이고... 결말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에 안티 월장은 더 이상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월장의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지적과 그것에 대한 논의, 그리고 적절한 수정과 월장의 사과를 위해서 존재하였던 안티로서의 목적이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절대 정의라 생각하는 이와의 논의는 더 이상 무의미하기 때문이죠. 아무리 그네들의 오류들을 지적한다 하더라도 본인이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안티 월장에서 목표로 하였던 진지한 논의와 수정같은 것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오히려 안티 월장의 존재로 인해서 이러한 월장과 안티 월장의 대립으로 인해서 월장이 마치 대단한 여성주의 웹진이라도 되는 것처럼 상황이 왜곡되었고, 안티월장이 사이버 테러리스트로 둔갑하게 되었습니다.

 

안티 월장이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에 따른 해체의 순서를 밟아 나갈 때에 어느 시점이 적당하였을까요?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안티월장이 제의했던 토론회(알려진 것처럼 월장이 제의한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안티월장이 토론회를 제의했고, 월장이 회피했으며, 끝내 사이버 테러에 대한 토론회를 먼저 열고 자신들의 기사에 대한 토론회를 열자고 했습니다)가 끝난 후가 적당했을까요?

 

토론회에서 어느쪽의 내용이 더 공감을 얻었던 간에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안티 월장은 논리에서 밀려서 결국 자기네들의 무지함을 느껴서 자폭하였다고 떠들고 있을 것입니다

 

토론회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불참과 안티월장의 해체를 선언한 것은 안티월장에게도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월장이 자기 비판 능력조차 상실한 조직이며 자신들이 정의라 믿고 예비역을 불의라고 생각한다면 또한 토론회는 정의가 불의에 이기기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라고 월장이 생각한다면 토론회에 참여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안티월장 해체의 의도와는 다르게 안티 월장의 행위에 대한 비판이 있을 것이지만, 그런 말을 듣는 것은 감수하고 있습니다.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싸움을 그만두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라고 생각하여 행한 일이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월장이 승리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해도, 그 승리가 과연 모두가 인정하는 진정한 승리일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월장이 일부의 부정적인 면으로 예비역을 바라보았듯이, 일부의 부정적인 면으로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사람이 더 늘었으며, 무엇보다 이성적으로 대화하려던 사람들을 비아냥과 어거지 논리로 쫓아낸 것을 승리라고 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안티 월장 운영자
김현수 (
kuka96@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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