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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가위질을 통한 영화 재창조 공법

2001.5.24.목요일

딴지 영진공 가위질 육성우원회

 

 

나무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꾸중없이 똑똑한 아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겨울추위가 한창 심한 해에 봄의 푸른 잎이 한층 푸른 것과 같이
사람도 역경에 단련된 후에야 비로소 제 값을 할 수 있다.

 

- 프랭클린

 

우매한 대중이여~!!

 

영화에 가위질을 가하는 깊은 뜻을 왜 그리도 모른단 말이냐..  앞서 들은 프랭클린님의 명언이 구지 나무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니덜은 진정 모른단 말이냐...

 

오늘도 생경하고 생뚱맞은, 고 다듬어지지 않은 덜떨어진 영화들을 가위질하느라 날밤을 허옇게 지새우시는 영화 검열인덜과 수입업자, 배급업자덜의 고매한 뜻을 왜 그다지도 이해할덜 못하느냐... 그들의 영화에 대한 사랑과 충정을 너거덜이 충분히 살필 때만이 비로소 우리 조국의 영화산업은 더욱 가열차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러케까지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못알아듣는 우매한 너거덜을 위해 다시한번 가위질의 심오한 뜻을 설파하노라.

 

"영화에 가위질을 하는 것은 바로 영화를 졸라 사랑하기 때문이다."

 

가위질이라는 역경 속에서 단련된 영화야말로 겨울추위를 이겨낸 봄의 푸른 잎, 다시말해 초특급 아트 무비에 봉해질 수 있을 것이며 그제서야 비로소 영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작품으로 승화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영화검열이라는 한국영화사의 도도한 흐름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오늘도 조털을 뜯어가며 본연의 임무을 다하고 계시는 영화검열인덜과 배급업자덜의 작업현장을 디비보고 그들의 모범따라 철수도 순이도 바둑이도 빠지지 말고, 모두 다함께 이 머찐 가위질을 배워보도록 하자.
 

 

 연장 디비기

 

영화 가위질은 영화 검열을 제대로 이해하고, 익히려는 마음 자세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임을 숙지해야 한다.

 

우선, 영화를 대하기에 앞서 마련해야 할 여러 가지 연장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위·침봉·가리개(필자 주: 흔히, 모자이크 처리 라고도 불리우나 업자용어는 분명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이고, 그밖에도 칼이나 톱·철사 따위가 있으나, 가위와 가리개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위

 

 

이 연장은 영화필름을 자르고 정리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보통, 영화가위는 꽃가위와 전정용 가위(필자 주: 나무손질용 가위 되겠다)와는 구별되며, 시중에 여러 종류의 가위가 나와 있다.

 

깔끔한 런닝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시간제한용 가위부터, 풍기문란을 억제하기 위한 조신정숙용 가위, 지나친 폭력장면을 삭제하는 그런일없을꺼야 가위, 현정권을 비난하거나 변화를 꾀하는 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입닥쳐 가위, 조금 지루한 감이 있다 싶으면 과감히 사용하는 졸음방지용 가위 등이 있겠다.

 

그러나 너무 값싼 것은 피하고 약간 비싸더라도 길을 들여 오래 쓸수 있는 것이 유리하다.

 

사용 후, 감독이나 관객의 불만/불평 따위는 단호한 태도로 깨끗이 없애고 도덕과 윤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 청소년 보호라는 기름을 약간 쳐 두는 것이 다음번에 사용할 때 편리하다.
 

 

 침 봉

 

 

영화를 보편적 정서라는 틀에 고정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것으로,가위가 일부의 장면이나 일부의 대사를 오려내는 것에 비해, 이것은 영화의 시놉시스나 주제 자체에 손을 대는 고도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이 연장은 감독의 작품 창작 이전에 자발적 검열이라는 시수템을 마빡에 장착시킴으로써 본 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침봉은 감독이나 제작자덜의 뇌에 박는 침으로, 경우에 따라 다르겠으나 약간 가늘고 촘촘한 것을 특징으로 하며, 세로 7㎝~10㎝ 정도, 가로 5㎝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솔직히, 침박음의 밀도가 약간 엉성한 것이 규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편리하다고 볼 수 있으며 영화 표면에 표나게 들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가리개

 

 

음모와 성기는 우리의 적이다라는 구호하에서 개발된 연장 되겠다. 뿌연 흰색이 기본색이나, 최근 핑크색과 연두색 등 은은한 파스텔톤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기도 하다.

 

가리개의 크기는 음모와 성기를 가리기에 충분하다면 제한은 없다. 한때는 여성의 젖가슴까지도 가리는데 활용되기도 했으나, 최근의 경향은 이를 Old-Fashion으로 인식하는 게 대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지 젖가슴까지도 가리고 싶은 놈덜은 말리지 않으니 소신껏 가려보기 바란다.

 

그러나, 앞서 말했던 가위를 사용한 작업 즉 가위질이라는 용어가 너거덜에게 더욱 친숙한 관계로, 침봉이나 가리개 사용을 포함한 영화검열의 실질적인 작업 모두를 앞으로는 가위질이라 통칭하도록 하겠다.

 

불만 있어도 할 수 엄따.. 싫으면 너도 우원 해라.
 

 

 기법 디비기

 

영화검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연장들을 이해했으니, 이제는 실제로 영화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가위질 기법을 통해 실질적인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자.

 

영화 가위질의 기본적인 기법은 한국영화의 장고한 세월만큼이나 자연스럽게 익혀진 것이므로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니 부담감을 갖을 필요는 없다. 다만, 미리 설명을 잘 읽고 실제로 부단한 연습을 거듭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

 

영화가위질에 있어서는 다음의 기법을 절대로 경시해서는 안된다. 가위질의 여러 가지 기법 중 백미라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르기, 가리기, 교정시키기의 세 가지라 할 수 있으며, 이 기법은 앞서 말한 도구(가위, 침봉, 가리개) 모두 모아 적절히 활용하면 더욱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럼 이러한 기법들이 구체적으로 어케 적용되는지 살펴보자.
 

 
 

감독의 조까튼 창작정신 따위에 기초했다는 영화를 아무 손질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영화적 아름다움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그러므로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이나 대사를 잘라내고 자~알 가공하는 것이 영화 본연의 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지름길임을 잊지 말자.

 

영화(소재)에 검열인 본인의 취향껏 주제, 장면, 대사 등을 잘 다듬는 것을 고상한 말로다가, 생략, 즉 정리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이러한 정리법은 무척 어려운 것이어서 정리를 하고 보니 오히려 모양이 나빠졌다든가, 멋진 장면을 자기도 모르게 생략했다든가 하는 예가 처음에는 자주 일어난다. 연습을 거듭할수록 요령도 생기고 의견도 갖게 되어 자연히 그 정리법을 습득하게 되므로, 너무 초조해하거나 불안하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

 

처음에는 좋은 작품을 참고로 보면서 오히려 좀 대담하게 정리해 보는 것이 빨리 익숙해지는 방법의 하나이다.

 

너거덜의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예를 소개토록 하겠다.




 
 

 음모나 성기의 노출을 절대 피할 것

 

특히 음모가 드러나거나, 성기가 보이는 장면은 과감히 잘라 없애야 한다. 그러나 그 부분의 정리가 영화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저해한다는 무식한 거뜰의 우려가 걱정될 시에는 가리개를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가리개의 모양은 일단 니 하고자픈대로 선택하는 것이나, 몇 년 전까지만해도 상큼한 하트모양이 유행했다는 것 쯤은 인식하고 있도록 하자.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하트모양 가리개

 


 다리와 다리 사이가 넘 밀착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빠굴뜨는 장면은 고도의 가위질 기법이 요구된다. 관객덜의 눈이 허벌 높아진 관계로 어설프게 잘랐다가는 욕 얻어먹기 십상인지라 이 작업이야말로 가위질의 백미라 칭할만큼 상당히 어려운 작업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바로 타이밍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다리와 다리가 지나치게 밀착되기 전에 제재를 가해줘야 하는 것, 다시 말해, 적당히 뒹구는 것은 좋으나 지나치게 엉켜버리는 경우, 적당한 선에서 잘라주어야 한다.

 

적당한 선에서의 가위질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중간 과정을 다 자르고 곧장 다음 씬으로 넘어가는 과감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개념없는 가위질의 표본. 절대 다리가 얽히게 두면 안된다.

 

 

 

모범적인 가위질의 실례. 스토리 진행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곧장 다음 씬으로 과감하게 잘라라!!

 


 2시간 런닝타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할 것

 

넘 길다 싶은 영화, 이거 영화관에 상영하기에 부적절하다.

 

극장주들의 현금 회수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활달한 관객들에게 괴로움을 안겨주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보기에 답답하고 변화가 없다 싶은 부분은 과감히 삭제한다.

 

단, 시간 겐세이의 흔적이 여기저기 도처에 발견된다면, 어떤 장면에는 강하게 많은 잎을 남겨주는 선행을 베풀고, 어떤 장면에는 약하게 몇 잎만 남겨줌으로써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변화를 추구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기냥 이유없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은 추려낼 것

 

같은 방향, 같은 주제로 보여지는 소신있는 장면 혹은 일관성있는 장면도 감독의 의도 나부랭이는 신경쓰지 말고 과감히 도려내도록 한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멋있다는 장면을 선정하고, 그 장면를 중심으로 하여 니꼴리는대로 영화를 구성해 나가면 더욱 좋다.

 

뭐 그 이외에도 졸라 많은 초절정 고수들의 가위질 필살기가 전수되고 있으나, 대충 이만큼만 소개하도록 한다. (자칫 선배님덜의 가위질 법을 지나치게 탐독한 나머지, 독자적인 가위질법 개발을 게을리함으로써 가위질 그 오색창연한 역사를 정체시켜버리는 사태를 우려해서이다)

 

가위질의 세계는 멀고도 험하지만 그만큼 활짝 열려져있으니 니덜만의 새로운 가위질법을 개발하는 것도 영화발전에 큰 도움이 될끼다.
 

 

 영화가위질, 숨은 우수사례 디비기

 

이제 독제제위덜은 검열의 연장과 기법을 충분히 숙지하였다. 그러므로, 지금부터는 영화속에서 가위질기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가슴벅찬 존경과 경의를 표하며 모범사례를 박터지게 디비보도록 하자.






















 
 

런닝타임 사수를 위한 배급사의 시간제한용 가위질

 

 <퐁네프의 연인>

 

수입업자덜 스스로, 유럽의 앞날에 대한 불안한 진단과 우려가 섞여있다는 이 영화의 중요한 모티브인, 도입부 6분을 잘라냈다.

 

다시 말해, 알렉스가 생활하던 부랑아 수용소 장면을 통째로 들어냄으로써, 검열인들의 수고를 덜어준 것은 물론이거니와, 런닝타임 사수 의지를 천명해버린 걸작 가위질 되겠다.

 

 <리플리>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심의 후 나온 런닝타임은 137분. 그러나 극장에 상영된 영화는 116분 가량, 즉 2시간 이내로 줄여낸 걸작이다. 상영회수를 6회로 늘리기 위한 배급사의 현실적인 판단에 기초하긴 하나, 상영횟수 증대 효과 뿐만 아니라, 관객덜의 지루함을 초전박살내버린 졸라 머찐 가위질 되겠다.

 

권력의 숭고함을 손상시키려는 불순한 영화를 침묵시키는 입닥쳐 가위질

 

 <어우동>

 

어우동이 계곡에서 최고 어른(임금)과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가위질 함으로써 5공 청와대 어른을 연상시킬 수 있는 불온한 장면을 과감히 삭제한 코믹한 모범작 되겠다.

 

 <진짜 사나이>

 

중반 주인공들이 악당들의 총을 빼앗아 사방에 대고 난사하는 장면 중 도로 간판이 여러 개 부서지는데, 그 중 한 간판이 승공 통일이란 글귀가 적힌 간판이다라는 게 문제다. 역시나 이 부분을 과감히 가위질함으로써 미묘한 남북문제로 악화될 수 있는 싹을 과감히 제거한 머찐 사례되겠다.

 

풍기문란을 억제하기 위한 조신정숙용 가위질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본 영화는 하희라를 주연으로 한 하이틴 영화로써, 하희라가 친구와 대화하는 장면 중 "너도 요새 멘스하니?" "응, 나도 그 거 해" 부끄러워하면서도 자랑스럽게 둘이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멘스라는 말이 녹음된 필름만 가위질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너도 요새 하니?" "응, 나도 그거해". 이를 통해, 이 영화를 관람한 젊은층들로 하여금 빠굴 또는 딸딸이로 해석하게 하는 쾌거를 이룩한 작품 되겠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여주인공의 발가락을 핥는 장면이 단축처리됨으로써 사회에서 소외돼 가는 주인공의 절박한 심리를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도를 과감히 분쇄하고, 관객에게 혐오감을 조장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데미지>

 

당 영화의 격정적인 정사신은 모두 네 번인데, 이를 통해 루이 말감독은 이를 `기승전결로 풀어 연결시켰다는 영삼이 책읽는 소리같은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국내 개봉에서는 `전에 해당되는 약 50초의 세번째 정사신을 통째로 삭감하는 용단을 내렸고, 이외 거실 이쪽 저쪽을 옮겨 다니며 벌이는 첫번째 정사신도 1분 가량 실종시켰으며, 마지막에 나체로 뛰어나가 죽은 아들을 끌어안는 장면도 10여초 정도 가볍게 잘라줌으로써 이것이 가위질이다라는 선례를 남긴 우수작 되겠다.

 

지나친 폭력장면을 삭제한 그런일없을꺼야 가위질

 

 <터미네이터2>

 

영화의 중반,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의 꿈속에 나타난 핵폭발 장면(필자 주: 사라 코너가 놀이터에서 또다른 자기와 아들 존 코너를 보고 외치는 순간 핵폭발이 일어나 놀이터의 아이들은 새카만 숯덩이가 되고 사라도 불덩이가 되는 그 장면)이 지나치게 비교육적이고, 잔인한 관계로 부분삭제했다.

 

아울러, 사라 코너가 정신병원을 탈출하면서 남자직원을 무자비하게 난타하는 장면, T101(아놀드 슈왈츠네거 분)이 인조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칼로 피부를 도려내 기계팔을 보여주는 장면, T1000이 정신병원 경비원의 눈을 찌르는 장면,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 분)의 계모로 변해 의부의 입속에 칼을 박는 장면 등을 과감히 잘라냄으로써 미래에 대한 우려와 불안을 거둬낸 수작이라 하겠다.

 

 <토탈리콜>

 

원판은 113분, 국내판의 런닝타임은 109분이었다. 과도한 폭력장면을 가차없이 잘라낸 것으로 화성에서 우주복 헬멧이 깨지면서 눈이 튀어나오는 장면과 마지막 격투신에서 팔이 잘려나가는 장면 등을 삭제해 독자의 상상력을 고양시킨 화제작 이다.

 

가리개의 적절한 활용

 

 <부기 나이트>

 

미국 포르노산업의 인물군상을 통해 70년대 미국 사회를 해부한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 길어서 슬픈 짐승(물건의 사이즈가 33cm ) 덕 디글러가 재기를 다짐하며 자신의 성기를 꺼내 보이는 장면을 느닷없이 긴 빨간 막대로 물건을 가려냄으로써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 화제작 되겠다.






 
 

 

비됴에서는 좀 더 다이나믹하게 하얀 A4지 한 장으로 가리개를 해놨다.

 

 <거짓말>

 

영화 <거짓말>은 성기노출만 40여분이 넘어 일일이 가리개를 덧씌워 절대로 성기가 노출되지 않게 세심하게 배려한 작품이다. 주연을 맡은 신세대 패션모델 김태연의 거시기를 "모자이크 처리한 검열위원들의 피나는 노가다 작업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작품되겠다.

 

 

 

이외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위질 수작들이 있으나, 지면관계상 생략하기로 한다. 씨바, 아쉽다. 부족하다라며 숨겨진 명작덜을 쪼매 더 감상하고 싶다는 넘덜 많을 줄 안다. 그럴 경우, 너거덜 스스로도 비됴방이나 영화관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을터이니, 직접 발굴하여 관람하길 바란다.
 

 
 

독자제위덜 지금까지 잘 따라와줬다. 이젠 뭐 좀 알았을게다.

 

그러나, 앞서 대그빡에 언급했듯이, 가위질의 고고한 정신이 한국영화발전에 얼매나 기여하는지를 이해하는 자가 이 땅에 드물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할 것이다.

 

우매한 너거덜의 오해와 멸시 속에서 검열우원들의 명찰은 수차례 바꿔야했다.

 

그 뿐이더냐? 가위질 정신이 옹골차게 깃들여 있는 사전검열등급분류로 옷을 바꿔입혀야 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으며, 지난 해부터는 암껏도 모르는 거떨이 생지랄을 해대는 바람에, 등급분류 자체를 없애라는 분위기까지 팽배했드랬다. 그 바람에, 지난 4월엔 드뎌 영화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이제는 등급보류 라는 고매한 연장도 쓰지 못하게 되 버린 듯 하다.

 

그러나, 그분덜, 영화사랑과 우국충정 하나로 한국영화사에 도도한 가위질 역사를 계승하고 계시는 검열우원들이 누구시더냐?

 

이번 개정안은 등급보류를 없앤 것이 아니라, 등급분류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로 둔갑시키신 게다. 이 얼마나 놀라운 혜안이시더냐? 어리석은 너거덜이 그분덜의 깊은 뜻을 발뒤꿈치라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으냐? 너거덜이 뭘 안다고, 인권, 자유 운운하며 영화는 이제 니덜이 선택하겠다고 쌩짜를 부리는게냐?

 

보면 안될 영화, 봐서는 안되는 장면, 들어서는 안되는 말, 다 고르고 잘라내어 그러케 먹기 조케 다듬어주는 그분덜의 은혜에 백번천번 감읍해도 모자를 판에 이 무슨 경고망동이란 말이냐?

 

그분덜은 꿋꿋이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며 그러케 영화를 사랑하고 우매한 우리덜을 사랑하시는게다.

 

이제는 진심으로 감사하는 맘을 가져봐야 할 때가 아니더냐. 졸라~!!

 

 

 

Cutter 후진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난다 (festival@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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