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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외국인 노동자와 고용허가제

2001.5.21.월요일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






 
 

 

사진- 한겨레21 333호

 

 

 

열분들 이 사진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시는가?  사진에 까만 리본이 매여 있으니 사진 안에 사람이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셨을 것이다.  잠시 이 여성의 이야기를 해 보자. 이 여성은 베트남 사람이다.  병이 든 노모와 가난에 찌든 형제들이 있었다. 남편은 젖먹이 두 살짜리 어린 딸을 버리고 반년 전에 떠났다.  한국에 온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 비용으로 베트남 돈 3,000만 동, 우리 돈으로는 300만원이 들었다는데 물론 남에게서 꾼 빚이다. 사인은 구타로 인한 두부출혈.  대전에서 작년 10월에 있었던 일이라한다. 이름은 부이티투 응아. 죽을 때 나이는 스물 둘, 한국 사람들은 편하게 그냥 리아라 불렀다. 좀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도록 하자.  

 

이번 주제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다. 세계화의 진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덧 우리 나라에도 많은 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 있다. 열분들이 허름한 공단 근처나 공장 밀집지역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어렵지 않게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다. 대개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서남아시아나 베트남, 인도네이사 같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코리언 드림을 찾아 한국을 방문한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착실히 돈을 벌어 원하는 목적을 얻고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비해, 위의 베트남 여성처럼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굳이 목숨을 잃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외국인 노동자들의 산업재해라든가, 구타, 임금체불 같은 문제는 더 이상 쉬쉬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이렇게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사례가 폭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목소리가 높아져가자 정부는 <고용허가제>라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2002년부터 시행하기로 예정되었고,  정부는 이를 위해 관계 법령들을 정비하는데 한창 똥줄을 태우고 있다.

 

 

<고용허가제>란 국내취업을 원하는 외국인에게 소속 국가 정부나 기관을 통해 한국정부에 노동허가를 신청, 허가를 받은 뒤 최장 3년까지 일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규모별 고용상한선 범위 내에서 정부의 허가를 받아 외국인근로자를 현지에서 직접 모집하거나 공공단체 등을 통해 채용하게 된다.  이때 고용 계약은 1년 1년 단위로 하게 되며 총 3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 즉 현행 <연수고용제>하에서는 2년간은 노동자가 아닌 산업 연수생 자격으로 일하고 마지막 3년째에 가서 정식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게 되었다면, 새로운 제도 아래서는 3년을 쭈욱 정식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크으~  좋은 제도 같다.  그러나 이 <고용허가제>가 우리 나라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악화시킬 것인가?  당연히 보호할 수 있겠지..  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하냐고? 그런데 놀랍게도 이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딴지를 읽는 독자라면 모두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것이다. 그렇지만 뜨거운 가슴하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하나도 없다. 조관우도 노래하지 않았던가~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붙잡을 수 없다고.  우리 좀 냉정하고 냉철하게 이 제도를 바라보도록 하자.  자아 냉정해질 자신이 없는 만 12세 미만의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들은 다른 페이지로 이동해주기 바란다. 가슴 모질게 다잡고. 크으... 가보자. 이제 시작한다. 고용허가제, 너를 디벼주마~

 

 

 

 

 

 그들은 왜 코리언 드림을 꿈꾸는가?

 

 

첫 질문은 이것이다.  그들은 왜 코리언 드림을 꿈구는가?  외국인 노동자들은 왜 언어적 장벽과, 고용의 불안과 때로는 불합리한 처우를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일까?  음.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자신의 모국에서 버는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한국에서 벌 수 있다는 믿음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고향의 몇 년치의 임금을 주고서라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사람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모이게 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마치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그럼 외국인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한국으로 밀려들어오게 될까?  임금 외에 다른 장벽들이 없다면 당연히 자신의 모국과 한국에서의 임금이 같아질 때까지 한국으로 몰려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러 장벽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이러한 위험들을 고려해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임금이 이러한 위험들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크다는 생각이 들때까지만 한국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해가 안가는 넘덜은 밑의 그림을 참고하도록 하여라~

 

 

 

 

 

그림을 살펴보자.  먼저 한국의 임금은 100만원, 베트남의 월급은 10만원이고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임금 외의 차이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 보자. 10만원을 벌면서 똥꼬가 가렵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던 베트남 사람들에게 어느 날 한국에는 한달에 1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들려오게 된다. 거기다 한국에는 장동건 같은 잘생긴 사람과 딴지 같은 좋은 신문이 있다는 소리도 뭉게뭉게 흘러 퍼진다. 자연히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으로 갈까 말까 고민을 때리게 되고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그래 결심했어! 한국에 가서 우리도 백만원 씩 벌어보는 거야!"

 

 

이렇게 백만원의 코리언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몰려든 베트남 사람들, 순간 주위를 둘러보고는 당황하게 된다.  똥꼬 저리는 결단을 한 것이 자신 하나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사람들이 한국으로 더 높은 임금을 찾아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한국에 자리를 잡은 베트남 노동자에게 그러나 좀 이상한 현상이 발생한다. 점점 더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게 됨에 따라 한국 노동시장에서 노동공급이 노동수요를 넘어선 것이다.  반대로 베트남의 노동시장에는 점점 더 많은 일손이 빠져 노동공급이 부족하게 된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공급이 넘치면 가격이 떨어지고,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정해진 이치.  백만원을 꿈꾼 베트남 사람들 한국의 노동 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임금이 낮아져 50만원밖에 받지 못하게 되고, 멍청하게 베트남에 남아 있던 사람들도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바람에 50만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양국간의 노동의 이동은 이처럼 양국간의 임금이 같아져 더 이상 이동의 유인이 없을 때까지 계속되게 된다.  50만원씩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려 평평해졌다고 생각해라.

 

 

그러나 한국과 베트남의 차이가 임금밖에는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먼저 한국과 베트남은 언어도 다르고, 풍습도 조금 다르다. 거기다 한국으로 가려면 비행기 값도 들어야 하고 집떠나와 타국으로 가려니 두고 온 애인도 걱정되고 부모님도 걱정되고 그렇다. 가만히 보니 한국에는 좃선이라는 불량배들이 활개를 친다는 무서운 소리도 들린다. 아무래도 밤거리는 함부로 다녀서는 안될 것 같다. 이렇게 베트남 사람이 한국으로 옮겨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유형 무형의 비용과 위험이 따른다. 따라서 한국에서 일하면 1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베트남 사람들 단순히 돈에 혹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것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비용과 위험의 가치를 예를 들어 대강 20만원이라고 해 보자. 그렇다면 한국의 임금과 한국으로의 이동의 위험을 고려한 베트남의 월급이 같아질 때까지만 베트남 사람들이 이동할 것이다.  (한국 임금; 60만원 = 베트남 월급; 40만원 + 위험, 비용; 20만원)  

 

 

 

 

그런데, 위에서 본 것 같이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 가서 돈을 번다는 사실로 모든 것이 다 설명이 될까?  그렇지 않다.  왜냐구?  가만히 앉아 월급이 100만원에서 60만원으로 깍여 버린 한국 사람들이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기 때문이다.

 

 

 

 

 

 불법 노동자, 합법 노동자  - 그 서글픈 구분  

 

 

우리는 베트남 노동자들이 높은 임금을 얻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담, 그것이 한국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베트남 사람들에게 그것이 코리안 드림이라면,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 그것은 베트남 악몽이 된다. 난데없이 이상한 넘들이 몰려들더니 자고 일어나는대로 우리의 임금을 깍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어어어~~ 이거 이거 안되는데 하는 동안 한국의 임금은 60만원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때 한국 사람들 빡돌게되고 한국 정부 짜증 이빠이로 오른다. 따라서 그들은 베트남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법적인 규제 장치들 두거나, 들어오더라도 한국인의 임금에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만큼의 베트남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렇게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고 들어온 사람들을 합법적 근로자라고 한다.

 

 

이제 다시 시각을 베트남 사람 입장으로 돌리자.  정부의 개입이 있기 전에는 베트남과 한국에서의 실질 임금이 같은 수준에서 유지되어 더 이상 한국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빡도는 것 같더니 어느 날 대문을 닫아 버렸다.  일하던 베트남 사람들은 다시 쫓겨나 돌아오게 되고 일부 베트남 사람들만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한국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월급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95만원으로 오르고 베트남의 월급은 15만원으로 떨어지게 됐다.

 

 

그렇다면 베트남 사람들은 15만원의 월급에 만족하고 똥꼬를 간지르며 살게 될까? 물론 그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한국 정부의 감시망을 뚫고서라도 다시 한국에 잠입하여 일을 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이렇게 한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몰래 들어오거나 관광 비자로 들어와 종적을 감추고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불법 근로자라고 말한다. 이쯤에서 여러분에게 질문이 있다. 열분 생각에는 한국 합법 근로자가 많을 것 같은가 불법 근로자가 많을 것 같은가? 넘 어렵다고?  이런 십원짜리들...  크으  합법 근로자가 많다면 본 우원 왜 열분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겠냐?

 

 

2000년 7월 말 현재 국내 외국인력은 25만9천여명으로 국내 전체 임금노동자의 2% 가까이 차지한다. 그 중 불법체류자 16만6천여명(64.1%).  물론 지금의 정확한 수치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불법 근로자들이 전체 외국인 노동자들의 2/3 정도가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듯 보인다.  열분을 이 말 마음에 새겨 두기 바란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그들이 불법으로 들어와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 불법이어서 나쁘다거나 쫓아내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라 단지 그들이 불법 근로자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합법의 테두리 아래서 불법인 그들을 위해 조치를 취할 때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소리다.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합법 노동자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불법 노동자들에게 초점을 두어야 한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그들이 수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고, 외국인 근로자로 인해 발생하는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그들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명동성당 앞에서..

 

 

 

 

 

 

 

 

 

 

 근로 허가제 좋다! 그렇지만 만병통치약이 아님도 알자!

 

 

앞서 지적한대로 근로허가제는 우리 나라로 들어온 외국인 취업자들의 열악한 근로 여건을 개선시켜 보고자 하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연수 고용제 하에서는 외국은 노동자들이 2년 동안 적은 임금을 받고 연수생 차원에서 일하고 마지막 1년 동안만 근로자로서 제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식 근로자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연수생으로 대접을 받다보니 여러 근로자를 위한 장치로부터의 보호도 받을 수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이 제도의 시행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은 좀 더 안정된 지위에서 그들이 제공하는 노동에 합당한 만큼의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개떼 같이 들고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굴까?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던 우리의 중소 기업 사장님들이다.  음 IMF 사태 이후 중소 기업이 다 나가자빠지고 있다는데 외국인들까지 그렇게 배려를 하다보면 우리 중소기업들은 다 죽을 것이란 논리를 들이댄다.  중소기업 사장님덜의 모임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근로기준법 적용으로 내국인과 동등한 수준의 임금, 퇴직금, 연월차수당, 연장근로수당 등을 지급하게 되면 1인당 1년에 600만원 가량의 비용이 상승한다

 

 

 

 

 

 

 

 

 

 

 

고 핏대를 올리고 있다.  이때 우리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  사실 우리가 침을 퉤퉤 밷아가며 재벌은 욕하기 쉽지만 그 상대가 중소기업이라는데 좀 망설여지게 된다. 재벌이야 이 때까지 해먹은게 있고 우리 경제에 그 공이 큰 만큼 과도 크지만 중소기업은 우리가 적극 육성해야할 건전한 경제의 초석이 아닌가?  좀 어려운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처음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게 허가해 준 이유가 어려운 외국인들의 사정을 보아주자는 것이 아닌 우리의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기르자는 것이었다니 머리가 빠개질 것 같다.

 

 

열분들.  이렇게 생각을 하자.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이란 없다. 하나의 정책을 펼쳤을 때 그로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있고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 이익을 얻는 사람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이고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우리의 중소기업들이다. 여러분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본 위원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열분들 고민을 해야한다.  단순하게 외국인을 인권적인 차원에서 보호한다고 하니까 감상적으로 그래야 되나부다, 이렇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철저하게 고민을 하고 우리 경제에 비치는 여러 부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는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고용 허가제>에 찬성한다, 라고 생각을 하자.  그래야 얄팍한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고 진지한 현실의 지평에서의 고민이 가능하다.  아까도 말하지 않았냐?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붙잡을 수 없다고.  그리고 우리 아버지나 삼촌이나 사돈의 팔촌의 친구 동생의 같은 반 친구 남편이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고용 허가제> 도입을 통해 이들이 경제적인 압박을 받더라도 우리 우리의 양심이 그러하다면 흔들려서는 안된다.  반대로 자신이 보기에 <고용 허가제>가 적절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그런 자신의 생각에 당당하자.  스스로의 이성과 양심에 떳떳하다면 자신감을 가지자.

 

 

버트(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끝나느냐!  아니다.  <고용 허가제>를 도입해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자명한 사실인 이유는 매우 똥꼬 저리게 아플 정도로 <고용 허가제>가  합법적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조치일 뿐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2/3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법의 멍에를 쓴 채 보호의 범위밖에 존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 근로자들과 관련하여 벌어진 인권 침해 사례를 놓고 볼 때 대부분의 경우 그 대상은 합법 근로자를 상대로 한 것이라기 보다는 불법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합법적 근로자를 상대로한 구타가 있었다고 치자. 그런 얻어터진 이 친구는 어떻게 할까? 당연히 남의 나라 들어온 이방인인 이상 처음에는 그냥 꾹 참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작업반장이란 넘이 자꾸 두들겨 패면서 못살게 군다면 가까이에 있는 헌병대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노동위원회에 가서 두들겨 팬넘을 꼬바를 수 있다. 두들겨 팬넘 구속당하고 작업장엔 다시 평화가 깃든다.  또한 합법적인 근로자들인 산업연수생들이 3년차가 되어 근로자로서 일을 하게 되면 국내 근로자에 월급의 80% 정도와 최저임금을 보장받는다. 의료 산재 상해보험 및 임금 체불 방지를 위한 보증보험까지 가입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불법 고용자들에게 있어 이 모든 조치는 그림에 떡일 뿐이다.  그들은 한국에 일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불법이다. 따라서 아무리 얻어 터져도, 아무리 임금 체불을 당해도 어떠한 산업 재해를 당해 손과 발이 잘려도 어디에 한 군데 호소할 곳이 없다. 일부 악덕 몰지각한 넘들은 불법으로 취업한 여성 외국인 노동자들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기도 하고, 상습 임금체불을 해 이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고발의 위협을 하기도 한다. 그래 그럴 수 있다고 하자. 그치만 손가락이 잘리고 발가락이 잘려 노동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쩔 것인가?  아까도 말했듯이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들중 2/3이 불법 노동자들이다.  <고용 허가제>는 1/3을 위한 조치일 뿐이다.  외국은 노동자들을 위한 우리의 고민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불법을 구제할 수 있는 제도   

 

 

그럼 당연히 이런 질문이 따라든다.  불법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인류인데 다른 것은 더 무시하더라고 인권적인 배려까지는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불법이다.  적발 되는대로 추방해야한다.  왜 추방해야 하냐구? 불법도 불쌍하니까 합법으로 인정해 주거나 아니면 불법임을 알면서도 일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본 우원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밑의 그림을 보도록 하자.

 

 

 

 

그림을 보자.  뭔 일이 발생했는가?  불법 근로자들이 당장에 합법 근로자가 되자 합법근로자 시장에 교란이 일어났다.  합법 근로자들에게 단박에 피해가 돌아간다.  합법근로자들이 받고 있던 임금 수준이 떨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어차피 우리 나라로 들어오면 본국에서 얻는 임금보다 더 큰 임금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 좋을 것 아닌가.  본위원 100% 동의한다. 만약 문제가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이고 외국인 노동자들끼리 임금을 분담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정되고 보호를 받아 가며 일을 할 수 있다면 좋은 일 되겠다. 그렇지만 문제가 여기서 그칠까? 다음의 그림을 볼 때 우리는 똥꼬가 다시 한 번 서늘해짐을 느끼게 된다.

 

 

 

 

사실 지금 우리 나라에 고용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흔히 말하는 3D(dirty, dangerous, difficult)한 업종에 집중이 되어 있었다.  이런 업종들은 이미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유입으로 인한 한국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 요인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정부가 불법 근로자들은 합법으로 모두 인정해 주거나 불법임을 알면서도 용인한다면 우리 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는 엄청 증가할 것이다. 앞서의 한국과 베트남의 예를 생각해 보아라. 불법 노동자들을 인정한다는 것은 베트남과 한국 사이의 벽을 얇게 한다는 소리고 베트남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한국으로 들어올 유인이 커진다는 의미이니까.

 

 

그렇다면 3D 업종으로 명확하게 그어져 있던 외국인 노동자들과 한국 노동자들의 고용 시장의 구분이 점점 불명확해 지게 된다. 증가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숙련 노동 시장을 중심으로 한국 노동시장을 침식해 들어오게 된다. 그 결과는 한국 비숙련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 압박이다. 한국 비숙련 노동자들이 95만원을 받고 있었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그들은 80만원의임금에 만족해야 한다. 즉 우리 나라 소위 하위 계층의 소득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불법 노동자들을 합법화하라는 주장은 과격하고 진보적인 시민단체들도 하고 있지 않다. 그만큼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우리 나라 사람을 희생해 가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라는 주장을 하기는 힘들다. 설령 그것이 도덕적으로 숭고하고 옳은 일이라 해도. 특히 유권자들을 생각해야 하는 정치가들에게 있어서는.

 

 

그럼 대안은 뭘까?  외국인 불법 노동자들에 대해 눈을 딱 감고 파리채로 파리를 잡듯 보이는대로 잡아 추방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짚어 보도록 하자.

 

 

자아.  첫번째로.  불법 근로자들.  인도적인 차원에서 접근하자.  먼저 불법 근로자들은 발각되면 어쩔 수 없이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  눈물이 나고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만약 이 사람들에게 비인간적인 처우를 했거나 임금을 체불한 사람들이 있다면 내보낼 때 내보내더라도 이건 좀 정리하고 내보내자. 즉 체불 임금 지불하자는 소리되겠다. 또한 이들을 상대로 구타나 성폭행등 천인공노할 짓을 한 넘들 있으면 엄격한 처벌을 하되, 일반 범죄보다 가중처벌하자는 소리되것다. 이 넘들 구조적인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불쌍하고 힘없는 사람들 못 살게 군 죄다. 약한 사람 못살게 군 넘이 자기랑 만만한 사람 못살게 군 사람보다 더 못된 넘 아니냐?

 

 

두번째산업재해다. 산업재해는 한 사람을 불구로 만들고 노동능력을 상실케 하는 무섭고 끔찍한 재앙이다. 따라서 만약 산업재해를 당하고 불법 근로가 적발되어 쫓겨 날 위기에 처한 불법 근로자들 있으면 국가적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치료와 일정 정도의 보상을 해주자. 이를 위해 복지부를 중심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재해 보험 이런 것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지. 그런다면 몸이 다치고 마음까지 황폐해진 외국 사람들에게 한국이 매정하고 치사한 나라로 기억되는 일 만큼은 막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세번째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민간 인권 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 폭 확대되겠다. 불법 노동자들은 불법인 만큼 정부의 정확한 통계 파악의 범위밖에 있다. 이를 메워줄 수 있는 것은 민간 단체들밖에는 없다. 정부는 이들을 지원함으로서 특히 불법 노동자들을 내보낼 때는 내보내더라도 비인도적인 폭력, 성폭행과 같은 인권 침해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  

 

 

 

 

네번째로 이런 방법은 어떨까?  전 종암 경찰서의 김강자 소장이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했던 방법인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매매춘도 불법 아니냐? 그런데 지금처럼 성행하는 것은 정부에서는 그냥 눈 감아 주기 때문인 거고. 김 소장이 종암경찰서 서장일 때 미아리 아가씨 통장 계좌 번호를 알아내 업주들이 돈 넣어주나 감시했단다. 물론 불법 노동자들에게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은 이들을 방조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불법 노동자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올 수 있다. 그렇지만 뭐 비슷한 일을 해서 간접적으로 보호하는 일 있을 수 있겠다.  함 연구해 보자.

 

 

마지막으로. 브로커들.  불법 노동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돈을 받고 수속을 해주는 넘들. 이 넘들 조져야 한다. 이넘들!  돈을 받아 쳐먹을 때가 따로 있지...  이넘들 잡아서 적발하고 계좌 추적해, 브로커 비로 받은 돈들 불법 노동자들 밖으로 내 보낼 때 다시 돌려 줘 보내자. 그러면 빚 얻어서 들어 왔다가 쫓겨나서 빚 더미에 왕창 몰리는 일은 없지 않겠냐?  크으으~~  이 외에도 좋은 방법 있는 넘들 게시판에 올리도록 하여라~  본 우원도 계속 고민해 보겠다.   머리 아프다.~~

 

 

 

 

 

 조그만, 아주 조그만 관심  

 

 

본 우원 유쾌 통쾌 빤스한 야그들 들으러 역까지 온 열분들에게 졸라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이, 정말로 조그만 우리의 관심이 이억만리 외국에 날라와 오늘도 좁뺑이까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르르 몰려 지하철 탈 때, 아님 버스를 탈 때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내보자. 지저분하고 냄새난다고 경계의 눈빛을 보내며 거리를 떨어뜨려본 적 모두 있을 것이다. 솔직히 본 우원도 있다. 그렇지만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들인 열분들이나 나나 코쟁이들 앞에 가면 똑같은 꼬라지 당하지 않겠냐?  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고 그들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어려운 문제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문을 완전히 열어줄 경우 우리의 수입이 줄어들고, 그 반대의 경우 그들의 삶이 피폐해진다. 이 두 개의 극단을 피해 더불어 같이 살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없을까? 그 마지막 점이 어디쯤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시작점은 분명하다. 열분들? 바쁘고 힘든 생활중에서 그들의 고통에 조금 귀를 기울여 봄을 어떨지.  인생은 살기가 힘들고 우리의 삶은 우리를 언제나 괴롭게 하지만.  잠시 멈추어 서서.  그들의 삶의 고통을 이해해 보자.  그렇게.  그렇게.  다시 한 번 가슴을 부여잡고.  그들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렇게.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음... 쨍하고 해뜰날 찾아오겠지!  졸라~~~~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
rouseau@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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