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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촌아들아~~! 비 앰비쇼쑤~!!
 

2001.5.10.목요일
딴지 부설 부산어학원 원장

옌날에는 나도 잘나가뿠었따.. 학교가가 받아쓰기 시험 캐가 띡 치뿌만 김뱅해이가 양놈들 삼진잡듯이 kkk 맨날맨날 백점 마뿠었다.. 왜? 내는 그캐도 히야나 누나야들 몬댕긴 유치원도 댕기꼬 나름대로 고등교육을 받았뿠기 때무이다..

 

그래서 암만 엄마가 밥 무라~~! 캐도..  그림일기장에는 "밥 먹어라" 라고 써뿌고 바둑이가 암만 쌔가 빠지게 쪼치도.. 받아쓰기에는 "바둑이가 달렸습니다" 라고 정답을 써가 냈었다..

 

             

 

 

    ....내는 달리는 기 아이라, 쪼치는 기다.

 

진짜로, 교과서도 그렇고 테레비도 그렇고 동화책에도 촌시럽게 사투리 쓰는 아~들은 없었었다. 내혼자 받아쓰기에 사투리 철자법 맞게 "영희 하메 학교가뿠습니까?" 라고 쓴다꼬 캐바짜 내만 손해라카는걸 알아봐뿠다.

 

그카고는 낭창하게 커오다 대학생이 되뿐는데, 본 필짜 그때 당시 유행의 최첨단이었던 피씨통신을 시작했었따.. 째맨할때는 안그렇디만 클수록 험악해지는 얼굴과 청춘의 상징이라카는 여드름때매 나는 장가갈라카만 정 무슨 영감맹크로 돈 억수로 마이 벌어야되게따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피씨통신이라 카는거는 걍 죽치고 앉아가 타자만 숏(출처 : 고우영 수호지2000) 빠지게 치만 여자 아들이 오빠!오빠! 카고 난리가 나는게 아인가? 나는 참말로 이기 내인생을 바까줄끼다.. 카는 한가닥 희망으로 밤이면 통신, 낮이면 잠으로 대딩 생활을 보내게 되어뿠다(독자들도 전화비때매 집에서 말일날 한귀때기씩 맞았던 아련한 기억 이찌십다).

 

그카던 어느날이지십다. 억수로 공들이가꼬 꼬시던 (작업들어가던) 딸내미가 있었는데 전화번호를 갈키달라 카는거였다. 오야 그래 전화하고 또 잘대만.. 얼굴함 보오고~~싶어가, 덥썩 전화번호를 갈키주고 말아뿐는데 그기 화근이였다.. 그 딸내미가 서울 아였던 것이다. 어린마음에 사투리를 쓸라카이 쪽팔리고 서울말을 하자이 네이티브스피커 와의 회화경험이 전무한것이여따.. 아.. 가시나가.. 웃으만 머라카지.. 진지하게 작업드가야대는데 조아한데이~ 이카만 알아묵겠나.. 별의별 생각이 감성소년의 가슴을 막 후비는기 아인가..

 

우짤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뿠는거다! 저짝핀에서 들리는 낭랑한 목소리..

 

"여보세요? 삐리리 오빠야? "

 

신기하게도 테레비처럼 말끝이 올라가뿌는게 아인가? 아.. 머라카지.. 보통때라 카만.. 당연히 "아 내다" 이카만 끝나는데..땀까지 삐질삐질 흘리가미.. 대답을 했다.

 

"응 나야."

 

크헉~ 억수로 느끼했다. 그 순간이 바로 모든 지역 사회의 여러분들에게 배신의 똥쭐땡기는 행위를 하는 순간이었다.

 

잘 모르시겠지만, 필자의 지역에서 서울 물좀 묵었다고 갑자기 니끼한 서울말 쓰는 아는, 우리나라분들이 일본분들 취급하는 그런 취급을 받게 된다.

 

그래가꼬, 쪼맨할때 받아쓰기 표준말로 적듯이 서울 딸내미와의 회화를 통해서 필자는 표준어를 배우게 된거시다(물론 그표준어 역시 억수로 어설픈 것이였다). 물론 곧 그 딸내미와의 빠빠이와 함께 나의 억수로 낮간지럽고 니끼한 서울어 회화도 몇 개월로 끝장이 났다.

 

 

그래도 문학도라꼬.. 본 필자 오랫동안 내 언어생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해뿠다. 내가 왜 쪽팔리쓰까.. 촌시럽은건 꼴에 싫어서 .. 대통령들도 맨날 나오만 사투리 쓰디만, 아.. 글마들 비슷할까바 싫었는가.. ? 뭐 시덥잖은 고민의 결론은 우옛든동 딸내미한테덜 촌시럽게 보일라꼬 발버둥쳤던 감성소년의 유치한 통빡이라카는거 였다. 참 유치했던 기억이었다.

 

그후로 참회의 길을걸으며 또박또박 사투리를 쓰며 잘 살고 있다. 요즘은 사투리가 대접을 그래도 괜찮게 받는거 같아서 기분이 쫌 개안타. 우선 필자의 마음의 고향 삐리리 통신 대화방에 들어가보자..

 

모지역 문디들이 모여서 저거끼리 사투리로 채팅한다.. 장난아이다.. -,.-;; 채팅이 월래 글쓰는기 아이고 말하는거를 받아적는거니까 촌아들 끼리 모이만 사투리 쓴다. 일명 하드코어 사투리라고 다른동네 아들 몬알아묵을 정도로 완벽한 구어체를 구사한다. 억수로 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옌날에는 모지역만 모여있는데도 또박또박 표준어 쓰고 이캤다. 만나서는 사투리 쓰면서 전화로는 표준어 하는 그런 셈이었다. 또 요새 부산에서 영화찍고 , 데중 선생님 맨날 테레비 나오고 이캐서 영화에서도 전라도사투리, 부산사투리가 억수로 나온다. 째매 어설퍼 보이긴 해도 장동거이 가 모자 삐딱하게 쓰고 억수로 진지하게 사투리로 지낄때는.. 째매 감동받았었다.(딴지영진공의 영화평도 부산사투리 올로케로 쓰지않았뜬가..)

 

사실 서울에서는 누가 뭔소리로 지끼던 별로 상관 안하는거 보고 솔직히 충격받아뿌썼다. 우리 고향 가만, 버스타고 가는데 누가 서울말로 지끼만 가 니릴때까지 다 쳐다본다. 요새도 아줌마들이 힐끔힐끔 본다.

 

근데 서울에서는 토끈통에는 전라도 아줌마가 있고 식당 내리가만 부산아줌마다. 버스아저씨는 충청도 사람이고(근데 억수로 급하게 몰더만..) 슈퍼에 가면 강릉슈퍼다..






 
 

 

일마 아직도 안 뛰어내리따 카더만..

 

서울이라는 동네가 워낙에 크고 범국가적인 도시가 되뿌고 나니서울사람들은 개않은데, 촌에사는 사람들만 상대적 박탈감, 상대적 촌시럼, 상대적 덜 세련됨, 상대적 배신감 까지 느끼게 되는 통에 대한민국 개국이래 최고의 개소리가 된 "우리가남이가~!"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뿠는거다.

 

위아더월드도 아이고.. 이게 뭔소리고 도대체..

 

서울 사람들 잘나간다 카고 테레비,신문에 내도록 표준말만 쓰고 이카니까 지방아덜은 저거끼리 뭉치야 댄다는 위기의식이 생기게 되뿐는거다. 괜히 우예서 구캐우원들이 "우리가 남이가?" 캐쌓는 통에 감정이 동서로 갈리뿌긴 했는데 본 필짜 보기에는 동서는 아무껐도 아이다. 서울하고 지방하고 생긴 사회의 전반적인 갭이라 카는거는 말도 몬하는 정도로 큰기다. 본 필짜도 대학까지 지방에서 마치고 우예뜬동 밥이라도 묵고 살아볼라꼬 서울올라와가 비비댄다. 와? 지방에선 머 할끼엄따. 젊은아들 뽑아주는 회사도 엄꼬, 갈만한 생각드는 회사도 밸로 엄따. 이래저래 점점 촌시러 지는 지방에 대해 옌날 처럼 자부심 가지고 저거동네서 머 해묵개따 카는 놈도 없고(요즘 잘나간다카는 전라도도 마찬가지라 카더라), 시키주는 놈도 없다.

 

서울에 우째 취직한 칭구덜은 밴처가 어떠코 저떠코 카는데, 촌에서는 공무원, 선생님 아이만 할꺼도 엄따.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누가 정권을 잡으이 이래 찬밥이라꼬~ 춘삼월 다지나갔따고 신세한탄이고, 젊은 아들은 젊은 아들대로 밸볼일 없는 요동네가 싫어질라칸다. 지역에 대한 자부심은 한개도 없고 요건 지역적 계급이 나눠지뿌는거다. 와 우리 대한민국이 요래 살아야 대나? 이기 참말로 한심한거다. 차라리 서울시 부산구, 서울시 광주구, 이카는게 낫지않캤나?

 

말은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소쉬르라 카는 영감이 캤다. 또 말과 정신은 서로 영향을 줘서 그릇이 크고 많을수록 그 생각하는 바도 넓어진다.(이말은 누가캔는지 몰르겠다.) 지역을 사랑하고 아끼는게 사실은 지역감정이라 카는 개소리를 없애는 빠른 길이라 칼수있겠다. 그카고 다른동네 아들 오만 안 어색하구로, 평소에 다른동네 아들 하는 말을 잘 알아 들어야 대지 않캤나 싶다. 이해라는거는 알고나서야 가능하다꼬 생각한다. 군생활 해본 경험있는 독자들은 알겠지만, 나도 전라도 아들 다 깡팬줄 알았다. 근데 억수로 잘 해 주더라, 그카고 충청도 아들도 말도 억수로 잘하고 욕도 잘한다. ^^; 싫어도 같이 살다 보이 다 좋아지게 된것이다. 편견이라 카는것은 모르기때문에 생기는 거다.  

 

서양 오랑캐말 배우니라고 다들 숏빠지게 공부하는줄 안다. 왜? 양넘들 머라카는지 알아야 글마들 생각을 알꺼 아인가? 아저씨들은 쪼맨한 아들 채팅하는데 뭔소린지 모른다. 아저씨들하고 가들하고 똑같이 조선말 써도 몬알아 묵는다. 배아야 댄다 이말이다. 원조교제 할라캐도 통신말 배아야 댄다. 대화방드가가 "안녕하세요" 이카만 바로 태클 들와뿐다. 서로를 이해하고 좋아할라카만 맘이 통해야 대는데 그 맘이 통할라카만 맘을 담는 말을 알고있어야 댄다 카는거다.

 

이시쩜에 와가 본 필짜 드디어 똥꼬 힘 팍 주고 함 외치보게따. 촌아들도 나름대로 자부심 가지고 살아야 댄다. 요런 지역 계급화 현상에 떵침을 놓기 위해서, 그리고 21세기 명랑 지역사회 발쩐을 위해서, 아름답고 풍부한 우리말글살이를 위해서도 각지역에 맞는 사투리의 계승발쩐에 이바지 해야 한다 이거시다!

 

우째? 각종 찌라시와 텔레비죵에 사투리를 등장시켜야 댄다 이거다.. 찌라시고 테레비고 간에 전부다 표준말로 나오는데 사투리도 진지하게 쓰만 진지해질수 이따.. 이거다.






 
 

 

방송도 사투리로 해야 된다 아이가!!

 

요새 존거 이찌않는가.. 자막이라거.. 뭐 억수로 깝깝한 사람들 한테 자막 깔아주고, 서로서로 재밌고 새로운 사투리도 갈치주고.. 그카다 보만 나중엔 내처럼 하루죙일 테레비 보는 백수덜은 전국 방방곡곡의 사투리를 구사하여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수 이찌 안캔는가.

 

사투리도 진지하게 함 캐보자 이기다.

 

지방 뉴수 나오만 사투리 쓰고, 찌라시에도 지역뉴스 나오만 사투리로 쓰고 카다보만 아는사람들은 잘 알아묵을것이고, 몬 알아묵는사람들은 이해할려고 노력할테니 다들 서로를 잘 이해할수 이따고 생각한다. 솔찍히 경상도사람들이 일본말하는거 아이지 않는가.. 왠만하면 다 알아묵는 사투린데 왜 경기도 사투리만 억수로 잘난거 같이 폼잡고 있나.. 이말이다.

 

맨날 보만 테레비에 어설픈 아들이 정권바끼만 함 웃기볼끼라고 사투리쓰고 지랄인데.. 누구는 웃길지 모를 그런 대사를 우리는 아부지 돌아가실때 한다. 그런 얍삽한 쉐이덜 못나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민좃정론을 담는 딴지 일보에서도 사투리를 끼아줘야 댄다 이말이다. 그캐가 온동네 아들 다 서울올라와가 나무집 살이 안하구로 해줘야 댄다.. 어데 촌은 우리나라 아이가?

 

송강호 히야가 한 말이 생각난다..

 

"이..이..이거는 니팔 아이야?"

 

촌아들아~!! 야망을 가지뿌라!!

 

 

딴지 부설 부산어학원 원장 겸 지역감정 해소 특위 위원장
꿋꿋하게~! (shinyre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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