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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찍어 쑤욱~]우린 엠피 논쟁을 이렇게 본다!

2001. 2. 12.
딴따라딴지 편집부

 









 


아는 넘들은 다 알겠지만, 작년 한해 미국 음악계는 냅스터라는 이름의 컴퓨러 프로그램 때문에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자기 하드디스크에 음악파일 갖고 있는 넘들끼리 서로 연결해서 각자 듣고 싶은 음악을 맘대로 주고 받을 수 있게 만든 저 획기적인 프로그램 땜에 음반 회사들은 물론 몇몇 뮤지션들의 눈이 뒤집어진 것이다.


지적 재산권을 걸고 나온 송사가 줄을 이었고, 어느덧 미국내에서는 냅스터 유료화 분위기로 슬슬 가닥이 잡히면서 공짜 mp3를 둘러싼 분쟁은 일단은 조금씩 정리가 되고 있는 것도 같다.


바뜨, 윤리나 규범은 항상 기술의 진보에 발을 맞추지 못하는 법. 


아티스트가 만들어낸 음악을 재산으로 보느냐 마느냐, 혹은 그 재산권은 누구한테 귀속되느냐. 그리고, 무엇보다 개나 소나 공짜로 음악받아 들으면 뮤지션들은 머 먹고 사느냐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사실 이 문제는 지금까지의 음반 산업 전체를 뒤집어 놓을 수도 있는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것이기 땜에, 그렇게 쉽게 해결 될 수도 없을 뿐더러  그 중요성은 단순한 저작권 문제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한편, 울나라에서도 작년에 냅스터의 유사품이라 할 소리바다라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공짜 좋아하는 음악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여기에 울나라 넘들의 창의적인 발상이 덧붙여져, 단순히 음악파일뿐만 아니라 빠굴동영상까지 사이좋게 공유하면서 그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있음은 모두 아시는 바와 같다.


문제는 미국과 달리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대단히 낮은 울나라에서는 엠피쓰리에 대한 논의가 아직도 제대로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그저 단편적인 주장과 외국 소식의 전달,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아마추어적인 논쟁이 전부다. 나름대로 지식정보 강국임을 자부하고 있는 울나라의 현황을 생각해 본다면 한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만큼, 국내 유일의 대중음악 정론 딴따라딴지가 이 즈음에 나서지 않는다면 범세계적인 지탄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을 터... 


그간 각종 언론서 다뤘던 허접한 소리들과 알맹이 없는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새롭고 합리적인 관점과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본지, 드디어 분연히 발기하게 되었다. 


따라 오시라.





 사건의 발단


1. mp3의 출현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된 사건이 바로 이것이다.


MP3 란 말을 풀면 MPEG Audio Layer 3 되겠다. MPEG란 Motion Picture Experts Group의 약자니께 동영상 전문가 단체로 해석할 수 있으며, 미국의 AT&T나 일본의 NTT같은 세계 각국의 굵직굵직한 정보통신회사들이 참가하고 있는 조직이다.


이넘들은 주로 동영상 압축 표준을 만드는 일을 한다. Layer 3라는 것은 Layer 1과 Layer 2에 이어 압축률을 버전업 시켰다는 말이고, 10분의 1이상의 크기로 압축시킬 수 있다. 그니까 쉽게 이야기하면 MPEG라는 데서 표준화 시킨 오디오 압축 파일이 바로 mp3인 것이다.








초소형의 휴대용 플레이어에도 엠프쓰리 포맷은 절라 유용하다


모든 디지탈 기술의 핵심중 하나는 바로 데이타 압축술이다. 데이타를 하드 디스크나 씨디에 보관하는 것은 물론 전송할때의 효율을 위해서도 이는 절라 중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 궁극적인 목표가 최대한 작은 크기로 압축하면서도 압축하기 전의 질적 수준을 잃지 않는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시중에서 팔고 있는 오디오 씨디에 수록되어 있는 곡들은 웨이브(wav) 파일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는데, 이 웨이브 파일을 시디에서 추출하여 mp3로 변환하면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 주파수 안에서의 음질은 거의 차이가 없되, 크기만 10분의 1이상 쪼그라든 음악파일이 생성되니 그 효율이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는거다.


크기가 작아지니까 네트워크상의 전송이 용이해 진 것은 당연지사. 이런 엠피쓰리의 특성 자체에 지금 진행되는 모든 문제의 가능성이 첨부터 녹아들어 있었던 것이다.


 


2. 냅스터의 발흥


엠피쓰리라는 압축 기술의 출현과 인터넷의 발전, 초고속망의 대중화, 카피 레프트 개념의 출현 등 각종 인프라의 구축은 한가지 필연적인 현상을 낳았다. 온라인 망을 통한 엠피쓰리 파일들의 불법적인 유통이 그것이다. 그 가장 대표적이고 상징적인 것이 바로 냅스터의 등장과 그 거대한 성공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냅스터는 1999년 5월, 당시 19살짜리 대학생이었던 숀 패닝이라는 미국넘이 개발하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것의 가장 큰 특징은 냅스터 회사 서버의 하드 디스크에서 제공해 주는 mp3파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의 하드에 널려 있는 mp3파일들을 서로 주고받고 공유할 수 있게 중간다리 역할을 해 주는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점이다.








이름만 치면 세계각국 유저의 라이브러리에 있는 화일들이 주욱~ 뜬다. 모르는 넘 없겠지만...


이것이야말로 냅스터의 핵심적인 철학이다. 


즉, 냅스터의 애당초 발상 자체가 바로 신기술의 발전과 기존 사회규범 사이의 빈틈을 노리는, 현행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관점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네가지 인프라, 즉 엠피쓰리 테크놀로지와 인터넷, 초고속망, 그리고 카피 레프트 개념의 확산이라는 사이버 세계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면서 기존의 법적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그런만큼 냅스터에 가입하면 자신의 하드에 깔려 있는 음악파일들도 다른 회원들을 위해 기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꼼수를 부려 안 내놔도 되긴 하다). 요걸 라이부러리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내가 메탈리카의 음악파일을 다운받으려고 할 때, 검색창으로 가서 메탈리카(영어로...)라고 치면, 냅스터 서버에서 현재 연결되어 있는 세계각국 회원들의 라이부러리를 뒤져서 찾아낸 메탈리카 음악 파일의 목록을 올려주게 되는 것이다.


냅스터는 각종 법적인 시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구촌 방방곡곡에 5600만명 이상의 회원들을 거느린 방대한 규모로 성장해 있다. 따라서 어지간한 음악파일들은 다 찾을 수 있다고 보면 될 거다.


이처럼 냅스터의 등장은 소규모로 진행되고 있던 엠피쓰리 불법교환이 하나의 거점을 둔 거대한 사회적 현상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3. 소리바다의 등장


2000년 5월, 한국판 냅스터라고 할 소리바다가 양일환(31), 양정환(26) 형제에 의해 개발/공개되었다.  


냅스터에서도 상당수의 한국 곡을 찾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외국의 문제였던 것에 반해, 소리바다의 등장은 이 모든 문제가 바로 우리의 현실로 수입, 재생산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적당한 수의 외국곡과 엄청나게 많은 울나라 가요, 그리고 일부 빠굴 동영상이 주로 교환되는 이곳에서는 과거의 유명했던 곡들은 물론, 현재 국내에서 발매되는 거의 모든 음반의 신곡들을 찾을 수 있다. 즉, 음반을 전혀 구입할 필요 없이 전곡을 구성하여 스스로 씨디를 구워 거의 완벽한 카피 음반을 소유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법대루 해봐?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불과 몇년 사이에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어 왔다. 냅스터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이제 겨우 1년 반이 조금 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그 짧은 기간동안 남한 인구를 상회하는 수의 범세계적 회원들을 확보하며 수많은 논쟁을 유발해 낸 점을 생각해보면 그 현기증나는 확산 속도를 실감 할 수 있다.


때문에 이 급작스러운 현상에 대처하는 기성 이해 집단들의 양태는 대게 초기에는 산발적이거나, 기존의 법 체계에 호소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미국에서의 법정 논쟁 일지


1999년 5월, 냅스터가 서비스를 시작하고 미국의 음반 장수들이 그걸 보게 되었을 때, 이넘들이 우리 손님들을 다 뺏어가네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구멍을 타고 돈 허벌라게 새는 현장을 목격한 이넘들이 뭉쳐서(미국 음반협회, RIAA) 그해 12월 냅스터를 고소하게 된다. 


음악 복사는 불법이구 저작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글구 느이땜에 우리 굶어 죽는다는게 소송의 요지인건 당연했다.


이어 2000년 4월,  초거대공룡갑빠메틀밴드 메탈리카가 드뎌 뚜껑이 열렸다.


냅스터와 그 이용자들을 용서받지 못할 자들로 규정한 이들, 냅스터는 물론 냅스터를 통해서 자신들의 음악을 다운받아간 회원 삼십삼만오천사백삼십다섯 명을 몽땅 다 고소해 버리는 무지막지한 일을 저지르고 만다. 메탈리카 노래 100곡 정도가 냅스터상에서 왔다갔다하고 있으니, 한 곡당 10만달러씩 쳐서 1000만 달러를 내 놓으라는게 소송의 요지였다.


다음 달, 랩퍼인 닥터 드레도 메탈리카와 같은 수순을 밟았으며, 법적 소송과는 별도로 냅스터에 대해 우리 음악 받아가는 넘들 짤라부러라고 요구했다. 이어 RIAA와 냅스터간의 법정 다툼이 시작되었다. 


냅스터 애초의 논리는 멍석만 깔아줬지, 우덜이 mp3파일을 배포한게 아니니까 저작권 침해를 한 건 아니다라는 거였다. 이거는 1998년에 제정된 디지탈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의 예외조항(safe harbor라고 한단다)의 내용인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의 행위로 인해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예비판결에서 묵살되었다.


냅스터가 두 번째로 들고 나온 대항마는 비됴론이었다. 비됴가 불법복제를 가능하게 하지만 기계 자체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듯 냅스터도 마찬가지라는 거다. 이용자들의 파일 교환을 위한 소프트웨어일 뿐이라는 얘기다. 거기에 RIAA의 주장과는 달리 냅스터가 도리어 음반 판매를 촉진한다는 통계자료를 들고 나왔다.








"부의 조종자들" 메탈리카 앨범 재킷을 패러디한 이 티셔츠는 음악팬들의 분노는 물론, 그들의 관점이 부의 지나친 집중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냅스터는 저작권 침해를 방조했다는 말을 들을까 두려워, 메탈리카와 닥터 드레의 음악을 다운받았던 이용자들에게는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갑자기 서비스 정지 먹은 메탈리카팬들이 열 왕창 받았고 메탈리카 홈페이지는 욕설, 도배, 해킹으로 난리가 났다.


한편, 자기네들의 음악을 다운받았던 삼십삼만오천사백삼십다섯명을 고소하려 했던 메탈리카는 개별 이용자와 따로따로 소송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매일 한명씩 재판을 한다해도 죽을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그것만은 포기하게 된다.


7월, 미 연방법원은 냅스터의 주장을 무시하고 서비스의 폐쇄를 명령했다. 냅스터는 바로 항소했고, 연방 항소법원은 항소를 받아들여 양측의 의견서를 검토할때까지 서비스 폐쇄를 유예하는 것으로 판결하였다. 


그리고 2000년 10월 집행유예중인 냅스터는 독일계 복합미디어 그룹인 베텔스만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선별적인 유료 온라인 서비스를 맺는 것으로 합의하게 된다. 요것은 베텔스만 소속 음반사인 BMG 역시 RIAA에 속해 있다는 거, 그리고 유료 서비스를 실시하게 된다는 거에서 또다른 논쟁거리를 배태하고 있지만  mp3 유통에 문제에 관한 향후의 방향성을 시시해주는 사건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던 중 바로 어제, 2001년 2월 12일 미국 항소법원은 냅스터에 대해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렸다. 아직 하급법원의 재심을 남겨두고 있는 터라 완결된 상태도 아니고 서비스도 당분간은 제공될 것이다. 글구, 만약 폐쇄 명령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냅스터는 즉각 항소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땜에 냅스터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아직도 갈길이 멀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법적인 싸움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사회에서 이 신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서비스 중단 명령 판결문에서도 지난 번과 같은 즉각적인 포괄적 폐쇄를 명한 게 아니라, 보호받아야 할 저작권과 신기술의 사이에서 어느정도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다는게 보이기 때문이다. 


법원의 입장이 "저 소프트웨어는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으니 무조건 안돼"라는 차원에서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행위를 방치하는 건 안돼"라는 얘기로 바뀐거다. 암것도 아닌것 같지만 시각차는 분명히 있다.


 


 외국 뮤지션들의 입장


2000년 한해동안 저런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동안 정작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들은 꽁짜 mp3 유통에 대해 어케 대처하고 있었능가? 


머 메탈리카나 닥터 드레야 위와 같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지만, 뜻밖에 냅스터를 환영하고 찬성하는 입장들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특기할 만 하다. 게다가 적극적으로 앨범 발매전에 자기네들의 음악파일을 먼저 공개해 버리는 넘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런 넘들의 생각이 먼지 함 들어보자.








림프 비즈킷은 냅스터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냅스터의 후원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프레드 더스트(림프 비즈킷의 리더) : 팬들이 냅스터를 원한다면 우덜도 거기에 따를 거다. 냅스터를 두려워하는 넘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음반업계 종사자들 뿐이다.


이넘 역시 인터스코프라는 음반 레이블의 부사장 명함을 갖고 있는 넘이기땜에 어떤 면에선 다소 신기한 발언이기도 하다. 


이 말에 대해 RIAA는 그런 말 하지 말고 차라리 너그뜰 씨디를 꽁짜로 나눠주라며 딴지를 걸었다. 








라스 울리히는 현재 친 냅스터 진영의 집중 포화를 맞는 중이다.


한편 냅스터 반대 운동의 선봉장이라고 할 메탈리카의 드러머 라스 울리히는 림프 비즈킷은 음악은 잘 하긴 해도 머리는 더럽게 나쁜 넘들이다라 이야기 했다.


한편 힙합계열의 또다른 거두인 퍼플릭 에너미의 척 디가 아래처럼 닥터 드레와는 정반대의 의견을 보이고 있는 점은 엠피쓰리 사태의 복잡미묘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모양새라고 하겠다.


척 D(퍼블릭 에너미의 리더) : 라디오가 첨 나왔을 때도 이런 반응이 있었지비. 냅스터를 좋아하는 음반사들은 장사를 더 잘할 수 있게 될걸. 


특히 스매슁 펌킨스 빌리 코건의 주장은 더욱 흥미롭다.


빌리 코건(스매슁 펌킨스의 리더) : 냅스터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창작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mp3제공자들이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이를테면 코카콜라가  냅스터의 스폰서가 되고 냅스터는 광고수익으로 창작자에게 비용을 지불한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은 여전히 공짜로 mp3를 다운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도 엠피쓰리에 대한 의견은 양분되어 있으며, 합의가 이루어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나름대로의 객관성을 가진, 미래지향적이고 현실보완적인 주장들이 이해 당사자인 뮤지션들 내에서조차 제기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모습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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