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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가는 실존한다

2001-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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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니아 콘체른 추천0 비추천0

2001.2.05.월요일
딴지 역사고증팀 이드니아 콘체른


 


 


 


 


2001년 2월 1일. 딴지그룹 본사


본사 191층에 위치한 딴지 연애부 기밀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따르릉~"
이드냐 : 넵! 딴지 연애부 이드냐 임다.
의문남 : 후후후. 그대가 이드냐 인가.
이드냐 : 허걱?! 누, 누구세여?
의문남 : 후후후. 그건 알 필요 엄꼬... 한가지 놀라운 정보를 알려주고자 이렇게 전화했다.
이드냐 : 무슨 정보임까?
의문남 : 후후후. 나는 정부의 기밀문건 하나를 가지고 있다. 그건...(갑자기 쿵 하는 소리) 아니? 이럴수가, 벌써 여기까지 알아내다니. 시간이 없다. 지금 바로 네게 팩스 한장을 보내도록 하겠다. 그것을...그것을 온 국민에게 알려다오...국가의 존망이 걸린...으아악!! 우당탕!!
이드냐 : 허억! 여, 여보세여? 여보세여?
"뚜 뚜 뚜 뚜 뚜"


 


너무나 갑작스레 벌어진 상황에 당황하던 본기자. 급히 본사 87층에 위치한 팩스실로 뛰어 내려가자 아니나다를까 송신인 불명의 팩스 한통이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그 문서에 기록된 내용은...

 


"허걱?! 이, 이것은!!! 서, 설마!!!"


 


아...이럴수가.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 소문으로만 떠돌던 바로 그것...경부고속도로 건설, 남해공업단지 건설과 함께 이른바 박정희 전 대통령의 3대 초거대 기밀 프로젝트 중 하나라 알려졌었던 바로 그것...그러나 박정희 대통령 피살사건과 함께 어느날 갑자기 홀연히 자취를 감췄었던 바로 그것...바로.. 마징가 제트 제작 프로젝트 의 모든 것이 담긴 기밀문건였던 것이다. 아...이럴수가...마징가는 실존하는 것이었다니...

 

치밀어 오르는 감격을 일단 진정 시키고, 즉시 본지 직속 정예 태스크포스팀인 역사고증팀 을 소집하여 철저히 문서를 파헤쳐 버린 본기자. 

 

아쉽게도 문서의 일부가 심하게 훼손되어 마징가 제트 제작 동기 및 연구진, 소요 예산 등은 밝혀낼수 없었으나, 마징가는 이미 완성되었다는 사실과 현재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마징가의 비밀기지 위치 를 알아 내는 데는 성공했다.

 

이 기밀문건에 따르면, 완성된 마징가는 적의 레이더망 및 위성감시를 피하기 위해 각 부분을 분리하여 서울 소재 대학교에 교묘히 위장시켜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기밀문건에는 앞으로 닥쳐올 무시무시한 사건을 예고하는 경고도 기록되어 있었다. 이를 읽어본 역사고증팀은 두려움에 몸을 떨며 으아악 소리를 질러댈수 밖에 없었으니... 

 

지금부터 이 기밀문건에 기록된 자세한 사항들을 독자 니덜에게 공개하도록 하겠다.

 

 







 


 


 마징가의 현재 위치


 


앞서 밝혔듯, 마징가는 적에게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 각 부분을 분리하여 서울 소재 대학교에 위장 시켜 놓았다. 모두 9개로 이루어진 마징가의 각 부분 위치는 다음과 같다.

 

머리부분 (서울대 기밀연구소)


서울대 내에서도 그 정체를 아는 자가 극히 적다는 의문의 기밀 연구소. 문서에 의하면 바로 이곳이 마징가의 핵심인 머리부분 되겠다. 얼핏 보아도 감이 오지 않는가. 저 오똑선 콧날과 매서운 눈매...마징가의 디자이너는 상당한 감각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마징가의 머리부분은 고도의 정밀함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들처럼 방치해 놓을수가 없어, 마징가 제작 당시부터 참가했던 국가기관 소속 연구원들이 현재 이곳에서 교수 및 조교로 위장 근무하며 시설점검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설대 열분...지나가다가 70년대 풍의 옷차림 및 헤어스타일을 가진 교수 및 조교를 보거든 얼른 경례 하시라. 마징가의 아버지시다...

 

 몸통부분 (한양대 백남관)


한양대 백남관...이곳이 바로 마징가의 몸통부분 되겠다. 사진으로 봐서는 저게 어케 몸통이 되는지 잘 모르시리라. 그러나 뒤집어 놓으면 얘기가 틀려진다. 얼른 고개를 비틀어 뒤집어 보자. 훌륭한 갑빠를 가진 몸통이 보일 것이다.


그러나 기밀문건에 의하면, 마징가의 양쪽 갑빠부분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곳이기 때문에(저 무수한 구멍들이 바로 미사일 발사구) 매우 위험하여 자칫 국민들에게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비상시에만 모든 부분이 합체, 출격하고 일반적으로는 엔진이 들어있는 가운데의 원통형 부분만 출격하게 된다고 한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양팔 부분 (고려대 인촌기념관)


고려대 인촌 기념관. 이 기념관의 양쪽 기둥부분이 바로 마징가의 양팔 되겠다.

사실 팔뚝과 같은 부분은 생긴 게 너무 튀기 때문에, 탑이나 기념물 등으로 위장할 경우 적에게 노출될 우려가 매우 크다. 따라서 마징가 연구진은 마치 유럽의 고성을 연상케 하는 이 건물에 양팔을 합체시켜 교묘히 그 존재를 숨겨왔던 것이다.

사진에서 보듯, 기둥의 중간중간 끊겨있는 곳들이 바로 양팔의 관절부분 이며, 기둥 맨 위쪽의 올록볼록한 곳이 손가락 부분 되겠다. 아...로케트 펀치를 보고싶다...

 

 다리 부분 (경희대 분수탑)

경희대의 명물인 분수대. 바로 이 분수대 양쪽에 위치한 의문의 탑 두개가 바로 마징가의 다리 부분 되겠다.

이 다리 부분은 무거운 마징가의 몸체를 충분히 지탱할수 있도록 아래쪽의 폭이 넓은 저중심 설계로 구성 되었으며, 역시 적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두 다리의 간격을 벌리고 뜻모를 한자를 새겨 넣어 마치 기념탑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 연구진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하체 부분 (경희대 천문관)

 얼핏 스타워즈 시리즈의 R2D2를 연상케 하는 이 경희대 천문관이 바로 마징가의 상체와 다리를 연결 시켜주는 하체부분 되겠다. 

역시 고개를 틀어 뒤집어 보셔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특히 천문관 위쪽에 보이는 작은 구멍은 파일럿의 긴급 탈출용으로 쓰이는 중요한 통로가 되겠다.

 

 

 V 부분 (서울대 정문 마크)

마징가에게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마징가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V자 부분. 바로 서울대 마크 되겠다. 역시 뒤집어서 보시라.

얼핏 쇠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으나 몸통 부분과 합체할 경우 비로소 찬란히 빛을 발하게 되는 특수 소재로 제작되어 있으며, 마징가의 필살기인 브레스트 파이어를 발사하는 중요한 공격무기 이기도 하다.

 

 머리 피뢰침 부분 (서강대 알바트로스와탑)

마징가를 자세히 관찰해 봤다면 아시겠지만, 마징가의 머리 양쪽에는 두개의 침이 튀어나와 있다. 

이것은 마징가의 신무기 썬더 브레이크 를 사용하기 위해 번개를 끌어 모으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피뢰침으로써, 마징가의 주무기가 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위치는 서강대 알바트로스와 탑. 출격시 반으로 쪼개져 각각 양쪽 머리에 합체된다.

 

 제트 스크랜더 부분 (연세대 독수리상) 

최초 프로토 타입 마징가의 약점은 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때문에 개발된 마징가의 비행 추진 부품이 바로 제트 스크랜더. 연세대 독수리상의 정체다.

현재 연세대에는 순수한 처녀가 이 앞을 지나가면 독수리가 날아오른다 라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는데, 이는 과거 마징가 완성 후 시험 테스트에 출격하던 제트 스크랜더를 목격한 학생들 사이에 전하던 소문이 와전되어 생겨난 것이다. 쓸데없이 여자친구 데려다가 이 앞에 세워놓는 만행은 삼가하도록 하자. 

 

 파일더 부분 (육군사관학교 교훈탑)


마징가의 핵심 중 핵심이라 할수있는 파일더(조종석) 부분은 바로 육군사관학교에 숨겨져 있었다. 이것은 마징가 프로젝트의 총책임자 였던 박정희 전대통령이 이곳과 긴밀한 관계였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이 교훈탑에는 특이하게도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사실 이것은 관광용이 아니라 조종사가 파일더에 탑승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만들어진 것이다. 엘리베이터에 올라선 조종사가 비밀단추를 누르면 아래쪽의 파일더가 위로 올라와 엘리베이터와 합체, 출격하게 되는 시스템 이다.

 

또한 문서에 의하면 마징가의 파일럿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진 육사생도 중에서 선발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역시 군바리가 짱...

 

이상과 같이, 마징가는 9개의 부분으로 나눠져 실존하고 있다. 

 

본지가 이 9개의 부분들을 모두 합쳐 시뮬레이팅 해본 결과, 합체된 마징가의 모습은 다음과 같았다.

 

 



 


 



씨바...어떠신가. 저 강인한 팔뚝, 날랜 다리, 건장한 몸통, 핸썸한 얼굴, 금방이라도 날아 오를 듯한 날개...


 


글타. 우리가 꿈에도 그리던 마징가의 바로 그 모습 아닌가. 아...감격이 또다시 밀려온다.

 

또한 문서에 의하면 마징가는 위급상황 발생시 청와대 영빈관 주방 오른쪽 싱크대 하단 두번째 서랍에 붙어있는 단추 를 누르는 것으로 각 부분이 일제히 기동, 합체되어 제 모습을 찾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으며, 주 동력원으로는 무공해, 완전재생이 가능한 정력 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 놀라운 과학력을 보라...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본지는 특별히 이 시뮬레이트 된 마징가를 주연으로 하는 희대의 걸작 영화 마징가 출격씬을 복원, 재구성 하여 상영할 예정에 있다. 담호에 뽀너스로 살짝 보여줄께) 

 

 


 


그런데 이쯤에서 우리는 한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대체 이 마징가는 어디에 쓰려고 제작한 것일까? 제작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일치하는 북한과의 전쟁 에 대비한 것일까? 그치만 군사무기 치고는 넘 화려한데...그리고 왜 마징가를 분리해서 위장해야만 했을까? 

 

바로 이 부분에서, 앞서 밝혔던 무시무시한 사건 의 전모가 밝혀진다. 문서에 기록된 구절들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우리 대한민국 특수 연구소에서는 몇 일 전 외계로부터 하나의 메세지를 받게 되었다. 해독 결과는 넘나 무서웠다. 세기가 바뀌는 때에 지구는 머나먼 안드로메다 건너편에서 온 훌리건 이라 불리우는 종족의 강력한 과학력에 의해 정복될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긴급히 UN에 이를 상정하여 세계 정상들과 수차례 기밀회의를 가졌으나 이렇다할 방도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 마침내, UN 안전보장이사회는 우리 대한민국 특수 연구소의 과학력을 높이 사 외계인을 물리칠 강력한 무기개발을 주문하게 되었고, 각하의 허가를 득해 본격적인 제작에 착수하니, 이를 마징가 프로젝트 라 칭한다. (197X년 3월 15일)

이미 훌리건 종족의 정찰대가 울나라에 잠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클났다. 마징가를 아무리 안전하게 보관한다 해도 그들의 뛰어난 과학력에 의해 언젠가는 들통날 것이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마징가를 분리하여 위장시키는 것. 그렇게 하면 한두 개 부분이 발각 되더라도 나머지는 안전하다. 후세에 우리의 자손들이 반드시 마징가를 잘 지켜주리라(197X년 9월 9일)



각하가 피살 당하셨다. 훌리건 종족의 소행으로 보이지만 대외에 공표할수는 없다. 아...벌써 여기까지 알아냈단 말인가. 일단 본 문건을 숨겨야 겠다. 그 누구도 알수 없도록(1979년 10월 26일)


 


아...그렇다. 마징가는 훌리건이라 불리는 외계인의 침략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것이었으며, 박대통령 피살 사건 이후 갑자기 문건이 사라졌던 이유도 이 외계인들로부터 마징가에 대한 정보를 지키기 위해서 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최초 본지에 이 정보를 제공했던 그분도 필시 훌리건 종족에게 당하신 것이리라. 목숨바쳐 나라를 구하신 그분께 삼가 조의를 표한다.


 


문서의 마지막 부분에는, 본지에 이 문건을 제공한 바로 그분이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문장 하나가 휘갈겨 있었다. 너무나 충격적인 사실...

 


마징가는 대한민국의 모든 학우들이 하나로 단결하여 마징가 출동! 을 외쳐야만 비로소 작동된다.



그러나 이를 간파한 훌리건 종족이 천인공노할 방해작전을 펼치고 있다. 마징가가 숨겨져 있는 각 대학의 인터넷 사이트를 돌며 게시판에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는 글들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아...벌써 많은 학우들이 이 훌리건의 이간질에 넘어가 서로를 헐뜯고 있다. 이래서는 안된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할 이때에...나로써는 막을 방법이 없다. 할 수 없다. 이 문건을 국내 유력 언론에 제보하고 모든 국민이 읽게 하는 수 밖에...지구가...지구가 위험하다


 


아...이럴수가. 그렇다면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대학 게시판 훌리건 난동 사건의 주범이 바로 그 훌리건 종족들 이었던 말인가. 우리는 외계인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었단 말인가. 씨바 이럴 수가...모두들 깊이 반성하시라.

 

 







 


여기에서 본지에 접수된 마징가 프로젝트 관련 기밀문서 의 분석은 끝이 난다. 굳이 본기자가 말 안해도 다들 벅찬 감격 느끼셨으리라 믿는다. 

 

그러나...이렇듯 실존하고 있는 마징가는 현재 커다란 위기에 처해 있다. 비단 훌리건 종족의 위협 뿐만이 아니다. 아직까지도 일부 몰지각한 대학생들은 이 마징가의 부품들에 함부로 소변을 보거나 (특히 피뢰침 및 제트 스크랜더 부분) 오바이트를 해놓거나 하는 만행들을 저지르고 있다. 제발 좀 아끼자. 마징가 고장나면 지구는 끝장이다.

 

또한 더욱 커다란 위기는 앞서 밝혀진 훌리건들의 이간질에 넘어가 대학들이 서로 싸우는 거다. 이제 내막을 알았으니 정신 좀 차리자. 대체 대학 서열 따위가 모가 글케 중요한가? 지구가 정복 당하면 다 쓸데 없는 거다. 모두가 단결해야만 마징가가 일어설 수 있음을 명심하고, 훌리건이 뭔소릴 하든 낼름 씹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알았지?

 

자. 이제 선대가 남긴 지구 최후의 보루 마징가 를 보호하여 외계인의 침략으로부터 다함께 지구를 지켜 나가자.

 

백만학우여 단결하여 외치라! "마징가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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