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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블루의 통기타 고르기 -1-
2001. 2. 10.
딴따라딴지 통기타 고르기 도우미 푸른 빛 블 루

 

 

본지에 접속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래도 음악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많이 갖고 있을거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음악에 대한 애정이란 주로 음악을 듣는 일에만 머무르고 있다. 여자들 경우라면 어렸을 적에 피아노 건반이라도 두드려본 경험이 있을테지만 나중에 커서 큰 일을 할 사내 녀석들의 경우라면 연주와는 아예 담쌓고 산 경우가 태반일 것이니 말이다.

 

이건 정말정말 불행한 일이다. 진짜진짜 불행한 일이다. 매우매우...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음악을 듣는 것보다 적게 잡아도 천배쯤 즐겁고 행복한 일인 것이다. 악기를 연주할 때면 정말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가끔은 유체이탈 비슷한 감정으로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여기서 연주하는 악기는 절대로 주사기가 아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악기를 배운다는게 솔직히 말해 거의 불가능하다. 우덜도 잘 안다...

 

 






 
 

얼매나 보기 좋냐...

 

 

 

그런 니들을 구제하고자, 본지에서는 가벼운 맘으로 악기를 배우고 싶은 대다수 열분들을 위해 통기타 구매 가이드를 몇회에 걸쳐 연재하기로 했다. 이미 "[칼럼]기타 스토리" 가 절찬리에 연재되고 있지만 솔직히 좀 전문가 지향인 그 코너와는 달리 더욱 생활 밀착형의 기획이 될 것이다. 

 

왜 통(어쿠스틱)기타로 정했냐구? 

 

먼저 통기타는 악기중 그나마 가격이 싼 편이다. 그리고 이동이 쉬우며 무엇보다 혼자서도 완벽한 연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악기라는 점이다. 무슨 말이냐면 전기기타, 드럼, 베이스는 혼자 배울 수는 있을지 몰라도 혼자 놀 수는 없다. 합주를 해야만 진정한 맛이 나는 거다. 물론 합주가 훨씬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인들이 밴드 만드는 것은 젝스키스가 재결합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소방차가 덤블링하는 것보단 약간 쉬운 수준이다.

 

그러나 통기타는 일단 기타 하나만 사면 다른 건 안사도 연주할 수 있고(전기기타를 제대로 연주하려면 앰프, 케이블은 기본이고 가지가지 이펙터에 페달에... 머릿속도 복잡해지지만 집안꼴도 쫓겨나기 적당할만큼 복잡해진다.) 음량도 작아서 집안에서 연주하기 적당하다. 하여간 혹 이번 구정에 보너스라도 받았다면 큰 맘먹고 일 저질러봐라.

 

이 글을 읽고 한명이라도 그 환상의 세계에 발을 디밀수 있다면 본 기자 원고료 못받아도 여한이 없다. (편집자 주: 진짜 안받을거유?)

 

 

 

 기타의 종류

 

자, 일단 어떤 기타를 살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넓은 의미에서의 통기타란 일렉기타의 반대, 즉 전기를 꽂지 않은 기타를 말한다. 근데 여기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클래식 기타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그냥 통기타라고 부르는, 일반적인 의미의 어쿠스틱 기타다.

 

 








 
 

요건 크라식 기타

 

요건 그냥 통기타 

 

 

 

겉모양만 보면 딱 알수 있는데 클래식 기타는 줄감개가 넥(기타의 지판이 있는 길다란 막대)과 수직방향으로 달려있고 일반 통기타는 수평으로 달려있는다 . 하지만 이 두 기타의 진짜 차이는 이게 아니라 줄의 재질에 있다. 

 

 






 
옆에서 보면 밑을 향하고 있는 크라식 기타 줄감개

 

 

 

 

 

 

클래식 기타는 1,2,3번 줄(기타를 잡았을때 아래쪽부터 위로 1,2,3,4,5,6번이다)이 플라스틱 재질이고 4,5,6번 줄도 쇠줄처럼 보이지만 풀어보면 플라스틱 줄 위에 감아놓은 것이다. 통기타는 1,2,3번이 쇠줄이고 4,5,6번도 쇠줄 위에 쇠줄을 다시 감아놓은 것이다.

 

 

이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통기타는 쇠줄을 당겨매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줄에 강한 장력을 가해야(기타 만드는 아저씨 말에 의하면 1톤 정도의 장력이라는데 대충 한 말이지 싶지만 하여간 엄청난 장력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일정한 높이의 음을 얻을 수 있다.

 

 

같은 쇠줄이라도 전기기타는 줄이 가늘어서 장력이 약하지만 통기타는 두세배쯤 되는 장력이 줄에 걸린다. 이건 음을 내려면 지판을 누르는 손이나 치는 손이 절라 아플 수도 있다는 소리다. 제대로 치려면 손가락 끝에 굳은 살이 박힐 정도가 되어야하며 그전까지는 무지무지 아프다.

 

 

대신 음량이 크고 생기있는 소리가 나며 특히 통기타의 대표적인 주법인 스트로크를 할때 제대로 울린다. 줄과 줄의 거리도 좁으며 플랫과 플랫(지판에 박아놓은 쇠막대기)의 거리도 클래식기타보다 짧고 플랫이 더 많이 들어가서 고음을 낼수 있다. 

 

 

클래식 기타는 뭐니뭐니해도 소리가 아주 부드럽다. 그리고 줄의 장력이 약해서 손도 덜아프다. 대신 지판이 넓어서 코드 잡을땐 약간의 곡예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클래식 기타는 클래식 연주할때만 쓴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클래식 곡을 연주할때 클래식 기타가 제맛을 내기는 하겠지만 오히려 집에서 조용히 혼자 분위기를 내려면 클래식기타로 연주하는 것이 나을수도 있다. 요즘 모 커피광고에서 한석규가 노래를 부르며 치는 기타가 바로 클래식 기타다. 폼나지 않디? 

 

 

 

 




 

 

 

 

 

하지만 말했듯이 클래식기타는 음량이 작아서 정작 솜씨를 발휘하고 함께 놀려고 할때, 엠티를 갔다든지 직원 노래자랑이라든지 그런데서는 마이크를 대기 전엔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배울땐 좀 고생스럽더라도 통으로 배우고 나중에 클래식 기타를 한대 더 사서 혼자 갖고 노는게 어떨까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클래식 기타는 호로 표시를 해서 대개 30호 정도면 고급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까지는 1호당 만원, 그러니까 30호면 30만원이라는게 정설이었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이 호수는 기타 속을 들여다보면 붙어있는 종이에 쓰여있다.

 

 

여튼 이 글에서는 활용도가 높은 일반 통기타를 주로 염두에두고 설명하겠다. 

 

 

 

 

 

 통기타의 종류

 

 

자, 일단 니들이 통기타를 사기로 맘먹었다고 치자. 하지만 통기타에도 종류가 있다. 여기선 기타 교본에 나온 것처럼 웨스턴 스타일, 서던 스타일 우짜고 하는 기타 도매상들이나 관심가질만한 내용들은 다 제끼겠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가장 차이가 나는 두가지 분류는 픽업을 달았는가 안달았는가 하는 점이다.

 

 

픽업은 또 뭐냐? 가끔 TV를 보면 통기타를 치는 가수들이 기타 앞에 마이크를 대는 경우도 있지만 기타에 전자기타처럼 케이블을 꽂아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어렵게 생각할거 없다. 기타의 통 안에 마이크가 들어 있어서 거기서 소리를 잡아 밖으로 보내주고 있는 것이며 여기서 소리를 잡는 역할을 하는 마이크를 픽업이라고 부른다.

 

 

 

 

 

 

 

 

 

 

픽업이 장착된 오베이션 기타

 

 

 

 

 

 

 

그리고 이렇게 픽업을 달아놓은 기타를 흔히 오베이션 기타라고 부른다. 오베이션은 원래 상표명이지만 울나라에선 대강 이런 의미로 통하는거다. 피셔맨이나 마틴같은 좋은 픽업을 쓴 기타들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니들이 밤무대 설게 아니라면 픽업까지 쓴 기타를 살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가끔 직원 노래자랑에 출연할 일이 생긴다면 가수들이 하듯이 기타 앞에 마이크 하나 대면 그만이니 말이다.

 

 

더우기 기타의 울림통이라는게 참 묘해서 아무리 잘 조정한다고 해도 통에 마이크를 달고 케이블을 꽂을 구멍을 꽂고 하다보면 울림의 감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소리가 너무 울리면 픽업에서 잡아낼때 소리가 나빠져서 오베이션의 경우는 울림통의 울림 자체를 죽이는 경우가 있다.

 

 

울림통의 뒷면이 둥그렇고 검은 플라스틱으로 달아놓은 오베이션 기타는 누구도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로 레크리에이션 강사들이 애용하는 이 기타는 일반적으로 튼튼하고 줄과 지판사이의 간격이 좁고 넥도 얇아서 코드를 잡을때 손이 덜 아프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깨줄을 메지 않고 안고 치면 무릎에서 자꾸 미끄러져서 불편하고 울림이 깊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기타를 고를때 살펴야 할 점

 

 

간단히 말하자면 기타를 고를때 살펴야 하는 것은 딱 두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얼마나 소리가 좋은가. 둘째, 얼마나 치기에 편한가.

 

 

소리를 결정하는 것은 주로 울림통 쪽이다. 울림통은 일단 클수록 소리가 크고 깊이가 있다는게 정설이다. 그러나 크기가 커지면 안고 치기가 불편하고, 크다고 다 좋다기 보다는 나무의 재질이 무엇이냐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요 부분을 수박 두드리듯이 통통..

 

 

 

 

 

 

 

나무는 종류도 다양하고 붙이는 방식도 앞판을 두조각으로 나누어 붙였느냐, 한조각 통판으로 붙였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잘 모르겠으면 울림통의 아랫배, 그러니까 브릿지 아래쪽을 수박 두드리듯이 통통 두드려보면 어느정도 차이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울림통에 흠집이 있거나 어느 한쪽이 깨져있으면 그 기타는 끝났다고 보면 된다. 가끔보면 울림통에 이런저런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이고 피크 케이스까지 붙여놓고 멋있지 않냐고 자랑하는 녀석들이 있는데 멋있을지는 몰라도 절대로 그 기타가 제대로 된 소리를 낼수는 없을거다. 통기타의 생명은 통인 것이다. 

 

 

그 다음으로 봐야 하는 것은 플랫이 제대로 박혀있는가 하는 점이다. 플랫은 기타 지판위에 기차 침목처럼 줄줄히 박힌 은색 쇠막대를 말하는데, 피아노의 건반과 같은 것이라서 정확하게 박혀있지 않으면 음정이 엉망진창이 된다. 기타는 아무리 공장산이라고 해도 수작업이 대부분이라서 기타마다 소리가 다르게 마련인데 대충 만든 기타들은 소리를 들어보지도 않고 그냥 자로 재서 플랫을 박아버려서 심한 경우 반음까지 소리가 차이가 나는 경우도 봤다.

 

 

근데 이건 초보자들이 테스트하기 참 어려운 부분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7플랫, 12플랫의 하모닉스를 체크하는 것인데 잘 모르겠으면 기타음을 잡아주는 튜닝기로 줄을 맞추고 한음한음 눌러가며 테스트하는 방법도 있겠다.

 

 

 

 






 
 

통기타 튜닝의 여러가지 방법

 

 

 

 

물론 이러고 있으면 기타파는 아저씨가 짜증나서 머리를 쥐어뜯겠지만 싸구려 기타일수록 오히려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비싼 기타들은 완전 수작업이 대부분이고 출고전에 검사가 엄격해서 이런 기본적인 실수는 안하지만 동네 레코드상에서 파는 기타들은 괜히 사놓고 쳐보지도 못하고 부르스파트너로 전락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통기타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제일 고생하는 것은 손가락이 아프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 고생이 막심한데 이렇게 손가락이 아픈 이유는 줄의 장력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장력을 낮추면 음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줄과 지판사이의 거리를 좁히면, 즉 줄을 낮게 하면 된다. 그러면 조금만 눌러도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건 머 별로 어렵지도 않다. 상단 브릿지 부분을 갈아서 낮추면 된다.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으면 기타파는 아저씨에게 부탁해도 된다. 더 확실한 건 아예 지판부분을 깎아내서 동그랗게 만드는 것이다. 플랫과 플랫사이의 나무부분을 조금 깎아내서 홈을 만들면 정말 살짝 누르기만 해도 소리가 제대로 난다. 여자들 경우 이렇게 만들어서 치는 경우가 많은데 낙원상가같은 전문기타상에서 기타를 구입하면 이런 서비스를 부탁할 수 있다.

 

 

 

 






 
 

상단 브릿지 부분

 

 

 

 

조금 더 기타를 치다보면 손가락이 아니라 손아귀가 아프게 된다. 이유는 지판부분의 나무두께가 두껍기 때문이다. 주로 싼 기타와 비싼 기타의 차이가 확연한 부분이 여기인데 싼 기타의 경우 겉은 번지르르 할지 몰라도 나무의 재질이 싸구려이고 제작기술이 떨어져서 강한 장력을 버티면서도 휘어짐이 없으려면 어쩔수 없이 두꺼운 나무로 지판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판을 잡는 엄지손가락과 나머지 네손가락의 거리가 멀어져서 한참 치다보면 손에 쥐가 난다.

 

 

여튼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면 소리도 소리지만 연주가 편한게 우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넥과 플랫부분은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서 여러번 잡아보고 편한 것을 골라야 된다.

 

 

이만큼 준비되었으니 다음 호에서는 직접 기타를 사러 함 가보자!

 

 

 

 

- to be continued...

 

 

- 딴따라딴지 통기타 고르기 도우미 푸른 빛 블 루
(setmefri@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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