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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좃선 왕따 사건

 

2000. 07. 10. 월요일
딴지 고삐리 정치부 

 

 

울 한반도 고교는 개교 55년의 전통 있는 학교다. 울 학교는 일본어 교사 니뽕상이 40년 동안 획책했던 민족정자 말살정책을 마침내 이겨내고 학교를 설립했을 당시만 해도 명랑애정행각 만발하는 남녀 공학이었다. 그러나 니뽕 상 후임으로 들어와 남학생 영어을 담당했던 미수타 아매리가와 노어담당 교사간의 미스 소비애드의 수업 주도권 다툼으로 인해, 남학생 전담 항국반와 여학생 전담 조썬반으로 분리가 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뜻과는 무관하고, 대자연의 섭리에 어긋나게도 남학생과 여학생이 갈리어 남학생들은 1층을, 여학생들은 2층을 쓰는 남녀가 철저히 분리된 학교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1층의 항국반은 남녀교실분리 후 박정히, 존두한 등  줄곧 학도호국단 출신이 반장을 맡았는데 이들은 급우들에게 갖가지 폭력을 행사하며 살벌한 수업분위기를 조성하여 학생들에게 많은 원성을 샀다. 이에 학도호국단 출신 반장들은 이러한 불만을  2층 조썬반 여학생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돌리려 갖가지 술수를 써 왔다. 

 

그래서 그들  2층 조썬반의 여학생들은 매일 땡볕의 운동장에서 아령운동으로 단련되어 커다란 떡대에 얼굴은 우락부락한 폭탄들로 호시탐탐 남학생반에 쳐들어와 육탄공세를 날릴 기회만 엿보고 있다고 급우들을 세뇌시켰고, 따라서 이들 조선여고생의 침탈을 막기 위해선 반장의 강력한 학급지도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세계교육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반장의 허락을 받지 않은 그 어떠한 형태의 남녀 미팅도 불허한다>는 반인륜적 원칙을 세우고, 적발되는 순간 지하의 학도호국단실로 끌고 가 묵사발을 만들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학급 보안교칙>을 제정하여 조썬반 학생들과의 명랑연애질을 원천봉쇄 해버렸던 것이다.

 

이 교칙에 따르면,

 

등교길에 여학생들과 스쳐지나 갈 때, 저.. 하고 말을 건네려 폼만 잡아도... 건낸 말이라고는 저.. 한 단어 밖에 없어도... 바로 회합, 통신죄로 마빡 터지는 경우가 초래되고, 창 밖 하교 길의 2층 여학생 뒷모습을 쳐다보다 " 어허.. 탱탱한 거뜰.. " 하고 감탄사만 읊조려도 찬양, 고무죄로 변소 청소 7개월에 처해졌으며, 심지어는 여학생들 졸업앨범만 돌려봐도 바로 이적표현물 소지죄로 경을 쳤으니 20세기말 한참 자라나야 할 항국고교 남학생들의 기립 각도에 심대한 장애가 발생하여, 민족정자가 나아갈 바를 제대로 찾지 못한 채 어언 55년이란 세월이 흐르게 되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최초의 비학도호국단 출신 반장이 선출되었으니 그가 바로 꼴통반장 시대를 열어제낀 기명사미였다. 그는 낮은 아이큐로 인해 국영수는 거의 포기하고 멸치국과 칼국수 요리법 등 가정과목만 중점적으로 공부하던 학생으로 "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닭대가리는 닭대가리다. " 라는 자신의 요리 좌우명을 외치며 새벽이면 꼬옥 운동장 3바퀴를 도는 특이한 학생이었다. 

 

이 기명사미는 부임 초기에는 예전의 학도호국단 출신들과 다르게 2층 조선여고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듯, 당시 조썬반의 반장이었던 기밀순과의 반장미팅을 추진하는 등 대 조선반과의 화해무드를 조성하기도 하였으나 갑자기 기밀순이 심한 생리통을 앓는 바람에 미팅이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항국반 학생들은 기밀순이 심한 생리통을 앓는데 도의적으로 모른 척 할 수는 없고, 통풍 잘 되는 생리대라도 사서 보내자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기명사미와 항국반 최고의 꼴통 좃선이는 쌍으로 펄쩍 뛰며 이는 항국반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랄삥을 하는 바람에 조선반과의 관계개선은 물 건너가고 만다. 

 

 

 
 

그렇다면, 좃선이... 얘가 누구냐. 

 

이 좃선은 빨강색에 대한 특수 알레르기 질환을 보유한 한 애초부터 발기불능의 고자쉐이로 일찌기 꼴통세계에 입문하여 학내외에서 온갖 패악질을 일삼아 온 문제학생이었다. 이 넘은  학도호국단 출신 반장들의 2층 여학생에 대한 중상모략을 앞장 서 나팔 풀고 댕김으로써 반장들의 비호 속에 급우들에게 삥을 뜯는 둥 갖은 불량스런 행동을 일삼았드랬다. 

 

이 넘이 그동안 했던 패악질을 열거하자면, 

 

큰 장마로 2층 지붕에 물이 새자 2층 조썬반에서 물 빼느라고 만든 금강표 배수관이 1층을 침수시킬 목적으로 만든 비밀 빠이뿌라고 지랄 용트림을 하면서 학생들의 코묻은 돈을 걷어 2층 배수관을 시멘트로 쳐 바르기, 혈기방탱한 남학생이 2층 여학생과의 비밀미팅을 시도하려 하자 이를 1층 항국반의 정통성을 해치는 일이라며 교련선생에게 고자질하기,  2층 여학생들이 도시락을 제대로 못 싸온다는 소식을 들은 1층 학생들이 가슴이 아파 쌀을 모아 전달하면 그 쌀을 중간에서 반장이 다 먹어치운다며 쥐랄하기, 

 

2층 여학생 전체가 완전히 여성임을 포기하고 남자로 성전환 수술을 하기 전에는 절대 만날 수 없다고 말도 안되는 뗑깡을 부리기 등 그동안 저지른 패악질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좃선이 배알이 꼴려 밤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니, 기명사미가 학급비를 몽땅 거덜내고 쫒겨난 후, 그 후임반장으로 김데중이 뽑히면서 부터였다.

 

김데중은 반장으로 뽑히자 마자 햇볕을 내려 쬐 2층 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웃통을 벗어제끼게 해서 뽕부라라도 훔쳐보는 게 낫지 않겠냐는 실용 빠굴관을 펼치니, 2층 여학생들과의 그 어떠한 애정관계도 절딴내버리는 것이 유일한 삶의 낙인 좃선으로선 발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게다.

 

더구나.. 

 

지난 6월 13일에는 50여년만에 항국고교 반장인 김데중과 좃선여고 반장 김정순이 2층 조썬반 교실에서 첫 만남을 가지면서, 이 만남을 지켜본 항국반 학생들은 그동안 조썬반 여고생들은 졸라 호박에 폭탄이라는 둥 왠갖 험담이 다 구라임을 알게 되면서 분기탱천, 조썬반 여고생 험담에 앞장 선 좃선이를 왕따하기에 이른 것이다.

 

항국고교 학생들은 조썬반 여고생들이 좃선의 비방과는 달리 도덕도 있고 동방예의지국의 후예다운 모습을 보이자 그동안 골방에서 외로운 밤에 이불을 비비며 달다리로 보낸 세월들이 너무나 억울했던 것이다.

 

좃선은 이러한 사태에 화들짝 놀라, 김데중 반장이 김정순 반장의 달변에 주눅이 들었다는 둥, 조썬반 여학생들의 미모는 다 화장빨이라는 둥 갖은 비방으로 상황을 돌려보려 하였으나 이미 모든 상황을 알아버린 항국고교생들에겐 씨알도 안 맥히는 소리였다.

 

그래서 항국반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도 좃선이랑은 아는 체도 안 하고 따돌리며 신나게 조썬 여고생과의 미팅을 추진하였고, 점심시간에도 조썬 여고생들이 주로 싸온다는 피양온반을 오순도순 먹으며 좃선에게 속은 지난 날을 후회하며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새끼 손꾸락 걸고 약속하기에 이르른다. 

 

이러한 사태에 당황한 좃선이은 지난 날, 자신과 함께 꼴통 패밀리의 전통을 지켜 온 쭈앙과 케배쑤에게 함께 놀자면 알랑방구를 껴 댔지만, 이들도 더 이상 좃선과는 친구로 지낼 수 없다며 고개를 팩 돌려 버렸다. 아.. 아무도 놀아 줄 친구없는 좃선은  넓은 교정에 황량한 모래바람을 맞으며 눈물, 콧물 훌쩍이고 있을 때, 담장밖에서 아련히 좃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외로움에 몸부리치던 좃선, 부리나케 담장에 매달려 밖을 내다보니, 그곳엔 좃선을 능가하는 패악질로 선생들의 속을 썩이다 급기야 재작년 퇴학당한 한국넝담이 야전잠바를 입고 껄렁하게 좃선을 목놓아 부르고 있었다. 

 
 

" 어이, 좃선.. 괜히 적성에도 안 맞는 공부 때려치고 나랑 같이 골목에서 애덜 삥이나 뜯자구. 듣고 있나.. 좃선? "

 

 

딴지 고삐리 정치염탐부
(ddanziedit@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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